Blue Bell Kn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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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출신의 3인조 드림팝 밴드 Cocteau Twins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4AD를 통해 1988년 9월 처음 공개되었다. 미국에서는 캐피톨 레코드사를 통해 유통되었다. 영국 차트에서는 나름 인기를 얻었고 미국 차트에서는 109위 정도까지의 기록을 남겼다. 4AD는 Bauhaus, Modern English, Dead Can Dance 등과 같은 고딕록, 드림팝 계열의 아티스트들을 주로 다룬 독립 레이블이다. 콕토트윈스도 이 앨범을 포함 총 일곱 장의 앨범을 4AD의 도움을 받아 발표했다.

앨범의 이름은 미국 유타주에 있는 볼더(Boulder)산의 별명이 Bluebell Knoll인데 이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수록곡마다 보컬 엘리자베스 프레이저(Elizabeth Fraser)의 청아한 음색이 돋보이는 이 앨범에서는 애써 가사를 이해하려 할 필요가 없다. 가사는 없다. 정확히는 프레이저가 창조한 새로운 언어로 노래한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가사도 찾을 수 없다. 그저 우리는 트랙의 제목과 앨범 제작 당시의 분위기에 근거하여 무엇을 노래하려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당시 밴드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고 한다. 멤버 중 부부였던 거스리와 프레이저는 아이를 가질 예정이었고,1 레이몬드는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모두 행복했고2 그러한 경쾌한 분위기는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가 있다. 아티스트가 창작을 하는 시점에서의 감정을 창작물에 반영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이 감정을 굳이 자국어 가사가 아닌 새로운 창작어로 표현하는 것도 멋진 시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소위 에테리얼웨이브(Ethereal wave)의 정점에서 탄생한 80년대 걸작이다.

  1. 둘은 1989년 루시 벨(Lucy Belle)이라는 딸을 얻게 된다
  2. 결국 이렇게 일과 애정이 뒤섞여진 관계는 이혼과 밴드의 해체라는 파국으로 이어졌지만

얼터너티브 80년대를 위한 20개의 필청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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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Man Alive!, kcarpenter_, 9999x{{Cc-by-2.0}} by Man Alive!{{Cc-by-2.0}} by Man Alive!{{Cc-by-2.0}} by Man Alive!{{Cc-by-2.0}} by kcarpenter_{{Cc-by-2.0}} by 9999x, CC BY 2.0, 링크

That Eric Alper라는 사이트에서1 선정한 ‘얼터너티브 80년대를 위한 20개의 필청 음반’이다. 자세한 설명은 해당 사이트에서 보시면 될 것 같고, 이 사이트에 앨범 리스트만 옮겨왔다. 그런데 20개 앨범이라는데 세어보니 21개다.

  1. Cocteau Twins – ‘Heaven or Las Vegas’ (1990)
  2. Depeche Mode – ‘Music for the Masses’ (1987)
  3. Dinosaur Jr. – ‘You’re Living All Over Me’ (1987)
  4. Hüsker Dü – ‘Zen Arcade’ (1984)
  5. Jane’s Addiction – ‘Nothing’s Shocking’ (1988)
  6. Meat Puppets – ‘Meat Puppets II’ (1984)
  7. Pet Shop Boys – ‘Please’ (1986)
  8. Pixies – ‘Doolittle’ (1989)
  9. Prince – ‘Sign o’ the Times’ (1987)
  10. R.E.M. – ‘Life’s Rich Pageant’ (1986)
  11. Sugarcubes – ‘Life’s Too Good’ (1988)
  12. Sonic Youth – ‘Daydream Nation’ (1988)
  13. Talk Talk – ‘The Colour of Spring’ (1986)
  14. Tears for Fears – ‘Songs from the Big Chair’ (1985)
  15. The Cult – ‘Love’ (1985)
  16. The Cure – ‘The Head on the Door’ (1985)
  17. The Replacements – ‘Let It Be’ (1984)
  18. The Replacements – ‘Tim’ (1985)
  19. The Smiths – ‘The Queen Is Dead’ (1986)
  20. The Stone Roses – ‘The Stone Roses’ (1989)
  21. U2 – ‘The Joshua Tree’ (1987)
  1. Eric Alper라는 음악 저널리스트가 만든 사이트 같다

Heaven Or Las Veg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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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btained from iTunes on 8 August 2017.[1], Fair use, Link

콕토트윈스가 1990년 내놓은 이 앨범은 확실히 어떤 경계선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누군가 이 앨범은 ‘80년대 음악이야’하면 ‘그렇네’할 것 같고 다른 누군가 이건 ‘90년대 음악이야’하면 또 ‘확실히 그렇네’할 것 같다. 80년대 초부터 앨범을 내놓으면서 쉼 없이 달려온 콕토트윈스가 1990년대를 시작하는 해에 내놓은 앨범으로 앨범 제목인 Heaven Or Las Vegas를 1980년대와 1990년대로 빗대자면 80년대는 천국이었고 90년대는 라스베가스인 셈이 아닌가 생각된다. 천국이었던 80년대는 그렇다 치고 라스베가스인 90년대는 그럼 천국인가 지옥인가? 이 질문은 앨범명과 같은 제목의 노래의 이 가사에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Singing on the famous street
I want to love a boy that won’t love me
Am I just in heaven or Las Vegas.

나를 사랑하지 않는 어떤 소년을 사랑하는 화자. 그는 어떤 유명한 거리에 서있는데 그 거리는 천국 혹은 라스베가스에 있다. 같은 곳 일수도 있고 다른 곳 일수도 있다. 일찍이 Talking Heads의 유명한 노래 Heaven에서는 “천국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1이라고 정의한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해석해보자면 어떤 소년을 사랑했다는 그 감정 때문에 이미 화자는 천국에 있는 것은 아니고 라스베가스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천국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괴로운 상황마저 감내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를 더 선호할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 앨범은 꽉 채워져 있다. 콕토트윈스가 했던 음악, 하고 있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90년대를 시작하는 즈음에 모두다 펼쳐놓자고 작정한 듯한 느낌이다. 곡 하나하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발견한 재밌는 사실은 앨범의 세 번째 트랙 Iceblink Luck에서 토킹헤즈가 또 한번 연상되는 지점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버닝다운더하우스와 비슷한 가사를 발견한 것이다.

You’re the maraschino cherry coal (the match of Jerico)?
That will burn this whole madhouse down
And I’ll throw open like a walnut safe

네이버 블로그 어떤 글에서 “피치포크 10점 본다!”라는 멘트를 봤는데 8.3점 줬다. 그것도 다섯 번째 앨범 Blue Bell Knoll과 합쳐 나온 디럭스 바이닐을.

  1. “Heaven is a place. A place where nothing. Nothing ever happens.”

Cocteau Twins / Head over Heels [1983]

Cocteau Twins, Head Over Heels (Alternative cover).jpg
By 23 Envelope – scanned, Fair use, Link

1982년 데뷔 앨범 Garlands, 두 개의 EP, 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를 지원하는 유럽 투어에 이어 Cocteau Twins는 1983년 중반에 베이시스트이자 창립 멤버인 Will Heggie와 결별했고, Robin Guthrie와 Elizabeth Fraser는 어떻게 계속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들은 듀오로 새로운 노래를 쓰고 새로운 앨범을 녹음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돌아갔다. 앨범의 대부분은 짧은 기간 동안 스튜디오에서 작곡되었으며, Guthrie는 이 과정을 “실제로 계획된 것은 거의 없었고, 노래가 매우 자연스럽게 모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위키피디아]

사실 콕토트윈스(Cocteau Twins)의 음악이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지만, 웬지 일부러 찾아듣고 싶지는 않게 되는 스타일이다. 포스트펑크 씬에서도 조금 더 외골수인 듯한 그들의 음악이 부담스러워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대표음반 Head Over Heels를 듣고 있는 지금 이순간도 ‘난해하다’기보다는 ‘접근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차가운 톤의 음악 감상에 찐인 칵테일바에서 이 음반을 전곡으로 듣는다면 조금 더 접근하기 쉬울까 하는 생각도 든다. 보컬과 연주가 공기 중에 섞이는 듯한 재밌는 경험을 선사하는 앨범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특별히 가사의 전달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보컬도 악기의 한 종류로 여겨진다. Siouxsie and the Banshees 가 리듬 파트를 좀 줄이고 노래를 마이크에서 조금 더 떨어져서 부르면 콕토트윈스랑 비슷할 것 같다. 어쨌든 스코틀랜드는 한때 참 좋은 뮤지션을 많이 배출했다.

80년대, 이런 음악도 있다.

From left to right: Damon Krukowski, Naomi Yang, and Dean Wareham
By Provided by the former members of the band, Fair use, Link

Date : 2001-09-29
Writer : 조은미  
jamogue@tubemusic.com
Illustrator : 조미영 narara@tubemusic.com

9월 초 VH1은 ‘Top Eighty Of The 80s’이란 이름 아래 80년대 대표적인 80곡을 선정하여 발표했다. 그들의 선정 기준은 80년대 혁신적이고 중대했던, 그리고 많은 논의가 이뤄졌던 곡들을 중심적으로 다룬 것. 당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 음악들이 여기 80곡에 포함돼 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마돈나(Madonna)로 대표되는 MTV 시대의 리더들을 비롯해, 80년대 메탈 씬의 굵직한 흐름을 이뤘던 데프 레퍼드(Def Leppard), 포이즌(Poison), 본 조비(Bon Jovi), 스키드 로우(Skid Row)와 같은 LA 메탈 밴드들, 그리고 뉴 웨이브 후기에 등장한 컬쳐 클럽(The Culture Club), 듀란 듀란(Duran Duran), 아하(A-Ha)와 같은 로맨티시즘 밴드들이 그들이다. 그 나머지 80곡을 이루는 이들 역시 고개를 끄덕끄덕할 만한 이름들이다. 그리고 프로그레시브 일렉트로닉 밴드 아트 오브 노이즈(Art Of Noise)나 실험적인 펑크 밴드 큐어(The Cure)와 같은 영국 밴드와 미국 언더그라운드 펑크 밴드 데보(Devo), 그리고 1980년 [Boy]를 통해 등장한 U2의 이름은 그 주요 흐름의 바깥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히 반가운 이름들이다.

그러나 80년대 모든 음악이 MTV와 댄스 팝, 로맨틱 뉴 웨이브, 팝 메탈로 채워졌던 것은 아니다. 가장 대중적인 음악이 성공한 음악이었던 80년대에도 실험적인 음악은 존재했다. 이미 얼터너티브의 원천이 80년대 초부터 형성 되기 시작했으며, 언더그라운드, 인디 씬에서는 메인스트림과는 별도의 특징적인 사운드가 마련되고 있었다. VH1의 선정 리스트에는 R.E.M.의 이름은 빠져 있다. R.E.M.의 대중적인 성공은 90년대 이르러 두드러졌지만 현재 시점에서 80년대를 되돌아 볼 때 그들은 이미 중요한 밴드였다. 즉, VH1의 ‘Top 80’ 선정 기준은 현재로부터 과거를 되돌아 보는 관점이 아니라, 당시 가장 대중적이고 성공적이었던 곡들에 중점을 둔 것이다. 그렇기에 80년대 영국 음악의 주요 흐름을 이뤘던 슈게이징이나 80년대 중후반 미국 언더그라운드에서 움트기 시작한 노이즈/드림 팝 등도 이 리스트에서는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시대나 인디, 언더그라운드 씬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적합한 예로 들 수 있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너바나(Nirvana)일 것이다. 인디 레이블 서브 팝(Sub Pop) 출신의 너바나는 90년대 초 록 씬은 물론 문화 전반에 걸쳐 메인스트림을 주도했다.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는 인디, 언더그라운드(적인) 음악을 듣는 일은 메인스트림에서 듣지 못했던 남다른 사운드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이 열 장의 앨범이 80년대 그러한 음악을 온전히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례가 될 뿐이다. 많은 아티스트의 이름과 그들의 앨범이 여기서 또 누락되기는 마찬가지다. 뉴 오더(New Order)나 R.E.M 등 역시 꼭 거론해야겠지만 되도록 국내에 소개가 덜 된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너무도 단촐한) 10장을 선정했다.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것은, ‘Top 10’이 아니라 ‘열 개의 추천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Cocteau Twins [Treasure] (1984)
80년대 언더그라운드의 가장 독특한 밴드 중 하나인 콕토 트윈스(Cocteau Twins)의 세 번째 정규 앨범. 로빈 거스리(Robin Guthrie)의 부드럽게 흐느적거리는 기타, 사이몬 레이몬드(Simon Raymonde)의 낮은 베이스 연주, 그리고 여성 보컬리스트 엘리자베스 프레이저(Elizabeth Fraser)의 아련한 보컬이 어우러져, 어두운 듯하면서도 신비로운 사운드를 연출해 낸다. 낮은 베이스 연주와 달리 엘리자베스의 보컬은 대기를 부유하는 듯하다. 관능적인 듯하면서 짙은 허무의 인상을 드리우고 있는 그녀의 보컬은 여러 번의 보컬 더빙을 통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며, 때로는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양한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 보컬리스트 중 하나. 이러한 인상은 앰비언트적인 요소가 덧입혀지면서 더욱 짙어진다. 콕토 트윈스는 마이 블루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를 비롯한 드림 팝 밴드들처럼 노이즈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장 최면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들은 일련의 드림 팝 밴드들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초창기 콕토 트윈스는 다소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사운드를 들려줬지만 이 앨범을 거치면서 그들은 한결 멜로디컬하고 부드러워진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앨범은 콕토 트윈스가 그들의 독특한 사운드의 완성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 놓인 앨범. 몽환적이고 모호한 사운드, 그리고 매혹적인 보컬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이 그들 초창기의 황폐한 느낌을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니다. 초기처럼 청자들을 시험에 빠져들게 하는 혼잡한 사운드는 아니지만 앨범 저변을 이루는 또 하나의 줄기는 황폐함이다. 그 때문일까. 콕토 트윈스의 사운드는 각 앨범마다 큰 변화를 거치지 않고 일관된 흐름을 지니고 있다.

Smiths [The Queen Is Dead] (1986)
80년대 영국 인디 팝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 그래서 이제는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밴드, 스미스(The Smiths). 특히 이들은 당시 대학가를 중심으로 가장 신망을 얻었던 밴드 중 하나다. 국내 팬들에게는 보컬리스트 모리시(Morrissey)가 더욱 잘 알려진 이름이지만 기타리스트 쟈니 마(Johnny Marr)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모리시가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스미스의 가사를 전담했다면 쟈니 마는 명석한 작곡력으로 그것을 완성 지었다. 그러나 이들 화려한 콤비도 오래 가지 못했고 1987년 쟈니 마가 스미스를 떠나면서 밴드는 해체됐다. 이 앨범은 팀이 와해되기 전에 발표한 앨범으로 가장 스미스 사운드에 충실한 앨범. 해체까지 얼마 안 남은 상황이었지만 이 앨범에서 스미스는 비약적인 사운드를 보여주는데, 그들의 어떤 앨범보다도 가장 록킹한 사운드를 담고 있다.

Sonic Youth [Daydream Nation] (1988)
뉴욕 아방가르드 씬의 대표적인 밴드 소닉 유스(Sonic Youth). 이 앨범은 많은 사람들이 소닉 유스의 대표작으로 여기는 작품이다. 6, 7분대의 곡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70분이 넘는 대작에 가까운 앨범. 전위 예술을 방불케 하는 난해한 사운드를 특징으로 삼고 있는 소닉 유스의 실험적인 태도는 이 앨범에서도 변함없지만 단촐한 앨범 커버처럼 그 어느 때보다 귀에 잘 들어오는 연주를 들려준다. 전작들에 비하며 상당 부분 난해한 사운드가 정제돼 있는 느낌. 물론 ‘Silver’와 같은 펑크 지향적인 사운드나 3부작 ‘Trilogy’와 같은 곡은 여전히 소닉 유스의 기본은 실험성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XTC [Skylarking] (1986)
70년대 중반 결성돼 영국 인디 씬을 변함 없이 지켜온 밴드 중 하나. 비치 보이스(Beach Boys)와 비틀스(The Beatles) 풍의 60년대 팝/록으로부터 영향 받은 XTC는 70년대 말 뉴 웨이브의 영향까지 받은 사운드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신디사이저의 쓰임새나 비치 에브뉴 보이스(Beech Avenue Boys) 보컬 역시 뉴 웨이브적인 감수성을 품고 있다. 진지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애호하는 이들에게 이들의 음악은 다소 유치증에 걸린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60년대 팝적인 감각과 기타 사운드를 적절히 섞은 사운드만큼은 언제 들어도 경쾌하다. 거기에 혼과 스트링이 더하여진 사운드의 묘미도 쏠쏠하다.

Meat Puppets [Meat Puppets II] (1983)
소닉 유스와 함께,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이 흠모했던 밴드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뒤늦게 국내에도 알려진 미트 퍼펫츠(Meat Puppets)의 두 번째 앨범. 매번 커트 커크우드(Curt Kirkwood)의 아트웍으로 채워지는 앨범 자켓으로도 흥미를 갖게 되는 밴드다. 이 앨범에는 너바나(Nirvana)가 커버하기도 했던 ‘Plateau’가 수록됐다. 너바나처럼 3인조 밴드인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들의 사운드와 너바나 사이에서 충분한 공통점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커트 커트우드의 보컬마저도 흡사 [Unplugged] 앨범에서의 커트 코베인과 닮은 듯하다. 이 곡을 들어보면 커트 코베인이 가능한 원곡의 느낌을 헤치지 않으려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무엇이다, 정의 내릴 수 없는 독특한 사운드를 담은 이 앨범은 밴드 지향적이기보다는 싱어 송라이터의 앨범에 가깝다. 얼터너티브, 그런지의 노이지 기타는 이 앨범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지만 결코 과도함은 없다. 마치 닉 케이브(Nick Cave)의 온화해진 우울하고 느린 펑크를 듣는 듯하다.

The Jesus & Mary Chain [Psychocandy] (1985)
벨 앤 세바스찬(Belle & Sebastian)을 통해 이제는 결코 낯설지 않은, 영국 대중음악의 또 다른 중심지 글래스고우 출신의 지저스 앤 메리 체인(The Jesus & Mary Chain), 그들의 데뷔작이자 곧 마스터피스.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은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과 함께 80년대 영국 슈게이징 팝을 이끌었던 글래스고우 출신의 밴드. ‘Just Like Honey’, ‘The Hardest Walk’, ‘You Trip Me Up’와 같은 곡들은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의 사운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곡들이자 슈게이징 사운드의 전형을 보여주는 곡들이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음울한 사운드와 달리, 다소 멜랑콜리하지만 팝의 감각에 충실한 멜로디 라인은 듣는 사람의 귀를 부담 없게 한다.

Yo La Tengo [Ride The Tiger] (1986)
사실 욜 라 텡고(Yo La Tengo)는 80년대 중반에 결성된 90년대의 밴드라 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더군다나 이들은 여전히 미국 인디 씬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밴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디 씬의 많은 기타 팝 밴드에게서 들을 수 있는 쟁글쟁글거리는 기타 리프는 이 앨범에서도 변함 없다. 이제 미국 인디 씬의 거장이 되어버린 그들이지만 이 데뷔작을 발표할 당시만 하더라도 별반 다를 것은 없이, 소박하고 단순하고 귀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과 같은 보다 진중해진 후기 드림 팝 사운드를 기대했다면 이 앨범은 쟁글 팝 사운드에 더욱 가깝다.

My Bloody Valentine [Isn’t Anything] (1988)
슈게이징(Shoegazing)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의 두 번째 앨범. 단 세 장의 정규 앨범에서 이들의 대표작을 논할 때 가장 많은 표를 받는 것은 마지막 앨범인 [Loveless]다. 소음과도 같은 기타 노이즈를 빼면 이들 사운드의 절반이 날아가 버릴 정도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주요 토대는 기타 노이즈다. 그러나 이들의 기타 노이즈는 노이지함 그 자체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닌, 공간적인 개념으로 다가온다. 즉, 이들 음악의 바탕을 이루거나 혹은 뒷배경이 되는 토양인 것. 가끔은 지나치게 귀에 거슬리는 듯한 기타 노이즈에 예민해질 수 있으나 몽환적인 선율에 귀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이다.

Galaxie 500 [On Fire] (1989)
미국 인디 팝 씬의 주요 아티스트로 떠오른 데이몬 앤 나오미(Damon & Naomi)의 전신이었던 갤럭시 500(Galaxie 500)의 두 번째 앨범. 현재 데이몬 앤 나오미는 슬로우코어 위주의 멜랑콜리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그것은 모하비 3(Mojave 3)를 연상 시킬 정도로 부드럽고 상냥하지만, 갤럭시 500 시절 이들의 사운드는 그보다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또한 더욱 실험적이었다. 데이몬 앤 나오미가 따스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어쿠스틱 포크에 가까운, 가사 전달 위주의 싱어 송라이터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갤럭시 500은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데이몬 앤 나오미의 사운드의 연장선 상에 놓인 앨범이라 여긴다면 그것은 완전히 오해다.

Bauhaus [Mask] (1981)
포스트 펑크 씬의 큐어(The Cure)와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으로부터 파생된 고스 록(goth rock)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는 바우하우스(Bauhaus)의 두 번째 앨범. 장대한 바로크 풍의 편곡과 우울한 신디사이저, 프로그레시브한 기타 연주 등, 언뜻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이 함께 하는 이들의 음악은 결코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것은 70년대 프로그레시브의 왕국이었고 이후 큐어와 조이 디비전과 같은 밴드들이 영국에 존재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오프닝 트랙 ‘Hair Of The Dog’부터 듣는 이를 주춤거리게 하지만, 훵키/사이키델릭한 기타 리프, 스토리텔링하는 듯한 보컬을 지닌 ‘Passion Of Lovers’와 ‘Of Lillies And Remains’ 그리고 초창기 펑크의 잔향이 남아있는 ‘Dancing’ 등은 아주 낯설지 만은 않다. 고딕적인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장애물로 놓여있지만, 이 앨범은 80년대 영국 음악의 또 다른 면을 들여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