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Pet Shop Boys

10월에 감상한 앨범

허클베리 핀 – 18일의 수요일
Pat Metheny – Rejoicing
정태춘 – ’92 장마, 종로에서
낯선 사람들 – 낯선 사람들 1집
Ornette Coleman – The Shape of Jazz to Come
동물원 – 동물원 1집
김현식 – 김현식 4집
いしだあゆみ – Single Collection
Manic Street Preachers – Resistance is Futile
Miles Davis – In a Silent Way
森高千里 – Lucky 7
마이 앤트 메리 – Just Pop
양희은 – 고운 노래 모음
Miles Davis – Seven Steps to Heaven
김광석 – 김광석 네번째
Kali Uchis – Isolation
Pulp – His ‘n’ Hers
Pet Shop Boys – YHes
Oasis –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岩崎宏美 – 飛行船
Off Course – Fairway
브라운아이즈 – 1집
DJ Doc – The Life … DOC Blues 5%
삐삐밴드 – 문화혁명
정태춘 – 시인의 마을
동물원 – 동물원 2집
Talking Heads – True Stories
Pet Shop Boys – Behaviour
Beach House – 7
森高千里 – New Season
松田聖子 – Pineapple
시나위 – Down and Up
The Devils – Dark Circles
Thelonious Monk – Genius of Modern Music Vol. 1

Pet Shop Boys와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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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 from Newcastle – Pet Shop Boys Live 8!, CC BY 2.0, Link

펩숍보이스의 닐 테넌트(Neil Tennant)는 역사를 전공하였으며 특히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의 많은 곡들 속에는 러시아의 근현대사와 관련된 은유가 많이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그들의 히트곡 속에 어떤 러시아와 관련된 요소가 등장하는 지 소개하도록 하겠다.(이외에 다른 곡들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시도록)

West End Girls

“제네바 호수에서 핀란드 역까지”라는 가사는 블라디미르 레닌이 러시아 혁명 전야에 러시아로 돌아오는 경로를 의미한다. 왜 이 경로가 이 곡에 등장하여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 곡의 다른 버전에는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조 스탈린?”이라는 가사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미국의 역사가 에드문드 윌슨(Edmund Wilson)은 역사 속의 혁명가들에 관한 책을 냈는데 이 책의 제목은 “핀란드 역까지(To the Finland Station)“다. 역시 레닌의 러시아 입국 경로를 의미한다.

My October Symphony

이 곡은 공산주의 붕괴의 의미를, 특히 그의 작품에 대해 숙고하는 러시아 작곡가(아마도 쇼스타코비치)의 관점에서 쓰였다. 트랙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외침은 쇼스타코비치의 2번 교향곡에서 따온 것으로 러시아어로 “10월”을 의미한다.

Go West

이 곡의 주요 맥락은 AIDS의 창궐에 즈음한 동성애자의 아이러니한 인식에 대한 것이지만, 펫숍보이스는 또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아예 다른 또 하나의 이미지를 곡에 담았는데, 바로 “서쪽으로 가다”라는 의미를 공산주의의 붕괴와 등치시킨 것이다. 곡의 코드 구조 역시 – 파헬벨(Pachelbel)의 캐논에서 따온 – 소련의 국가 코드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크리와 닐은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해 직접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가서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할 법한 의상을 입고 광장을 걷는 장면을 연출하기까지 하였다.

Love Is a Bourgeois Constr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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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Shop Boys – Electric” by iTunes Store UK. Licensed under Wikipedia.

요즘 Pet Shop Boys만큼 부지런한 80년대 팝 밴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1986년 Please로 데뷔한 이 듀오는 통산 열두 개의 스튜디오 앨범을 냈는데, 특히 2012년과 2013년에는 연속하여 Elysium과 Electric을 발표하는 왕성한 창작욕을 과시했다. 이중 Electric은 “80s Kid”로 자라나 자신의 밴드 Zoot Woman을 이끌기도 하고 Madonna와 작업하는 등 훌륭한 아티스트로 성장한 Stuart Price의 프로듀싱으로 빌보드 차트와 영국 차트 등 각국 차트 상위에 오르는 상업적 성공을 거둔 성공작이 되었다.

“Love Is a Bourgeois Construct”는 이 앨범에서 가장 수려한 곡 중 하나다. 이 곡은 작곡가 Michael Nyman이 17세기 작곡가 Henry Purcell의 곡에 기초하여 만든, 영화 ‘제도사의 계약’에 삽입된 연주곡 Chasing Sheep Is Best Left to Shepherds의 멜로디에 기초하고 있다. “사랑은 부르주아의 구조물이다”라는 재밌는 제목의 이 노래에서 화자는 “사랑은 부르주아의 구조물이다.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난 부르주아이기를 포기한다.”라고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억지로 합리화하는 재밌는 상황을 연출한다.

앨범의 세 번째 싱글로 발매된 이 곡은 2013년 9월 1일 디지털 다운로드의 형식으로 발매되었고 9월 30일 CD로 발매되었다. CD는 Little Boots, The Penelopes, Dave Audé의 믹스 버전 등과 함께 이전에 발표하지 않았던 B면 곡 “Entschuldigung!”과 “Get It Online”이 함께 수록되어 판매되었다. 차트 성적은 영국 싱글 차트 105위로 신통치 않았지만 비평은 호의적이었다. The Guardian은 이 노래를 2013년의 베스트트랙 중 네 번째 곡으로 선정했다. Slant 매거진은 “2013년의 25개의 베스트 싱글” 중 18위로 선정했다.

뮤직비디오

Go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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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Shop-Boys-Go-West-22506” by May be found at the following website: http://eil.com/newgallery/Pet-Shop-Boys-Go-West-22506.jpg. Licensed under Wikipedia.

Go West는 1970년대 디스코 그룹 Village People이 1979년 싱글로 발표한 곡이다. 하지만 이 곡은 당시에 발표된 그룹의 다른 싱글인 Y.M.C.A. 나 In The Navy의 인기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19세기 미국 언론인인 Horace Greeley가 젊은이들에게 당시까지도 미개척지인 서부를 개척하라고 격려한 “Go West, young man”에서 제목을 따왔다는 이 노래는 1993년 Pet Shop Boys가 리메이크한 후에야 비로소 인기를 얻게 되었다. Village People의 리드싱어 Victor Willis가 이 곡을 동성애자의 주제가가 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많은 이들이 이 노래를 동성애 해방운동의 메카 중 하나였던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1992년 Derek Jarman은 Pet Shop Boys에게 맨체스터의 하시엔다 클럽에서 있을 AIDS 자선 이벤트에서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Chris Lowe는 Go West를 연주할 곡으로 골랐다. 공연 도중 Neil Tennant가 가사를 까먹긴 했지만 둘은 이 곡을 싱글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1993년 이 곡이 새 앨범 Very의 싱글로 발매됐고 영국에서 싱글 차트 2위, 독일에서 싱글 차트 1위까지 올랐다. Howard Greenhalgh가 감독한 컴퓨터그래픽이 전폭적으로 사용된 뮤직비디오는 다소 모호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헬멧을 쓴 독특한 복장의 Pet Shop Boys가 등장하는 가운데 소비에트의 군인으로 보이는 사나이들이 진군을 한다. 레닌의 부조도 보이고 흑인 여성에 빨간 옷을 입은 자유의 여신상도 등장한다. 소비에트가 붕괴된 당시의 상황을 빗대어 친서방 이미지인 것인지 상황을 역전시켜 소비헤드가 서방을 함락시켰다는 것인지 헷갈린다.

뮤직비디오

West End Girls

WestEndGirls.jpg
WestEndGirls” by [1]; The image can be obtained from Epic Records.. Licensed under Wikipedia.

1986년 5월 10일 Pet Shop Boys의 “West End Girls”가 빌보드 핫100 차트에 1위에 올라 1주간 머물렀다. 이 곡은 댄스뮤직으로는 보기 드물게 영국 시인 T.S. Eliot의 The Waste Land에 영감을 얻어 도시생활의 계급적 문제를 다룬 진지한 곡이다.1 또한 음악적으로는 힙합음악에 영향을 받았다. Neil Tennant와 Chris Lowe가 만든 이 곡은 사실 이 듀오가 녹음한 두 번째 버전이다. 첫 번째 버전은 뉴웨이브와 댄스뮤직 씬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던 프로듀서 Bobby Orlando와 함께 1984년 녹음한 버전이다. Orlando는 대부분의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이 곡을 “영국 악센트가 있는 랩음악”으로 만들려 했다. 싱글은 밥캣 레코드사에서 1984년 4월에 발매되어 유럽과 미국의 클럽에서 소폭의 인기를 얻었다. PSB가 EMI와 계약을 체결할 즈음에 듀오는 Bobby Orlando와 사이가 틀어졌다. 1985년 그들은 OMD, Erasure, New Order 등과 함께 일했던 프로듀서 Stephen Hague의 도움으로 곡을 새로운 버전으로 녹음했다. 백보컬은 Bob Dylan, Mick Jagger 등과 함께 일했던 Helena Springs가 맡았다. 새로운 싱글은 1986년 1월 영국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1986년 3월 1일 처음 핫100차트에 71위로 등장한다. 이후 10주 후 1위에 오른다. 이 곡의 인기에 힘입어 PSB의 데뷔 앨범 Please는 미국에서 플래티넘을 기록한다.

뮤직비디오

  1. 곡 중에서 “From Lake Geneva to the Finland Station”이란 가사가 있는데 이 루트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발발한 후, 스위스에서 망명 중이었던 혁명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이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여행했던 경로다.

Material Girl 을 듣다가 생각난 서구의 80년대

어떤 소년들은 내게 키스하고 어떤 소년들은 껴안는데
뭐 괜찮아.
만약 그들이 적당한 신용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냥 떠나버리면 돼.
Some boys kiss me, some boys hug me
I think they’re O.K.
If they don’t give me proper credit
I just walk away
(Madonna – Material Girl)

유난히 천진난만한 코맹맹이 목소리로 신용거래를 통해 창출되는 애정관계를 묘사한 마돈나의 명곡 Material Girl. 마돈나는 “우리가 물질적인 세계(material world)에서 사는 것을 알지 않느냐”면서 “난 물질적인 소녀야”라고 선언한다. 이 노래는 그녀의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인 Like A Virgin의 수록곡이다.

이 앨범이 발표된 1985년의 미국은 마돈나가 이야기한 바대로 물질적인 분위기가 충만할 때였다. 이 시기, 대통령은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었고, 경제는 활황세였기에 말 그대로 “돈이 말을 하는” 시기였다. 당시 분위기는 이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 ‘미국의 싸이코(American Psycho)’에 잘 표현되어 있다.

넌 네 자신이 커다란 자동차의 운전대 뒤에 있는 것을 발견할지도 몰라.
넌 네 자신이 아름다운 집에서 아름다운 아내와 있는 것을 발견할지도 몰라.
넌 이렇게 자문할지도 몰라. 음, 내가 여기 어떻게 왔지?
You may find yourself behind the wheel of a large automobile
You may find yourself in a beautiful house with a beautiful wife You may ask yourself, well, how did I get here?
(Talking Heads – Once In A Lifetime)

바로 이 질문에 대해서 유머러스한 경제학자 사트야지트 다스는 ‘부채’덕분에 그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흠~ 아닌 게 아니라 그래프를 살펴보니 마돈나가 “난 물질적인 소녀야.”라고 외치고 있던 시점에, 미국의 싸이코가 친구의 명함이 자기 명함보다 더 고급스럽다는 사실에 눈썹이 떨리던 시점에 미국의 빚이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돈나를 껴안으려는 소년이 제공하는 신용이나 싸이코가 만든 고급 명함의 재원은 바로 빚을 통해 조달한 것이 되는 셈인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이때쯤이면 미쏘 대결구도에서 강경노선을 택한 레이건은 군비확장을 위해 빚을 늘렸고, 소련의 패배가 확실해진 일극(一極)체제에서 미국은 더 거침없이 빚을 늘렸다.

이렇게 빚이 는다고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니다. 당시는 영미권에서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이전의 온정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노동자들을 살벌하게 길거리로 내쫓던 시기였다. Fed 의장인 폴 볼커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살인적으로 올려 채무자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냈다. 서민의 삶은 더 힘들어졌다.

당신은 공공의 적인 10번지(다우닝가 10번지인 영국 수상관저)에 의해 위협받게 될까요?
파워게임을 하고 있는 그들.
당신의 임금인상은 없다는 소리를 들을 때
그들은 잉여를 취하고 당신만 책임을 집니다.
Are you gonna be threatened by
The public enemy No. 10
Those who play the power game
They take the profits -you take the blame
When they tell you there’s no rise in pay
(The Style Council – Walls Come Tumbling Down)

패션 스타일에 있어서는 거품이 생겨나는 경제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풍성하고 과장된 스타일이 유행했다. 머리는 한껏 치켜 올려 세웠고, 어깨선에도 과장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대중음악들도 마돈나의 노래처럼 화려하고 거침없고 빠른 템포의 춤곡이 인기를 얻었다. 화장을 한 남녀들이 저마다의 미모를 뽐냈다.

이제 현대 자본주의에서 그런 시절이 다시 올까? 경기순환론을 믿는 이라면 사회의 생산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어떤 혁신을 통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믿을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런 시기가 다시 온다면 사람들은 이전에 얻은 교훈을 통해 보다 현명한 경제활동을 할까? 아니면 다시 한 번 “난 물질적인 소녀야”라고 외칠까?

그렇지만 내 희망을 봐. 내 꿈을 봐.
우리가 쓴 현찰들.
(오~) 난 당신을 사랑해. 오~ 당신은 내 월세를 내주지.
(오~) 난 당신을 사랑해. 오~ 당신은 내 월세를 내주지.
But look at my hopes, look at my dreams
The currency we’ve spent
(Ooooh) I love you, oh, you pay my rent
(Ooooh) I love you, oh, you pay my rent
(Pet Shop Boys – R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