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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rence Kasdan

로랜스캐스단의 영화이력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걸작 The Empire Strikes Back 의 시나리오 참여부터 시작하였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이 양반의 다음 작업은 또한 초유의 히트작 인디아나존스의 Raiders of the Lost Ark 의 시나리오 작업이었다. 이때부터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만방에 떨쳤고 마침내 1981년에는 감독으로서의 처녀작인 스릴러 Body Heat 를 내놓는다. Double Indemnity 의 후속편과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이 끈적끈적한 작품으로 로랜스캐스단은 단숨에 히트감독의 명예를 획득하게 된다.

이후 1983년 또 다른 스타워즈 시리즈 Return of the Jedi 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후부터 그의 변신은 시작된다. 스타워즈나 바디히트처럼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던 영화가 주특기였던 그가 1983년 갑자기 죽은 친구를 애도하기위해 장례식장에 모인 옛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The Big Chill 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빠르지도 않고 더디지도 않은 템포로 이제는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친구들 간의 미묘한 감정을 그린 수작이다. 또한 쏘울 명곡으로 가득 찬 사운드트랙도 감칠맛인데 이를 통해 그의 음악적 편력도 드러냈다.

이후 The Big Chill에서 같이 작업했던 William Hurt를 내세워 만든 Accidental Tourist에서 또 한 번 서정적인 드라마를 통한 인생회고담의 장기를 선보인 그가 1990년에는 난데없이 포복절도 코미디 I Love You To Death(비디오 출시명 : 바람둥이 길들이기)를 내놓는다. 케빈클라인, 리버피닉스, 커누리브스, 윌리엄허트, 트레이시울먼, 피비케이츠 등 초호화배역을 내세워 바람둥이 남편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여인의 실화를 극화한 이 작품으로 그는 코미디에도 한 재주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었다.

1991년 그는 Grand Canyon 으로 다시 특유의 인생역정 드라마 전문 감독의 입지를 확인하였다. 큰 에피소드 없이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통해 인생의 맛을 음미하는 이 영화에서는 대니글로버와 스티브마틴을 등장시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인종적 문제와 같은 사회문제에도 접근하였다.

1992년에는 케빈코스트너와 휘트니휴스턴을 앞세운 블록버스터에 프로듀서와 시나리오에 참여하여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만 작품 자체는 이전의 양질의 작품에 비해 다소 질이 떨어지는 영화인으로서의 갱년기 증상도 보이게 된다.

그러한 탓인지 이 이후의 작품은 이전만한 재기를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케빈클라인과 맥라이언을 앞세운 로맨틱코미디로 반짝 성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이기에 2007년 자신의 아들인 Jon Kasdan 의 작품 In the Land of Women 의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는 그가 언젠가 90년대까지 보여준 가공할 공력을 다시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Clo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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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ckers film poster” by http://www.cduniverse.com/images.asp?pid=1282281&cart=757413591&style=movie&image=front&title=Clockers+DVD. Licensed under <a href="//en.wikipedia.org/wiki/File:Clockers_film_poster.jpg" title="Fair use of copyrighted material in the context of Clockers (film)“>Fair use via Wikipedia.

우디알렌의 영화에 등장하는 흑인이 되고 싶다는 스파이크리가 바라보는 뉴욕은 우디알렌이 바라보듯 그렇게 여유롭고 지적이지 않다. 한마디로 전쟁터다. 사는 게 전쟁이니 그 삶의 터전도 전쟁이다. 흑인들은 마약을 팔고 백인들은 마약을 산다. 마약을 파는 소년 Strike는 절대 마약을 하지 않는다. 마치 포르노배우가 가장 위생적으로 청결한 것처럼 말이다. 그 대신 초콜릿무스를 수시로 마셔대는 통에 위장이 엉망이다. 그를 자식처럼 여긴다며 개뻥을 치는 마약상 Rodney는 그에게 사람을 죽여줄 것을 넌지시 암시한다. 암시였지 사주는 아니었다. 하여튼 살인은 이루어졌다. 이제부터 누가 죽였는지를 밝히기 위해 Rocco 형사가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Strike 의 형 Victor 가 자신이 정당방위로 죽였다고 나서는데 평소 행실이 발랐던 그의 말을 Rocco 형사는 믿지 않는다. 스릴러의 형식을 띤 흑인사회의 먹이사슬 보고서로 일관된 스파이크리의 정치적 행보는 마치 켄로치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흑인 우디알렌? Clocker 는 마약판매인 중에 가장 똘마니격으로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이들을 일컫는 은어라고 한다. 총격으로 죽은 흑인들의 생생한 사진을 관객의 코 밑까지 들이대는 타이틀시퀀스가 충격적이다.

p.s. 영화포스터가 그 유명한 ‘살인의 해부’의 포스터를 차용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Happiness

‘행복’이라는 인간본연의 철학적 주제에 해당하는 거창한 제목의 이 영화는 과연 그 제목에 걸맞게 행복의 에센스를 파고들지는 못하였을지라도 우리가 어떻게 엉뚱한 것들을 붙잡고 행복이라고 우기고 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마치 우디알렌의 ‘한나와 그 자매들’을 연상시키는 세 자매의 에피소드를 축으로 그녀들의 부모, 남편과 애인, 그리고 이웃집 사람들을 차례로 등장시키면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고민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첫째 언니의 남편이 지니고 있던 아동에 대한 동성애적 감정을 다소 호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개봉 당시 격론에 휘말려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 변태적 성욕을 지닌 아버지와의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는 열한 살짜리 어린 아들 역을 맡은 소년의 연기였다. 그에 반해 허영의식에 찌들어 살던 그의 아내의 감정변화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이 없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결국 막판에 이 소년은 자위행위를 통한 오르가즘을 통해 ‘행복’에 도달하는데 보는 내 입장에선 약간 허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물론 소년의 잘못이 아니고 감독의 잘못이다. 그럴 거면 제목이 너무 거창했기 때문이다.

Clerks

비번인 가게 점원 Dante Hicks 는 12시까지만 가게를 봐달라는 사장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열었다. 애인 Veronica 가 놀러왔는데 섹스 상대 숫자 때문에 싸우고 예전 애인이었던 Caitlyn 은 아시아 디자이너와 결혼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완벽한 달걀을 찾는다는 손님은 바닥에 온통 계란을 늘어놓고 이상한 짓을 다하고 사장은 뒤늦게 먼 도시로 떠나버린 것으로 드러난다. 마틴스콜세스의 ‘After Hours’ 가 가게 안에서 펼쳐지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Dante Hicks 의 하루는 그야말로 엉망진창 그 자체다. Kevin Smith 에 늘 등장하는 ‘제이와 조용한 밥’이 이번에도 예외없이 등장하고 ‘조용한 밥’ – Kevin Smith 본인 – 은 이번에도 예외 없이 침묵을 지키다 최후의 순간에 주인공에게 깨달음을 주는 몇 마디를 건넨다. 이런 저런 재치 있는 대화가 땅콩 까먹는 것 같은 재미를 주는 영화.

Gods And Monsters

초기 공포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프랑켄슈타인, 투명인간 등을 감독했던 James Whale 의 말년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전기 영화.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였고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사랑하는 연인이 죽은 채 철망에 걸린 상황을 트라우마로 간직한 이 노감독은 몸이 쇠약해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색을 밝히고 15년을 함께 해온 신앙심 깊은 가정부를 이를 끔찍하게 혐오한다. 그 와중에 근육질의 정원사가 새로 고용되고 James 는 그에게 또다시 눈독을 들인다.  스스로 게이인 Ian McKellen 이 참 맛깔스럽게 James Whale 을 연기하고 있다. 엄청난 마초주의자이면서도 한편으로 동성애자를 이해해가는 정원사 역으로 딱 어울리게 둔탁하게 생긴 Brendan Fraser 가 맡고 있다. 노년의 성, 그것도 동성애가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흔하지 않은 소재이긴 한데 비슷한 소재로는 일본영화 ‘메종드히미코’가 있다.

Six Degrees Of Sepa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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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 Sutherland (1095412255)” by Alan LightDonald Sutherland
Uploaded by MaybeMaybeMaybe. Licensed under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의 미국판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플랜 키트리지와 오이사 키트리지 부부는 미술품 거래상을 하면서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전형적인 상류층이다. 어느 날 그들의 투자자와 저녁식사를 위해 집을 나서려는 중 자신들의 자녀와 친구라는 한 흑인청년을 맞이하게 된다. 불쑥 찾아온 이 청년은 화려한 언변과 음식솜씨로 이들을 사로잡는데 스스로를 영화배우 시드니 포이티에의 아들 폴 포이티에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오이사는 다음날 아침 폴이 한 낯선 남자와 침실에서 완전나체로 성행위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둘을 내쫓는다. 이후 이들 주위친구들도 동일인물에게 비슷한 사기를 당하게 되고 이들은 정체불명의 폴이 누구인지를 집요하게 파고들기 시작한다. 영화제목 Six Degrees Of Separation 은 전혀 낯선 사람일지라도 여섯 단계만 거치면 알게 된다는 스탠리 밀그램 교수의 인간관계에 대한 이론을 의미한다. 결국 폴의 매력에 빠졌다가 피해 아닌 피해를 입은 이들은 어느 사이 서로의 인간관계가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조사를 하게 되고 이는 상류층의 만남에서 좋은 입담거리가 되고 만다. 그러면서도 거리의 흑인청년이었던 폴이 얼마나 쉽게 그들의 고귀하고 차별적인 공간에 스며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감지조차 못한다. 결국 폴과의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달은 오이사는 폴을 도와주려 애쓰지만 바로 그 순간 자신의 딸의 진지한 대화요구는 거절하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한다.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가 감칠맛 나면서 연극작품을 영화화하여 다분히 연극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부르주아의 위선을 비웃으면서도 어느새 그 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에 동화되게끔 만드는 매력을 풍기는 작품이다. 그들의 폴의 미스터리에 대한 입담 장면은 마치 에큘 포와르가 용의자들을 응접실에 모여 놓고는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Dust D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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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devildvd” by Derived from a digital capture (photo/scan) of the DVD cover (creator of this digital version is irrelevant as the copyright in all equivalent images is still held by the same party). Copyright held by the publisher or the artist. Claimed as fair use regardless.. Licensed under Wikipedia.

아프리카 서북쪽에 위치한 나미브 사막에 한 백인 여행자가 나타난다. 그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과 섹스를 나누다가 돌연 목을 비틀어 죽여 버리고 손가락을 떼어낸 후 그녀의 피로 정체모를 의식을 치룬 후 집에 불을 질러버린다. 한 시골의 마법사는 그의 정체를 물어온 경찰에게 그는 마음먹은 대로 사람들의 몸을 옮겨 다닐 수 있는 악령, 일명 Dust Devil 이라고 일러준다. 한편 남편과 대판 싸운 웬디는 차를 몰아 집을 떠난다. 연쇄살인자 또는 악령일지도 모를 이 이상한 사내를 태운 그녀 역시 남자의 매력에 빠져 그와 하룻밤 섹스를 즐긴다. 무심코 뒤진 그의 가방에서 나온 피가 얼룩진 손가락들. 소스라치게 놀란 그녀는 차를 몰아 달아나지만 악령은 그녀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장르의 혼합 – 스릴러, 오컬트, 서부극, 로드무비 – 은 독립영화의 독특할 실험정신을 통해 화학적으로 융합되어 있다. 무미건조한 갈색톤의 화면은 광활한 사막이 상징하고 있는 인간의 고독을 잘 필터링하고 있다. 페이스는 같은 장르의 영화보다 느슨하고 배경음악은 서사적이면서도 묵시론 적이다. Hardware 를 통해 컬트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Richard Stanley 가 1992년 만든 작품으로 극장 개봉시 애초 필름이 뭉텅이로 잘려나가 8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었지만 감독의 재편집을 통해 103분 짜리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DJUNA의 영화평

Lone Star

멕시코와 연접한 텍사스 주의 한 마을의 황야에서 죽은 지 몇 십 년이 지난 이름 모를 이의 뼈가 발견된다. 죽은 이의 정체는 25년 전에 실종된 그 마을의 부패한 인종우월주의자 보안관 Charlie Wade. 이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 신임 보안관 Sam Deeds 는 우연찮게도 Charlie 의 뒤를 이어 보안관직을 수행한 Buddy Deeds의 아들이다. Sam은 언제나 공정하고 명쾌한 업무 수행으로 그 마을에서 전설이 되어버린 그의 아버지가 어떤 식으로든 이 미스터리한 사건에 연루되었으리라는 심증을 가지고 수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비밀을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는 이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그 와중에 Sam 은 인종주의적 편견 때문에 맺어지지 못했던 멕시코계옛 애인 Pilar 와 재회한다.

영화는 이외에도 마을 술집 주인 Otis 와 육군 대령인 그의 아들 Delmore 와의 갈등, 역사교육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갈등(한때 멕시코의 영토였다가 지금은 미국의 영토가 되어 백인, 멕시코인, 흑인이 어울려 사는 이 동네에서는 몹시 심각한 갈등이다) 등의 에피소드가 복잡한 실타래처럼 엉켜 진행된다. 이러한 모든 갈등들은 역사적 콘텍스트와 개개인의 인생사가 꼬여 등장인물들의 몸과 마음의 주변에 낙인찍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같은 공간에서 세련되게 표현해내는 연출솜씨 덕에 지극히 사실주의적인 개개 사건들은 초현실적으로 그려진다.

Matewan 등을 통해 근접하기 어려운 사회적 이슈를 솜씨 있게 풀어나가는 이야기꾼 John Sayles 가 1996년 만든 이 작품은 자칫 흥분에 들떠 직설적인 화법으로 내뱉을법한 참기 힘든 유혹을 물리치고 관객 스스로에게 나직하게 질문을 던지는 낮은 톤의 묵직한 화법을 통해 미국이라는 인종의 용광로가 지니고 있는 사회적 모순을 유려하게 펼쳐내고 있다.

Sam Deeds 역을 맡은 Chris Cooper 는 그 스스로가 Charlie 로 대표되는 사회적 모순의 피해자이면서도 사회체제의 온존을 위해 그의 아버지가 범인일지도 모르는 사건을 수사해야만 하는 보안관 역을 뛰어난 연기로 소화해냈다. 영화 제목인 Lone Star 는 알려져 있다시피 텍사스 주의 별명이다.

Pyrates(불타는 사랑)

흔히 사랑은 불에 비유되곤 한다. <불타는 사랑>, <사랑이 타올랐다>, <Hot Love> 등 에로스에 대한 상징물로써 불은 더할 수 없는 좋은 재료이다(반면에 사랑의 완성물로 착각되어지는 결혼은 불에 비유되기 어렵다. <불타는 결혼>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런 단순한 원리를 영상에 옮긴 영화가 Noah Stern 이 시나리오와 감독을 맡은 Pyrates 다. Sam(Kevin Bacon)와 Ari(Kyra Sedgwick)은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클럽 뒤편으로 간 둘은 즉시 일을 벌인다. 우연히 호롱불을 걷어차 화재가 발생한다. 이후 이들이 일만 치를라치면 어김없이 화재가 발생한다. 시쳇말로 정말 <불타는 사랑>이다. 하지만 어차피 한번 난 불은 언젠가는 꺼지는 법. 이들도 사소한 말다툼으로 헤어진 후 각자의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한번 이어진 인연의 끈이 그들을 다시 이어준다는 행복한 결말. 빤한 스토리지만 섹스와 화재를 연계시킨 발상이 발칙하고 명랑하다. 펑크락 문화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펑크문화에 관한 대화에 쿨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올무비가이드에서 별 한 개 반이라는 처참한 평가를 내렸지만 이런 유의 영화를 즐기는 이라면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케빈베이컨과 카이라세드윅은1987년 Lemon Sky라는 TV영화에 같이 출연하여결혼한 실제 부부사이였다. 이둘은 <일급살인>, <The Woodsman>에서 함께 작업하였다.

p.s. 흥미롭게도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국내에 수입되어 출간되었다.

Shadows And Fog

어느 사람에게어떤 영화를 싫어하냐고 했더니 ‘어두운 영화가 싫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슬픈 줄거리의 영화인줄 알았더니 그냥 화면이 어두운 영화를 두고 하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그는 이 영화를 절대 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안개 자욱한 밤거리에서 벌어진 하루 동안의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니깐 말이다. 시종일관 주의를 기울여보지 않으면 등장인물이 안보일 정도로 화면이 어둡다.

이유도 모른 채 동네 사람들에 의해 잠이 깬 클라인만(우디 알렌)은 동네 사람들이 계획한 연쇄살인범 체포 작전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담하지만 정작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알지도 못한다. 한편 동네 어귀의 서커스단에서는 칼을 집어 삼키는 여인 아이미(미아 패로우)가 그의 남편과 싸우고 집을 뛰쳐나와 버린다. 이후 등장인물들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로 서로 얽히고설키는 관계가 된다.

마틴 스코세스 감독의 1985년작 After Hours, 토드 브라우닝의 Freaks, 그리고 칼리갈리 박사의 밀실이 한데 합쳐져 카프카의 소설에나 나옴직한 무대 세트에 옮겨 각색된 듯 한 작품으로 예의 우디 알렌의 신경쇠약적인 유머 – 칼을 삼켰을때 딸꾹질을 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식의 – 와 셀 수 없을 정도의 카메오가 눈요기 거리(일 수도 있고 오히려 보다 지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