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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s And Monsters

초기 공포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프랑켄슈타인, 투명인간 등을 감독했던 James Whale 의 말년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전기 영화.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였고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사랑하는 연인이 죽은 채 철망에 걸린 상황을 트라우마로 간직한 이 노감독은 몸이 쇠약해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색을 밝히고 15년을 함께 해온 신앙심 깊은 가정부를 이를 끔찍하게 혐오한다. 그 와중에 근육질의 정원사가 새로 고용되고 James 는 그에게 또다시 눈독을 들인다.  스스로 게이인 Ian McKellen 이 참 맛깔스럽게 James Whale 을 연기하고 있다. 엄청난 마초주의자이면서도 한편으로 동성애자를 이해해가는 정원사 역으로 딱 어울리게 둔탁하게 생긴 Brendan Fraser 가 맡고 있다. 노년의 성, 그것도 동성애가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흔하지 않은 소재이긴 한데 비슷한 소재로는 일본영화 ‘메종드히미코’가 있다.

The Rutles

Monthy Python 의 일원이었던 Eric Idle 과 Saturday Night Live 의 제작자 Gary Weis 가 비틀즈를 소재로 만든 가짜 다큐멘터리. Nasty, Barry, Stig, Dirk 로 구성된 인기 최고의 밴드 The Rutles 의 신화를 분석하기 위해 방송인 Eric Idle 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특별한 플롯보다는 그때그때의 개그를 통해 웃음을 유발시킨다. The Rutles 의 곡이나 그들이 출연했던 영화를 언급함에 있어서도 비틀즈의 곡과 영화 제목을 교묘히 비틀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풍자라기보다는 웃음유발이 우선인 측면이 있다(예를 들면 Tragical History Tour, Yellow Submarine Sandwich 등등). Monthy Python 의 웃음 코드를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그럭저럭 웃으며 즐길 수 있지만 같은 Monthy Python 출신의 테리길리엄이 주는 독특한 웃음보다는 격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 또한 오히려 한참 후에 나온 유사한 형식의 영화 This Is Spinal Tap 에 비해서도 짜임새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청출어람이라고나 할까?

American Splendor

American Splendor는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거니와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Harvey Pekar 가 1976년 이래 Dark Horse Comics 에 연재하던 만화 시리즈의 제목이기도 하다. 병원 직원이라는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Harvey의 취미는 책읽기와 째즈 감상이었다. 그런 그가 친구로부터 영감을 받아 자신의 무료한 삶을 담은 만화를 그려나가기 시작했고 이 작품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인기를 얻게 된다. Sideways의 폴지아마티가 Harvey Pekar 를 연기했고 실제 Harvey 도 출연하여 나래이션을 맡기도 했다. 라이브액션, 애미메이션 등 다양한 기법이 버무려진 드라마다. 2003년 선댄스 페스티발 수상작.

오피셜사이트 : http://www.americansplendormovie.com/main.html

The Life and Death of Peter Sellers(2004)

배우는 배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일까? 다른 이의 인생을 위해 배우 자신을 죽여야 하는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게리올드만은 후자의 뉘앙스로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라면 Peter Sellers 는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영화는 영국영화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코미디 배우로 칭송되는 피터셀레스 Peter Sellers 에 관한 전기영화다. 래디오쇼의 인기성우로 활약하다 영화계에 데뷔한 피터셀레스의 영화인생과 개인적인 삶이 적절히 안배되어 있는 이 영화에서 감독은 피터셀레스가 마치 질 좋은 캔버스처럼 영화 속 캐릭터의 전달에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반면 피터셀레스라는 개인의 모습은 공란으로 남겨버리는 그런 배우로 묘사하고 있다.(실제로 우리는 핑크팬더에서의 피터셀레스와 닥터스트레인지러브에서의 다중적인 피터셀레스 간에 피터셀레스라는 배우의 독특한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영화에서는 피터셀레스 자신도 그러한 자신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결국 그가 빼어들은 야심작은 말년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Being There 였다. 위대한 코미디언이었지만 위대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었던 피터셀레스는 1980년 7월 24일 심장발작으로 숨을 거둔다. 영국, 미국 합작으로 Stephen Hopkins 의 2004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