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XL., Fair use, Link
이 앨범은 밴드의 이름과 앨범의 이름과 앨범 재킷이 이미 완벽하게 삼박자를 맞춘 황금비율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흡혈귀 주말(Vampire Weekend)’이라는 이름의 밴드가 ‘도시의 현대 흡혈귀들’이라는 제목의 앨범을 냈는데 그 재킷이 희뿌연한 어느 대도시의 사진이라니.1 어느 한군데도 빠지는 것이 없는 아름다운 서브컬처의 조합이다. 당연히 수록곡들도 이러한 포장지에 잘 어울리게 매끈하게 뽑혀진 가래떡 같은 느낌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트랙들이 연상시키는 공간은 자연스럽게 대도시다. 그중에서도 당연하게도(?) 밴드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뉴욕시.2 뉴욕시를 헤매는 흡혈귀? 쓰인 악기들은 찰랑거리는 느낌의 효과를 극대화시켜서 우리는 대도시의 일상 중에서도 특히 연무가 깔린 새벽에서 아침으로 다가가는 언저리에서 도시의 어딘가를 배회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때쯤이면 흡혈귀들은 자신들의 거처로 서서히 돌아갈 즈음이 아닌가?) 앨범 후반부에 접어들면 점점 락카빌리 냄새도 나는데 이것도 마음에 든다. 인생은 락카빌리.
이 블로그의 배경이 하얀 색이라서 알아차릴 수는 없지만 저 재킷 커버의 주위도 하얀 테두리로 마감해서 더 고전적인 느낌이다. ↩
ヴィジターズ(비지터스, Visitors)는 1984년 5월 21일에 EPIC·소니에서 발매한 사노 모토하루(佐野元春)의 4번째 정규 앨범이다. 이미 3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통해 일본에서 이른바 AOR(Adult-oriented rock)이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1 사노는 좀더 본격적으로 서구적인 음악을 시도하고 싶어서였는지 이 앨범의 작업을 위해 1984년 5월부터 1년간 뉴욕에 체류하면서 현지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고, 이 과정에서 뉴욕문화 및 미국음악의 요소를 이 앨범에 많이 포함시켜 완성하였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앨범이 두 개가 있다. 바로 Joe Jackson이 1982년 발표한 Night and Day, Talking Heads가 1980년 발표한 Remain In Light. 사노의 비지터스는 이방인이 뉴욕에 방문하여 음악에 뉴욕이라는 도시를 담았다는 점에서 전자를2, 흑인이 아닌 인종이 – 서구음악을 빨리 수입하는 일본마저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 랩, 힙합 등 흑인음악을 받아들여 절충주의적 태도를 취했다는 점에서 후자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세 앨범 모두가 공간적 배경은 뉴욕이다.3 뉴욕은 공간이자 영감이었던 것이다.
첫 트랙 Complication Shakedown에서 사노는 곧바로 본격적인 랩을 시도하면서 앨범의 청자에게 신선한 느낌을 안겨준다. 이어진 곡 Tonight은 뉴욕 거리를 배회하는 화자의 입을 통해 뉴욕이라는 도시를 찬양하는데 Joe Jackson의 Steppin’ Out에서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세 번째 트랙 Wild On The Street에서 사노는 다시 랩을 시도하는데 R&B적인 감성까지 가미되어 후배 쿠보타 토시노부(久保田 利伸)의 원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네 번째 트랙 Sunday Morning Blue는 존 레논(John Lennon)의 죽음을 소재로 한 노래다.4 비틀즈 풍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다섯 번째 트랙 Visitors는 앨범명과 동일한 트랙. 이 곡에서는 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구술(spoken word)’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한층 토킹헤즈가 발표한 앞서 언급한 앨범 중에서의 트랙 Listening Wind를 연상케 한다. 가사 중에 ‘クロスワードパズル解きながら 今夜もストレンジャー(크로스워드 퍼즐 풀면서 오늘밤도 이방인)’이라는 부분이 공감가는 대목이다. 여섯 번째 트랙 Shame은 또다시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편안한 멜로디가 특징인 곡이다. 일곱 번째 Come Shining은 전주가 맘에 드는데 80년대를 풍미한 뉴웨이브/신스팝에서의 경쾌하고 캐치한 멜로디가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트랙 New Age도 랩이 주조를 이루는 트랙이다. 긴장감 있는 베이스 연주가 맘에 든다.
사노 자신이 말하길 이 앨범은 그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순수한 팝아트” 또는 “가장 언어적인” 앨범이다. 어쨌든 어찌 보면 당시 일본의 대중음악계에서도 굉장히 실험적인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발매 당시 오리콘 차트에서는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연간 24위를 기록하는 등의 준수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제26회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도 ‘우수 앨범상’을 수상했다. 일본의 음악 전문 잡지 뮤직 매거진에서 2019년 4월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선정한 일본 음악 100대 명반 리스트에서는 28위로 선정됐다. 과문하지만 일본음악계에서도 이러한 전폭적인 서구적인 흑인음악의 채택으로 크게 성공한 경우는 이후 90년대 우타다 히카루(宇多田 ヒカル)에서나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5
그럼에도 아직까지 노래는 일본 가요풍의 멜로디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그의 히트 앨범 썸데이(サムデイ)만 해도 아직까지는 일본 가요풍의 팝 요소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
그야말로 2분30초 펑크의 미학이다. 14곡의 트랙 중에서 가장 긴 곡이 I Wanna Be Your Boyfriend인데 불과 2분 24초다. 전체 연주 시간이 29분 4초다. 솔로 기타 연주따위는 없다. 상당수 트랙이 160 BPM(Beat Per Minute)이다. 벽돌담에 서있는 멤버를 찍은 사진으로 그 유명한 앨범 커버를 정했는데 레코드사가 촬영을 위해 지불한 돈은 불과 125달러였다. 녹음은 Plaza Sound studio에서 일주일도 안 돼서 마쳤는데 소요된 비용은 6천4백 달러. 상업적 성과는 볼품없었다. 빌보드 앨범 차트 최고 순위는 111위. 하지만 비평적 평가는 달랐다. 한 평자는 “락앤롤의 역사를 라몬즈 이전과 이후 반절로 찢었다”라고 할 정도였다. 롤링스톤은 ‘역대 가장 위대한 앨범 500선’에서 이 앨범을 47위에 올렸다. 결론적으로 펑크락, 나아가 락음악 역사상 가장 중요한 앨범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선사하는 음악은 순수한 결정체적인 락앤롤이다.
Miami Vice는 뛰어난 외모와 수려한 패션감각을 지닌 흑인과 백인 두 민완형사가 스포츠카를 타며 마이애미의 악당들을 일망타진한다는 다분히 비현실적인1 남성들의 로망을 드라마로 만들어 인기를 끌었던 미드 시리즈다.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시즌 1을 1985년 5월 끝낸 후 제작진은 곧바로 같은해 9월 시작한 시즌 2를 시작했다. ‘The Prodigal Son’이라는 제목의 시즌 2의 첫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이 마이애미바이스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을 채워주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었는지 남미에서, 마이애미, 그리고 뉴욕에 이르는 다양한 장소에서 게릴라와의 갈등, 비키니 선상파티, 뉴욕 거리에서의 원나잇스탠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에피소드 길이도 2시간짜리로 편성하여 폭넓은 스토리라인을 엮어낸다.
소개하는 영상은 이러한 긴 상영시간 덕분에 적잖은 시간을 할애해 주인공 소니 크로켓(Sonny Crockett)이 뉴욕의 밤거리를 배회하는 장면을 연출한 영상이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곡은 글렌프레이(Glenn Frey)의 You Belong To The City. 인상적인 색서폰 연주로 시작해서 도시의 고독한 삶들을 노래하는 이 곡은2 바로 마이애미바이스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곡이다. 녹음은 1984년 뉴욕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워낙 곡도 뛰어났고 마이애미바이스도 인기있는 시리즈였기에 이 곡은 빌보드핫100 차트 2위까지 오르는 인기를 얻었다.
싱글 B면 수록곡은 Smuggler’s Blues인데 마이애미바이스 팀은 아예 시즌 1에 이 곡을 소재로 한 같은 이름의 에피소드를 제작했고 글렌프레이가 직접 마약거래상을 위해 미국에서 남미로 넘나드는 비행기의 조종사 역으로 출연하여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야말로 마이애미바이스가 사랑한 뮤지션인 셈. 어쨌든 영상에서 쏘니는 동료 리코와 옛애인과의 만남을 뒤로 한채 뉴욕 거리에 홀로 나와 방황하는 중이다. 여기에는 80년대 뉴욕의 각종 이미지가 쏘니를 스쳐 지나간다. 곡은 에피소드의 길이가 충분한지라 거의 1절을 다 소화할 길이였다. 당시 시청자들은 이 에피소드를 보고 다음날 레코드가게에 달려갔을 것이다.3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세팅과 80년대 뉴웨이브 음악의 전면적인 배치 덕분에 2000년대 Synthwave 뮤지션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다 ↩
오늘날 팝차트를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음악장르의 원형이 본격적으로 다듬어지기 시작했던 특정 장소와 특정 시대를 들자면 뉴욕의
1970년대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Talking Heads의 싱글 제목에서 따온 Love Goes to Buildings
on Fire: Five Years in New York That Changed Music Forever라는 제목의 책은
1973년부터 1977년까지의 뉴욕 음악씬을 다루고 있다.
Love Goes to Buildings on Fire is the first book to tell
the full story of the era’s music scenes and the phenomenal and
surprising ways they intersected. From New Year’s Day 1973 to New Year’s
Eve 1977, the book moves panoramically from post-Dylan Greenwich
Village, to the arson-scarred South Bronx barrios where salsa and
hip-hop were created, to the Lower Manhattan lofts where jazz and
classical music were reimagined, to ramshackle clubs like CBGBs and The
Gallery, where rock and dance music were hot-wired for a new
generation.(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