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인간본연의 철학적 주제에 해당하는 거창한 제목의 이 영화는 과연 그 제목에 걸맞게 행복의 에센스를 파고들지는 못하였을지라도 우리가 어떻게 엉뚱한 것들을 붙잡고 행복이라고 우기고 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마치 우디알렌의 ‘한나와 그 자매들’을 연상시키는 세 자매의 에피소드를 축으로 그녀들의 부모, 남편과 애인, 그리고 이웃집 사람들을 차례로 등장시키면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고민과 욕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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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
1946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뜨내기 건달, 학대받는 아내, 둘의 공모, 이를 모르는 그리스인 남편, 느와르가 갖추어야할 기본문법을 착실히 갖춰놓고 진행되는 이 영화는 성행위의 적나라한 묘사로 인해 개봉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구설수 때문에 국내에서는 ‘우편 배달원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는 개봉제목을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고 바꾸는 해프닝도 있었다(대체 우편 배달원과 포스트맨의 차이가 뭐람)….
Gods And Monsters
초기 공포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프랑켄슈타인, 투명인간 등을 감독했던 James Whale 의 말년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전기 영화.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였고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사랑하는 연인이 죽은 채 철망에 걸린 상황을 트라우마로 간직한 이 노감독은 몸이 쇠약해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색을 밝히고 15년을 함께 해온 신앙심 깊은 가정부를 이를 끔찍하게 혐오한다. 그 와중에 근육질의 정원사가 새로 고용되고…
African Queen
By “Copyright 1952 United Artists Corp.” – Scan via Heritage Auctions. Cropped from original image., Public Domain, Link 생각해보니 물에서의 모험을 다룬 영화만 해도 하나의 계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Mutiny On The Bounty’, ‘Dead Calm’ 등 바다에서의 모험을 다룬 영화도 꽤 되거니와 이 작품을 비롯하여 ‘Deliverance’, ‘아귀레, 신의 분노’, ‘River Wild’,…
Noz W Wodzie(물속의 칼, 1962)
로만 폴란스키의 장편데뷔작. 안드레이 부부가 보트 여행을 가던 도중 한 청년이 히치하이킹으로 둘과 동승하게 된다. 안드레이는 청년에게 보트 여행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여 어울리지 않는 셋의 보트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 안드레이가 청년에게 베풀었던 부르주아적인 너그러움은 차차 한 마리 암컷을 두고 수컷 두 마리가 벌이는 팽팽한 성적 긴장감으로 발전한다. 안드레이는 계급적 우월함을 무기로 청년을 몰아세우고 자존심강한 청년은 그런…
Monsieur Hire
“Monsieur Hire” by http://www.allocine.fr/film/fichefilm-4755/photos/detail/?cmediafile=18658504. Licensed under Wikipedia. 철없는 금발미녀 Alice는 건달과 사랑에 빠져 그와 결혼하는 것이 소원이다. 바로 길 건너에 사는 보잘 것 없는 외모의 독신자 Hire 씨의 취미는 브람스의 피아노곡을 틀어놓은 채 Alice(Living Next Door To Alice?)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는 것이다. 이런 독특한 취미(?)의 Hire 씨는 경찰로부터 또 다른 금발미녀를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어느…
Everything You Always Wanted to Know About Sex, But Were Afraid to Ask
어떨 때는 유태인 음모집단이 유태인의 영악함을 감추기 위해 우디 알렌을 세상에 내보내 유약하고 열등감 많은 유태인 캐릭터를 창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유난히 편집증적인 동시에 유난히 자신이 유태인임을 강조한다. 즉 그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유태인은 똑똑하긴 하지만 콤플렉스 덩어리에 배포도 없구나” 라고 생각해버릴 것이고, 이는 유태인 음모집단에게 더없이 좋은 가면이 될 수…
The Last House on the Left
“LastHousePoster“. Via Wikipedia. 공포영화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웨스 크레이븐의 1972년 감독 데뷔작. 꽃다운 나이의 두 소녀가 철없이 마약장수로 보이는 꼬마에게 접근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변을 당하게 된다. 그 꼬마는 네 명의 탈옥수의 일행이었던 것이다. 강간과 납치, 그리고 끝내는 잔인한 살육까지 자행하는 탈옥수들의 눈에서 죄책감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들이 살육을 자행했던 그 숲의 건너편에는 피해자…
Tokyo Fist
거대한 도시의 빌딩숲 안에서 바퀴벌레처럼 생존을 위해 쳇바퀴 인생을 사는 보험 세일즈맨은 항상 지쳐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자 친구와 관계를 가진지가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왜 사는지 모르는’ 인생인 쯔다는 우연히 후배(어떤 후배인지 모르겠다) 코지마를 만나면서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한다. 권투선수인 코지마는 다짜고짜 집으로 찾아와 여자 친구 히주루를 넘본다. 이후 쯔다의 질투는 그의 가슴 속에 사라졌던 야성으로…
해변의 여인
홍상수의 영화는 마치 롤빵처럼 생긴 우리 인생에서 중간부분을 칼로 잘라내어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승전결에 주력하기보다는 일상사에서 우리가 편의적으로 생략해버리고 있는 우리의 가식과 위선, 그리고 모순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이 그의 주특기다. 그런 면에서 롤빵은 달콤하기보다는 쓴 맛이 강하다. 제법 실력을 인정받는 듯한 감독 김중래(김승우)과 그의 후배이자 팬(김태우), 그리고 그 팬의 여자 친구(고현정)가 서해안에 놀러간다. 천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