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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Frankenstein

패러디의 천재 멜브룩스가 1931년 제작된 공포영화의 걸작 Frankenstein 을 리메이크했다. 그리고 이 작품도 걸작이 되었다. 선조의 성을 물려받게 된 Dr. Frederick Frankenstein(Gene Wilder)은 세계적인 과학자이면서도 그의 할아버지가 시도했던 시체 되살리기 실험의 재개를 단연코 거부한다. 성에는 어딘가 괴기스러운 하녀 Inga 와 하인 Igor가 기다리고 있다.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여 결국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그의 할아버지가 시도했던 신의 영역으로 도전을 재개하기로 한다. 멍청한 하인 이고르(정말 골 때리게 웃긴다)가 뇌를 잘못 가져오는 바람에 살아난 시체는 엄청난 육체적 능력에 걸맞지 않는 멍청이로 재탄생해야만 했다(갑자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생각나). 그런 그에게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탭댄스라도 가르쳐보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멜브룩스가 만든 또 다른 작품 Blazing Saddles 와 함께 그의 감독이력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Gene Wilder 가 공동집필하였다.

Everything You Always Wanted to Know About Sex, But Were Afraid to Ask

어떨 때는 유태인 음모집단이 유태인의 영악함을 감추기 위해 우디 알렌을 세상에 내보내 유약하고 열등감 많은 유태인 캐릭터를 창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유난히 편집증적인 동시에 유난히 자신이 유태인임을 강조한다. 즉 그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유태인은 똑똑하긴 하지만 콤플렉스 덩어리에 배포도 없구나” 라고 생각해버릴 것이고, 이는 유태인 음모집단에게 더없이 좋은 가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사실 우디 알렌의 필르모그래피에서 일관되게 관통하는 주제는 뉴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같은 유태인이었던 프로이드와 마찬가지로) 섹스다. 온통 혼란스럽고 어느 것 하나 맘먹은대로 되지 않는 이 험난한 세상에서 우디 알렌, 또는 그의 페르소나가 택한 안식처는 섹스(한 가지 덧붙이자면 째즈 정도)인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섹스에 대해 언제나 알고 싶어 했지만 묻기는 두려웠던 모든 것”이라는 긴 이름의 이 작품에서 우디는 섹스를 조리고, 볶고, 굽고, 끓이고, 쪄서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다양한 코스의 섹스 요리라 할 수 있다. 어떤 요리가 맛있는지는 각자의 취향에 달려있다.

일곱 개의 에피소드로 장식된 이 작품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왕비를 사랑하는 광대의 이야기다. 욕정에 사로잡힌 광대가 감히 왕비의 침실로 숨어들어 사랑의 묘약으로 왕비를 유혹하지만 하필 왕이 왕비를 찾아오는 바람에 곤란을 겪는다는 에피소드이다. 이후 여러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진와일더가 양과 사랑에 빠진 의사 역을 맡은 에피소드다. 압권은 양과 사랑에 빠졌다는 농부의 말에 황당해하는 진와일더의 표정연기인데 친구들과 이 장면을 보고 약 3분 정도 정신없이 웃었다.

요컨대 ‘섹스’를 기본재료로 한 일종의 코스요리인 이 작품은 우리가 무의식중에 불편해하던 ‘섹스’라는 소재를 가지고 우디 알렌이 솜씨를 발휘해 만들어낸 웰메이드 코미디이다. 어쨌든 우리는 일상적으로 섹스에 노출되어 있다. 하드코어이든 은밀한 은유이든 간에 말이다. 아무리 ‘도덕적’인 사회가‘원죄’를 들먹이며 ‘섹스’를 억누르려 해도 그것은 마치 풍선처럼 어느 방향으로든 튀어나오고 마는 생물의 엣센스 중 하나이다(안 그러면 인류는 멸망하겠지).이처럼 “우리가 좋아하면서도 공유하기 두려워하는 섹스”를 주제로한 이 영화의 미덕은“나름” 고급코미디임을 내세워 도덕의 뭇매를 맞지 않고서도 처음 대하는 이성(異姓)과도 대화주제로 삼을 수 있을 정도의 중용을 걷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나저나 우디 알렌은 프리메이슨일까?

Silver Streak

Jim Carrey 가 90년대를 대표하는 코미디언이라면 Gen Wilder 는 70년대를 대표하는 코미디언으로 자리매김하여도 어색하지 않다. 멜브룩스, 우디알렌 등 당대의 코미디 대가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였던 그는 상업성과 작품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에서 Jim Carrey, 또는 다른 이전/이후의 코미디언보다도 행운아 내지는 실력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Jim Carrey 도 생각 없는 코미디 몇 편을 찍은 후에는 The Truman Show, Man On The Moon 등을 통해 품격을 높이고 있지만). 여하튼 이 곱슬머리에 엄청 큰 코, 그리고 토끼눈처럼 동그란 파란 눈동자의 이 사나이가 1976년 골라잡은 작품은 Love Story 의 감독 Arthur Hiller 가 메가폰을 잡은 코미디 블록버스터 Silver Streak 이다. 단지 지루해지고 싶어서 비행기 대신 기차를 골라잡은 George Caldwell(Gene Wilder)은 뜻하지 않게 Hilly Burns(Jill Clayburgh)과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한참 무드가 무르익을 무렵 창밖으로 떨어지는 시체를 목격하게 되면서 그의 ‘지루했으면 했던’ 기차여행은 비행기 여행이 비할 바가 안 되는 익사이팅한 모험으로 변신한다. 같은 기차에서 무려 세 번이나 밖으로 떨어지는 불운을 겪지만 굴하지 않고 ‘악의 세력’을 몰아내는 그의 모습은 제임스 본드가 지닌 불굴의 정신을 연상시킨다. 적당한 미스테리, 자못 심각한 스턴트액션, 그리고 진와일더 특유의 유머코드 등이 잘 결합되어 시간가는 것을 별로 못 느끼게 만드는 웰메이드 액션스릴러코미디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