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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mur

A train trestle covered in thick kudzu with "R.E.M. / MURMUR" written in blue
R.E.M. – Murmur” by Source. Licensed under Fair use via Wikipedia.

Murmur는 미국의 칼리지락 밴드 R.E.M.이 1983년 내놓은 그들의 데뷔앨범이다. 이 앨범은 싱어 Michael Stipe의 암호와도 같은 가사(예를 들어 Talk About The Passion은 집 없는 이들에 관한 노래라고는 하는데 가사만 읽어봐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기타 Peter Buck의 쟁글거리는 연주 스타일, 베이스 Mike Mills의 멜로딕한 베이스라인 등 R.E.M.을 특징짓는 모든 요소를 골고루 보여준 작품이다. 밴드는 이 앨범을 1982년 12월부터 녹음하기 시작했다. 프로듀서로는 Stephen Hague를 기용하였는데 그의 기술적 완벽성에 대한 강조는 밴드의 성격과는 그리 맞지 않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그는 “Catapult” 트랙에서 드러머 Bill Berry의 기를 꺾기도 했고 보스턴의 싱크로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그 트랙을 완성했다. 심지어 그는 밴드의 허락 없이 이 트랙에 키보드 파트를 보태기도 했다. 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 Pet Shop Boys, New Order 등과 일한 경력의 프로듀서였던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겠으나, 어쨌든 이에 화가 난 밴드는 이전에 밴드와 함께 일했던 보다 어쿠스틱 친화적인 프로듀서 Mitch Easter와 함께 작업하게 해달라고 레이블인 I.R.S. 에 요청했고 레이블은 시험적으로 함께 일하는 것을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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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ch michael scott” by Shot by Robert Toren 1986 San Francisco, California – English Wikipedia. Licensed under Attribution via Wikimedia Commons.

밴드는 북캘리포니아로 가서 Easter와 다른 프로듀싱 파트너 Don Dixon과 함께 “Pilgrimage”를 녹음했다. 이 트랙을 들어본 레이블은 그들과 함께 녹음하는 것을 허락했다. 밴드는 1983년 1월 북캘리포니아에 있는 리플렉션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이전의 순회공연에서 부른 많은 곡들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Hague와의 나쁜 추억 때문에 밴드는 락뮤직의 클리쉐와도 같은 기타 솔로랄지 당시 인기 있었던 신디싸이저의 사용을 거부했다. Easter와 Dixon은 많은 부분에서 불간섭 정책을 취했으며 다만 보컬이 수준 이하로 여겨질 때에만 재녹음을 지시했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 Murmur는 미국 얼터너티브락의 보다 조용하고 내면적인 부분을 반영하는 앨범으로 특징지을 수 있게 되었다. 발매된 해에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36위까지 올랐다. 첫 싱글 “Radio Free Europe”의 재녹음 버전은 싱글 차트 78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전체적인 앨범 판매량은 비평적 찬사에 못 미쳐 약 20만 장 가량 팔렸다. 앨범은 1991년에 가서야 50만 장이 팔려 골드 앨범이 될 수 있었다.

트랙리스트

Side one
1.”Radio Free Europe” – 4:06
2.”Pilgrimage” – 4:30
3.”Laughing” – 3:57
4.”Talk About the Passion” – 3:23
5.”Moral Kiosk” – 3:31
6.”Perfect Circle” – 3:29

Side two
7.”Catapult” – 3:55
8.”Sitting Still” – 3:17
9.”9-9″ – 3:03
10.”Shaking Through” – 4:30
11.”We Walk” – 3:02
12.”West of the Fields” (Berry, Buck, Mills, Stipe, and Neil Bogan) – 3:17

Nicky Wire가 뽑은 명반 10선

주) 지금은 문을 닫은 음악사이트 changgo.com에 올라왔던 글을 전재합니다.

Nicky Wire : Manic Street Preachers의 베이시스트

THE BEATLES
Revoler(Parlophone, 1966)

♬ 내가 비틀즈를 알게된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들의 곡들은 멜로딕하고 꽤 괜찮다. 당신이 더 극단적인 사운드를
원하더라도, 그들의 다양성과 거침없는 가사에 대해 점차적으로 깨닫게 된다. 나는 이 앨범이 이러한 장점을 완벽하게 모아놓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The White Album]도 사랑하지만 그것은 다소 과대평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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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LASH
London Calling(CBS, 1979)

♬ 본 작품은 전생을 통틀어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이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사운드 색은 이 앨범의 영향을 받고 있다.
클래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던 것 같다. 여기에는 그렇게 다양한 음악이 있고, 그렇게 잘 프로듀싱되었으며 환상적인 가사가
있다. 아트워크 또한 놀랍다. 그것은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Exile On Main Street]
만큼이나 좋다. 하지만 우리가 [London Calling]을 들으며 자라왔기 때문에 이 앨범이 더 우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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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DIVISION
Unknown Pleasures(Factory, 1979)

♬ 웨일즈에서 사는 것은 가장 끔찍한 일일 것이다. 많은 비가 내리는 꽤 고립된 곳. 그들의 전작을 살펴보면 꽤 파워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언 커티스(Ian Curtis)는 놀라운 뮤지션이다. 앨범의 가사는 내가 결코 들어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들은 많은 면에서 꽤 불안정하였다. 한계를 깨뜨리는 데 있어서 이언 커티스는 대부분의 락 싱어보다 훨씬 뛰어났다. 아트워크 또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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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
Fables Of The Reconstruction(IRS, 1985)

♬ 이것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앨범이다. 잊혀진 R.E.M의 시대. 인터뷰에서 그들은 항상 자신들이 정말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것을 싫어했지만 나는 ‘Driver 8’, ‘Maps And Legend’, ‘Green Grow The
Rushes’를 사랑한다. 다만 내가 자주 연주하는 것들. 사랑스런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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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 N’ ROSES
Appetite For Destruction(Geffen, 1987)

♬ 퍼블릭 에너미, 건즈 앤 로지스는 모두 약 1988, 89년 정도에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음악색을 띠고
있었지만 모두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었다. 나는 마력적인 락큰롤을 하였던 건즈 앤 로지스를 사랑하였다. ‘Sweet Child
O’ Mine’, ‘Welcome To The Jungle’, ‘Paradise City’, ‘Rockeet Queen’….
그것들은 모두 나의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워런트(Warrent), 포이즌(Poison), 머틀리 크루(Motley Crue)와
같은 소프트메틀 밴드들이 있던 미국에서 그들은 실제적인 락큰롤 밴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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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NE ROSES
The Stone Roses(Silvertone, 1989)

♬ 이 앨범은 나의 지난 대학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이 밴드는 몇몇 공연을 가졌고 레코드 계약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앨범이 나왔을 때 우리는 완전히 다른 시대에 있었다! 이때에 놀라운 1960년대 사이키델릭 팝 앨범을 냈던 것이다. 당시 우리는
미친 듯한 펑크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항상 그것을 연주하였지만 그것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정말로 그것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를 더 노력하게 만들고 목적의식을 주었던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문화적인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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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ENEMY
Fear Of A Black Planet(Def Jam, 1990)

♬ 제임스는 항상 ‘It Takes A Nation Of Millions To Hold Us Back’을 사랑하였고 끊임없이
연주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Fear Of A Black Planet’, ‘Who Stole The Soul’, 그리고 특별히
놀라운 곡들이라고 생각하는 [Burn Hollywood Burn] 만큼이나 그것에 빠져들진 않았다. 나는 이 두개의 앨범들이
NWA의 [Straight Outta Compton]과 함께 랩 역사상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어떤 밴드의 곡을
카피할 수 없다는 것은 그 밴드가 아주 훌륭한 밴드라는 증거일 수 있다. 그리고 누구도 퍼블릭 에너미를 카피하지 못할 것이다. 그
음악은 랩뮤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빠르고 환상적인 가사를 갖고 있다. 랩은 현재 꽤 엉성한 R&B로 변형되기도 하였고
매우 퇴폐적이 되었다. 70년대 락뮤직과 비슷하게 그것은 여자, 마약 돈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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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
In Utero(Geffen, 1993)

♬ [Nevermind]가 나의 베스트로 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In Utero]는 우리가 꽤 불안정한 어떤 것을 필요로
했던 때 우리의 삶의 한 때를 요약하고 있다. 사람들은 너바나의 사운드가 얼마나 놀라웠던가를 잊고 있다. 이 앨범에는 존
보남(John Bonham)이나 낼 수 있음직한 최고의 드럼사운드가 있다. ‘All Apologies’는 전생을 통틀은 나의
베스트 곡들 중 하나가 되었다. 커트는 락의 신이고 너바나는 90년대를 대표하는 미국 최고의 밴드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를 만나본
적이 있냐구? 아니다. 솔직히 나는 실망하는 경우가 생길까봐 존경하는 사람과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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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FURRY ANIMALS
Fuzzy Logic(Creation, 1996)

♬ 나는 다만 이 앨범을 사랑한다. 내가 그것에 관해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환상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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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IVE ATTACK
Mezzanine(Vergin, 1998)

♬ 매시브 어택은 댄스라는 장르로 다루기에는 꽤 다른 모습이다. 대신 그들은 모든 종류의 음악과 모든 종류의 스타일을 섞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Risingsun’은 가장 희귀한 곡이다. 많은 방면에서 1990년대의 대표급 밴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의 곡은 영국에서 진행되는 음악들을 절충하는 듯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곡들을 믹스하기도 하였고
블러(Blur)의 데이먼(Damon)도 그들과 이와 같은 일을 하였다. 나는 그들이 다양한 영국문화의 환상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R.E.M. / Eponymous

R.E.M. - Eponymous.jpg
R.E.M. – Eponymous”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I.R.S. Records.. Licensed under Wikipedia.

그동안 여기선 남의 글만 구경하다가, 이제부터 이런 리뷰란이 생긴 덕분(?)에 저도 앞으로는 틈틈히 짧은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당분간 80년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들의 베스트앨범을 제 감상을 담아 가이드 형식으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그 중 첫 타자는 아무래도 저의 개인 아이디(mikstipe)를 제공하게 해준 대상인 알이엠의 80년대 베스트 앨범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그들이 우리 팝 신에까지 위력을 발휘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라지만, 이미 80년대부터 그들은 미국 칼리지록 신의 선두주자였고, 그들의 음악이 있었기에 얼터너티브는 존재했다는 언급이 있었을만큼 이미 80년대에도 정점에 있었습니다.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가 만드는 지적인 가사와 카리스마를 갖춘 보컬, 피터 벅(Peter Buck)의 개성만점의 기타 사운드로 포크와 가라지 록의 절묘한 조화 속에 전통과 모던함을 겸비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의 열광적인 호응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동시에 얻었고, 이미 80년대에 그들의 데뷔작「Murmur」를 롤링스톤지의 팝 역사상 100대 앨범에 높은 순위에 올려놓았었죠.

작품은 88년도에 이들이 워너브라더스로 이적하자마자 이들의 80년대를 함께한 I.R.S.레이블 시절의 대표곡 12곡을 컴팩트하게 뽑아 만든 이들의 최초 컴필레이션입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EMI에서 90년대 초반에 발표한 [The Best Of R.E.M.] 이 발매 되어있지만(사실 이게 수록곡이 더 많죠),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 정이 가는 것은 제가 대학생이 된 후 처음 직접 구매한 시디였다는 것이죠. 그리고 당시엔 이 앨범은 수입반으로만 구매가 가능했다는 것도 매력포인트였지만…… 87년 AFKN에서 처음 듣고 반했던 The One I Love,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등을 제 플레이어에 걸고 들을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땐 감격이었습니다.

데뷔앨범 [Murmur]에 담겼던 Radio Free Europe이 들려주는 포스트 펑크적 분위기에서부터 Talk About The Passion과 (Don’t Go Back to) Rockville에서 보여주는 포크-컨트리적 서정성이 이들의 초기 사운드의 단면을 잘 보여줍니다. 또 이들을 본격적으로 메인스트림에 진입하게 한 싱글 The One I Love과 이들의 숨은 베스트 트랙인 Fall On Me에서 보여준 군더더기 없는 연주 속에 담긴 우수는 마이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거의 불가능했을겁니다. (이번 워너에서 나온 베스트 앨범의 스페셜 에디션 속에 어쿠스틱 버전으로 된 The One I Love도 정말 예술입니다. 두 버전을 비교해서 들어보세요.) 그리고 영화 ‘메이드 인 헤븐’에 수록되었던 Romance는 정규 앨범에 없어서 희소성을 가진 곡이며 마지막 트랙인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은 이들이 가진 비판적 지성과 열정을 풍자적으로 잘 결합한 가사와 흥겨운 리듬의 역설이 매력적이죠.

물론 현재 그들의 모습이 빌베리가 빠진 이후 마치 다리 한 짝이 빠진 맹수의 모습처럼 불안불안한 느낌으로 다가옴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들의 위상은 공고할 것이고, 이 시대에 존경받을 수 있는 몇 아닌 밴드들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럴 수 있는 근거가 이 앨범 속에 담겨있다는 것을 들으시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김성환)

1. Radio Free Europe (Original Hib-Tone Single)
2. Gardening At Night (Different Vocal Mix)
3.Talk About The Passion
4. So. Central Train
5. (Don\’t Go Back To) Rockville
6. Can’t Get There From Here
7. Driver 8
8. Romance
9. Fall On Me
10. The One I Love
11. Finest Worksong (Mutual Drum Horn Mix)
12.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And I Feel Fine)

R.E.M / Murmur

R.E.M. - Murmur.jpg
R.E.M. – Murmur”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I.R.S... Licensed under Wikipedia.

`얼터너티브 록의 원조` 라는 소문만 듣고 이 앨범을 구한 사람은 처음에는 실망할 지도 모른다. 록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이기에는 포크같은 그것도 포크 록보다는 포크 팝에 가까운 이 음악이 무슨 얼터너티브의 원조? 조지아 출신의 이 밴드는 처음부터 이런 수수께끼를 가지고 등장했다 그리고 그 수수께끼는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실망은 호기심으로 바뀐다 `징글 쟁글`한 피터 벅의 기타는 솜씨좋고 능숙한 아르페지오로 백킹을 반복한다 아이클 스타이프의 보컬은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는 가사로 시적 몽롱함을 만들어낸다 매끄럽고 명칭한 사운드의 전성기에 이들의 사운드는 때로 불길하다는 느낌마저도 줄 정도로 `앳모스리어릭(atmospheric)`하다 을듣고 뉴웨이브의 리듬을 을 듣고 포크 록의 리프를 그리고 무든 곡에서 아메리칸 포크로 부터팝적 선물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지만 왠지 모르게 낯설고 외경스럽다 팝을 전복하는 팝 즉 팝이라는 개념은 영국의 스미스와 더불어 R.E.M에게 특히 이 앨범에 가장 잘 어울린다. 평론가들은 R.E.M을 논할 때 버즈와 벨벳언더그라운드 동시적 영향을 언급한다 참 이상하다 히피와 비트는 당대에는 상극이었다 이렇게 극단적인 것 사이에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이 과거에는 얼터너티브 밴드였고 현재는 주류에서의 성공을 관리하면서 버티는 비결일지 모른다 R.E.M의 수수께끼는 얄미울 정도로 계속된다.(출처 불명)

R.E.M.

A black-and-white photo of the members of R.E.M. embracing and smiling onstage
REM” by Shimelle Laine – http://www.flickr.com/photos/shimelle/2360434817/. Licensed under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한창 헤비메틀이 기승을(?) 부리던 80년대 우리나라에서 R.E.M은 일부 80년대판 모던락 팬들에게서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전설의 밴드였다. 필자가 그들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도 기껏해야 80년대 말 명동 수입 씨디 가게에서 구한 Eponymous를 통해서 였다. R.E.M의 초기 다섯장의 앨범에 대한 Greatest Hits의 성격을 띄고 있었던 이 앨범을 통해 접한 그들의 음악은 이전에 필자가 접했던 뉴웨이브 음악이나 헤비메틀과는 또다른 무언가가 담겨져 있었다. 뉴웨이브라고 부르기에는 무겁고 메틀이라 부르기에는 발랄한 묘한 중도노선을 걷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이른바 모던락이니 얼터너티브니 하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된 이들 음악은 사실 칼리지락이라고 부르면 딱 알맞을 스타일의 음악이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소위 지성팬 또는 열성팬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데서 착안한 칼리지락은 장르상으로는 한 테두리에 두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R.E.M, Talking Heads, Television 등으로 대표되는 칼리지락의 선구자들의 면면을 보면 구분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즉, 우선 키타를 중심으로 한 키타팝 내지는 키타락 위주의 싸운드를 뽑아낼 수 있다. 흔히 jangle pop이라고도 불리는 이 음악의 특성은 명칭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쟁쟁거리는 키타싸운드를 그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싸운드는 소위 초기 뉴웨이브 밴드들로 불리웠던 많은 밴드들의 – 특히 미국의 – 주된 특징이기도 하다.

칼리지락(college rock)의 대표주자들의 또 하나의 특징을 들자면 소위 지성파 밴드라고 불리웠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먹물 많이 드신 양반들이 아무 음악이나 골라들을 수는 없고 소위 내용과 형식면에서 일정정도 지적 만족감을 채워줄 수 있는 음악을 듣게 되었는데 R.E.M은 바로 그러한 지적인 오만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밴드였던 것이다.

R.E.M의 음악적 성향을 정의해주는 용어는 이외에도 많다. 이른바 Post Punk로 분류되기도 하고 그들의 후기(최근의 음악)는 확실한 얼터너티브 밴드로 자리매김하는 등 시대를 넘어선 다양한 장르를 포괄(사실 스타일을 바꾼 건 별로 없다. 시대가 그들을 달리 불렀을 뿐일지도). 여하튼 80년대 언더그라운드에 머물러 있던 garage 운동을 메인스트림으로 끌어내면서 얼너티브라는 90년대를 대표하는 락장르의 대선배로 불리우기 까지 그들의 공헌도는 혁혁하였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디스코그래피

1982 Chronic Town (IRS)
1983 Murmur (IRS)
1984 Reckoning (IRS)
1985 Fables of the Reconstruction (IRS)
1986 Life’s Rich Pageant (IRS)
1987 Document (IRS)
1988 Green (Warner)
1988 Eponymous
1991 Out of Time (Warner)
1991 Audio-Visual (Import)
1992 Automatic for the People (Warner)
1994 Monster (Warner)
1996 New Adventures in Hi-Fi (Warner)
1998 Up (Warner)
1999 Star Profiles (Master Dance)
2001 Reveal

링크
팬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