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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n Queen

The African Queen (1952 US poster).jpg
By “Copyright 1952 <a href=”https://en.wikipedia.org/wiki/United_Artists” class=”extiw” title=”w:United Artists”>United Artists Corp.</a>” – Scan via <a rel=”nofollow” class=”external text” href=”https://movieposters.ha.com/itm/adventure/the-african-queen-united-artists-1952-one-sheet-27-x-41-/a/7181-86062.s”>Heritage Auctions</a>. Cropped from original image., Public Domain, Link

생각해보니 물에서의 모험을 다룬 영화만 해도 하나의 계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Mutiny On The Bounty’, ‘Dead Calm’ 등 바다에서의 모험을 다룬 영화도 꽤 되거니와 이 작품을 비롯하여 ‘Deliverance’, ‘아귀레, 신의 분노’, ‘River Wild’, ‘Cafe Fear’ 강가에서의 모험을 소재로 한 영화도 나름대로 적잖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은 물이 영화제작에 주는 여러 가지 장점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은 일단 공간을 한정시킴으로써 극의 밀도를 높이는데 일조한다. 한정된 공간에 놓인 인간들은 하나의 사건에 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이는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이 작품에서는 광산노동자 Charlie Allnut(Humphrey Bogart)과 선교사의 여동생 Rose Sayer(Katharine Hepburn)이라는 두 어울리지 않는 신분이 빚어지는 갈등과 애정이 낡은 통통배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말미암아 증폭된다. 또한 물은 평화와 공포라는 이중적인 감정을 제공한다. 드넓고 조용한 물줄기는 평화스러우면서도 등장인물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급해지는 물살은 거대한 자연의 폭력성과 이에 수반되는 등장인물들의 갈등을 암시한다. 결국 이 두 가지 감정이 교차되면서 결말은 흔히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는데 이 작품의 경우에는 결국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신분상의 차이를 뛰어넘은 사랑으로 귀결된다.

1914년 독일 점령지역인 동아프리카에서 오빠와 함께 선교를 하고 있던 Rose 가 1차 대전에 휘말리면서 Charlie 와 함께 겪게 되는 모험담을 다룬 영화로 명장 John Huston 이 C.S. Forester 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로맨스와 모험, 그리고 애국주의가 적당히 뒤섞인 대중관객의 취향에 딱 좋은 작품이다.제국주의 강대국들의 덧없는 싸움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반성이나 애정 따위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Humphrey Bogart 는 이 작품으로 그 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Aguirre, der Zorn Gottes(아귀레, 신의 분노 : Aguirre, the Wrath of God)

마른 걸레를 짜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 영화이다. 감독은 극한상황에 인간을 배치해놓으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듯하다. 심하게 말해서 배우들에게 스페인의 잉카 정복에 관한 영화를 찍겠다고 속이고 거친 숲속과 물가로 몰아내어 마치 실험쥐처럼 그 반응을 즐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마치 2001년작 Das Experiment 가 소재를 삼았다는 실존의 그 인간실험처럼 말이다. 실제로 영화해설을 찾아 읽어보니 주연을 맡은 클라우스 킨스키는 총으로 감독을 위협하며 촬영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고까지 하니 배우들의 고생이 상상이 간다. 극에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이런 감정이 들었던 것은 정말 배우들의 고통이 뚝뚝 묻어나올 정도로 생생한 화면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역동적이고 거친 화면은 이미 낙오되어버린 상태이면서도 그 안에서 정치놀음을 벌이는 구제불능의 인간군상을 여과 없이 비추고 있다. 클라우스 킨스키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이 지루한 강 여행기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버팀목이다. 자신의 딸과 결혼하여 순수한 피를 유지하겠다는 독백 장면은 히틀러를 은유한 것이라는 것이 중론인데 개인적으로는 히틀러를 광기의 산물이라 보지 않기 때문에 감독이 의도하였건 하지 않았건 간에 그러한 입장에 동조할 수 없다. 강가를 여행하며 겪는 모험담을 다룬 점에서 같은 해 나온 또 하나의 걸작 Deliverance 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후에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다. 어쨌든 감독 헤어조그는 같은 로케이션에서 이 위험한 짓을 10년 후 Budden Of Dreams를 통해 다시 한 번 자행하였으니 지독한 새디스트다.

Noz W Wodzie(물속의 칼, 1962)

로만 폴란스키의 장편데뷔작. 안드레이 부부가 보트 여행을 가던 도중 한 청년이 히치하이킹으로 둘과 동승하게 된다. 안드레이는 청년에게 보트 여행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여 어울리지 않는 셋의 보트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 안드레이가 청년에게 베풀었던 부르주아적인 너그러움은 차차 한 마리 암컷을 두고 수컷 두 마리가 벌이는 팽팽한 성적 긴장감으로 발전한다. 안드레이는 계급적 우월함을 무기로 청년을 몰아세우고 자존심강한 청년은 그런 그에게 노골적으로 반항한다. 카메라는 이러한 셋의 긴장감을 인물의 원근배치를 통해 적절히 통제한다. 마침내 갈등은 폭력적인 양상으로 발전한다. 필립 노이즈 감독의 Dead Calm를 연상시키는 삼각구도이지만 노이즈의 그것이 보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증폭되는 공포의 경험에 집착하고 있다면 이 작품은 역시 그 한정된 공간에서 더욱 밀도가 높아지는 계급적 갈등과 성적 긴장감을 다루고 있다. 깔끔한 영상배치와 재즈 음악이 잘 어우러지는 소품이다.

참고글

The Sand Pebbles

Sound Of Music 으로 유명한 Robert Wise 감독이 Richard McKenna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여 Sound Of Music 을 제작한 이듬해인 1966년 만든 반전(反戰)영화이다. 시대는 1926년 혼란기의 중국에 정착 중인 San Pablo 라는 군함 – 선원들은 이 이름 대신에 조약돌이란 뜻의 Sand Pebbles 라고 부른다 – 에 배속된 Jake Holman(Steve McQueen)은 군인정신 투철한 군인이라기보다는 자신이 맡은 배의 엔진에만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를 자처한다. 여정 중에 만난 아름다운 여인 Shirley Eckert(Candice Bergen)에 연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반사회적이고 냉소적인 성격 탓에 극 초반 더 이상의 로맨스는 진행되지 않는다.또한 이러한 그의성격 탓에 동료들 중에서도 유일한 친구는 Frenchy(Richard Attenborough)뿐이었고 함장인 Collins(Richard Crenna)와도 충돌을 빚곤 한다. 

193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동안 화면에는 제국주의 국가들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중국의 혼란상을 배경으로 국민당 군인 등 중국인과 미군과의 갈등, Mailey라는 중국여인과 Frenchy 의 가슴 아픈 사랑, Jake 와 Shirley 와의 만남, Jake 의 억울한 누명과 이로 인해 빚어지는 선상반란의 긴박감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극적긴장감을 유지한다. 영화는 표면상으로 중국인 폭도들의 잔인함과 Collins 함장의 강직한 군인정신, 또는 신사도를 대비시켜 자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으로 포장하고 있으나 또 다른 이면에는 전쟁의 비참함과 부질없음을 깔면서 이 영화의 제작당시 자행된미국의 베트남 침공을 에둘러 비판하고 있다. 이것은 헐리웃 주류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감독과 작품 자체의 한계로 인한 타협으로 보이는데 Jake가 영화 말미 함장의 명령을 거부하고 무정부주의적 성향의 선교사를 두둔하며 자신에게는 맞서 싸울 적은 없다고 선언하는 부분에서 감독의 제작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극중 등장한 San Pablo 호는 실존했던 군함이 아니라 미국과 스페인 간의 전쟁에서 쓰였던 미군전함 Villa Lobos 를 모델로 홍콩에서 제작된 것이라 한다. 당시까지 중미수교가 이루어지지 않아 홍콩과 대만 등지에서 촬영되었다. Steve McQueen 은 이 작품에서의 호연 덕택에 생애 유일하게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King Kong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통해 컬트영화 전문 감독에서 일약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거두로 떠오른 피터 잭슨이 고른 차기작은 1933년 만들어진 킹콩의 리메이크였다. 피터 잭슨이 왜 이 작품을 골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길이 없지만 아마도 어린 시절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이 스펙터클 무비를 만들 재력과 명성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성공을 통해 이루어진 시점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킹콩의 오리지널 작품은 헐리웃 영화사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 중 하나인 거대한 고릴라를 내세워 영화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획득하였고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영화이다. 그렇지만 원래 온순하고 평화로운 종인 고릴라에 대한 어쩔 수 없는 – 다른 생명에 대한 애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선한 면모를 그리고는 있지만 결국은 괴수 영화의 주인공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되는 폭력성을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 편견을 필름에 담았기 때문에 무지한 대중은 한동안 고릴라를 난폭한 짐승으로 오인하였고 이로 인해 동물애호가들의 비판을 감수해야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피터 잭슨이 이러한 동물에 대한 ‘정치적 올바름’ 이 대중문화에 어떻게 반영되는가가 비판적 영화관객들의 핫이슈가 된 시점에서 어떻게 킹콩을 묘사할 것인가 하는데 대한 호기심이 있었던 편이다. 결과적으로 봐서는 감독은 일단 일부 세세한 묘사를 제외하고는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듯싶다. 오히려 그는 관객들의 동물에 대한 ‘정치적 올바름’ 이 온순한 유인원으로서의 고릴라와 난폭한 괴수로서의 ‘고릴라를 닮은’ 거대한 유인원을 구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듯싶다.(어쨌든 섬세한 컴퓨터그래픽 덕으로 킹콩의 보다 인간적인(?) 면모는 오리지널보다 두드러질 수 있었다)

영화 자체로 파고 들어가면 이 영화의 플롯 자체는 ‘미녀와 야수’에 괴수 영화를 짬뽕한 영화이다. 애초부터 맺어질 수 없었던 이상한 커플의 사랑이야기가 주조를 이루는 가운데 한 나락에 빠진 영화제작자의 욕망과 주위 인물들의 모험담이 결합되어 소위 ‘사랑과 야망, 그리고 모험’ 이 총망라된 버라이어티쇼로 재현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스케일의 영화는 당연하게도 1930년대보다는 21세기의 최첨단 영화제작 환경에서 보다 박진감 넘치게 재현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예술적 상상력은 반드시 상상력의 빈 공간을 오감의 만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극대화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영화라는 매체가 없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글로 표현된 매체만으로도 희열과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상상력을 지니고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최첨단 기술을 통해 영화화되었다고 해서 원작에서 느끼는 희열을 반드시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요컨대 원작과 리메이크 중 어느 작품이 더 맘에 드는지는 순전히 개인의 몫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혜숙의 구미호가 좋은지 고소영의 구미호가 좋은지가 개인의 몫인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은 첨 글을 쓸 때 킹콩에서 감지할 수 있는 폭력적 자본주의에 대한 메타포에 대해 이야기할까 했으나 이런 유의 영화이야기는 이미 뻔한지라 생략.

Yellow Submarine

The Fabs.JPG
The Fabs” by United Press International (UPI Tele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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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프레슬리는 미끈하게 잘 빠진 외모덕에 록앤롤의 황제 역할뿐 아니라 영화에서의 감미로운 남자주인공 역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동급의 영국 록앤롤의 황제격인 비틀즈는 그런 로맨틱한 영화하고는 멤버수에 있어서나 스타일에 있어서 영 어울리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자신들의 공연여행을 소재로 한 좌충우돌 코미디 A Hard Day’s Night 같은 독특한 형식의 영화들을 찍기도 했고 뒤에 몬티파이튼 팀의 일원을 통해 The Rutles 라는 코미디로 재해석되기도 했다. 이 영화 Yellow Submarine 도 분명히 비틀즈 영화이다. 제목도 그들의 노래제목에서 따왔을 뿐 아니라 그들이 출연한다. 다만 직접 출연하는 게 아니라 만화 캐릭터로……. 오늘날 미국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유명인들에게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기기도 하고 아예 캐릭터의 스타일 설정에서부터 그들을 염두에 두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68년만 하더라도 그리 흔한 시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여하튼 페퍼랜드를 차지하려는 블루미니의 음모에 맞서 싸우는 비틀즈의 활약상을 그린 이 애니메이션은 사이키델릭한 화면과 영국식 유머가 적절한 비율로 배합된 수작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