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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Ritenour – This Is Love[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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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는 확실히 째즈의 전성기가 아니다. 물론 당시에도 Miles Davis가 원기왕성하게 활동을 펼치기는 했지만, 더 이상 차트를 점령하는 그런 장르는 아니었다. 그 즈음부터는 ‘째즈바’라는 장소를 찾아가거나 아니면 고급 레스토랑의 이지리스닝 계열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정도고 당시 제일 인기 있는 째즈곡은 Kenny G의 Songbird인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째즈라는 장르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뮤지션들도 여전히 많았을 텐데 그 중 하나가 째즈 기타리스트 Lee Ritenour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앨범은 1988년 발매되었는데 낭창낭창한 기타 연주가 매력적인 앨범이다. Sonny Rollins의 Alfie’s Theme과 Randy Newman의 Baltimore를 멋지게 리메이크했는데 오리지널 곡들도 수려하다. 개인적으로는 보컬이 가미된 Dream Away가 맘에 들었는데, 솔직히 R&B의 맛이 진해서 이 정도면 그냥 째즈라는 장르라고 분류하기 보다는 어덜트컨템포러리라고 하는 편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무더운 여름 낮에 시원한 커피숍에서 Lee Ritenour의 이 앨범을 들으며 레모네이드를 마시면 무척이나 상쾌한 경험이 될 것 같다. 확실히 춤추기에 적당한 앨범은 아니다.

Morrissey – Viva H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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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rissey가 The Smiths를 떠난 후 처음으로 내놓은 스튜디오앨범이다. The Smiths는 밴드 명을 제목으로 한 데뷔앨범은 1984년 내놓은 이래 1987년 마지막 앨범 Strangeways, Here We Come에 이르기까지 매년 한 장의 스튜디오앨범을 내놓았는데 이 앨범이 1988년 발매되었으니 역시 1년마다 앨범 한 개씩 내놓는 그 습관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햇수로는 1년이지만, The Smiths의 마지막 앨범과의 시간 갭은 6개월이라고 하니 이미 그룹이 해체되기 전부터 앨범 작업을 차곡차곡 준비해놓은 것 같다. Johnny Marr의 빈 자리는 the Durutti Column의 Vini Reilly가 맡았다. 프로듀서는 The Smiths 시절 같이 작업했던 Stephen Street를 기용하여 전체적인 톤은 상당 부분 The Smiths의 연장선상에 있다. 앨범에서는 Everyday Is Like Sunday와 Suedehead가 특히 사랑받았다. 재밌는 것이 I Don’t Mind If You Forget Me는 그룹을 떠나 Morrissey가 솔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만든 Johnny Marr에 관한 곡이라고 한다. 앨범 마지막 곡인 Margaret On the Guillotine은 아마도 음 ……(노래 마지막에 길로틴이 덜컹하고 내려오는 소리를 효과음으로 넣었다) 앨범 커버는 The Smiths 시절에는 영화의 한 장면이나 유명 작가 등의 사진을 쓰던 것과는 달리 Morrissey의 사진을 크게 줌인해서 박아넣었고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이 스타일은 그의 솔로 앨범 커버의 특징이 된다.

1. “Alsatian Cousin”
2. “Little Man, What Now?”
3. “Everyday Is Like Sunday”
4. “Bengali in Platforms”
5. “Angel, Angel Down We Go Together”
6. “Late Night, Maudlin Street”
7. “Suedehead”
8. “Break Up the Family”
9. “The Ordinary Boys”
10. “I Don’t Mind If You Forget Me”
11. “Dial-a-Cliché”
12. “Margaret on the Guillotine”

Spirit of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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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 of Eden은 영국의 뉴웨이브 밴드 Talk Talk가 1988년 발표한 그들의 통산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뉴웨이브 하면 캐치한 멜로디에 통통 튀는 리듬감을 연상하는 이들이 이 음반을 그런 유로 생각하고 듣는다면 당혹스러울 지도 모르겠다. 아방가르드에 가까운 지루한 연주와 모호한 멜로디, 멜로디보다 더 모호한 의미를 지닌 가사 등은 듣는 이로 하여금 뉴웨이브라는 장르가 지닌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대부분의 작품이 보컬 Mark Hollis와 프로듀서 Tim Friese-Greene에 의해 만들어진 이 작품은 1987년과 1988년에 걸쳐 런던의 웨섹스 스튜디오에서 작업이 이루어졌다. 작업은 종종 어둠 속에서 진행되었고 몇 시간에 이르는 즉흥연주가 녹음되어 편집에 이용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곡은 락, 째즈, 클래식, 앰비언트의 요소를 포함하게 되었다. 이런 경향은 이전 앨범에서의 보다 팝친화적인 모습과 달랐기에 상업적으로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했다.

이들의 전작 The Colour of Spring(1985)은 200만 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그룹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 되었다. 그 결과 EMI는 Talk Talk가 다음 작품을 위해 여유로운 예산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밴드는 작업에 완벽한 통제권을 갖게 되었다. 매니저와 EMI 임원은 스튜디오 세션에 출입이 금지되었고, 밴드는 신디싸이저를 자제하고 많은 수의 세션 연주자들을 동원하여 1년여에 걸쳐 작업을 진행하였다.

밴드는 원래 싱글을 내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EMI는 “I Believe In You” 의 라디오에디트 버전을 내놓았고, 결과는 잔인했다. 차트 성적이 형편없었던 것이다. 밴드는 홍보공연도 하지 않았다. Hollis는 “난 이 앨범의 음악을 다시 어떻게 연주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앨범은 상업적으로 뿐만 아니라 비평적으로도 – 초기에는 –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 비평가는 “듣는 이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마케팅을 해대는 레코드”라는 표현을 쓸 정도였다.

앨범의 진가가 인정받기까지는 얼마간의 세월이 흘러야 했다. Pitchfork는 이 앨범을 206년 선정한 ‘1980년대 명반 목록’에서 34위로 언급하였다. Q매거진은 2012년 선정한 ‘80년대 명반 40개’ 중에서 31위에 이 앨범을 올렸다. NME는 ‘모든 기간 동안의 가장 위대한 500개의 앨범’에 이 앨범을 95번째로 선정하였다. 몇몇 비평가들은 이 앨범이 1990년대 The Verve나 Radiohead에서 엿볼 수 있는 포스트록(post-rock)에 영향을 미쳤다고 간주하였다.

Daydream 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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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Nation은 미국의 얼터너티브락밴드 Sonic Youth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이 앨범은 1988년 7월에서 8월까지의 기간 동안 뉴욕에 있는 그린(Greene)스트리트 레코딩에서 녹음되었고, 이니그마 레코드사를 통해 1988년 10월 발매되었다. 밴드가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하기 전의 마지막 앨범인 이 더블 앨범은 밴드의 작품 중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앨범이다. 스튜디오의 엔지니어인 Nick Sansano는 주로 힙합 뮤지션들과 작업을 해왔던 이로 Sonic Youth에 대해 아는 바는 별로 없었다. 그는 그가 했던 Public Enemy와의 작업 등을 보여주었고 밴드는 이 작업물의 사운드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1988년 7월 중순에 시작된 녹음을 위한 스튜디오 사용료는 하루에 1천 달러였고 총 비용은 3만 달러에 달했는데, 이러한 비용은 당시 밴드가 가지고 있던 거의 전 재산이었다. 작곡은 주로 Thurston Moore가 멜로디 아이디어와 코드 변화를 창작한 후 밴드가 전체 길이의 곡들로 완성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앨범 전체 트랙들은 앨범 제목처럼 낮에 꾸는 꿈과 같은 몽환적인 사운드와, 초현실적이고 시적(詩的)인 이미지를 가진 노랫말로 채워져 있다. 이는 밴드가 곡을 만드는 영감을 주로 William Gibson의 소설이나 Andy Warhol의 영화와 같은 작품에서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Straight Outta Compton

The members of N.W.A. look down to the camera and Eazy-E points a gun t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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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ight Outta Compton은 미국의 힙합 그룹 N.W.A,의 첫 스튜디오 앨범으로 1988년 8월 8일, 그룹의 멤버인 Eazy-E의 레코드 레이블인 Ruthless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되었다. 타이틀의 Compton은 그룹 멤버들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의 Compton시를 의미한다. 프러덕션은 Dr. Dre이 DJ Yella와 Arabian Prince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1 이 앨범은 지극히 외설적이고 폭력적인 표현으로2 점철되어 있는, 소위 “갱스터랩”의 선구적인 앨범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웨스트코스트힙합(West Coast hip hop)의 특징을 형성시키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이러한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운 제약조건에도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다. 이 앨범은 방송의 도움이 없이도 – 방송에 나갈 처지가 안 되니.. 가사를 죄다 삑~ 처리할 수도 없고 – 300만장 이상이 팔리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성공은 사실 FBI가 앨범 트랙 중 하나인 “Fuck tha Police”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담은 편지를 레코드사에 보낸 사실 등이 오히려 광고가 된 측면도 있다. 가사적인 측면에서 흑인의 흑인에 대한 범죄를 미화한 측면이 있는 평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흑인들의 도시 생활의 현실을 풍자했다는 평가도 우세하다. 앨범은 돈만 밝히는 여성에 대한 비난도 있는가 하면 – 물론 성차별적인 뉘앙스도 있다 – , 앞에서는 “노 드럭”을 외치며 쇼가 끝나면 마약을 찾는 위선적인 뮤지션에 대한 풍자, 방송국의 검열로 인한 뮤지션들의 어려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들은 중 가장 뛰어난 랩 레코드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왜 가사에 불쾌함을 느끼는지 알아요. 하지만 공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나는 전혀 불쾌하지 않았어요.” Sinéad O’Connor

Express Yourself 뮤직비디오

  1. 당시로서는 최고 수준의 프러덕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가사는 주로 Ice Cube와 MC Ren이 만들었다

Style Council, The / Confessions of a Pop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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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essions of a pop group”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Polydor.. Licensed under Wikipedia.

Paul Weller의 음악환경 변화를 흔히 세 부분으로 나눕니다. 70년대와 80년대 초반의 트리오그룹 The Jam, 80년대의 Style Council 90년대이후의 솔로 캐리어…
제가 이 세 부분중 가장 아끼는 시절의 그의 모습은 Style Council 시절입니다.

지난 기간의 캐리어중, 82년 발표한 EP이후 83년 공식적인 결성정식음반인 Cafe Bleu (aka/ My Ever Changing Moods) 에서부터 편집앨범 및 히트곡모음집을 제외한 마지막앨범 Confessions of a Pop Group(1988년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음악활동에서 가장 서정적이었고, 재즈감각을 가미한 유려한 사운드를 통해서 연가풍 그리고 사회에 대한 관조적인 메시지가 가장 잘 농축되었던 이 기간을 저는 잊지않고 있습니다.

그룹의 공식적인 swans song이 되어버린 소개앨범 Confessions of a pop group은 Paul Weller가 당시 든든한 파트너이자 건반주자 Mick Talbot와 기본적으로 듀오 포맷으로 앨범을 제작. 1집부터 참여한 드러머 Steve White, 독특한 여성싱어이자 현악기연주자 D.C. Lee, 아카펠라그룹 Swingle Singers 등 특이한 구성의 여러세션들이 참여했고 그의 캐리어중 가장 서정적인 시기였습니다.

첨벙거리는 물기운의 sound effect 가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첫 곡 It’s a very deep sea가 잔잔한 여운을 가지고 사라지면 앙징맞은 Swingle Singers의 아카벨라 중창과 Frank Ricotti가 연주하는 바이브라폰의 공명이 인트로를 장식하는 The Story of a Someone’s Shoe가 마치 간밤 허전한 무대에서 읊조리는 듯한 슬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후 매우 낯선듯한 현악기의 선율이 소품형식의 클래식 음악을 연상케하는 다음 몇 접속곡이 앨범의 서정을 더해주며, 물론 혹자에 따라서는 지루함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의 캐리어중에서 아마 전무후무한 클래식으로의 접근이 인상적이기에 저는 지금도 그 부분만을 즐겨들곤 합니다.

앨범의 후반부로 들어가자마자 농장의 분주한 삶을 흥겹게 노래한 듯한 전형적인 그들의 사운드 Life At The Top People Health Farm(당시 영국차트 41위)가 분위기를 북돋운 후 Why I Went Missing와 How She Throw It All Away 이 유려한 멜로디로 편안한 우리가요를 듣는 듯한 편안함마저 느끼게 하며 특히 후자는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곡(당시 영국차트 28위)으로 그의 깔끔한 보칼실력과 Dick Morrisey의 강렬한 플룻사운드가 돋보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Style Council의 음악세계에서 락적인 분위기를 전혀 포기하지 않음을 다음곡, 스펠링을 붙여쓴 특이한 Iwasadoledadstoyboy에서 보여줍니다. 마치 실황음악 청중의 박수소리를 유도하는 듯한 다음곡 Confessions 1, 2 & 3 에서 어느 무명의 팝 그룹이 느끼는 음악적인 고뇌를 고백하지만 흥겹고 너무나 인간적으로 들리는 D.C. Leed와 웰러의 보칼이 낭만적입니다. 마지막곡 Confessions of a pop group의 흥겨운 9분여간의 향연직후 웰러와 털보트의 색다른 아카펠라가 앨범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신랄하게 비꼬는 듯한 보컬과 시끄러운 기타사운드가 압권이었던 트리오 The Jam의 음악성에서 일탈한 듯한 80년대의 이 Weller의 음악 Confessions of a Pop Group 은 현재까지도 그의 캐리어중 가장 독특한 시기로 남아있습니다.

1. It’s a Very Deep Sea (Weller) – 5:33
2. The Story of Someone’s Shoe (Weller) – 3:43
3. Changing of the Guard (Weller) – 2:50
4. THe Little Boy in a Castle (A) /A Dove… (Talbot) – 3:05
5. The Garden of Eden: A Three Piece Suite:… (Weller) – 10:30
6. Life at the Top Peoples Health Farm (Weller) – 4:17
7. Why I Went Missing (Weller) – 4:43
8. How She Threw It All Away (Weller) – 4:17
9. Iwasadoledadstoyboy (Weller) – 4:28
10. Confessions 1, 2 and 3 (Weller) – 4:43
11. Confessions of a Pop-Group (Weller) – 9:28

written by Suntae

R.E.M. / Eponym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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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 – Eponymous”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I.R.S. Records.. Licensed under Wikipedia.

그동안 여기선 남의 글만 구경하다가, 이제부터 이런 리뷰란이 생긴 덕분(?)에 저도 앞으로는 틈틈히 짧은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당분간 80년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들의 베스트앨범을 제 감상을 담아 가이드 형식으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그 중 첫 타자는 아무래도 저의 개인 아이디(mikstipe)를 제공하게 해준 대상인 알이엠의 80년대 베스트 앨범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그들이 우리 팝 신에까지 위력을 발휘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라지만, 이미 80년대부터 그들은 미국 칼리지록 신의 선두주자였고, 그들의 음악이 있었기에 얼터너티브는 존재했다는 언급이 있었을만큼 이미 80년대에도 정점에 있었습니다.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가 만드는 지적인 가사와 카리스마를 갖춘 보컬, 피터 벅(Peter Buck)의 개성만점의 기타 사운드로 포크와 가라지 록의 절묘한 조화 속에 전통과 모던함을 겸비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의 열광적인 호응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동시에 얻었고, 이미 80년대에 그들의 데뷔작「Murmur」를 롤링스톤지의 팝 역사상 100대 앨범에 높은 순위에 올려놓았었죠.

작품은 88년도에 이들이 워너브라더스로 이적하자마자 이들의 80년대를 함께한 I.R.S.레이블 시절의 대표곡 12곡을 컴팩트하게 뽑아 만든 이들의 최초 컴필레이션입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EMI에서 90년대 초반에 발표한 [The Best Of R.E.M.] 이 발매 되어있지만(사실 이게 수록곡이 더 많죠),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 정이 가는 것은 제가 대학생이 된 후 처음 직접 구매한 시디였다는 것이죠. 그리고 당시엔 이 앨범은 수입반으로만 구매가 가능했다는 것도 매력포인트였지만…… 87년 AFKN에서 처음 듣고 반했던 The One I Love,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등을 제 플레이어에 걸고 들을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땐 감격이었습니다.

데뷔앨범 [Murmur]에 담겼던 Radio Free Europe이 들려주는 포스트 펑크적 분위기에서부터 Talk About The Passion과 (Don’t Go Back to) Rockville에서 보여주는 포크-컨트리적 서정성이 이들의 초기 사운드의 단면을 잘 보여줍니다. 또 이들을 본격적으로 메인스트림에 진입하게 한 싱글 The One I Love과 이들의 숨은 베스트 트랙인 Fall On Me에서 보여준 군더더기 없는 연주 속에 담긴 우수는 마이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거의 불가능했을겁니다. (이번 워너에서 나온 베스트 앨범의 스페셜 에디션 속에 어쿠스틱 버전으로 된 The One I Love도 정말 예술입니다. 두 버전을 비교해서 들어보세요.) 그리고 영화 ‘메이드 인 헤븐’에 수록되었던 Romance는 정규 앨범에 없어서 희소성을 가진 곡이며 마지막 트랙인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은 이들이 가진 비판적 지성과 열정을 풍자적으로 잘 결합한 가사와 흥겨운 리듬의 역설이 매력적이죠.

물론 현재 그들의 모습이 빌베리가 빠진 이후 마치 다리 한 짝이 빠진 맹수의 모습처럼 불안불안한 느낌으로 다가옴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들의 위상은 공고할 것이고, 이 시대에 존경받을 수 있는 몇 아닌 밴드들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럴 수 있는 근거가 이 앨범 속에 담겨있다는 것을 들으시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김성환)

1. Radio Free Europe (Original Hib-Tone Single)
2. Gardening At Night (Different Vocal Mix)
3.Talk About The Passion
4. So. Central Train
5. (Don\’t Go Back To) Rockville
6. Can’t Get There From Here
7. Driver 8
8. Romance
9. Fall On Me
10. The One I Love
11. Finest Worksong (Mutual Drum Horn Mix)
12.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And I Feel Fine)

Information Society / Self Tit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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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Society InSoc cover” by Official site [1]. Licensed under Wikipedia.

Information Society 는 신스팝이 어느새 메인스트림에서 밀려버린, 이른바 끝물에 첫 앨범을 내고 장사를 해보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밴드였다. 근데 의외로 꽤 장사도 됐고 평단의 평가 역시 호의적이었다. 이것은 그들이 단순히 이전 시기의 신스팝 공식을 답습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진화된 신스팝을 선보였기 때문이었다.

신스팝의 고전이 되어버린 앨범의 첫 싱글 What’s On Your Mind (Pure Energy)는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는데 신스팝의 볼모지인 국내에서조차 화장품 광고 음악으로 사용할 정도였다. 두 번째 싱글 히트곡 Walking Away 는 What’s On Your Mind 와 유사한 분위기의 – 속된 말로 깔쌈하게 뽑혀진 – 댄스싱글로 세련된 디스코클럽의 댄스플로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단순히 한 두곡의 싱글에서 승부를 보는 그룹이 아니라는 사실은 ABBA 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Lay All Your Love On Me 나 서정적인 미들템포 싱글 Repetition에서 증명된다.

InforSoc 은 이후 이런 검증된 실력으로 “Hack”, “Peace & Love, Inc.” 등을 내놓으며 90년대 신스팝의 선두주자로서의 발판을 다져나갔다.

p.s. 앨범커버는 눈치빠른 분은 눈치채셨겠지만 The Beatles 의 Help 를 흉내낸 것이다.

1 What’s on Your Mind (Pure Energy)
2 Tomorrow Harland,
3 Lay All Your Love on Me
4 Repetition
5 Walking Away
6 Over the Sea
7 Attitude Harland,
8 Something in the Air
9 Running
10 Make It Fun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