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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 / Eponymous

R.E.M. - Eponymous.jpg
R.E.M. – Eponymous”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I.R.S. Records.. Licensed under Wikipedia.

그동안 여기선 남의 글만 구경하다가, 이제부터 이런 리뷰란이 생긴 덕분(?)에 저도 앞으로는 틈틈히 짧은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당분간 80년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들의 베스트앨범을 제 감상을 담아 가이드 형식으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그 중 첫 타자는 아무래도 저의 개인 아이디(mikstipe)를 제공하게 해준 대상인 알이엠의 80년대 베스트 앨범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그들이 우리 팝 신에까지 위력을 발휘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라지만, 이미 80년대부터 그들은 미국 칼리지록 신의 선두주자였고, 그들의 음악이 있었기에 얼터너티브는 존재했다는 언급이 있었을만큼 이미 80년대에도 정점에 있었습니다.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가 만드는 지적인 가사와 카리스마를 갖춘 보컬, 피터 벅(Peter Buck)의 개성만점의 기타 사운드로 포크와 가라지 록의 절묘한 조화 속에 전통과 모던함을 겸비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의 열광적인 호응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동시에 얻었고, 이미 80년대에 그들의 데뷔작「Murmur」를 롤링스톤지의 팝 역사상 100대 앨범에 높은 순위에 올려놓았었죠.

작품은 88년도에 이들이 워너브라더스로 이적하자마자 이들의 80년대를 함께한 I.R.S.레이블 시절의 대표곡 12곡을 컴팩트하게 뽑아 만든 이들의 최초 컴필레이션입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EMI에서 90년대 초반에 발표한 [The Best Of R.E.M.] 이 발매 되어있지만(사실 이게 수록곡이 더 많죠),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 정이 가는 것은 제가 대학생이 된 후 처음 직접 구매한 시디였다는 것이죠. 그리고 당시엔 이 앨범은 수입반으로만 구매가 가능했다는 것도 매력포인트였지만…… 87년 AFKN에서 처음 듣고 반했던 The One I Love,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등을 제 플레이어에 걸고 들을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땐 감격이었습니다.

데뷔앨범 [Murmur]에 담겼던 Radio Free Europe이 들려주는 포스트 펑크적 분위기에서부터 Talk About The Passion과 (Don’t Go Back to) Rockville에서 보여주는 포크-컨트리적 서정성이 이들의 초기 사운드의 단면을 잘 보여줍니다. 또 이들을 본격적으로 메인스트림에 진입하게 한 싱글 The One I Love과 이들의 숨은 베스트 트랙인 Fall On Me에서 보여준 군더더기 없는 연주 속에 담긴 우수는 마이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거의 불가능했을겁니다. (이번 워너에서 나온 베스트 앨범의 스페셜 에디션 속에 어쿠스틱 버전으로 된 The One I Love도 정말 예술입니다. 두 버전을 비교해서 들어보세요.) 그리고 영화 ‘메이드 인 헤븐’에 수록되었던 Romance는 정규 앨범에 없어서 희소성을 가진 곡이며 마지막 트랙인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은 이들이 가진 비판적 지성과 열정을 풍자적으로 잘 결합한 가사와 흥겨운 리듬의 역설이 매력적이죠.

물론 현재 그들의 모습이 빌베리가 빠진 이후 마치 다리 한 짝이 빠진 맹수의 모습처럼 불안불안한 느낌으로 다가옴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들의 위상은 공고할 것이고, 이 시대에 존경받을 수 있는 몇 아닌 밴드들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럴 수 있는 근거가 이 앨범 속에 담겨있다는 것을 들으시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김성환)

1. Radio Free Europe (Original Hib-Tone Single)
2. Gardening At Night (Different Vocal Mix)
3.Talk About The Passion
4. So. Central Train
5. (Don\’t Go Back To) Rockville
6. Can’t Get There From Here
7. Driver 8
8. Romance
9. Fall On Me
10. The One I Love
11. Finest Worksong (Mutual Drum Horn Mix)
12.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And I Feel F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