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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ent Femmes / Violent Fem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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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ent Femmes”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Slash Records.. Licensed under Wikipedia.

Violent Femmes의 데뷔 앨범인 이 앨범은 초기 얼터너티브 시대에 발표된 앨범 중에서 가장 유니크한 앨범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들은 Sonic Youth나 Dinosaur Jr. 와 같은 소음 실험주의자와는 대비되는 Modern Lovers나 They Might Be Giants 류의 미니멀리즘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컬리지락 – 보다 라디오 친화적인가? 그건 모르겠다 – 을 들려주고 있다. 앨범은 대체적으로 어쿠스틱 연주로 채워져 있으며 – 이런 면에서 이들의 음악에 Folk-Punk라는 이상한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 베이시스트 Brian Ritchie의 전방위적인 활약이 눈에 띈다. 그러나 역시 음악적 키는 앨범의 모든 곡의 작곡, 작사, 그리고 보컬을 맡은 Gordon Gano가 쥐고 있는 듯 하다. 그의 응석부리는 듯한 보컬과 시니컬한 가사는 십대에서 막 성인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내팽겨쳐진채 거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여하튼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여러 면에서 Modern Lovers의 75년작 셀프타이틀 앨범을 연상시킨다(기회되시면 같이 비교해 들어보시길….). 개인적인 페이보릿은 Gone Daddy Gone, Gimme The Car, Blister In The Sun….


1. Blister in the Sun (Gano) – 2:24
2. Kiss Off (Gano) – 2:56
3. Please Do Not Go (Gano) – 4:15
4. Add It Up (Gano) – 4:43
5. Confessions (Gano) – 5:32
6. Prove My Love (Gano) – 2:38
7. Promise (Gano) – 2:49
8. To the Kill (Gano) – 4:00
9. Gone Daddy Gone (Gano) – 3:06
10. Good Feeling (Gano) – 3:52
11. Ugly [*] (Gano) – 2:20
12. Gimme the Car [*] (Gano) – 5:04
[*] 는 UK 싱글


P.S. 2002년 새로 발매된 디럭스버전에는 이 앨범 수록곡의 데모버전, 라이브곡, 기타 희귀한 트랙들이 더해져 있다. 희한한 사실은 올뮤직가이드에서 오리지날앨범에는 별 다섯개를, 이 디럭스버전에는 별 네개 반의 평점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군더더기를 붙이는 바람에 걸작이 지저분해졌다는 의미인지….(?)(sticky)

U2 / War

조슈아 나무 에 경배를 올릴때만 해도 U2가 동물원을 거쳐 디스코테크로 갈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일이고 같은 이유로 이 앨범은 그들의 순수했던 지금의 그들이 `불순`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순한 록 밴드로 언급하기엔 너무 거대해진 현재와는 비교되는 개념의 초창기 시절을 연상시키는 상큼한 향기를 담고 있다. U2 의 가장 지명도 높은 싱글 리스트에 한 자리 씩을 차지하고 있는 와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이 앨붐은 `10월`혁명을 경험한 `소년`이 `전쟁`에 대해 느기는 분노를 강도높은 억양으로 표현하고 있는`90년대 식 프로테스티즘의 정점이다. 그러나 이 앨범이 록팬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단지 그 것의 메시지가 `기성비판적`이라는 대의명분 때문만은 아니다 아일랜드의 일개 클럽 밴드에서 전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되는 전환점으로서 본작의 미덕은 분출하는 이성을 감성적 표현으로 치환해낸 그 균형잡힌 방법론에 있는 것이다. 정치적인 의식을 록이라는 그릇에 담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화학 작용이 이 앨범 안에 있으며 그 석은 U2가 `80년대 전체를 홀로 지탱하며 고군분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박 은 석)

R.E.M / Murm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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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 – Murmur”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I.R.S... Licensed under Wikipedia.

`얼터너티브 록의 원조` 라는 소문만 듣고 이 앨범을 구한 사람은 처음에는 실망할 지도 모른다. 록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이기에는 포크같은 그것도 포크 록보다는 포크 팝에 가까운 이 음악이 무슨 얼터너티브의 원조? 조지아 출신의 이 밴드는 처음부터 이런 수수께끼를 가지고 등장했다 그리고 그 수수께끼는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실망은 호기심으로 바뀐다 `징글 쟁글`한 피터 벅의 기타는 솜씨좋고 능숙한 아르페지오로 백킹을 반복한다 아이클 스타이프의 보컬은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는 가사로 시적 몽롱함을 만들어낸다 매끄럽고 명칭한 사운드의 전성기에 이들의 사운드는 때로 불길하다는 느낌마저도 줄 정도로 `앳모스리어릭(atmospheric)`하다 을듣고 뉴웨이브의 리듬을 을 듣고 포크 록의 리프를 그리고 무든 곡에서 아메리칸 포크로 부터팝적 선물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지만 왠지 모르게 낯설고 외경스럽다 팝을 전복하는 팝 즉 팝이라는 개념은 영국의 스미스와 더불어 R.E.M에게 특히 이 앨범에 가장 잘 어울린다. 평론가들은 R.E.M을 논할 때 버즈와 벨벳언더그라운드 동시적 영향을 언급한다 참 이상하다 히피와 비트는 당대에는 상극이었다 이렇게 극단적인 것 사이에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이 과거에는 얼터너티브 밴드였고 현재는 주류에서의 성공을 관리하면서 버티는 비결일지 모른다 R.E.M의 수수께끼는 얄미울 정도로 계속된다.(출처 불명)

Police / Synchron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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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e-album-synchronicity”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A&M.. Licensed under Wikipedia.

이 작품을 뛰어난 컨셉트 앨범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시각이다) 인위적인 스토리 보드에 의거하여 `연출`되고 `편집` 된 드라마가 아니라 하나의 일괄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주관 분명한 의식의 흐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노랫말을 쓴 스팅 칼구스타푸 용으로부터 차용해온 `동시성 (Synchronicity)`의 개념을 아더코에스톨러의 이성적 기준으로 굴절시킴으로써 시니컬한 `시인` 으로써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폴리스를 뉴 웨이브라는 소속 집단으로부터 상당부분 분리시키는 결정적 단서가 되었음은 물론 팝 스타덤에의 `참을수 없는 가벼움` 과도 분명하게 차별 화되는 그들 의상의 결정적인 바탕으로 작용했다 (마더 콤플렉스에 관한 악몽 악몽은 대중적 감성과 인텔리 겐차의 의식사이의컴플레스를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폴리스 자신의 이야기인지 모른다) 사운드의 측면에 있어서도 폴리스의 유니크함은 돋보인다 재즈 콤보 혹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에서의 활동을 통해 다져진 탄탄한 연주력은 핵심을 명확히 하고 과장된 클리세를 제거 함으로서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성공적으로 구현하였으면 회화적인 이미지와 명쾌한 멜로디라인의 인상적인 결함을 끌어내기도 하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No. 1 히트곡 every Breath You Take는퍼프 대디의 사진으로 최근 다시 한 번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고, murder By Numbers는 스팅의 시니컬한 유머의 장점이며, tea In The Sahara는 회화적 이미지즘으로 그려놓은 익조티카이다.(박 은 석)

Paul Simon / Hearts And B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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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s and Bones”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the record label.. Licensed under Wikipedia.

1983년 가을에 발표된 Paul Simon의 본 앨범은 그가 80년대 발표한 앨범중 Graceland와 함께 가장 음악적 성취도가 높은 앨범으로 음악비평가들사이에는 인식되었음에 불구하고 1975년 그가 솔로전향후 발표한 3번째 앨범 Live Rhymin’이후 맛보는 상업적인 참패작으로서 저 유명한 60년대 Simon & Garfunkel 듀오의 음악을 기억하는 팬들로부터도 현재까지도 철저히 외면(?)되고 있는 앨범입니다.

1980년 앨범세션전체를 Steve Gadd, Stanley Clarke 등 호화판 재즈 뮤지션으로 구성시킨 기록영화의 사운드트랙 One Trick Pony를 완성, 그리고 이듬해 Central Park에서의 듀오 재결합 컨서트를 성사시킨 후 원래 듀오형식으로 발표되기로 계획된 본 스튜디오 앨범을 전격적으로 다시 폴 사이먼의 솔로앨범으로 계획 수정하며 발표한 이 앨범에서 리듬파트를 노련한 재즈뮤지션들에게 맡기고 내용면에서 그 자신의 인생과 삶의 무거운 주제를 인식하며 만든 흔적이 역력하고 앨범 전편에 흐르는 그의 무거운 의식 특히 앨범 구상즈음 그의 사생활 즉 부인과의 이혼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오히려 일반 사이몬의 팬들에게 반감의 효과가 있지않았나 생각됩니다.

10곡으로 정선된 본 앨범은, 라틴리듬에 영향을 받아 기타리스트 Al Di Meola의 번득이는 기타사운드가 인상적인, 앨범의 유일한 히트곡 Allergies (전미차트 60위권) , 80년말 일어난 존 레넌의 사망을 추모하는 The Late Great Johnny Ace , 스스로를 꾸짖듯 관조적인 분위기가 압권인 Thinking Too Much (앨범에서 2부작으로 편성됨), 운명적인 인생을 더듬는 듯 조용히 다가오는 Rene And Georgette Magritte With Their Dog after The War, Train In The Distance 등 무겁게 흐르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역시 앨범의 백미는 타이틀 트랙입니다. 그의 실패한 결혼생활의 흔적에서 슬프고도 부드럽게 다가오는 발라드풍의 Hearts And Bones는 그가 직접 연주하는, 속삭이듯 다가오는 어쿠스틱기타가 슬픈 사이먼의 보칼을 어루만지듯 부드러운 선율이 청자의 귀를 자극하는 곡입니다.

이 앨범의 실패에도 그는 전혀 당황하지않고 그 후 아프리카로 날아가 제3의 리듬을 탐닉하며 86년 Graceland를 발표, 완만한 상업적, 음악적 호평속에 그가 발표한 여러앨범중 최고명반의 대열속에 놓여지는 쾌거를 이루기도 합니다.

저는 폴 사이먼의 조용하고 관조적인 분위기에 그리고 보다 고급스러운 사운드에 친숙하신 팬들에게 이 앨범을 권합니다. 앨범 Hearts And Bones 을 통해 항상 음악적인 천재성을 지니며 60년대의 영광을 뒤로 한 채로 그만이 만들어가는 음악적 세계를 통해 한 장인의 고독하고 고집스런 발걸음을 엿보는 듯합니다.

Track List
1. Allergies (Simon) – 4:37
2. Hearts and Bones (Simon) – 5:37
3. When Numbers Get Serious (Simon) – 3:25
4. Think Too Much (Simon) – 2:44
5. Song About the Moon (Simon) – 4:07
6. Think Too Much (Simon) – 3:05
7. Train in the Distance (Simon) – 5:11
8. Rene and Georgette Magritte With Their Dog (Simon) – 3:44
9. Cars Are Cars (Simon) – 3:15
10. The Late Great Johnny Ace (Simon) – 4:45

written by Suntae

Gazebo / Gazebo


이미지 출처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매우 기분좋게, 그리고 우아하게 멋부린 앨범이다. 당시 Gazebo는 자신의 사운드 스타일을”Soft Rock with melody”라고 표현하였지만, 이것은 그의 기품 흘러넘치는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이 일품이다. 이에 더해 가사가 실로 경이로울 정도로 쿨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인 그만이 가능한 정경 묘사가 풍부한 작품이 눈에 띈다. 「Lunatic」는 이 앨범에서 3번째의 싱글로서 릴리스된 넘버. 신비적인인 인트로가 인상적이어 수수께끼에 쌓인 여성이 남자의 시점으로부터 그려져 있다. 「Love in your eyes」는 매일 반복해지는 매너리즘화한 연애 생활이나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상대의 여성을 시퀸서라고 하는 음악 용어를 잘 사용해 표현하고 있다. 그런 표현 방법이 어딘가 그 자신의 사운드 스타일을 그 자신이 짓궂다고 하고 있는 것 같고 재미있다. 「London – Paris」는 런던으로부터 파리까지를 맺는 선상에서의 있는 남자와 여자와의 만남이 그려져 있다. 이것도 시니컬한 가사가 멋지다. 「Masterpiece」는 기념해야할 데뷔 싱글. 그가 사랑해 마지 않는 무성 영화의 대스타, 글로리아 스완슨에 바쳤던 노래라고 말해지고 있다. 「Midnight cocktail」는 시종 남녀의 회화로 구성되고 있는 하룻밤의 정사를 실제감 풍부하게 그린 넘버. 한 수 위인 여성에게 비틀거리는 남자의 심정이 잘 표현되고 있다. 「Wrap the rock」는 무엇인가 난해하게 전개해 가는 넘버. 시종 키보드만으로 전개해 가는 사운드도 특징적이다. 「Gimmick !」도 회화 형식에서 전개하는 가사를 가지는 넘버로, 아무리 해도 괜찮은 곡을 만들 수 없는 음악가의 노래. 그리고 마지막에「I like Chopin」이다. ’90년대에 들어오고 나서도 몇개의 커버 버전이 나돈 적도 있어, 오리지날을 알지 못하고와도 들었던 적이 있는 분은 많았으리라 여겨진다. Gazebo 자신도 몇차례에 건너 셀프 커버하고 있지만, 이 곡의 백미라고도 말할 수 있는 아름다움에 매료된 분들은 많을 것이다. 본거지 이탈리아에서는 2 nd싱글, 일본에서는 기념해야할 데뷔 싱글이었으며 피아노의 선율이 곡의 매력을 한층 와닿는다.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드라마틱한 곡구성이 매력이다. 이 곡은 ’84년 마츠토우야 유미에 의해 일본어 가사를 붙여「빗소리는 쇼팽의 조사」라는 제목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이것은 원래’70년대에 가수 데뷔를 해, 당시 여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던 코바야시 마미에 의한 커버 버전으로, 데뷔 당초부터 어디론가 권태로워 보이는 이미지와 매치 해 오래간만에 가수로서 대히트를 기록했다. 그녀는 더욱「Lunatic」도「달빛의 파라노이아」라고 하는 일본 타이틀로 커버했으며, 이 곡은 그녀의 앨범「Cryptograph~사랑의 암호~」에「빗소리는 쇼팽의 조사」와 같이 수록되어 있다.

1, Lunatic
2, Love in your eyes
3, London – Paris
4, Masterpiece *
5, I like Chopin
6, Wrap the rock
7, Midnight Cocktail
8, Gimmick !

All songs arranged and produced by Pier Luigi Giombini *Arranged by Pier Luigi Giombini and produced by Paolo Micioni and Roberto Fusar Poli

80’s Secret Garden에서 전재

Cyndi Lauper / She’s So Unus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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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sSoUnusual1984”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Portrait Records.. Licensed under Fair use via Wikipedia.

80년대 마돈나가 등장하기 전 팝계 최고의 여가수는 신디로퍼(Cyndi Lauper)였다. 그녀와 마돈나는 80년대 중반의 팝계를 강타한 ‘우먼 파워’ 열풍을 주도하면서 불꽃튀는 인기경쟁을 벌였다. 83년 가을 발표한 그녀의 데뷔앨범은 이듬해 팝차트를 주름잡으며 발표한 5장의 싱글이 모조리 차트 5위권에 진입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가수가 되려고 고교를 중퇴하고 이류 그룹의 싱어로 뉴욕 야간업소를 전전하던 불우시대는 그것으로써 마감되었다.그녀의 경이적인 스타덤은 사운드, 메시지, 이미지 이 세가지 요서의 절묘한 조화가 가져온 결실이었다. 신디의 음악은 신나는 펑크 록의 미학과 팝적 감성을 혼합한 것으로 나무랄 데 없는 대중성을 갖추었다. 특히 팝적인 색채는 60년대 초반 ‘걸 그룹 시대’의 상표인 필 스펙터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두꺼운 신시사이저 편곡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사운드를 전달하는 주체가 귀엽고 엉뚱하며 때로는 와일드한 이미지의 여성이라는 점 도한 히트 가능성을 배가시켰다.

마돈나 같은 미인이 아니면서도 시선을 장악하기에 충분한 의상, 분장, 헤어스타일, 제스추어 등 그녀의 유니크한 이미지는 성공의 절대적 요소였던 것이다. 이와 함께 신디 로퍼는 음악 이미지뿐 아니라 노랫말에 있어서도 앨범 타이틀처럼 ‘비범한 여자’임을 밝혔다. 가사가 결코 상투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녀가 달아오르네>(She bop)는 남성잡지를 보고 자위하는 여성을 묘사함으로써 여성의 자기 성욕충족을 정당화했다. 표현의 대담성 때문에 이 곡은 나중 ‘학부모들의 음악보존협회’로부터 외설가요로 비판받아야했다. <소녀들은 단지 재미를 원해요>(Girls just want to have fun)는 성적 자유에 대한 좀더 진지한 접근이었다.”난 아침 해가 뜰 때 집에 오죠. 엄마는 언제 정신 차릴래 하며 꾸중하신다. 사랑하는 엄마. 우린 운좋은 사람들이 아니에요. 한밤중 전화가 걸려온다. 아빤 네 인생이 뭐가 되겠냐며 고함치신다. 차빠는 항상 1등이시죠. 그러나 여자애들은 단지 재미있길 원해요.”

그녀는 이러한 주장을 마돈나처럼 야한 노출행위와 옐로우 보이스로 펼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무게와 진지함이 있었기 대문에 여성지 “미즈”는 84년말 신디로퍼를 커버로 내걸고 ‘올해의 여성’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했다. 여성지 “글래머” 또한 12월호에 ‘내년 여성 지위향상에 공헌할 것으로 보이는 7인의 여성’으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제랄딘 페라로등과 함께 신디 로퍼를 지목했다.신디로퍼는 음악성과 사회적 영향력에 있어서 마돈나에 비해 분명히 우세했다. MCA 레코드사 어빙 애조프 사장은 85년 “타임”지에 “신디 로퍼가 마돈나보다 아티스트로서 한 수 위”라고 말했다. “빌보드” 지 편집자 폴 그레인 또한 “마돈나는 6개월만에 비즈니스계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녀의 이미지가 음악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빗나가 버렸다. “비범한 여자”와 “물질적인 여자”의 게임에서 승리의 여신은 물질적인 여자 마돈나에게 미소를 던졌다.신디 로퍼는 이후 이 앨범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한 반면 마돈나는 지금도 막강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80년대부터 팝계는 음악이 아니라 이미지 세일이 통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른바 대형가수들에게는 반드시 비디오적 조건, 심지어 흥행사적 기질이나 탁월한 ‘언론 플레이’ 솜씨도 구비되어야만 했다.

Culture Club / Colour By Nu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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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ClubColourByNumbersAlbumcover” by Scan. Licensed under Fair use via Wikipedia.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는 마이클 매니아와 함께 ‘모타운 소울’의 부활을 몰고왔다. 대서양 저편의 영국가수들도 즉각 소울풀한 노래가 현재 팝계에서 가장 잘 먹힐 수 있는 스타일임을 간파했다. 보이 조지의 컬처클립, 유리스믹스, 왬 등이 모타운식 소울을 내걸며 미국 침공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들이었다. 그들에 의해 팝음악의 주류 또한 뉴로맨틱 무브먼트의 신시사이저 팝에서 ‘팝화된 소울’로 넘어갔다.그중 컬쳐클럽(Culture Club)은 마이클 잭슨의 바로 뒤를 이어 <<드릴러>>와 인기 정상을 바톤터치한 그룹이었다. 음반 <<컬러 바이 넘버즈>>(Colour by numbers)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의 상징인 보이조지(Boy George)는 “뉴스위크”지의 표지인물로 등장했다. 스스로 ‘성의 개척자’ 임을 자부한 그는 여장차림과 인형과도 같은 ‘미모’로 이해 84,85년 매스컴의 표적이 되어 집중적으로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그만큼 그와 컬터 클럽에게는 비디오적 측면이 중요하게 대두되었다.그 시절이 ‘오디오 + 비디오’의 이른바 AV시스템이 지배한 시대였음을 누구도 그들만큼 잘 설명해주지 못했다. 그는 비디오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동시대 뮤지션 프린스를 “공중머리의 통으로 떨어진 난쟁이 같은 인물”이라고 비아냥댔고 마돈나를 두고 “마릴린 먼로에 그녀를 비교하는 것은 소피아 로렌과 버스의 후미(後尾)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비고기도 했다.그들의 음악을 “타임”지는 ‘모든 팝음악을 집어넣은 포켓’으로 설명했다. 여러 음악의 영향을 골고루 흡수해 그들만의 것으로 빚어냈다는 지적이었지만 그 음악 성격은 때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재창조 차원이 아닌 모방, 즉 ‘표절’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한 보이 조지의 주장 또한 당당했다. “표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어휘중의 하나다. 컬처 클럽은 현대음악에 있어서 표절의 가장 진지한 형태이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임을 실증하듯 그들의 표절행위는 ‘발군의 재해석’으로 나타났다.보이 조지는 <그것은 기적>(It’s a miracle)의 경우 버트 오설리반의 곡 멜로디를 빌어왔다고 자인했다. 이밖에 <사악한 정신의 교회>(Church of the poison mind)는 스티비 원더의 <초조한>(Uptight) 과 유사했고 <숙명의 변덕자>(Karma chameleon)는 제임스 테일러의 <편한 남자>(Handy man)을 연상시켰으며 <그런거야>(That’s the way)는 엘튼 존 노래풍이었다. 보이 조지는 컬처클럽의 음악을 한마디로 ‘이미테이션 소울'(imitation soul)이라고 칭하기도 했다.이같은 후안무치의 비도덕적 행각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우수작으로 인정받는 의외의 성과를 올렸다. “타임”지는 이 음반을 84년 팝 베스트 10앨범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가벼운 팝소울을 선호한 시대의 혜택이 그만큼 크게 작용한 것이었다. 컬처 클럽은 “우리는 훌륭한 공식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그룹들은 분명그것에 착상하여 성공했다. 틀림없이 왬(Wham!)이 그러했다.”며 자신들의 지대한 영향을 강변했다. 그 공식이 무엇이든 간에, 또 후세에 어떤 영향을 미쳤든지 간에 그들은 유행 음악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86년 이후 인기가 급전직하, 이듬해 해산을 선언하고 말았다.보이 조지는 93년 영화 ‘크라잉 게임’의 주제가를 히트시키기까지 재기하는 데 7년 이상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