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켜는 고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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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발표된 애니메이션 <첼로 켜는 고슈>를 보다 심도 깊게 즐기기 위해서는 원작자인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베토벤 교향곡 6번에 대한 사전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미야자와 겐지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초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친 교육자이자 소설가다. 하지만 그보다는 부유한 집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군국주의로 치닫던 시대적 조류를 거부하고 농촌에 정착하여 새로운 농사법을 연구하는 등 농촌에서의 삶의 질 개선에 헌신한 농부이자 개혁가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바로 주인공 고슈가 첼로 연주자임에도 그는 농촌에서의 조용한 삶을 즐기는 독신자였다는 점이 겐지의 삶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흔히 “전원(田園)”으로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6번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음악이다. 어느 시골에서 예정된 연주경연에 참가할 교향악단이 연주할 음악이 바로 전원생활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베토벤 교향곡 6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슈는 이 악단에서 실력이 쳐져 구박을 당하는 첼리스트다. 그런 고슈의 구원자는 바로 자연이다. 고양이, 쥐, 너구리 등이 밤마다 나타나 고슈의 연주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은근슬쩍 부추기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고슈에게 있어 자연은 삶의 터이자 예술에 대한 영감이자 그 조련사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겐지의 자연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63분의 짧은 상영시간에 간단한 플롯이지만 겐지의 소박한 삶에 대한 애정과 베토벤 교향곡 6번이 화학적으로 융합하며 흥겨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소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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