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us And Mary Chain, The

“누구나 튠도 멜로디도 없는 노이즈로 곡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음악에는 멜로디가 있다.”
The Jesus And Mary Chain

싱글 Upside Down이 나왔을 때 각 언론사들은 모처럼의 기사거리에 흥분하며 곧 두 분파의 글들을 써대기 시작했다. 극단적인 좋고 나쁜 평들은 시대를 앞서는 사건에 있어서 늘 행해왔던 일이 아니었던가… 보위가 그랬고 프린스 역시… 흐..–; 이처럼 로큰롤에 대한 새로운 정의로 불려질만한 크나큰 반향과 노이즈 기타의 선발주자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를 마련, 그에 어울리는 무대 매너와 여러 시끄런 사건 등으로 독보적 아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팝의 위대함을 증명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섰던 밴드, 수많은 관련 밴드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던 이들은 퍼펙트 멜로디를 지향하는 팝 그룹으로 불려지길 희망했다.

지독히 무례한 소음들, 공연장의 폭동야기 등이 전부 일 것이라는 비관적 관망에서도 섹스 피스톨스 이후의 충격이라는 그럴듯한 타이틀로 연일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신인 밴드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일 것인데 어느 정도는 쇼 비즈니스 적 계획 이었음을 시인하고 초창기 제대로 연주가 가능했던 멤버가 없었다는 레이드형제의 황당한 발언도 어쩌면 수긍이 가는 말이기도 하다. 여하튼 인기와 명성을 거머쥐고 더해서 저주의 대상이었던 이들의 성공이 길게 이어지리라고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남다른 멜로디 애호가였던 레이드형제의 주장(거의 자만심 가득한)이 먹혀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이야 이들의 사운드가 보편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들이 이룩한 업적은 같은 맥락의 밴드에게는 교과서나 다름없는 애티튜드를 정의한 것이었고 슈게이징의 방향을 제시한 가장 큰 영향력 내의 밴드로 대접받고있는 실정이다.

80년대 초 스코틀랜드 이스트 킬브라이드 출신인 William Reid : 기타, 보컬 Jim Reid : 보컬, 기타 Douglas hart : 베이스 Murray Dalglish : 드럼 (드럼 파트가 좀 복잡한데, 초창기 멤버 머레이 댈글리쉬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 프라이멀 스크림의 바비 길레스피로 교체했으나 바비도 곧 본업이었던 자신의 밴드로 되돌아가 다시 John Moor교체되었다. 바비 길레스피는 첫 앨범 발표당시까지 밴드에 속해 있었음.)

4인조의 The Jesus And Mary Chain이라는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마리화나의 단어를 농담조로 대치한 밴드 명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마리화나와 지저스 그리고 하나의 감타사는 이들 음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용구이다. 84년 당시 런던의 한 클럽인 Living Loom에 출연하며 Alan McGhee의 눈에 들어 Creation레이블과 계약 최초의 싱글 Upside Down을 발표하게된다. 크리에이션의 대표였던 앨런 맥기는 지저스 앤 메리 체인 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대단한 안목과 수완가로서 라이드, 슬로우다이브, 스워브드라이버, 마이 블러디 발렌 타인, 프라이멀 스크림, 부 래들리스, 심지어 초창기 오아시스마저도 이곳에 적을 두고있었으니 그 유명한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앨범도 물론 포함하고 있다. 레이블을 방문해 보면 더 많은 밴드들이 눈에 띄지만 앞의 예 만으로도 레이블의 색깔을 충분히 짐작했으리라 보면서….. Upside Down발표와 지나칠 정도의 피드백을 구사하던 이들은 곧바로 세간의 이목을 받으며 명성과 성공을 동시에 얻게되었고 큰 이상의 소유자였던 레이드형제의 레이블 이적으로 크리에이션과의 인연은 접는 듯 보인다.

워너 산하의 Blanco Y Negro레이블로 이적한 밴드는 곧바로 첫 앨범 Psychocandy로 결정타를 때렸다. 파열음으로 이루어진 사운드에 메마른 보이스는 드론과 허무, 자기파괴 등을 여과 없이 선보이며 무대 위에서는 내성적 밴드이미지로 고개를 떨군다던가 심지어 관중에게서 뒤돌아서 연주하는 모습 등… 하나같이 관심을 끌고도 남을 행동을 보여주었다.(사실 레이드형제는 매우 내성적이라 한다.)

무대에서 자신의 악기와 사운드스케이프에 대부분을 할애 할 뿐, 그런 모습을 보면 관중과의 교감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사실 슈게이징 (슈게이져)이란 말도 그런 모습을 비꼬는 대서 생겨난 말이라지만 밴드의 음악에 대한 자세로 생각해보면 오히려 좋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슈게이징 음악을 한다는 것은 사운드의 질에 심혈을 기울이는 연주자의 태도로 보면 될 것이다. 그만큼 이들의 무대 매너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할 여지가 없다. 어차피 음악은 사운드에 관련한 것이니까. 음악을 만들며 어떻게 보여 줄 것인지부터 생각하는 밴드가 (클럽, TV 등에 나오는.. 악기를 지녔건 춤을 추던 상관없이.) 대부분인 요즘의 세태를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물론 요거시 나쁘다는 말이 아니며 어차피 공연에 대한 밴드 및 관중의 취향은 모두가 제각각 이니… 그래도 생각은 해볼 문제다.

암튼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의 필살의 노이즈와 무대매너의 결합체인 Psychocandy 앨범은 음악사적인 면과 기타플레잉의 새로운 형태를 논할 때면 그 시작으로 거론하고있다.

사운드를 살펴보자. 초기부터 첫 앨범까지는 그야말로 노이즈의 홍수다. 지저분하게만 들릴지 모르는 초기 사운드는 그들 나름의 섬머 팝적인 분위기가 전체를 이루고 있다 봐야할 것이고 팝적인 멜로디 라인도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스투지스와 비치보이스에 열광했었고 벨벳 언더그라운드 적 이미지도 노렸던 이들은 주술적, 환각적 로맨스 등을 표현했다 할 수 있겠는데 후반기로 갈수록 그 비중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Psychocandy와 Darklands까지의 색깔은 기타의 피드백과 멜로디의 조화에서 오는 짜릿하고 혼란한 더해서 경쾌하기도 한 사운드이고 그다지 팝적인 멜로디 라인은 느껴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두 번째 앨범 Darklands는 전채적으로 느려지고 사이키델리적 분위기로 말미암아 Psychocandy와는 이질감도 느껴지는 음악이지만 그 주제가 기타 노이즈 인 것만은 일치하고 있다.

이제 세 번째 앨범에 와서는 바로 팝적인 멜로디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들이 데뷔작으로 끝나는 밴드가 아니란 걸 보여준 아주 중요한 앨범 Automatic은 경쾌한 로큰롤과 넘치는 멜로디, 노이즈와 멜로디의 결합은 이 앨범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로큰롤 비트에 멜로디 훅으로 가득한 Blues From A Gun이나 Between Planets, Head On에서 느껴지는 경쾌한 노이즈록과 깔끔한 느낌의 Half Way To Crazy의 감미로운 멜로디 등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의 가장 팝적이라는 찬사를 받는 앨범이다. 같은 맥락에서 발표된 네번째 앨범 Honey’s Dead역시 유사한 분위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히트 곡이며 댄스플로어에도 적용될 수 있는 그루브한 곡 Reverence를 포함하고있는 앨범이다. 이들의 리듬과 퍼펙트 멜로디에 대한 추구는 각각 슈거큐브스 와 콕토 트윈스에 가졌던 애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두 앨범으로 레이드형제의 멜로디에 대한 주장과 확신에 가득 찼던 모습 등이 그저 호기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결과를 얻었다.

당시 이와 같은 컨셉의 음악이 얼마나 유행이었냐 하면 ‘퍼지 박스를 지니고 있다’라는 밴드가 생겨남은 물론 노이즈를 내세우는 슈게이징 밴드가 수도 없이 탄생했고 데이빗 보위마저도 그와 같은 분위기에서 틴 머신이란 밴드를 결성했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노이즈로 가득했던 러쉬의 초기작품, 좀 늦었지만 블리치의 거친 기타 노이즈(Glind주법의), 그나마 조용조용한 스페이스멘 3, 전자와 비슷한 류의 스피리츄얼라이즈드, 그중 멜로디적이라 불려지던 라이드, Head On 을 커버했던 픽시스, 크리에이션과 베가스 뱅큇소속의 무수한 밴드들…. 이 당시 분위기가 이러했었다.

이제 Stoned & Dethroned에 와서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첫 앨범 발표 후 꼭 10년이 되는 다섯번째 앨범으로 슈게이징에서 바라는 모든 것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200점의 점수를 갖는 앨범이다. 차분해진 구성과 나른함 그리고, 허무그 모든 표현은 아름다운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고 이제껏 이룩해 왔던 기타의 테크닉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그야말로 수작이다. 이 앨범에선 암울한 이미지의 포크 곡들로 유명한 밴드, 마지 스타의 보컬리스트 Hope Sandoval과 함께 한 Sometimes Always의 사랑싸움이 내용인 곡과 윌리엄의 자전적 노래인 Between Us, These Days, 죽음이 소재인 Never Saw It Coming, Everybody I Know, 시적인 느낌의 God Help Me, You’ve Been A Friend, 나른함이 베어 나오는 Wish I Could, 상큼한 팝적감각이 돋보이는 Till It Shines 등 기타로 이루어진 컨트리와 포크, 블루스 필의 어느 곡하나 빼놓을 수 없는 앨범.

최근의 신보로는 98년에 발표한 Munki가 있으며 어느 정도 긴 공백기 이후에 완성된 앨범으로 Upside Down만을 발표하고 돌아섰던 크리에이션 레이블과의 새로운 계약하의 결과물로서 초기에 그들을 인정해주었던 레이블과의 만남을 뜻하는 것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겠다. 역시나 중 후반기보다는 초창기 사운드에 근접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며 기타 피드백도 많아진 앨범이다.

15년이 넘도록 음악을 해오면서 센세이셔널한 이미지 등을 만들어 왔던 것이 이들의 행적이었다. 분노의 노이즈 사운드를 어떨 땐 환각적 피드백의 사이키델리아, 또는 허무와 드론의 느낌으로 표현되어온 이들의 음악에는 언제나 멜로디가 따라다니고 있었으며 노이즈를 위해서가 아닌 노이즈를 사용하는 방식을 택해 그 이상을 실현한 밴드였다. 레이드 형제는 계속 창작 활동을 할거라는 자신감으로 차있으며 그 결과 물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만해 있다. 원래도 아니었지만 더 이상의 논란에는 눈 하나 까닥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겠다는 이들의 호언장담과 창의력을 난 믿는다.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은 실력과 명성이 일치하는 몇 안되는 슈게이징 밴드일 것이다.

-노모어- (천리안 두레마을) (2000. 3.31)

출처 : That Do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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