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알렌의 희곡을 바탕으로 허버트로스가 1972년 만든 이 영화는 비록 우디알렌이 감독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의 필로모그래피 전반에 차용되는 여러 분위기들 – 이를테면 주인공의 편집증적인 성격, 도시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정과 배신,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등 – 이 충실하게 재현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내에게 버림받은 소심하고 나약한 영화평론가 알란펠릭스(우디알렌)은 언제나 카사블랑카의 험프리보가트와 같이 카리스마있고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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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
Slacker 와 비슷한 느낌의 작품을 뽑으라면 이 작품을 뽑을 수 있다. 실력파 감독 Miranda July 의 원맨쇼 성격이 강한 – 주연, 감독, 시나리오 모두 혼자 소화해냄 – Slacker 보다는 더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면서도 잡아내기 쉽지 않은 감성을 끄집어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주인의 실수로 차 지붕에 얹힌 채로 고속도를 주행하는 금붕어, 음란한 채팅으로…
Slacker
어렸을 적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따라 카메라가 움직이면서 자잘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끝에 건널목에서 그 사람들이 다 모여서 끝을 맺는 그런 영화형식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이런 내 상상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영화가 있는데 Richard Linklater 의 1991년 작 “게으름뱅이(Slacker)”가 딱 이런 작품이다. 영화의 고갱이가 되는 플롯은 없다. 카메라는 그저 거리에서 마주치는…
Shadow Of A Doubt
소매치기 사건이 마을신문의 탑기사에 오를법한 한적한 소도시. 은행원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그리고 2녀 1남의 단란한 가정의 장녀 찰리는 자신의 가정이 너무 의기소침해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과 같은 이름의 찰리 삼촌에게 응원을 요청하려 우체국에 달려간다. 그런데 우연히도 이미 삼촌은 집에 오고 있는 중이라는 전보를 받는다. 오랜만에 다시 모인 가족은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처럼 밝은 웃음이…
What’s New Pussycat?
By C@rtelesmix, Fair use, Link 1962년작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전사로 올드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피터오툴이 뜻밖에도 1965년 우디알렌이 시나리오를 쓴 What’s New Pussycat?에서 바람둥이 패션에디터 마이클제임스 역에 도전하였다. 아름다운 약혼녀 캐롤(로미슈나이더)을 두고서도 바람기를 잠재울 길없어 이 여자 저 여자의 사이를 방황하는 제임스가 정신과 의사(피터셀레스)에게 요청을 하지만 이 의사 역시 한 바람기하기 때문에 결국 상황은 계속…
Yellow Submarine
By © 1968 Subafilms. All Rights Reserved., Fair use, Link 엘비스프레슬리는 미끈하게 잘 빠진 외모덕에 록앤롤의 황제 역할뿐 아니라 영화에서의 감미로운 남자주인공 역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동급의 영국 록앤롤의 황제격인 비틀즈는 그런 로맨틱한 영화하고는 멤버수에 있어서나 스타일에 있어서 영 어울리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자신들의 공연여행을 소재로 한 좌충우돌 코미디 A Hard Day’s Night 같은 독특한…
Hoop Dreams
Onibus 174가 제3세계의 가난한 아이들이 처한 비극적 현실을 그린 다큐멘타리라면 Hoop Dreams 는 제1세계,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라는 미국에서 가난한 흑인가정의 자녀들이 어떻게 자라는가에 대한 관찰기라 할 수 있다. 감독 Steve James 는 결코 순탄하다고 할 수 없는 가정환경에서 농구선수의 꿈을 키워가는 두 소년 William Gates와 Arthur Agee의 성장기를 오랜 기간 필름에 담는다. 둘 모두…
Onibus 174
2000년 6월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로에서는 충격적인 인질극이 벌어진다. 대낮에 다운타운을 지나가던 시내버스에 약에 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젊은이가 승객들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수많은 사람들과 방송카메라가 몰려들었고 인질극은 전국에 생중계되는 초유의 사태로 발전했다. 바로 이 인질극의 시작부터 비극적인 종말까지 감독은 인질범 산드로의 개인사적인 비극에서부터 사회구조적인 모순 등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한다. 인질, 당시 경찰, 산드로의…
Soy Cuba
Soy Cuba(“나는 쿠바다”라는 뜻)는 네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화이다. 쿠바혁명 이후 쿠바 혁명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영화에서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착취당하고 있던 쿠바를 대표하는 전형들이었다. 생계를 위해 몸을 파는 젊은 여인, 하루아침에 땅에서 쫓겨 난 농민, 혁명을 위해 헌신하는 학생 등 갖가지 삶의 군상이 비춰지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제3세계 식민지라는 구조적 질곡에 몸부림치는 소시민들이다….
Double Indemnity
영화의 제목인 이중배상은 보험계약상의 조항으로 보험가입자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고를 당했을 경우 두 배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러한 조항이 있는지 또는 있다가 폐지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제목으로 사용되었을 만큼 이 영화에서는 주요한 키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 레이몬드챈들러의 소설을 원작으로 명장 빌리와일더가 감독한 이 영화는 한 보험대리인과 아름답지만 야심만만한 여인과의 만남이 어떻게 비극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