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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80년대 팝 이야기 (프린스 작품선)

J. Hyun이라는 필명의 사용자분이 예전에 올려주셨던 팝칼럼을 다시 퍼올림.

오늘 프린스의 CD 3장짜리 히트곡집을 큰맘먹고 구입하려고 했더니 역시나… 동네 레코드점엔 프린스의 앨범이 한 장도 없더라구요. 제법 큰 레코드점이었는데도… 나온지 좀 지난 탓도 있겠지만 아마도 프린스가 우리 나라에서 그다지 지명도 높은 가수가 아니라는 점도 오프라인상에선 프린스 앨범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 한몫 한 듯 싶습니다. 역시 우송료 무료인(가격이 가격이다보니…) 인터넷 주문이 최고군요. 프린스의 이름을 처음 접한 때가 ’84년쯤이지 싶은데 당시 제가 막 팝에 관심을 갖던 시기라 그 시기에 잘나가던 가수들은 유난히 기억이 생생해요. 그 시기에 대형 히트 앨범들이 참 많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서도 프린스의 보라색 비 열풍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앨범 차트 24주간 1위, 5개의 Top 40 히트곡 및 “Darling Nikki”로 인한 파문 등등… 지금 와서 프린스라는 가수를 돌이켜보면… 그는 확실히 개성이 넘치는 가수이긴 하지만, 그 개성이 지나치다보니 어떨 땐 ‘프린스’하면 무조건 독특한 음악 내지는 묘한 음악만 기대하게 되더군요. 음악적 개성이 워낙 강하게 인식되다보니 오히려 무난한 음악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구요.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어느새 또 하나의 편견을 낳은 셈…
프린스가 미네아폴리스 사단을 시작으로 Revolution이니 New Power Generation과 같은 많은 타 가수들에게 곡을 써주고 적극적으로 프로듀싱을 한 것도 어쩌면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굳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깰 수 있는 신선한 목소리를 발굴하는 과정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신선한 연인을 향한 ‘작업’으로 연결되곤 했습니다…) 그럼 왕자님의 발자국 좀 추적해보죠… 다들 훤하실 테지만… (전 ‘왕자’란 이름이 예명이 아닌 본명이란 걸 오늘에서야 인터넷 검색하다 알았답니다…-.-)

1. Chaka Khan – I Feel For You
(From The Album I FEEL FOR YOU, 1984)
▶ 노장 R&B 여가수 샤카 칸의 최대 히트곡으로 1984년 동명앨범 수록곡입니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최고순위는 3위에 그쳤지만 그 해 연말결산 차트에서 유수한 1위곡들을 제치고 Top 10에 랭크될 정도로 꾸준히 차트에서 인기를 얻었던 곡. 도입부의 샤카샤카 차카차카 어쩌구 하는 부분은 장난스럽기도…^^
▷ For를 4로 표기하지 않은 건 좀 의외…

2. Sheena Easton – Sugar Walls
(From The Album A PRIVATE HEAVEN, 1984)
▶ 시나 이스턴은 프린스의 수많은 연인들 가운데서도 가장 약발이 오래갔죠. 이 곡을 시작으로 이후 발표하는 앨범마다 프린스와 조우하며 “U Got The Look”, “The Arms Of Orion” 등의 듀엣곡을 낳기도… 앨범에는 이 곡의 작곡자가 Alexander Nevermind라는 요상한 이름으로 되어있는데 이건 프린스의 일회용 이름이랍니다. 프린스 특유의 느끼한 창법이 시나 이스턴에게도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곡… 1984년 싱글차트 9위 기록.
▷ “Sugar Walls”의 숨은 의미는 다들 아실 듯… 후반부의 ‘Come insi~de~’하는 부분을 듣고 있노라면 심의 통과한 게 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3. The Bangles – Manic Monday
(From The Album DIFFERENT LIGHT, 1986)
▶ 이 곡의 작곡가 역시 발표 당시엔 Christopher라고만 알려졌는데 나중에 그게 Prince임이 밝혀졌죠. 역시나 미녀에 약한 프린스는 뱅글스의 보컬리스트 수재너 홉스와 염문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뱅글스를 몹시 싫어하던 중학생은 이렇게 말했지요 – 어디가 이쁘다고…)
▷ 지금도 월요일날 기분이 찌뿌둥할 때면 생각나서 흥얼대곤 하는 곡이에요. ‘I wish it was~ sunday~ 흑흑흑…’ 내일 아침 일찍 서울 올라가야 하는데 눈꼽 떼고 운전하면서 이 노래나 불러야 하겠네요.

4. Vanity 6 – Nasty Girls
(From The Album VANITY 6, 1982)
▶ 이 이름이 낯선 분들이 계실지도… 저는 최근에야 알게 된 곡입니다. 프린스가 야심차게 선보인 최초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별히트는 못했지만 미네아폴리스 사단 최초의 그룹이라는 데 의의가 있을 듯 합니다. 이 곡은 펑키한 리듬의 다소 단조로운 댄스곡입니다. 보컬들이 어쩐지 숨차게 들리네요…^^
▷ 이 독특한 그룹명은 이 3인조 여성그룹의 리더 Vanity의 이름을 딴 듯 합니다. 사진을 봤는데 뭐랄까… 뇌쇄적으로 생겼더군요. 마돈나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아마도 프린스의 여성편력은 이 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5. Martika – Love… Thy Will Be Done
(From The Album MARTIKA’S KITCHEN, 1990)
▶ 마티카가 “Toy Soldiers”의 성공 이후 발표했던 또 하나의 발라드곡으로 잔잔하면서도 야릇한 분위기가 역시 프린스다운 곡입니다. 마티카의 보컬 또한 차분하면서도 감정이 잘 살아 있구요… 이 곡 참 좋아했었는데 이 앨범이 생각만큼 히트를 못해 아쉬워했던 기억도 납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마티카의 2집 앨범 수록곡을 몇 곡 구해서 들어볼 수 있었는데 생각 외로 괜찮은 곡들이 많더라구요. 타이틀곡 “Martika’s Kitchen”도 추천곡.
▷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한 여성 댄스 가수들은 단 한 명도 오래가지 못했는데 마티카도 그 중 하나. 제 생각에 미모를 내세운 여가수들의 주무기는 ‘신선함’인데 아무래도 2집을 낼 때면 노래가 좋든 안 좋든 그런 매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인 듯… 어느 분야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건 절대진리죠. 얼마 전 팝아이 뉴스란을 보니 듀오를 결성해서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하지만… 글쎄요.

6. Sheila E. – The Glamorous Life
(From The Album THE GLAMOROUS LIFE, 1985)
▶ 쉴라 이는 프린스 사단의 가수들 가운데서도 특히 실력있는 가수로 인정받았는데 생각만큼 지속적인 인기를 얻진 못했습니다. 뛰어난 드러머이자 퍼커션 연주자이기도 한데요, 이 곡 역시 들어보면 단번에 프린스의 곡임을 알 수 있는 특유의 리듬감이 넘쳐나는 곡입니다.
▷ 글래머한 인생이라… 제목이 심상치 않네요. 혹시 이 곡도 금지곡?

7. Cyndi Lauper – When You Were Mine
(From The Album SHE’S SO UNUSUAL, 1983)
▶ 이 곡은 프린스가 정식으로 사사한 곡은 아니고 프린스가 먼저 발표했던 곡을 신디 로퍼가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원곡에 등장하는 프린스의 독특한 가성창법을 신디 로퍼도 멋지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 빵빵한 사운드 덕분에 원곡보다 훨씬 신나는 리메이크곡이 되었네요.
▷ 프린스의 곡들은 하나같이 특이해서 그의 수많은 히트곡들 가운데서도 쉽사리 리메이크할 만한 곡이 없는 게 사실이긴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또다른 프린스 리메이크곡은 LeAnn Rimes가 부른 “Purple Rain”… 컨트리 가수가 부르는 프린스라니 좀 웃기죠? 근데 생각보다 들을 만 해요.

8. Sinead O’Connor – Nothing Compares 2 U
(From The Album I DO NOT WANT WHAT I HAVEN’T GOT, 1989)
▶ 시네이드 오코너의 생애 최대 히트곡으로 1990년 4주간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사수한 곡입니다. 본래는 프린스 사단의 프로젝트 그룹 The Family가 먼저 발표한 곡이었는데 그닥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시네이드 오코너가 리메이크하여 대형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시네이드의 구슬픈 목소리가 정제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사람 우울하게 만드는 노래… 뮤직비디오에서처럼 흐린 날씨의 가을날에 조용한 길가를 걸으며 듣고 싶은 곡입니다. (꼴에 센치한 척은…-.-)
▷ 이 곡에 얽힌 시네이드와 프린스의 에피소드는 하도 유명해서 다들 아실 듯 합니다. 자신의 최대 히트곡을 두고 ‘가장 부르기 싫은 노래’라고 밝힌 그녀의 심정이 어땠을지 생각하며 이 곡을 들으면 더 착잡해지죠… 아무튼 이런 경험도 한몫하긴 했겠지만 시네이드는 이 곡 이후 그녀 특유의 냉소적인 발언과 과감한(?) 행동들로 하는 말이며 행동 하나하나마다 화제를 모으고 다녔습니다. (그녀의 언행들 역시 하도 유명해서 생략) 몇 년 전에 그녀의 새 앨범 리뷰를 보았을 때 머리를 기른 모습과 ‘앞으로는 정치적인 발언도 자제하고 음악에만 전념하겠다’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는데 또 얼마전엔 난데없이 전격 은퇴한다고 해서 다시 화제를 모으기도…-_- 역시 음악계의 ‘양치기 소녀’답습니다.

9. Tevin Campbell – The Halls Of Desire
(From The Album T.E.V.I.N., 19)
▶ 프린스 사단 가운데서는 찾아보기 힘든 남성 가수네요… ^^ 테빈 캠벨이 13살의 나이로 처음 데뷔할 당시에 그의 나이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네요.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노래 솜씨가 원숙했던 탓… 그의 데뷔앨범에는 Babyface 사단과 프린스 사단이 대거 출동하여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좋은 곡들을 많이 써주었는데 프린스가 워낙 한 개성 하는 인물이다 보니 그의 곡들은 얼핏 듣기만 해도 Babyface의 곡들과는 구별이 됩니다. 일부 곡들에서는 프린스의 느끼한 창법을 테빈 캠벨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기도…
▷ 테빈 캠벨은 데뷔 당시 역시 비슷한 나이 또래였던 Tracie Spencer와 함께 차세대 흑인 남녀가수로 주목받았는데 두 사람 다 빨리 주목받은 만큼 빨리 식어버린 듯 합니다. 아직 둘 다 서른도 안된 나이인데 재기했으면 하는 바람…

10. Madonna – Love Song
(From The Album LIKE A PRAYER, 1989)
▶ 마돈나의 앨범들 가운데 특히 예술성이 높은 앨범으로 꼽히고 있는 4집 앨범의 수록곡으로 프린스가 작곡과 백그라운드 보컬로 참여하고 있는 곡입니다. 역시나 프린스 특유의 ‘어딘지 어벙벙하고 묘한’ 느낌이 살아있는 곡이긴 합니다만… 어쩐지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두 사람이 노래만 같이 했을 뿐,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I Feel For You”와 비교해 볼 때 리듬감도 약하고, “Sugar Walls”에서의 독특한 선정성도 느껴지지 않는군요. 그렇다고 “Manic Monday”처럼 멜로디컬한 것도 아니고… 느낌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겐 좀 실망스러웠던 곡입니다. 아무튼 Love Song이라는 제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군요. (가사에서도 This is not a Love So..Ong~ ^0^)
▷싱글로는 발매되지 않았지만 스캔들에 있어서 둘째가면 서러워할 두 톱스타가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화제가 되었던 곡.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다는 뉴스가 나오기가 무섭게 당시 팝계가 떠들석해졌는데 의외로 그들은 사고(?) 날 틈도 없이 달랑 이 노래 한 곡만 함께 작업하고 말아 기사거리에 굶주린 언론들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나 어쨌다나 머다나…

11. Celine Dion – With This Tear
(From The Album CELINE DION, 1991)
▶ 프린스와 셀린 디온의 만남! 어쩐지 밸런스가 안 맞지 않습니까…ㅋㅋㅋ 이 곡은 셀린 디온이 막 미국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던 시기에 발표된 곡으로 Mariah Carey의 성공에 고무된 Sony가 제 2의 디바형 가수를 육성하고자 그녀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물입니다. 시종일관 아련한 분위기 가운데 곡이 진행되다가 후반부 코러스에서부터 셀린 디온의 열창이 마치 폭풍처럼 이어집니다. 스케일도 큰데다가 그녀의 화려한 가창력도 곡의 호소력을 살리는 데 한몫하고 있습니다. 프린스의 숨어있는 명곡…
▷ 프린스의 곡답게 역시 2, 4, thee 등의 단어가 부지기수로 등장… 다시님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곡…^^

12. Prince – Dark
(From The Album COME, 1994)
▶ 끝으로 오늘의 주인공 ‘왕자’의 그닥 알려지지 않은 곡 하나 추천해볼께요. 프린스가 ‘자기는 노예’네 ‘이름 없이 기호로 불러달라’네 어쩌네 하면서 화제를 모으던 90년대 중반에 Warner Bros.와의 관계를 청산하며 발표했던 앨범의 수록곡으로 느릿하고 호젓한 분위기가 묘한 곡… 오늘 프린스 CD값도 비교해볼 겸 그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 발견한 곡인데 제법 괜찮네요. 역시나 프린스다운 ‘묘한’ 곡인데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반주를 가급적 절제하고 보컬의 흐름과 관악기를 강조한 점…
▷ 프린스는 MP3 공유에 찬성하는 가수라고 들은 바 있는데 지금도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는데도 별 소식도 없이 지나갔고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검색을 했더니 인터넷상에서 신작 MP3 파일 구하기도 힘들고… 프린스가 정말 인기가 식긴 식었나 봅니다. 가정에 충실하고 있다는 말도 들은 바 있는데… 날이 갈수록 개성 강한 가수를 찾아보기 힘든 지금, 20년 전 음악계를 뒤흔들었던 보라색 비의 반란을 다시 기대하는 건 무리일지…

오늘은 글이 좀 두서가 없죠? 집안 분위기가 “Nothing Compares 2 U” 뺨치게 음산하걸랑요.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온 집안 식구들이 다 냉전중인데 저 혼자 신나서 음악 듣고 있습니다. 비는 왜 이리 척척 오는지… 외롭당…

To Be Continued…

Prince의 신곡

며칠 전에 Prince가 The Daily Mirror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은 완전히 끝났다”면서 자기 음악을 인터넷에서 들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터넷이 또 그런 개드립 쯤이야 가소롭게 여기는 곳이니 그의 신곡 Laydown이 곧 바로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이곳에 가셔서 감상하시길.(개인적으로는 별로)

Purple Rain Free Download

Purple Rain은 80년대 팝음악의 가장 빛나는 아이콘 중 하나다. 리비도가 충만한 노래들도 외설적이라는 악평을 달고 다녔던 Prince는 이 앨범을 통해 ‘음란한 흑인가수’에서 대중가수로 변신한다. 앨범 다섯 곡들이 차트에 진입하는 등 흑인 아티스트의 앨범 중에서는 Michael Jackson의 Thriller 다음가는 성공을 거두었다. Prince는 또한 같은 해 동명의 영화를 선보였다. 영화라기보다는 거의 수록 곡들의 장편 뮤직비디오에 가까운 연출인지라 앨범만큼의 평가는 받지 못했지만 그의 팬이라면 한번쯤은 봐둘만한 영화다.
최근 SPIN이 이 걸작앨범의 트리뷰트앨범을 제작하여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다만 퀴즈를 맞힌 사람만 다운로드가 가능해서 날로 먹게 하진 않고 있다. 질문은 “What’s Paul Peterson’s role in the Time? The answer is on page 56.”인데 앞서 말한 영화에도 등장했던 흑인 팝그룹 The Time에 관한 퀴즈다. 어렵다고 투덜대지 마시고 정답은 keyboardist 니까 많이들 다운로드받아서 즐기시길

테마가 있는 80년대 팝 이야기 (프린스 작품선)

이 글은 과거 popi.com 시절 JH라는 이름의 사용자가 친히 써주신 컬럼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바이다.

오늘 프린스의 CD 3장짜리 히트곡집을 큰맘먹고 구입하려고 했더니 역시나… 동네 레코드점엔 프린스의 앨범이 한 장도 없더라구요. 제법 큰 레코드점이었는데도… 나온지 좀 지난 탓도 있겠지만 아마도 프린스가 우리 나라에서 그다지 지명도 높은 가수가 아니라는 점도 오프라인상에선 프린스 앨범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 한몫 한 듯 싶습니다. 역시 우송료 무료인(가격이 가격이다보니…) 인터넷 주문이 최고군요.

프린스의 이름을 처음 접한 때가 ’84년쯤이지 싶은데 당시 제가 막 팝에 관심을 갖던 시기라 그 시기에 잘나가던 가수들은 유난히 기억이 생생해요. 그 시기에 대형 히트 앨범들이 참 많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서도 프린스의 보라색 비 열풍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앨범 차트 24주간 1위, 5개의 Top 40 히트곡 및 “Darling Nikki”로 인한 파문 등등…

지금 와서 프린스라는 가수를 돌이켜보면… 그는 확실히 개성이 넘치는 가수이긴 하지만, 그 개성이 지나치다보니 어떨 땐 ‘프린스’하면 무조건 독특한 음악 내지는 묘한 음악만 기대하게 되더군요. 음악적 개성이 워낙 강하게 인식되다보니 오히려 무난한 음악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구요.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어느새 또 하나의 편견을 낳은 셈…

프린스가 미네아폴리스 사단을 시작으로 Revolution이니 New Power Generation과 같은 많은 타 가수들에게 곡을 써주고 적극적으로 프로듀싱을 한 것도 어쩌면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굳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깰 수 있는 신선한 목소리를 발굴하는 과정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신선한 연인을 향한 ‘작업’으로 연결되곤 했습니다…)

그럼 왕자님의 발자국 좀 추적해보죠… 다들 훤하실 테지만… (전 ‘왕자’란 이름이 예명이 아닌 본명이란 걸 오늘에서야 인터넷 검색하다 알았답니다…-.-)

Chaka Khan.jpg
Chaka Khan” by Original uploader was Dwightmccann at en.wikipedia – Originally from en.wikipedia; description page is/was here.. Licensed under CC BY-SA 2.5 via Wikimedia Commons.

1. Chaka Khan – I Feel For You
(From The Album I FEEL FOR YOU, 1984)
▶ 노장 R&B 여가수 샤카 칸의 최대 히트곡으로 1984년 동명앨범 수록곡입니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최고순위는 3위에 그쳤지만 그 해 연말결산 차트에서 유수한 1위곡들을 제치고 Top 10에 랭크될 정도로 꾸준히 차트에서 인기를 얻었던 곡. 도입부의 샤카샤카 차카차카 어쩌구 하는 부분은 장난스럽기도…^^
▷ For를 4로 표기하지 않은 건 좀 의외…

2. Sheena Easton – Sugar Walls
(From The Album A PRIVATE HEAVEN, 1984)
▶ 시나 이스턴은 프린스의 수많은 연인들 가운데서도 가장 약발이 오래갔죠. 이 곡을 시작으로 이후 발표하는 앨범마다 프린스와 조우하며 “U Got The Look”, “The Arms Of Orion” 등의 듀엣곡을 낳기도… 앨범에는 이 곡의 작곡자가 Alexander Nevermind라는 요상한 이름으로 되어있는데 이건 프린스의 일회용 이름이랍니다. 프린스 특유의 느끼한 창법이 시나 이스턴에게도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곡… 1984년 싱글차트 9위 기록.
▷ “Sugar Walls”의 숨은 의미는 다들 아실 듯… 후반부의 ‘Come insi~de~’하는 부분을 듣고 있노라면 심의 통과한 게 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3. The Bangles – Manic Monday
(From The Album DIFFERENT LIGHT, 1986)
▶ 이 곡의 작곡가 역시 발표 당시엔 Christopher라고만 알려졌는데 나중에 그게 Prince임이 밝혀졌죠. 역시나 미녀에 약한 프린스는 뱅글스의 보컬리스트 수재너 홉스와 염문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뱅글스를 몹시 싫어하던 중학생은 이렇게 말했지요 – 어디가 이쁘다고…)
▷ 지금도 월요일날 기분이 찌뿌둥할 때면 생각나서 흥얼대곤 하는 곡이에요. ‘I wish it was~ sunday~ 흑흑흑…’ 내일 아침 일찍 서울 올라가야 하는데 눈꼽 떼고 운전하면서 이 노래나 불러야 하겠네요.

4. Vanity 6 – Nasty Girls
(From The Album VANITY 6, 1982)
▶ 이 이름이 낯선 분들이 계실지도… 저는 최근에야 알게 된 곡입니다. 프린스가 야심차게 선보인 최초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별 히트는 못했지만 미네아폴리스 사단 최초의 그룹이라는 데 의의가 있을 듯 합니다. 이 곡은 펑키한 리듬의 다소 단조로운 댄스곡입니다. 보컬들이 어쩐지 숨차게 들리네요…^^
▷ 이 독특한 그룹명은 이 3인조 여성그룹의 리더 Vanity의 이름을 딴 듯 합니다. 사진을 봤는데 뭐랄까… 뇌쇄적으로 생겼더군요. 마돈나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아마도 프린스의 여성편력은 이 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5. Martika – Love… Thy Will Be Done
(From The Album MARTIKA’S KITCHEN, 1990)
▶ 마티카가 “Toy Soldiers”의 성공 이후 발표했던 또 하나의 발라드곡으로 잔잔하면서도 야릇한 분위기가 역시 프린스다운 곡입니다. 마티카의 보컬 또한 차분하면서도 감정이 잘 살아 있구요… 이 곡 참 좋아했었는데 이 앨범이 생각만큼 히트를 못해 아쉬워했던 기억도 납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마티카의 2집 앨범 수록곡을 몇 곡 구해서 들어볼 수 있었는데 생각 외로 괜찮은 곡들이 많더라구요. 타이틀곡 “Martika’s Kitchen”도 추천곡.
▷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한 여성 댄스 가수들은 단 한 명도 오래가지 못했는데 마티카도 그 중 하나. 제 생각에 미모를 내세운 여가수들의 주무기는 ‘신선함’인데 아무래도 2집을 낼 때면 노래가 좋든 안 좋든 그런 매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인 듯… 어느 분야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건 절대진리죠. 얼마 전 팝아이 뉴스란을 보니 듀오를 결성해서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하지만… 글쎄요.

6. Sheila E. – The Glamorous Life
(From The Album THE GLAMOROUS LIFE, 1985)
▶ 쉴라 이는 프린스 사단의 가수들 가운데서도 특히 실력있는 가수로 인정받았는데 생각만큼 지속적인 인기를 얻진 못했습니다. 뛰어난 드러머이자 퍼커션 연주자이기도 한데요, 이 곡 역시 들어보면 단번에 프린스의 곡임을 알 수 있는 특유의 리듬감이 넘쳐나는 곡입니다.
▷ 글래머한 인생이라… 제목이 심상치 않네요. 혹시 이 곡도 금지곡?

7. Cyndi Lauper – When You Were Mine
(From The Album SHE’S SO UNUSUAL, 1983)
▶ 이 곡은 프린스가 정식으로 사사한 곡은 아니고 프린스가 먼저 발표했던 곡을 신디 로퍼가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원곡에 등장하는 프린스의 독특한 가성창법을 신디 로퍼도 멋지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 빵빵한 사운드 덕분에 원곡보다 훨씬 신나는 리메이크곡이 되었네요.
▷ 프린스의 곡들은 하나같이 특이해서 그의 수많은 히트곡들 가운데서도 쉽사리 리메이크할 만한 곡이 없는 게 사실이긴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또다른 프린스 리메이크곡은 LeAnn Rimes가 부른 “Purple Rain”… 컨트리 가수가 부르는 프린스라니 좀 웃기죠? 근데 생각보다 들을 만 해요.

8. Sinead O’Connor – Nothing Compares 2 U
(From The Album I DO NOT WANT WHAT I HAVEN’T GOT, 1989)
▶ 시네이드 오코너의 생애 최대 히트곡으로 1990년 4주간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사수한 곡입니다. 본래는 프린스 사단의 프로젝트 그룹 The Family가 먼저 발표한 곡이었는데 그닥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시네이드 오코너가 리메이크하여 대형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시네이드의 구슬픈 목소리가 정제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사람 우울하게 만드는 노래… 뮤직비디오에서처럼 흐린 날씨의 가을날에 조용한 길가를 걸으며 듣고 싶은 곡입니다. (꼴에 센치한 척은…-.-)
▷ 이 곡에 얽힌 시네이드와 프린스의 에피소드는 하도 유명해서 다들 아실 듯 합니다. 자신의 최대 히트곡을 두고 ‘가장 부르기 싫은 노래’라고 밝힌 그녀의 심정이 어땠을지 생각하며 이 곡을 들으면 더 착잡해지죠… 아무튼 이런 경험도 한몫하긴 했겠지만 시네이드는 이 곡 이후 그녀 특유의 냉소적인 발언과 과감한(?) 행동들로 하는 말이며 행동 하나하나마다 화제를 모으고 다녔습니다. (그녀의 언행들 역시 하도 유명해서 생략) 몇 년 전에 그녀의 새 앨범 리뷰를 보았을 때 머리를 기른 모습과 ‘앞으로는 정치적인 발언도 자제하고 음악에만 전념하겠다’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는데 또 얼마전엔 난데없이 전격 은퇴한다고 해서 다시 화제를 모으기도…-_- 역시 음악계의 ‘양치기 소녀’답습니다.

9. Tevin Campbell – The Halls Of Desire
(From The Album T.E.V.I.N., 19)
▶ 프린스 사단 가운데서는 찾아보기 힘든 남성 가수네요… ^^ 테빈 캠벨이 13살의 나이로 처음 데뷔할 당시에 그의 나이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네요.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노래 솜씨가 원숙했던 탓… 그의 데뷔앨범에는 Babyface 사단과 프린스 사단이 대거 출동하여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좋은 곡들을 많이 써주었는데 프린스가 워낙 한 개성 하는 인물이다 보니 그의 곡들은 얼핏 듣기만 해도 Babyface의 곡들과는 구별이 됩니다. 일부 곡들에서는 프린스의 느끼한 창법을 테빈 캠벨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기도…
▷ 테빈 캠벨은 데뷔 당시 역시 비슷한 나이 또래였던 Tracie Spencer와 함께 차세대 흑인 남녀가수로 주목받았는데 두 사람 다 빨리 주목받은 만큼 빨리 식어버린 듯 합니다. 아직 둘 다 서른도 안된 나이인데 재기했으면 하는 바람…

10. Madonna – Love Song
(From The Album LIKE A PRAYER, 1989)
▶ 마돈나의 앨범들 가운데 특히 예술성이 높은 앨범으로 꼽히고 있는 4집 앨범의 수록곡으로 프린스가 작곡과 백그라운드 보컬로 참여하고 있는 곡입니다. 역시나 프린스 특유의 ‘어딘지 어벙벙하고 묘한’ 느낌이 살아있는 곡이긴 합니다만… 어쩐지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두 사람이 노래만 같이 했을 뿐,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I Feel For You”와 비교해 볼 때 리듬감도 약하고, “Sugar Walls”에서의 독특한 선정성도 느껴지지 않는군요. 그렇다고 “Manic Monday”처럼 멜로디컬한 것도 아니고… 느낌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겐 좀 실망스러웠던 곡입니다. 아무튼 Love Song이라는 제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군요. (가사에서도 This is not a Love So..Ong~ ^0^)
▷싱글로는 발매되지 않았지만 스캔들에 있어서 둘째가면 서러워할 두 톱스타가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화제가 되었던 곡.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다는 뉴스가 나오기가 무섭게 당시 팝계가 떠들석해졌는데 의외로 그들은 사고(?) 날 틈도 없이 달랑 이 노래 한 곡만 함께 작업하고 말아 기사거리에 굶주린 언론들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나 어쨌다나 머다나…

11. Celine Dion – With This Tear
(From The Album CELINE DION, 1991)
▶ 프린스와 셀린 디온의 만남! 어쩐지 밸런스가 안 맞지 않습니까…ㅋㅋㅋ 이 곡은 셀린 디온이 막 미국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던 시기에 발표된 곡으로 Mariah Carey의 성공에 고무된 Sony가 제 2의 디바형 가수를 육성하고자 그녀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물입니다. 시종일관 아련한 분위기 가운데 곡이 진행되다가 후반부 코러스에서부터 셀린 디온의 열창이 마치 폭풍처럼 이어집니다. 스케일도 큰데다가 그녀의 화려한 가창력도 곡의 호소력을 살리는 데 한몫하고 있습니다. 프린스의 숨어있는 명곡…
▷ 프린스의 곡답게 역시 2, 4, thee 등의 단어가 부지기수로 등장… 다시님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곡…^^

12. Prince – Dark
(From The Album COME, 1994)
▶ 끝으로 오늘의 주인공 ‘왕자’의 그닥 알려지지 않은 곡 하나 추천해볼께요. 프린스가 ‘자기는 노예’네 ‘이름 없이 기호로 불러달라’네 어쩌네 하면서 화제를 모으던 90년대 중반에 Warner Bros.와의 관계를 청산하며 발표했던 앨범의 수록곡으로 느릿하고 호젓한 분위기가 묘한 곡… 오늘 프린스 CD값도 비교해볼 겸 그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 발견한 곡인데 제법 괜찮네요. 역시나 프린스다운 ‘묘한’ 곡인데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반주를 가급적 절제하고 보컬의 흐름과 관악기를 강조한 점…
▷ 프린스는 MP3 공유에 찬성하는 가수라고 들은 바 있는데 지금도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는데도 별 소식도 없이 지나갔고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검색을 했더니 인터넷상에서 신작 MP3 파일 구하기도 힘들고… 프린스가 정말 인기가 식긴 식었나 봅니다. 가정에 충실하고 있다는 말도 들은 바 있는데… 날이 갈수록 개성 강한 가수를 찾아보기 힘든 지금, 20년 전 음악계를 뒤흔들었던 보라색 비의 반란을 다시 기대하는 건 무리일지…

오늘은 글이 좀 두서가 없죠? 집안 분위기가 “Nothing Compares 2 U” 뺨치게 음산하걸랑요.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온 집안 식구들이 다 냉전중인데 저 혼자 신나서 음악 듣고 있습니다. 비는 왜 이리 척척 오는지… 외롭당…

Prince 트리뷰트 앨범 프로젝트

Pitchfork 에 따르면 현재 프린스의 트리뷰트 앨범이 추진중이라고 한다.

Fortunately, Berlin’s Rapster Records has given us an alternative point of entry into Mr. Rogers Nelson’s catalog. It’s a tribute compilation called Controversy, featuring songs like the title track, “Purple Rain”, “Starfish & Coffee”, and “She’s Always in My Hair”. Covering these songs: everyone from Soulwax, Hefner, Kode9 & the Spaceape, 7 Hurtz with Peaches, Susanna and the Magical Orchestra, Blues States, and Stina Nordenstam to the very Prince-like D’Angelo.

http://www.pitchforkmedia.com/article/news/48204-dangelo-soulwax-peaches-grace-prince-tribute-comp

숫자가 들어간 노래제목?

Stray Cats – (She’s) Sexy & 17

외국에서는 17세를 가장 아름다운 나이로 보는 모양이죠?(청소년 성매매??!!) 그래서 유난히 열일곱살을 강조하는 노래가 몇몇 있는거 같은데… “17! 17! But she’s sexy~”라는 후렴구를 외치던 노래도 기억나네요.

Janis Ian – At Seventeen

여기서 17은 앞곡과는 달리 소년기의 우울함을 주제로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음.. 질풍노도의 시기죠.

Steely Dan – Hey Nineteen

뛰어난 음악성을 과시하던 스틸리댄의 83년도 곡입니다. 그들의 노래는 묘한게 쉽게 꺼내듣지는 못하지만 일단 플레이를 하면 음악에 빠져들어 쉽게 중지시킬 수 없는 그런 스타일입니다. 여담이지만 스틸리댄은 딜도의 슬랭이라죠.

Depeche Mode – Route 66

미국에 실재로 존재하는 66번 도로를 주제로 한 노래로 컨트리풍의 오리지날을 디페쉬모드가 씬쓰팝 스타일로 리메이크했죠. 한때 미국학부모협회인가 뭔가 하는 데서 이 노래에 6이 두번이나 반복되었다고 악마적 성향이 있는 노래라고 규정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테트리스의 긴 막대기가 성기를 연상시킨다며 테트리스 게임이 외설적 게임이라던 울 나라 시민단체 아줌마들과 한번 계모임이라도 해야 할텐데 말이죠.(조리퐁은 왜 파나 몰라?)

Paul Hardcastle – 19

테크노인스트루멘탈로 사회부조리를 고발했던 특이한 노래입니다. 얼마전에 보드 어디선가 어떤 분도 설명해주셨다시피 19는 1차대전에 참여했던 젊은이들의 평균연령이라죠. 슬픈 일입니다.

Prince – 1999

1999라는 숫자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제 친구중에 그때 세상망한다고 엘란을 산 녀석이 있습니다)과 밀레니엄이라는 묵시록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666과 함께 상당히 악마적인 분위기를 뿜어내는 숫자입니다. 그런 1999가 프린스를 만나면서 에로틱한 숫자로 바뀌었습니다.(그를 만나면 뭐든 안그러겠습니까만은…) 우리나라에서도 “1999년”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인트로에서 “1999년 20년뒤~ 20년뒤~”라는 가사가 나와서 노래가 발표된 해는 확실히 기억시켜주는 노래죠.

Prince – I would die 4 u

여기서 4는 사실 숫자라기 보다는 For의 발음이 4와 같다는데서 착안한 글자장난이라고 할 수 있죠. U도 마찬가지이고… 이때부터 이름을 그렇게 요상하게 바꾸리라는 것을 알아봤어야 되는데…

[다시] Billy Idol의 Sweet sixteen (서양도 이팔청춘주의아닌가 싶은데). Skid Row의 18 & life, Proclaimers의 500 miles, (666얘기가 나와서)Helloween신보 Dark Ride에 Escalation 666이.Suzanne Vega의 화씨99.9도 있네요. -09월06일-
[lupin] 제니스 이안의 at seventeen은 세상을 너무 일찍 혹은 늦게안 ugly duckling 소녀에 관한 이야기 노래 시작이 이렇게 되조 ‘i learned the truth at seventeen that love was meant for beauty queen..’ -09월06일-
[moz] 우리나라에도 낭랑18세라는 불후의 명곡이 있군요. 90년대 초인가 어떤 여가수가 톡톡 튀는 보컬로 리메이크한적이 있었죠.. 그 노래 그때 자주 들었는데.. 그런 반짝스타들의 근황이 참 궁금할때가 있어요.(주로 일하기 싫을때) -09월06일-
[moz] Bryan Adams의 Summer of ’69 도 있군요. 1969년은 여러모로 서양사람들에게 애틋한 연도인 모양입니다. -09월06일-
[다시] 많은 사람들이 불른 one도 있군요. -09월07일-

originally posted at 2003.12.20

Purple Rain(1984)

프린스는 마이클잭슨과 함께 80년대 흑인음악 – 어쩌면 전체 팝음악 – 의 양대산맥을 이루던 걸물이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마이클잭슨은 건전한 가수, 프린스는 퇴폐적인 가수의 이미지를 상반되게 가지고 있었다. 물론 후에 마이클잭슨이 더 변태적으로 사회에서 낙인찍히긴 했지만 ….

1984년 Prince 가 자주색의 이미지로 포장된 Purple Rain 이라는 앨범과 동명의 영화를 들고 나왔던 그 시기가 그의 음악경력에서는 최고의 황금기라 할 수 있다. 물론 이후에도 이에 필적할만한 음악적/상업적 성과를 낸 앨범들을 발표하기는 하였으나 그의 존재감이 그렇게 눈부신 시기는 이전이나 이후에 찾아볼 수 없었다. Purple Rain 과 When Doves Cry 라는 최대의 히트곡일지라도 나머지 곡들이 히트곡에 묻어간다는 느낌이 없이 제각각 빛을 발하는 앨범이 바로 Purple Rain 이다. 그리고 이 앨범의 수록곡들이 착실히 연주되고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영화가 바로 동명의 영화 Purple Rain 이다.

앨범과 같은 해인 1984년에 공개되었으나 프린스는 이미 우리나라 검열당국에게 찍혀 Let’s Go Crazy 와 Darling Nikki 가 금지곡으로 분류되었으니 만큼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가 공개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다만 해외 연예계 소식을 전하는 TV프로그램 등 다른 매체에서 이 영화의 부분장면을 맛보기로나마 볼 수 있었을 따름이다(삼성 비디오플레이어 선전에서도 이 영화의 자료를 썼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이 영화는 프린스를 위한, 프린스에 의한, 프린스의 영화이다. 음악이 영화를 설명해주기 위해 쓰였다는 느낌보다는 영화가 음악의 (퍼포먼스의) 빈 공간을 메워주기 위해 땜빵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프린스의 반자전적인 스토리라고 하는 오이디프스컴플렉스적인 갈등과 반목, 그리고 Apollonia 라는 야심만만하고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이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양념일 뿐이고 역시 프린스의 화려하고 육감적인 노래와 공연이 이 영화의 줄기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심정이 “감독님 참 밸도 없으십니다^^”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을 정도다. 여하튼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점수를 매기라 한다면 100점 만점에 공연은 100점이고 드라마는 50점인데 공연이 전체 영화의 80%는 차지하는 것 같으니 100*80%+50*20% 해서 90점이라는 높은 점수가 나오는 상황이 되고 만다. 🙂

결국 아무려나 영화를 즐기면 되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영화가 신나고 재미난 경우가 비단 이 영화뿐이겠는가. 그래서 B급 영화가 인기를 얻는 것이고 컬트가 있는 것이고 우리네 인생이 삼류라는 것 아니겠는가.

비록 요즘의 레트로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많이 놀림당하기는 하지만 – 대표적으로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 프린스와 80년대 음악의 팬이라면 이 영화의 심히 부담스러운 당시의 패션과 춤들, 그리고 프린스의 그 거창한 모터사이클이 전혀 촌스럽다거나 유치하지 않게 다가올 것이다. 프린스 사단이었던 The Time 의 Jungle Love 와 Apollonia 6 의 Sex Shooter 등도 즐거운 볼거리이고 일종의 악역으로 등장한 The Time 의 리더 Morris Day 도 썩 훌륭한 연기를 – 어쩌면 프린스보다 한수 위의 – 보여주었다.

Prince / Musicology

확실히 팝계에 미친, 그리고 미치고 있는 영향력으로 보건대 그에게 “80년대” 가수라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 얼마 전 감상한 한 공연실황 장면에서 프린스는 현재 최고의 팝가수라 할 수 있는 비욘세와 함께 과거 그의 히트곡들과 비욘세의 히트곡들을 훌륭하게 소화해냈으며 이는 단순히 흘러간 옛 인기의 향수로 버티는 공연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파워를 느끼게 하는 공연이었다.

그의 새 앨범 Musicology 역시 프린스의 아티스트적인 창의력이 여전히 현재에도 유효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앨범은 발매된 이후 현재까지도 빌보드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2004년 7월 4주차 현재 앨범차트 8위), “Call My Name” 이 싱글 커트되어 R&B 차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앨범 이름 자체를 “음악학”이라고 거창하게 지은 모양새부터 프린스다운 오만한 페르소나가 느껴지는 이번 앨범에는 확실히 상업적 성공을 예견할 수 있을 정도의 순도 높은 “프린스”표 흑인음악이 알차게 차곡차곡 쌓여져 있다. 앨범 제목에 어울리게 이 앨범에서는 흑인음악이 보여줘야 할 갖가지 스타일을 화려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역시 그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1980년대 중반 내놓은 Purple Rain 이나 Around The World In A Day 의 에로틱함, 그리고 “일렉트로 뮤직”과의 화학적 결합을 기억하고 있고 이를 기대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보다 점잔(?)해지고 보다 전통적인(?) 악기에 기대고 있는 이번 앨범에 다소 아쉬워할 구석도 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80년대가 전성기였던 가수가 여전히 강력한 포쓰(FORCE)로 팝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 동시대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잭슨과는 너무도 비교되는 – 누가 뭐라던 80년대 팝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굳이 추천곡을 고르라면 멜로디가 귀에 쏙 들어오는 싸이키델릭 넘버 Cinnamon Girl 과 나른한 일요일 오후에 들으면 어울릴 듯한 휴전째즈 넘버 What Do You Want Me 2 Do.(sticky)

1 Musicology Prince 4:26
2 Illusion, Coma, Pimp & Circumstance Prince 4:46
3 A Million Days Prince 3:50
4 Life ‘O’ the Party Prince 4:29
5 Call My Name Prince 5:15
6 Cinnamon Girl Prince 3:56
7 What Do U Want Me 2 Do? Prince 4:15
8 The Marrying Kind Prince 2:49
9 If Eye Was the Man in Ur Life Prince 3:09
10 On the Couch Prince 3:33
11 Dear Mr. Man Prince 4:14
12 Reflection Prince 3:04

Prince / Purple Rain

프린스는 음악적 능력을 검증 받기도 전부터 상스러운 뮤지션으로 평가절하됐고, 적어도 대중들에게는 혐오감을 주는 가수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했다. ‘섹스 중독증에 걸리지 않았으면 십중팔구 성적 결핍이 분명하다’란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정신 병원 진찰 요망’이란 외지 평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프린스를 얕잡아본 매스컴과 음해 세력들은 모두 ’84년을 기점으로 살며시 프린스의 지지 세력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바로 ’84년을 대변하는 앨범 「Purple Rain」때문이었다. 「Purple Rain」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한 장의 영화 음악 이전에, 고만고만한 음악이 판을 치는 ’80년대 초반을 평정하는 의미를 담은 중량감있는 앨범이 됐다. 마이클 잭슨이 상업적 파급력을 가지고 시대의 영웅 자리를 꿰찼다고는 하지만 당시의 상황은 실력있는 뮤지션의 품귀 현상이 이어지던 팝 음악계의 공황기였다. 프린스는 프로듀서, 송라이팅, 노래, 연주는 물론 영화의 주연까지 맡은「Purple Rain」를 통해 완벽한 천재성을 피력했고, 대규모 사단(레볼루션, 더 타인, 실라 이, 시나 이스턴)을 지휘하며 팝 음악계에 많은 볼거리와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음악적인 혁신과 파급 효과는 상업적인 성공으로도 이어져 앨범이 24주가 차트 정상에 올랐고, 〈Let’s Go Crazy〉가 2주간, 〈When Doves Cry〉가 5주간 싱글 차트 정상에, 타이틀곡〈Purple Rain〉2위, 〈I Would Die 4 U〉8위, 〈Take Me With You〉25위에 오르는 등 5곡의 싱글 히트곡을 쏟아냈다. 「Purple Rain」의 열기가 아직 수그러들기 전인 ’86년 6월, 프린스는 1년만에 새로운 앨범 「Around The World In A Day」를 발표했고, 또 다시 차트 정상에 올랐다. ’80년대 중반 프린스는 주체할 수 없는 창작열에 불탔고, 세상은 능력있는 그를 원하고 있었다.(이종현)

Sheila E.

Sheila E. 1985.jpg
Sheila E. 1985” by MTV – ebay.com, front of photo, back of photo.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Sheila E. 는 1984년 봄에 프린스의 도움을 받아가며 자신이 직접 제작한 데뷔앨범 The Glamorous Life 중에서 타이틀트랙인 The Glamorous Life 를 대히트시키며 3개월만에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데렐라이다. 그 후 그녀는 프린스의 미국 순회 공연에서 오프닝 멤버로 고정 출연하면서 많은 팬을 확보하였다.

Sheila E. 는 Sheila Escovedo라는 본명으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1959년 12월 12일 태어났다. 그룹 Santana에서 타악기를 연주하던 퍼커셔니스트 Pete Escovedo를 아버지로 둔 덕택에 일찍부터 음악과 접할 수 있었다. 그녀 나이 5세때에는 콩가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Escovedo Brothers의 멤버로 활약, 15세때는 아버지가 이끄는 Azteca 그룹과 함께 남아메리카 투어에 동참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한 배경과 함께 실라는 조지 듀크, 프린스, 허비 행콕, 라이오넬 리치, 마빈 게이, 제프리 오스본 등의 선배 가수들과 함께 활동하며 재능있는 여성 아티스트로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는 한편 아버지와 함께 Pete & Sheila라는 듀오로 Solo Two, Happy Together 등 두장의 앨범을 발매하여 호응을 얻었다.

이런 그녀의 본격적인 음악활동이 시작된 것은 1984년, 프린스의 제의로 Erotic City에서 함께 노래부르면서 부터이다. 이어 그녀는 솔로 데뷔앨범의 히트와 함께 본격적인 솔로 여성 아티스트로서 활동하였다.

디스코그래피
1984 The Glamorous Life Warner
1985 Romance 1600 Paisley Park
1987 Sheila E. Paisley Park
1991 Sex Cymbal Warner
2000 The Writes of Passage Concord Jazz

링크
Official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