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보관물: 알란제이파큘라

Klute

Alan J. Pakula 의 ‘패러노이아 삼부작’ 중 가장 이른 1971년 제작된 스릴러물. John Klute (Donald Sutherland)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친구 Tom Gruneman 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그의 유일한 단서는 Tom 이 편지를 보내곤 했다던 뉴욕의 콜걸 Bree Daniels (Jane Fonda). 남성에게 적대적인 그녀를 설득하여 Tom 의 흔적을 찾으려 애쓰지만 상황은 점점 꼬여져만 간다. 형식은 스릴러이지만 실제로는 무뚝뚝한 존과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았던 브리와의 사랑이야기에 가깝다. 묘한 인연으로 만난 둘이지만 점차 서로를 아끼게 되는 전개과정이 제법 귀엽게(?) 그려지고 있다. 특히 과일가게로 둘이 쇼핑하러 간 장면에서의 제인폰다의 애틋한 표정연기와 존의 옷자락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은 극의 품격을 높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 시기 베트남전에 대해 소리 높여 비난했던 제인폰다는 반전운동과 여성해방운동의 심볼로 부상되었고 극 중에서도 남성으로부터 독립하고자 몸부림치는 도시여성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 덕분에 그녀는 그해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The Parallax View

정치적 음모론을 기반으로 한 정치 스릴러의 귀재인 Alan J. Pakula 가 그의 전성기였던 1974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케네디의 암살사건에서 영감을 받았음이 분명한 이 작품은 호쾌하게 펼쳐지는 화면 안에서 거대한 악의 세력과 삼류신문기자 조 프래디의 대결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시애틀의 전망대인 스페이스니들에서 유망한 정치가가 총격에 쓰러진다. 다른 이가 그를 쏘았음이 분명하지만 엉뚱한 친구가 저격범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비명횡사한다. 조사위원회는 아무런 배경도 없는 단독범행이라고 발표하지만 당시 사건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이 하나둘씩 의문사 한다. 마침내 음모집단의 존재를 눈치 챈 조 프래디는 현장탐방에 나서고 우연히 Parallax Corporation 이라는 이상한 회사의 존재를 알게 된다. 감독은 관객에게 스릴러 특유의 묘미인 반전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를 통해 정치적 음모집단이 어느새 우리 곁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와 있는지, 그럼으로써 얼마나 자주 우리를 기만하는지를 각성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감독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주제를 각인시키고자 하느 그의 형식실험은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