佐野元春 / ヴィジターズ [1984]


이미지 출처 discogs

ヴィジターズ(비지터스, Visitors)는 1984년 5월 21일에 EPIC·소니에서 발매한 사노 모토하루(佐野元春)의 4번째 정규 앨범이다. 이미 3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통해 일본에서 이른바 AOR(Adult-oriented rock)이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1 사노는 좀더 본격적으로 서구적인 음악을 시도하고 싶어서였는지 이 앨범의 작업을 위해 1984년 5월부터 1년간 뉴욕에 체류하면서 현지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고, 이 과정에서 뉴욕문화 및 미국음악의 요소를 이 앨범에 많이 포함시켜 완성하였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앨범이 두 개가 있다. 바로 Joe Jackson이 1982년 발표한 Night and Day, Talking Heads가 1980년 발표한 Remain In Light. 사노의 비지터스는 이방인이 뉴욕에 방문하여 음악에 뉴욕이라는 도시를 담았다는 점에서 전자를2, 흑인이 아닌 인종이 – 서구음악을 빨리 수입하는 일본마저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 랩, 힙합 등 흑인음악을 받아들여 절충주의적 태도를 취했다는 점에서 후자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세 앨범 모두가 공간적 배경은 뉴욕이다.3 뉴욕은 공간이자 영감이었던 것이다.

첫 트랙 Complication Shakedown에서 사노는 곧바로 본격적인 랩을 시도하면서 앨범의 청자에게 신선한 느낌을 안겨준다. 이어진 곡 Tonight은 뉴욕 거리를 배회하는 화자의 입을 통해 뉴욕이라는 도시를 찬양하는데 Joe Jackson의 Steppin’ Out에서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세 번째 트랙 Wild On The Street에서 사노는 다시 랩을 시도하는데 R&B적인 감성까지 가미되어 후배 쿠보타 토시노부(久保田 利伸)의 원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네 번째 트랙 Sunday Morning Blue는 존 레논(John Lennon)의 죽음을 소재로 한 노래다.4 비틀즈 풍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다섯 번째 트랙 Visitors는 앨범명과 동일한 트랙. 이 곡에서는 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구술(spoken word)’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한층 토킹헤즈가 발표한 앞서 언급한 앨범 중에서의 트랙 Listening Wind를 연상케 한다. 가사 중에 ‘クロスワードパズル解きながら 今夜もストレンジャー(크로스워드 퍼즐 풀면서 오늘밤도 이방인)’이라는 부분이 공감가는 대목이다. 여섯 번째 트랙 Shame은 또다시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편안한 멜로디가 특징인 곡이다. 일곱 번째 Come Shining은 전주가 맘에 드는데 80년대를 풍미한 뉴웨이브/신스팝에서의 경쾌하고 캐치한 멜로디가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트랙 New Age도 랩이 주조를 이루는 트랙이다. 긴장감 있는 베이스 연주가 맘에 든다.

사노 자신이 말하길 이 앨범은 그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순수한 팝아트” 또는 “가장 언어적인” 앨범이다. 어쨌든 어찌 보면 당시 일본의 대중음악계에서도 굉장히 실험적인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발매 당시 오리콘 차트에서는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연간 24위를 기록하는 등의 준수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제26회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도 ‘우수 앨범상’을 수상했다. 일본의 음악 전문 잡지 뮤직 매거진에서 2019년 4월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선정한 일본 음악 100대 명반 리스트에서는 28위로 선정됐다. 과문하지만 일본음악계에서도 이러한 전폭적인 서구적인 흑인음악의 채택으로 크게 성공한 경우는 이후 90년대 우타다 히카루(宇多田 ヒカル)에서나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5

  1. 그럼에도 아직까지 노래는 일본 가요풍의 멜로디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그의 히트 앨범 썸데이(サムデイ)만 해도 아직까지는 일본 가요풍의 팝 요소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2. 조잭슨은 영국의 펑크락 뮤지션이다
  3. 토킹헤즈의 음반은 바하마에서 녹음했지만, 이 밴드야말로 뉴욕 토박이들이고 그들의 음악적 특성에서 뉴욕을 떼어놓을 수 없다.
  4. Off Course(オフ・コース)가 1982년 발표한 I Love You에서도 존 레논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5. 공교롭게도 히카루의 퍼스트러브의 곡들도 그가 뉴욕에 머물면서 쓴 곡들이다.

Talking Heads / Remain in Light [1980]

Album cover containing four portraits covered by red blocks of colour, captioned "TALKING HEADS" (with inverted "A"s) at the top and (much smaller) "REMAIN IN LIGHT" at the bot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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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1월, Talking Heads 멤버들은 1979년 앨범 Fear of Music을 홍보하기 위한 투어를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와 개인적인 관심사를 추구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Byrne은 Brian Eno와 함께 앨범 My Life in the Bush of Ghosts를 작업했다. Jerry Harrison은 뉴욕에 있는 Sigma Sound Studios에서 나중에 본인의 초청으로 토킹헤즈의 다음 앨범에서 백보컬을 담당할 소울 가수 Nona Hendryx의 앨범을 제작했다. Chris Frantz와 Tina Weymouth는 카리브 해에서 휴가를 보냈다.

1980년 초에 멤버는 재회했다. Chris의 회고록 260쪽에 따르면 이렇게 다시 재회할 수 있었던 것은 그와 티나가 제안한 잼 연주 덕분이라고 한다. 어쨌든  밴드 멤버들은 지금까지 작곡이 대체로 Byrne의 책임이었고, 나머지 멤버들은 백킹 밴드라는 개념에 지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Byrne에 따르면, 그들이 목표로 삼은 이상은 “상호 협력을 위해 자존심을 희생하는 것”이었다. Byrne은 또한 뉴욕에서 느끼고 있던 “심리적 편집증과 개인적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Chris의 회고록 261쪽에 따르면 바하마로 가기 전 미리 작업한 곡은 없었으며 즉흥 연주로 만들 계획이었다고 한다. 또한 멤버들이 크레딧에 오르는 것으로 구두합의했다고 한다. 그룹은 Byrne의 가사에 맞춰 음악을 쓰는 대신 Fear of Music 트랙 “I Zimbra”를 기반으로 확장된 악기의 잼연주를 시도했다. 그렇게 밴드는 바하마1에서 즉흥 연주를 녹음하고, 가장 좋은 부분을 분리하고, 반복적으로 연주하고, 그것을 (라자냐처럼) 겹쳐 녹음하는 법을 익히면서 Remain in Light를 발전시켜나갔다.

Eno는 Byrne보다 3주 후에 바하마에 도착했다. 이전 두 앨범에서 협업한 후 밴드와 다시 작업하는 것을 꺼렸지만 악기 데모 테이프를 듣고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2 밴드와 Eno는 개별 부분이 폴리리듬으로 맞물리는 공동의 아프리카 음악 제작 방식을 실험했다. Afrobeat의 창시자로 알려진 나이지리아 음악가 Fela Kuti의 1973년 앨범 Afrodisiac이 밴드와 Eno의 앨범의 원형(原形)이 되었다. Weymouth에 따르면 힙합의 등장으로 밴드는 음악적 풍경이 변화하고 있음을 깨달았다.3

Eno는 Cale과 Byrne을 자신의 아파트로 초대했고, 그들은 앉아서 레코드를 들었다. 그가 내놓은 앨범 중에는 Fela Kuti의 Afrodisiac이 있었는데, 이는 Remain in Light의 원형(原形)이 되었다. Eno는 “당시 저는 이 음악에 매우 흥분했고 그들도 매우 흥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스릴이 있었습니다.”[출처]

녹음은 1980년 7월과 8월에 바하마의 Compass Point Studios와 뉴욕의 Sigma Sound Studios에서 진행되었다. 가사는 밴드가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시와 캘리포니아에서 만들었다. 세션 음악가로는 기타리스트 Adrian Belew,4 가수 Nona Hendryx, 트럼펫 연주자 Jon Hassell이 참여했다.5 (결국 앨범 뒷면으로 넘어갈) 커버의 아트워크는6 Tina와 Chris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연구원 Walter Bender와 그의 ArcMac 팀(MIT 미디어 랩의 전신)의 도움을 받아 작업했다. 부부는 히말라야 위로 편대를 이루며 날고 있는 붉은 전투기의 콜라주를 만들었는데, 미국 해군 제독이었던 Tina의 아버지 Ralph Weymouth를 기리기 위해 Grumman Avenger 비행기를 예술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Album cover containing a drawing of a mountain range and four mostly red warplanes flying in formation. There is green text on the left hand side and a barcode in the top right co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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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ing Heads와 Eno는 모든 노래를 알파벳순으로 “David Byrne, Brian Eno, Chris Frantz, Jerry Harrison 및 Tina Weymouth”에게 크레딧하는 데 합의했지만, 최종 발매된 앨범에는 “모든 노래는 David Byrne & Brian Eno가 씀(David Byrne, Brian Eno & Jerry Harrison이 쓴 “Houses In Motion”과 “The Overload” 제외)”라고 되어 있었다.7 Frantz, Harrison 및 Weymouth는 크레딧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에디션에서는 모든 밴드 멤버들로 크레딧이 바뀌었다. Frantz는 2009년에 그와 웨이머스는 “크레딧 분쟁으로 인해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8

이런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앨범 Remain in Light9 은 1980년 10월 8일 Sire Records에서 발매되었다. 앨범은 음향 실험, 리듬 혁신, 서로 다른 장르를 응집하여 전체로 통합한 시도였기에 비평가들로부터 폭넓은 찬사를 받았다. 이 앨범은 미국 Billboard 200 앨범 차트에서 19위, 영국 앨범 차트에서 21위를 차지했으며, 싱글 “Once in a Lifetime”과 “Houses in Motion”이 발매됐다. 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100만 장 이상 판매되었다. 2017년 의회도서관은 이 앨범을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또는 미적으로 중요한” 앨범으로 간주하여 National Recording Registry에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비평가 Stephen Thomas Erlewine은 이 앨범을 “아프리카 타악기, 펑크 베이스 및 키보드, 팝송 및 전자 음악의 밀집된 혼합물”이라고 불렀다. 2008년 리뷰에서 Vibe의 숀 페네시(Sean Fennessey)는 “Talking Heads는 아프리카 폴리리듬을 NYC로 가져와서 우아하고 색다른 포스트펑크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정신 분석가 Michael A. Brog는 이 앨범이 록앨범의 형식의 잠재력을 이용하여 “정신병 및 분열증적 경험에 강력하고 당혹스러운 음악적 표현을 공급“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Byrne은 앨범 보도 자료에 참고 문헌과 함께 앨범이 아프리카 신화와 리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포함했다. 이 발표에서는 가사의 주요 영감이 John Miller Chernoff의 African Rhythm and African Sensibility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농촌 아프리카 지역 사회의 삶의 음악적 향상을 조사한 서적이다. Chernoff는 1970년 가나로 여행을 가서 토착 타악기를 연구했고 아프리카인들이 드럼 패턴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썼다.10

Eno는 Talking Heads에게 Remain in Light의 음악이 4인조가 라이브 공연하기에는 너무 밀도가 높다고 조언했다. 밴드는 앨범을 홍보하기 위해 투어 인원을 9명의 뮤지션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Adrian Belew, Parliament-Funkadelic 키보디스트 Bernie Worrell, 베이시스트 Busta “Cherry” Jones, Ashford & Simpson 타악기 연주자 Steven Scales, 백킹 보컬리스트 Dolette MacDonald를 영입했다. 확대된 밴드는 최초로 1980년 8월 23일 온타리오의 Heatwave 페스티벌에서 70,0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했다. 8월 27일, 또한 Wollman Rink에서 8,000명의 관객을 모아 트랙 쇼케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11 12

Radiohead는 Remain in Light가 그들의 2000년 앨범 Kid A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Radiohead 기타리스트 Jonny Greenwood는 루프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Harrison에게 Talking Heads가 대신 반복해서 연주하는 부분을 녹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Greenwood는 “그래서 듣기에 지치지 않는 이유는 같은 음악을 계속 반복해서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번 약간씩 다르게 들리죠. 거기에는 교훈이 있습니다.” 2018년 베냉 가수 Angélique Kidjo는 Jeff Bhasker가 프로듀싱하고 Kravenworks 레이블에서 발매한 Remain in Light의 1:1 곡 커버를 발표했다 밴드가 아프리카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여 앨범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했다.

2022년 해리슨과 벨루는 앨범 40주년을 기념하는 3개의 콘서트 일정을 위해 뭉쳤고, 앨범 전체와 Talking Heads의 여러 곡을 연주했다. 2023년, 그들은 프로젝트를 북미 전체 투어로 확대했고, 벨루가 Talking Heads의 영향을 받은 1980년대 King Crimson의 시기에 활동했던 시절의 자료를 포함했다.

1. Born Under Punches (The Heat Goes On)

“Born Under Punches (The Heat Goes On)”의 샤우팅 창법은 일상에서의 “설교, 소리치기, 횡설수설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이 노래는 워터게이트 스캔들 이후의 대중의 편집증을 다루고 있다. 번은 존 딘(John Dean)의 워터게이트 증언에서 나온 직설적인 말을 연구하여 자신의 작업에 적용하려고 했다. 제목에 사용되고 코러스에서 반복되는 “And the Heat Goes On”이라는 표현은 1980년 여름에 이노가 읽은 New York Post 헤드라인에서 힌트를 얻었고, 번은 데뷔 앨범의 트랙 “Don’t Worry About the Government”라는 노래 제목을 “Look at the hands of a government man”이라는 가사로 다시 사용했다.

Don’t you miss it? Don’t you miss it?
Some ‘a you people just about missed it!
Last time to make plans
Well, I’m a tumbler
I’m a government man

이 가사에서 “Last time to make plans”은 리처드 닉슨이 탄핵 직전에 갑자기 사임함으로써 그를 정당하게 처벌하려는 행위를 무력화시킨 계획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지금 한국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 ‘자진 사퇴할 수도 있다’라는 설이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 연상되어서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구절이다.

음악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곡은 앨범의 실험적인 시도가 가장 잘 응축되어 있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이 리뷰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브라이언이노도 이곡에서 밴드와 본인이 했던 실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제가 만족했던 다른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악기를 서로 연결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몇 개의 악기가 복잡한 부분을 연주하는 대신, 많은 악기가 매우 간단한 부분을 연주하고 이 부분들이 서로 어우러져 복잡한 트랙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Born Under Punches 에는 5~6개의 베이스가 있었는데 , 각각이 서로 어울리는 간단한 부분을 연주했습니다.(출처)

2. Crosseyed and Painless

이곡의 작업 당시 번은 곡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작가적 난관(impasse)에 부딪혔다고 한다. 그래서 크리스는 “너도 알겠지만 랩이라 부르는 새로운 것이 있는데, 넌 꼭 노래를 부를 필요가 없어. 그냥 가사를 랩하면 돼. 이거 들어봐”하며 Byrne에게 Kurtis Blow의 “The Breaks“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리고서 번은 한번의 시도만에 성공했다.(회고록 264-265쪽) 아래 가사는 “사실”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받지만 이에 대해 계속 회의(懷疑)하는 화자의 완고함이 느껴진다.

I push the facts in front of me
Facts lost
Fa-Facts are never what they seem to be
No-no-thing there
No information left of any kind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Toni Basil이 댄싱팀 The Electric Boogaloos와 함께 만들었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 토킹헤즈의 음악은 다시 한번, 지적인 갈증을 해소해주는 난해한 음악이기 이전에 앞서 댄스음악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13

3. The Great Curve

Byrne이 Robert Farris Thompson의 책 African Art in Motion을 읽은 후 사용한 “The world moves on a woman’s hips”라는 가사로 아프리카 테마를 잘 보여준다.

Sometimes the world has a load of questions
Seems like the world knows nothing at all

또한 도입부의 이 가사가 흥미로운데 언젠가 한 유튜브 영상에서 ‘모두가 비정상인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사는 것은 정상적인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본 적이 있다. ‘번이 자폐 스펙트럼장애라서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워서 토킹헤즈의 음악이 편집증적이 아니었을까’라는 이야기도 많지만, 우리 사회에서 당연시 여기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많은 질문을 던지는 비정상적인 것일 수도 있다. 재밌게도 번은 데뷔 앨범의 “No Compassion”에서도 같은 질문으로 노래를 시작한다.

So many people…have their problems
I’m not interested in their problems

요컨대 이러한 상황은 앞서의 트랙 Crosseyed and Painless에서 “사실”을 계속 강요받는 상황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음악적으로 볼 때 Crosseyed and Painless와 함께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듣는 곡이다. 타악기로 봉고(Bongo)가 쓰였다. 그리고 애드리안 벨루의 기타 간주가 돋보이는 곡. 빠른 속도의 기타 연주와 관악기 연주가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4. Once in a Lifetime

어떻게 보면 이렇게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앨범 속에서 그나마 다소 느긋하게 들을 수 있는 곡. 상업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고 가사 속의 스토리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Nicolas Cage 주연의 The Family Man은 이 곡을 모티브로 해서 시나리오를 썼음에 틀림없다.

And you may ask yourself
“How do I work this?”
And you may ask yourself
“Where is that large automobile?”
And you may tell yourself
“This is not my beautiful house!”
And you may tell yourself
“This is not my beautiful wife!”

그야말로 ‘나는 누구며 여기는 어디인가?’ 하는 상황이다. 이 가사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재밌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밈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Byrne이 NPR에서 이곡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우리는 대체로 무의식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반쯤 깨어 있거나 자동 조종 장치로 작동하고 결국 집과 가족과 직장과 다른 모든 것을 가지게 되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킹헤즈의 곡 가사 중에 가장 유명한 가사가 등장한다.

Same as it ever was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번과 토니베실이 같이 감독한 것으로 크레딧에 올라있다.

5. Houses in Motion

이곡은 세션으로 참가한 Jon Hassell의 으스스한 트럼펫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I’m walking a line
I’m visiting houses-in-motion
I’m walking a line

번은 유난히 건축물이나 도시에 대해 곡을 많이 썼는데

  • Love → Building on Fire
  • Don’t Worry About the Government
  • The Big Country
  • Cities
  • Born Under Punches (The Heat Goes On)
  • Burning Down the House
  • (Nothing But) Flowers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앨범의 제목을 알다시피 – 비록 웨이머스의 아이디어로 채택된 제목이기는 하지만 – “More Songs About Buildings and Food” 이다. 그리고 솔로 커리어 시절에는 건물을 악기로 사용하여 “Playing the Building”이라는 인터랙티브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6. Seen and Not Seen

Byrne은 밴드의 나머지 멤버들이 만든 악기 연주에 낭송 스타일의 시를 낭송한다. 이 시는 은유를 통해 대중 문화에서 보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재형성할 만큼 불안한 한 남자와, 이것이 완벽하게 자연스럽다는 의견을 묘사하고 있다. “Gradually his face would change its shape”이라는 가사에서 보듯 앨범의 등장인물들은 계속 모습을 잃어간다(Crosseyed and Painless는 Lost my shape이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7. Listening Wind

이 노래는 미국 식민지 개척자들을 폭격하는 외국 테러리스트 Mojique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대해 Byrne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더 이상 라이브로 공연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미국이 ​​보편적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합니다. 저는 수년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많은 미국인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그들은 우리를 사랑하고, 그저 질투할 뿐이야. 그들은 그저 맥도날드를 원할 뿐이야.’”

8. The Overload

이곡은 Talking Heads가 노래를 Joy Division의 스타일로 만들려 했던 시도다 . 문제는 멤버중 중 누구도 Joy Division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 그냥 그들에 대해 읽은 바에 따라 그 분위기대로 노래를 만들고 연주한 것이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Sci-fi 영화의 사운드트랙처럼.14 가사는 마치 불교의 영겁을 노래하는 듯한 분위기다.

A frequent returning
And leaving unnoticed
A condition of mercy
A change in the weather
A view to remember
The center is missing
They question how the future lies
In someone’s eyes

  1. 밴드가 도착했을 때에는 옆 스튜디오에서 AC/DC가 Back in Black을 녹음 중이었다고
  2. 이노는 “난 너희들이 가려고 하는 방향이 무척 맘에 들어.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너희 앨범을 프로듀서할 거야.”라고 말하며 엔지니어로 Rhett Davies를 데려왔다.(David Bowman의 책 167쪽)
  3. 맨해튼의 북쪽 할렘에서 등장한 힙합은 서서히 남쪽의 백인 음악의 공간으로 침투하며 협업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 작업의 선두주자로는 토킹헤즈와 블론디 등이 있다.
  4. Belew는 “Crosseyed and Painless”, “The Great Curve”, “Listening Wind” 및 “The Overload”가 될 트랙에서 연주했다
  5. Eno는 그에게서 “제4세계 음악”의 비전을 보았다. 하셀은 “커피 색깔의” 미래의 고전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지구의 반은 15세기를 살고 있고 나머지 반은 순수한 블레이드러너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David Bowman의 책 166쪽)
  6. 앨범의 앞면 커버는 네 멤버의 사진에 컴퓨터그래픽 효과를 통해 멤버들의 얼굴에 빨간 칠을 한 Scptt Fisher라는 프로그래머의 작품이다.(David Bowman의 책 177쪽)
  7. 크리스의 회고록 266쪽
  8. 한편으로 Chris의 회고록 263쪽에 따르면 크리스 부부는 레코드사에 청구하지 않은 금액 십만 달러 이상을 이 음반에 썼다고 한다. 그는 특히 이노의 냉대와 이에 대한 번의 침묵에 분노가 컸다.
  9. 작업 초기에 정해진 이름은 Melody Attack이었다. 이노가 후에 어디선가 읽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이 이름을 제안했다고 한다.
  10. 이 책은 번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오는 여정에 읽은 책인데 작가는 아프리카에서 8년 이상을 보내며 어떻게 아프리카의 타악기 연주자가 연주를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지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드럼 연주의 어휘는 언어의 그것 만큼이나 복잡하였다.(David Bowman의 책 173쪽)
  11. Chris의 회고록 272쪽에 따르면 이 공연의 오프닝은 일본의 일렉트로닉팝 밴드 Plastics가 담당했다고 한다
  12. 확장된 토킹헤즈
  13. 우키팝이라는 유튜버가 2024년에 올린 피치포크의 사세 축소에 관한 이 영상을 보면 피치포크의 리뷰를 보고 어떻게 그 유튜버가 토킹헤즈의 음악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는 지를 여담으로 설명하고 있다.
  14. David Bowman의 책 178쪽

Remain In Light이 만들어지기 직전에 있었던 잼세션에 관한 일화


새로운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른 멤버들을 부추기는 것은 보통 나의 일이었다. 티나는 준비되어 있었다. 제리는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확실히 준비되어 있었다. 데이빗과 브라이언은 별로. 그들은 뉴욕으로 돌아왔지만, 분명 – 우리는 알 수 없지만 – 샌프란시스코에서 앨범을 만드는 동안에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 내가 데이빗에게 전화했을 때 그는 우리와 새 앨범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뭘 해야 하나? 티나, 제리, 그리고 나는 우리 집에서 즉흥연주를 시작했고 기록을 위해 우리의 소니 붐박스에 모든 것을 녹음했다. [중략] 티나가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브라이언에게 전화해서 “안녕 브라이언. 나 지금 크리스하고 제리와 여기 우리 집에서 잼세션을 하고 있는데 오지 않을래?” 라고 제안했다. [중략] 브라이언과 연주를 몇 개 한 후 방 안에는 좋은 에너지가 넘쳤고 모두는 근사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자 티나는 데이빗에게 전화해서 “안녕 데이빗. 브라이언이 우리랑 연주 중인데 정말 근사해. 어서와!”라고 말했다. 데이빗은 하고 있던 일을 모두 내려놓고 한 시간도 안 돼서 기타를 손에 든 채 우리 집으로 왔다. 심리학은 재밌는 거야. 그렇지?[Chris Frantz, Remain In Love, 2020, St. Martin’s Press, p260에서 번역]

Remain in Light

1980년 1월 Talking Heads의 멤버들은 한 해전에 발표한 그들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Fear of Music을 위한 순회공연을 마친 후 뉴욕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각자의 관심사에 당분간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싱어 David Byrne은 Brian Eno와 함께 실험적인 앨범 My Life in the Bush of Ghosts를 발표한다. Jerry Harrison은 Nona Hendryx의 앨범을 뉴욕에 있는 시그마 사운드 스튜디오의 지사에서 프로듀스했다. 부부가 된 Chris Frantz와 Tina Weymouth는 Byrne의 밴드에 대한 영향력이 지나치다는 Weymouth의 조언에 따라 그룹을 떠나는 문제를 상의한다. Frantz는 이 생각을 좋아하지 않았고 둘은 그 대신 밴드 생활과 결혼 생활에 대해 심사숙고하기 위해 캐러비언으로 여행을 떠난다.

둘은 마침내 바하마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1980년 봄에 Byrne과 Harrison이 합류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그간 밴드의 창작에 대한 부담이 Byrne에게만 쏠려있었음을 동의하게 된다. Remain in Light의 개념은 이렇게 부분적으로는 Talking Heads가 “Byrne과 그 백업 밴드”라는 세간의 인식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작업은 Byrne의 표현에 따르면 “상호 협조를 위해 우리의 에고를 희생하기”였다. Byrne의 가사에 밴드가 곡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대신, 그들은 Fear of Music의 수록곡 “I Zimbra”를 시점으로 하여 일련의 가사 없는 연주 즉흥연주를 이어갔다.

Eno가 3주 후에 바하마에 도착했는데 그는 처음에는 밴드와 다시 일하기를 꺼려했다. 하지만 데모 테잎을 들은 후 생각이 바뀌었다. Eno는 “너희들이 가려는 방향이 절대적으로 맘에 들어”라고 외쳤다. 이들은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의 공동체적인 아프리카의 방식을 실험하기로 결정했다. 개별 파트는 화합하는 전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폴리리듬(polyrhythm : 대조적 리듬의 동시 사용) 나이지리아 뮤지션 Fela Kuti가 1973년 발표한 아프로비트 앨범 Afrodisiac이 이 앨범을 위한 견본이 되었다. 녹음은 바하마와 미국에서 1980년 7~8월에 이루어졌다.

Byrne은 앨범의 마지막 믹스 작업을 일종의 “정신적인(spiritual)”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즐겁고 황홀하지만 또한 진지한” 작품 말이다. 그는 “우리가 암시한 것보다 Remain in Light에 아프리카적인 요소는 덜하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대한 아이디어는 특정한 리듬들을 마주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no는 이 앨범이 훵크(funk)와, 펑크(punk), 그리고 뉴웨이브가 섞여 있는 앨범이라고 말했다. 앨범은 1980년 10월 Sire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됐다. 빌보드 앨범 차트에는 19위, 영국 차트에서는 21위까지 오르는 성적을 거두었다.

Talking Heads / Remain In Light

토킹 헤즈의 네 번째 앨범 「Remain In Light」의 위대함은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리더 데이빗 번의 호기심과 창의력에 있다. 항상 지적인 밴드로 불리우는데 싫증난 번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 앨범은 아프리카의 토속 리듬과 여러 부족들의 전설에 바탕을 둔 아프리카적 정서에 대한 경의의 표시이다. 이처럼 독창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한 또 하나의 인물은 이 앨범의 프로듀서이며 토킹 헤즈의 초창기부터 번과 호흡을 맞춰 온 브라이언 이노이다. 그는 작곡과 편곡, 기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악기 연주에서 특유의 음악적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Remain In Light」의 전체적 사운드는 아프리카 전통 음악에 근거해 멜로디에 의한 코드 체인지에 의존치 않고 대담한 반복 리듬을 고집하고 있다. 이렇게 탄생된 사운드는 대단히 펑키(Funky)하고 댄스적이다. 대부분의 실험적 음반이 상업적 성공과 연결되지 않는데 반해 이 앨범은 빌보드 팝 앨범 차트 19위까지 진입하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히트곡 을 비롯, 수록곡 대부분의 가사는 상당히 철학적이다. 한 마디로 「Remain In Light」은 ‘제3세계 음악’의 중요성을 크게 일깨워준 기념비적 앨범이다. 폴 사이먼의 「Graceland」나 스팅의 「The Dream Of The Blue Turtles」등이 모두 이 앨범에 큰빚을 지고 있다.(이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