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mond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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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티팝(sophisti-pop)이라는 멋진 장르가 막 꽃을 피우던 1984년 탄생한 앨범이다. 1980년대 초중반 뉴웨이브 시대에서 발전한 팝 음악 하위 장르인 소피스티 팝은 째즈와 쏘울의 요소를 섞은 캐치한 멜로디의 팝사운드, 차분한 연주, 다소 건조한 듯한 보컬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이 앨범은 음악, 가수의 외모, 앨범 커버 등등 모든 것이 이른바 ‘세련미 넘치는 부드러운 소피스티 팝’을 지향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소피스티 팝의 원형은 Roxy Music으로 거론되기 때문에1 이 장르의 발전은 예의 영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1984년 즈음에는 차차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등지에서 멋진 소피스티팝 앨범이 생산되던 시기였다. 기억하기로 그 해에 The Blue Nile의 A Walk Across the RooftopsJoe Jackson의 Body and Soul 등이 발매되었고, 그다음 해인 1985년에 Double의 Blue나 Prefab Sprout의 Steve McQueen 등 그 장르의 명반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아직은 샤데와 같이 여성 보컬을 전면으로 내세운 소피스티팝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후 반갑게도 Basia, Swing Out Sister, Everything but the Girl 등 여성 보컬을 무기로 하는 멋진 뮤지션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럼에도 샤데는 그 두텁고 독특한 음색으로 말미암아 그중에서도 독자적인 위치를 점하였는데, 이 앨범에서는 이미 그런 특색이 잘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소피스티 팝은 1980년대 후반 절정을 이루게 된다.

런던의 파워플랜트 스튜디오에서 6주 동안 녹음하여 완성한 이 앨범은 다소 발랄한 신디싸이저 연주보다는 차분한 색소폰과 키보드 연주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주가 다소 허스키한 샤데의 보컬과 환상적인 케미를 이루어 독특한 중량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가장 매력적인 트랙은 누가 뭐래도 Smooth Operator고 이후의 트랙들은 그 곡에서 반보 혹은 한보 정도의 차이를 두고 저만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1. 1982년 Avalon이 최초의 소피스티 팝 앨범으로 종종 언급됨

佐野元春 / ヴィジターズ [1984]


이미지 출처 discogs

ヴィジターズ(비지터스, Visitors)는 1984년 5월 21일에 EPIC·소니에서 발매한 사노 모토하루(佐野元春)의 4번째 정규 앨범이다. 이미 3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통해 일본에서 이른바 AOR(Adult-oriented rock)이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1 사노는 좀더 본격적으로 서구적인 음악을 시도하고 싶어서였는지 이 앨범의 작업을 위해 1984년 5월부터 1년간 뉴욕에 체류하면서 현지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고, 이 과정에서 뉴욕문화 및 미국음악의 요소를 이 앨범에 많이 포함시켜 완성하였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앨범이 두 개가 있다. 바로 Joe Jackson이 1982년 발표한 Night and Day, Talking Heads가 1980년 발표한 Remain In Light. 사노의 비지터스는 이방인이 뉴욕에 방문하여 음악에 뉴욕이라는 도시를 담았다는 점에서 전자를2, 흑인이 아닌 인종이 – 서구음악을 빨리 수입하는 일본마저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 랩, 힙합 등 흑인음악을 받아들여 절충주의적 태도를 취했다는 점에서 후자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세 앨범 모두가 공간적 배경은 뉴욕이다.3 뉴욕은 공간이자 영감이었던 것이다.

첫 트랙 Complication Shakedown에서 사노는 곧바로 본격적인 랩을 시도하면서 앨범의 청자에게 신선한 느낌을 안겨준다. 이어진 곡 Tonight은 뉴욕 거리를 배회하는 화자의 입을 통해 뉴욕이라는 도시를 찬양하는데 Joe Jackson의 Steppin’ Out에서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세 번째 트랙 Wild On The Street에서 사노는 다시 랩을 시도하는데 R&B적인 감성까지 가미되어 후배 쿠보타 토시노부(久保田 利伸)의 원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네 번째 트랙 Sunday Morning Blue는 존 레논(John Lennon)의 죽음을 소재로 한 노래다.4 비틀즈 풍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다섯 번째 트랙 Visitors는 앨범명과 동일한 트랙. 이 곡에서는 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구술(spoken word)’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한층 토킹헤즈가 발표한 앞서 언급한 앨범 중에서의 트랙 Listening Wind를 연상케 한다. 가사 중에 ‘クロスワードパズル解きながら 今夜もストレンジャー(크로스워드 퍼즐 풀면서 오늘밤도 이방인)’이라는 부분이 공감가는 대목이다. 여섯 번째 트랙 Shame은 또다시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편안한 멜로디가 특징인 곡이다. 일곱 번째 Come Shining은 전주가 맘에 드는데 80년대를 풍미한 뉴웨이브/신스팝에서의 경쾌하고 캐치한 멜로디가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트랙 New Age도 랩이 주조를 이루는 트랙이다. 긴장감 있는 베이스 연주가 맘에 든다.

사노 자신이 말하길 이 앨범은 그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순수한 팝아트” 또는 “가장 언어적인” 앨범이다. 어쨌든 어찌 보면 당시 일본의 대중음악계에서도 굉장히 실험적인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발매 당시 오리콘 차트에서는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연간 24위를 기록하는 등의 준수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제26회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도 ‘우수 앨범상’을 수상했다. 일본의 음악 전문 잡지 뮤직 매거진에서 2019년 4월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선정한 일본 음악 100대 명반 리스트에서는 28위로 선정됐다. 과문하지만 일본음악계에서도 이러한 전폭적인 서구적인 흑인음악의 채택으로 크게 성공한 경우는 이후 90년대 우타다 히카루(宇多田 ヒカル)에서나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5

  1. 그럼에도 아직까지 노래는 일본 가요풍의 멜로디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그의 히트 앨범 썸데이(サムデイ)만 해도 아직까지는 일본 가요풍의 팝 요소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2. 조잭슨은 영국의 펑크락 뮤지션이다
  3. 토킹헤즈의 음반은 바하마에서 녹음했지만, 이 밴드야말로 뉴욕 토박이들이고 그들의 음악적 특성에서 뉴욕을 떼어놓을 수 없다.
  4. Off Course(オフ・コース)가 1982년 발표한 I Love You에서도 존 레논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5. 공교롭게도 히카루의 퍼스트러브의 곡들도 그가 뉴욕에 머물면서 쓴 곡들이다.

Night and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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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공연을 꼭 보고 싶은 80년대 뮤지션을 꼽으라면 Joe Jackson은 탑3 안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의 뻔뻔한 듯 하면서도 박력 넘치는 보컬이 라이브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몸으로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조의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인 이 앨범에서도(뮤지션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그의 이러한 매력이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 앨범은 앨범 커버와 수록곡들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영국 출신인 작가가 미국에서도 가장 큰 대도시 뉴욕을 방문하고 느낀 점을 담아낸 작품이다.1 잭슨은 이러한 감정을 째즈 풍의 피아노 연주를2 기조로 하는 아름다운 멜로디 속에서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다.

앨범의 화자는 “이런 동네를 걸어다는 것은 미친 짓(Somebody say I’m crazy Walking in this neighbourhood ; Target)”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차이나타운을 찾아 헤매다 “난 오른쪽으로 꺾었는데 길을 잘못 들었네(I took a right Then I took a wrong turn : Chinatown)”라고 탄식하기도 하지만 화자의 뉴욕에 대한 애정을 감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화자는 이 앨범 최고의 히트곡이자 조잭슨 최고의 히트곡이기도 한 Steppin’ Out에서 이렇게 뉴욕의 매력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Now
The mist across the window hides the lines
But nothing hides the color of the lights that shine
Electricity so fine
Look and dry your eyes

도회적인 분위기의 일본 대중음악 장르를 시티팝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역사상 최고의 시티팝은 바로 이곡 Steppin’ Out이라고 생각한다. 반짝거리는 느낌이 이색적인 도회적인 연주와 함께 화자는 뉴욕의 아름다운 밤을 찬양하고 있다.

The St. Regis Hotel New York.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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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pin’ Out 뮤직비디오의 촬영지 뉴욕의 St. Regis 호텔

이 앨범의 시티팝적 성격의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는 곳은 Real Men이다. 이곡에서 화자는 춤을 추고 있는 뉴욕 다운타운의 게이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면서 우리에게 “진정한 남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그래 그들은 다 똑바르지(straight). 줄만큼이나.”에서는 straight의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점이 재미있다.

See the nice boys dancing in pairs
Golden earring, golden tan, and blow wave in their hair
Sure, they’re all straight, straight as a line
All the gays are macho, can’t you see the leather shine?

조잭슨은 이 앨범의 후속앨범 Night and Day II를 2000년 10월에 발표했다.

  1. 앨범명 Night and Day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곡가 Cole Porter동명의 곡에서 따온 듯 하다
  2. Cancer의 멋진 후반부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실 것

Jackson, Joe

Jackson performing in 1982
By David Gans – https://www.flickr.com/photos/dgans/1471908742/in/faves-24788065@N02/, CC BY 2.0, Link

1955년 8월 11일 영국 Burton-upon-Trent 출생
스타일 College Rock, Pop/Rock, New Wave

뉴웨이브 뮤직의 기수로 불리는 Elvis Costello와 Graham Parker 등과 함께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Joe Jackson은 1979년 등장하여 주목할만한 활동을 펼치면서 “뉴웨이브의 Duke Ellington”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는 그 이전부터 레게, 빅밴드 시설의 스윙풍의 재즈와 각 나라의 토속적이고 이색적인 음악을 섭렵, 폭넓은 음악적 재능을 닦았다. 매튼온트렌트에서 태어나 포츠마우스에서 자란 그는 11세부터 바이올린을 배웠고, 몇년 뒤에는 피아노를 독학으로 익혔다.

이때부터 곡을 쓰기 시작, 영국의 왕립음악원에서 정통 작곡 공부를 했고 졸업 후에는 Arms & Legs라는 그룹을 조직하여 활동하는 한편, 데뷔앨범 Look Sharp를 발표했다. 이때가 1978년 초, 반응이 좋자 David Kershenbaum의 주선으로 A&M 사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첫싱글 Is She Really Going Out With Him?이 톱20 히트를 냈고 자신의 밴드를 조직하여 공연에 들어갔다.

이후 1980년 초엔 2집 I’m The Man을, 그 해말엔 3집 Beat Crazy를 발표하고 밴드를 해산했다. 그리고는 스윙콤보 밴드를 이끌고 4집 Jumpin’ Jive를 1981년 6월에, 1년후인 1982년 6월엔 5집 Night And Day를 발표하여 Real Man과 그래미 후보에 오른 Steppin’ Out을 히트시켰다. 그후 그는 1983년의 영화 Mike’s Murder의 사운드트랙을 맡아 기량을 과시했고 1984년에는 6집 Body And Soul을 발표하여 You Can’t Get What You Want를 크게 히트시켰다.

디스코그래피
1979 Look Sharp! A&M
1979 I’m the Man A&M
1980 Beat Crazy A&M
1981 Jumpin’ Jive A&M
1982 Night and Day A&M
1983 Mike’s Murder Soundtrack A&M
1984 Body & Soul A&M
1986 Big World A&M
1987 Will Power A&M
1988 Tucker A&M
1988 Live…1980-1986 A&M
1989 Blaze of Glory A&M
1991 Laughter & Lust Virgin
1994 Night Music Virgin
1997 Heaven & Hell Sony Classical
1999 Symphony 1 Sony Classical
2000 Summer In The City: Live In New York Sony Classical
2000 Night and Day II Sony Classical
2001 Look Sharp! [Bonus Tracks] A&M
2001 I’m the Man [Bonus Track] A&M

링크
Official Site
The Joe Jackson Archive

Love shows that God has a sense of humor – Stranger Than Fiction 가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