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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on

이 영화에 따르면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는 실존했던 대륙이었고 외계인들의 지구 전진기지였다. 영원한 삶을 영위하는 이 신비로운 외계인들이 어느 날 지구에 남겨진 그들의 외계인 동료(정확하게 말하자면 커다란 고치[cocoon]속에 잠들어 있는 외계생물체들)를 데려가기 위해 지구로 왔다. 그들은 배를 빌려 알을 건져내는 한편 그 알들을 임시로 얻은 저택의 수영장에 보관한다. 그런데 그 수영장은 이웃 양로원의 장난기심한 노인들의 놀이터였다. 이들 노인들은 새 주인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영을 즐기는데 갑자기 원기가 왕성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들의 삶은 젊은이들의 삶에 못지않은 활기찬 삶으로 변신하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영생의 꿈이 실현된다는 설정의 독특한 소재의 SF 영화이다. Don Ameche, Wilford Brimley, Jessica Tandy(히치콕의 The Birds 의 히로인) 등 연로하신 과거의 스타들이 역동적인 연기를 선보이느라 꽤나 고생하셨을 것이 눈에 선한 이 작품은 이 덕분인지 그 해 아카데미에서 Don Ameche 에게 남우조연상을, 특수효과 제작팀에게는 특수효과상을 선사했다. 반면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외계인 역의 Tahnee Welch(라퀄웰치의 딸)은 안 따라주는 연기 탓에 이 작품 이외에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는 형편없는 연기경력을 쌓게 된다. 후속편은 전편만큼의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Phantasm

사실 공포영화는 모순되게도 보수적인 영화장르다. 스크림에서 웨스크레이븐이 친절하게 설명한 바와 같이 공포영화에는 몇몇 암묵적으로 정해진 공식이 있는데 많은 부분 사회가 용인하지 못하는 부도덕함에 대한 징벌적인 성격이 강하다. 물론 도덕적인 징벌이 뭐 나쁘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영미권 스타일의 추리소설이나 추리영화의 보수성만큼은 아니더라도) 주로 기존체제의 부르주아 도덕률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떻게 보자면 공포영화에서 일상적으로 등장하는 폭력묘사에 대한 도덕적 인과관계의 서술을 통해 관객이 극에 몰입하게 하는 동시에, 폭력묘사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기 위한 미봉책일수도 있다.

이 영화 Phantasm 은 그러한 공포영화의 보수성을 답습하지 않는다. 웨스크레이븐의 ‘공포의 계단’과 같이 진보적인 시각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억지스러운 인과관계를 꾸미기 위한 상황설정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처럼 폭력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데 몰두한다. 그런데 너무 재미만 좆다보니(?) 이런 저런 잡탕소재가 섞여서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악당이 오컬트 쪽으로 나가다가 갑자기 외계인으로 둔갑되는데 특별한 설명도 없어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대단히 창조적인 악당(?)이 등장하는데 한순간에 어이없이 당하기도 한다. 그런 허술함이 이 영화를 컬트로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Don Coscarelli 가 불과 23살의 나이에 시나리오, 감독, 프로듀서 등을 도맡아 하였다.

Cocoon 2 : The Return

1편을 보지 못하고 2편부터 봐버렸다. 덕분에 처음에 극의 흐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난독증 증세를 보이며 작품을 감상해야 했던 어려움이……. 1편은 대충 어느 날 나타난 외계인들이 노인들의 원기를 회복시켜주어 제2의 청춘을 살게 되고 결국 그들과 함께 영원히 늙지 않는 행성을 날아간다는 다소 특이한 소재의 에스에프 영화였다. 2편에서는 이런 그들이 지구에 남겨놓은 코쿤(외계생명이 자라나는 큰 알)이 위기에 처해있음을 알게 되고 다시 되돌아와 코쿤을 회수해나간다는 스토리다. 이 큰 줄기를 둘러싸고 가족의 재회, 지구로 돌아옴으로써 재발하는 노인들의 병, 지구에 남았던 다른 친구의 과거에 대한 완고함 등 노인들과 가족들 사이에서 생기기 마련인 인생사의 고민 등이 에피소드로 펼쳐진다. 전편의 후한 점수에 비해 이 작품은 좋은 점수를 받진 못했지만 노인들의 삶에 대한 노련함과 완고함, 죽음에 대한 여전한 두려움 등 세세한 감정들이 묘사되어 있어 드라마적 기반은 탄탄한 편이다. 연구원으로 등장하는 The Friends 의 히로인 Courteney Cox 의 젊은 시절도 감상할 수 있는 작품.

Forbidden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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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iddenplanetposter” by Copyrighted by Loew’s International. Artists(s) not known. – http://wrongsideoftheart.com/wp-content/gallery/posters-f/forbidden_planet_poster_01.jpg.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어릴 적 이 영화를 ‘주말의 명화’에서 보고 느낀 충격은 ‘혹성탈출’의 마지막 장면만큼이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 멸망한 고도문명이 궁극적으로 창조해낸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은 이전의 다른 영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나이가 들어 다시 본 느낌역시 어릴 적 그 느낌을 좆고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 착안하여 구상된 스토리라인은 이미 “문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란 무엇일까” 라는 철학적 물음에 도달하고 있었다. 고도의 문명 속에서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를 추구했던 멸망한 인종 크렉 Krel. 그들이 무었을 위해 문명을 건설했고 어떠한 것에 의해 멸망을 자초해갔는가는 고도의 문명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정신적 성숙함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문명을 지탱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다. 영화를 보고나서 언뜻 그들의 어리석음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한때 핵무기 경쟁을 통해 온 세상을 핵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고 지금도 가장 문명화된 언어로 가장 야만적인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는 세련된(?) 문명인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보고 있자면, 어쩌면 이 영화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주문을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956년 당시 최고의 특수효과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이후 스타트랙 등 여러 공상과학영화에 간과할 수 없는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루비라는 로봇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고전적인 디자인.

p.s. 지난번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의 포스터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포스터에 로봇이 아리따운 여인을 안고 있는 장면을 포스터로 썼다. 물론 로봇 루비는 극중에서는 여인을 안지 않았다.(혹시 휴식시간 중에는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역시 흥행을 고려한 제작사의 눈속임이리라.
p.s. 2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은 ‘총알 탄 사나이’ 시리즈의 Leslie Nielsen 이다. 형편없이 망가지던 그 영화를 보면 ‘금단의 혹성’에서의 모습이 쉽게 연상되지 않겠지만 분명 그는 그 작품에서 신중하고 핸섬한 사령관으로 나온다. 물론 우스꽝스러운 표정도 짓지 않는다.

The Thing (From Another World)

몇몇 에스에프나 공포영화는 흔히 그 사회의 계층 간의 갈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조지로메로의 ‘죽음의 날’ 이나 웨스크레이븐의 ‘공포의 계단’, 그리고 로버트와이즈의 ‘The DayThe Earth Stood Still’과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The Big Sleep 의 감독 크리스찬나이비 Christian Nyby 가 1951년 선보인 The Thing 역시 외계인의 출몰로 인해 갈등하는 각 계층의 모습을 통해 지적쾌락을 선사하는 영화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직업군은 ‘죽음의 날’과 비슷하다. 이 영화는 좀비의 지구정복으로 인해 고립된 생존자들 중 과학자, 군인, 민간인 등의 갈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 작품에서 군인은 생존자들의 권력을 쥐고 흔들려는 또 다른 적(敵)으로 묘사된다. 반면 The Thing 에서는 현존하는 분명한 위협인 가공할 괴력의 외계인을 상대로 냉정을 지키며 인간을 보호하려는 무리로 묘사된다. 반면 과학자 부류는 위험에는 아랑곳없이 외계생물체에 대한 과학적 탐구욕 때문에 사태를 호도하는 부류로 묘사된다.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혁신과 보수의 갈등에서 누구에게 상대적 도덕성을 부여하는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 사태해결 방안이 어느 관점에서 옳으냐에 대한 주관적 서술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 감독은 군인을 택했다. 그들은 호기심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는 직업이 아니며 대화가 통하지 않는 ‘나쁜’ 괴물 외계인에게는 군인들의 보수성이 더 유효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만약 외계인이 보다 우호적이었다면 명백히 군인들의 보수성이나 공격성은 호의적이지 않게 묘사되었을 것이다. 동시대 영화인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이 바로 그 정반대의 경우에 해당하는데 지구에 평화의 경고 메시지를 전하러 온 Klaatu 를 적대적으로 공격한 것은 바로 군인이었다. 또한 정치인들은 그의 경고를 무시하였다. 이에 반해 과학자들은 Klaatu 의 지적능력에 공감하여 그의 경고메시지를 받아들인다. 결국 어느 사회나 위험을 받아들이느냐, 위험을 배척하느냐 하는 문제는 흑백논리로 명쾌하게 구분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군인이 과학자보다 올바른 판단을 하는 무리로 묘사되었다 하여 이 영화를 보수적이거나 반(反)진보적인 영화로 치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다. 외계인이 ‘악(惡)’한 캐릭터라는 기본상수를 깔고 들어갔으니 만큼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나아가자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적어도 그 군사적 대응이 인디펜던스데이만큼 유치하지는 않으니까.

The Adventures of Buckaroo Banzai Across the 8th Dimension!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고 의외의 호화배역들이 – 피터웰러, 존리스고, 엘렌버킨, 제프골드브럼 등!! – 좌충우돌하는 스토리상에서 우왕좌왕하는 꼴이 영락없이 컬트의 반열에 오르리라 기대되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컬트무비의 자격을 획득한 작품이다. 이 출연진들을 가지고 첫개봉시 1984년 LA 올림픽 와중에 단 일주일 상영하고 막을 내렸다니 망신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본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락가수, 무술의 고수, 신경외과의사, 물리학자, 그리고 비밀첩보원까지(!) 호화찬란한 배경을 깔고 있는 버칼루반자이(피터웰러)와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에밀리오리자도 박사(존리스고)사이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란이 큰 줄기이긴 한데 밴드공연 와중에 자살을 시도하는 여자(엘렌버킨)의 이야기, 난데없이 등장하는 외계인 등 시종일관 결말을 가늠할 수 없는 좌충우돌 모험극이다.

결론은. 재밌다.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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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 by http://manchestersoul.co.uk/sci-fi/TV/TV_D.htm. Licensed under Wikipedia.

이 영화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공상과학영화의 이야기 흐름에서 계속 벗어난다. 어느 날 백악관 근처로 비행접시가 착륙한다. 비행접시에서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외계인 클래투와 그의 로봇 보디가드 고트가 내린다. 클래투 Klaatu (미스테리한 프로그레시브락밴드 Klaatu 의 밴드 이름이 바로 이 영화에서 따온 것이다)는 긴장한 경찰이 쏜 총에 부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간다. 병원에 찾아온 정치인에게 클래투는 전 세계의 정치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한다. 정치인은 냉전 중이라 전 세계의 정치인을 모이게 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그러자 그는 병원을 탈출하여 어느 하숙집에 하숙을 한다. 그 곳에 머물며 한 천재과학자를 만나서 그의 뜻을 전하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그는 전 세계의 전기를 잠시 동안 차단시킨다. 결국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인류가 공멸의 길로 들어서면 안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이었다. 일종의 기독교적인 선지자의 냄새를 풍긴다. 소름끼치는 외계인의 습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첨단무기의 경연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50년대의 공상과학영화의 문법과 괴리가 있어 약간 어리둥절하다(물론 나중에 ET나 클로스인카운터와 같은 유사한 형식의 공상과학영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특별히 스펙타클한 장면도 없는 비행접시가 아니라면 공상과학영화로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할 정도인 이 영화는 결국 기독교 신화의 메타포를 빌어 냉전의 위험성과 군축의 의미를 전달하는, 당시의 답습적인 공상과학영화보다는 한 차원 높은 지적쾌감을 선사하는 영화이다. 감독은 West Side Story 로 유명한 거장 Robert Wise

참고사이트 http://members.aol.com/dsfportree/tdtess.htm

p.s. 그나저나 포스터의 저런 그로테스크한 장면은 영화에 없는데 어쩌자고 저렇게 B급으로 만들어 놓은지 모르겠다. 아마 Sci-Fi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제작사의 고육지책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