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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uppet Movie

Muppet : n. 머펫 《팔과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인형》;[the muppets] 머펫 쇼(= Shw) 《미국의 TV 버라이어티 쇼》

Jim Henson 이 창조하고 직접 이름까지 붙인(인형을 뜻하는 영단어 Puppet에서 착안) 이 인형들은 미국의 장수 아동프로 Sesame Street 와 The Muppet Show 등에 출연한 일군의 인형들로 국한되어 지칭되기도 한다.

The Muppet Movie 는 이들 인형을 주요출연진으로 사용(?)하고 스티브마틴, 멜브룩스(멜브룩스의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정말 압권이다), 오손웰즈, 밥호프 등 연예계의 거물들을 카메오로 등장시켜 만든 뮤지컬 코미디다.

영화는 주인공 Kermit The Flog 이 강가에서 외로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장면에서부터 전개된다. 여기에서 우연히 만난 헐리웃 에이전트의 권유에 의해 헐리웃에 오디션을 받기 위해 길을 떠나는 Kermit 와 도중에 만난 그의 친구들, 그리고 이들에게 해꼬지를 하는 악덕 기업가의 갈등이 전개되는 로드무비 형식도 띠고 있다.

곳곳에 배치된 미국식 유머코드와 섬세한 인형동작, 그리고 카메오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볼거리다.

p.s.아래 포스터와 달리 이 영화 포스터에서는 돼지가 개구리를 안고 있다.

The Life and Death of Peter Sellers(2004)

배우는 배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일까? 다른 이의 인생을 위해 배우 자신을 죽여야 하는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게리올드만은 후자의 뉘앙스로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라면 Peter Sellers 는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영화는 영국영화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코미디 배우로 칭송되는 피터셀레스 Peter Sellers 에 관한 전기영화다. 래디오쇼의 인기성우로 활약하다 영화계에 데뷔한 피터셀레스의 영화인생과 개인적인 삶이 적절히 안배되어 있는 이 영화에서 감독은 피터셀레스가 마치 질 좋은 캔버스처럼 영화 속 캐릭터의 전달에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반면 피터셀레스라는 개인의 모습은 공란으로 남겨버리는 그런 배우로 묘사하고 있다.(실제로 우리는 핑크팬더에서의 피터셀레스와 닥터스트레인지러브에서의 다중적인 피터셀레스 간에 피터셀레스라는 배우의 독특한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영화에서는 피터셀레스 자신도 그러한 자신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결국 그가 빼어들은 야심작은 말년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Being There 였다. 위대한 코미디언이었지만 위대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었던 피터셀레스는 1980년 7월 24일 심장발작으로 숨을 거둔다. 영국, 미국 합작으로 Stephen Hopkins 의 2004년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이 영화의 원작이 베스트셀러였다는 사실, 악마로 불린 패션잡지 편집장이 실제인물을 모델로 했다는 사실 등 이 영화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을 모른 채 감상하였다. 애초에 패션 쪽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영화속잡지 이름이 제법 즐겨보았던 리얼리티쇼 ‘프로젝트 런웨이’와 같다는 점, 프라다의 창업주 이하 그 가문이 전통적으로 공산당 지지자라는 곁가지 가십거리만을 안 채 영화를 보았다.

영화 자체는 킬링타임용으로 손색이 없었다. 악마와 순진한 소녀라는 설정은 고전동화에서 익숙한 설정이었고 워커홀릭과 그 배우자와의 갈등은 젠더가 전도되었을 뿐 통상의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구도였기 때문에 각 에피소드의 소결론을 짐작하는데 방해되는 요소도 없었고 역시나 예상했던 바대로 이야기는 결말을 맺는다. 또 여주인공 앤헤더웨이의 처진 눈매가 그녀의 패션과 제법 잘 어울린다는 것도 영화를 흥겹게 볼 수 있는 매력포인트였다.

다만 군데군데 감상의 흐름을 막는 억지스러운 설정이 눈에 거슬렸는데 특히나 결국 패션업계가 속물 부르주아지의 사행심을 갉아먹고 사는 산업일 뿐이라는 결말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의아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편집장 머랜더도 일갈하였듯이 패션업계의 선구자들이 갈고닦아놓은 미적감각이 결국 패션 문외한의 취사선택에 일조하였고 기왕에 옷을 입을 바에야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당초의 앤헤더웨이의 촌스런 패션보다 나중에 입은 패션들이 훨씬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사실인데, 단순히 패션계 한 거장의 추한 모습 때문에 패션계 전체가 싸잡아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리고 결말이 이러할 영화에 패션업체들이 왜 옷을 협찬했을까 등의 의문점이 남았다. 결국은 그녀가 선택하는 언론계 역시 양아치도 많고 속물도 많은 세상 아닌가? 언론계에 입문한다고 다시 촌스러운 패션으로 회귀할 필요가 있는가?

요컨대 이 영화에서 나름 펼치려 했던 ‘정치적 올바름’ 철학이 남자 배우자에게의 사과라는 남존여비적인 화해 – 차라리 이 남자배우의 혐오스러운 헤어스타일과 구리구리한 티셔츠가 더 짜증난다 – , 패션계에서 일했던 나름의 노하우에 대한 철저한 부정으로 굳이 표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공감이 되질 않았다.

차라리 머랜다를 떠나서 자신만의 패션레이블을 만든다는 결말은 어땠을까? 동대문에 점포라도 하나 내서 새로 시작하는 결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A Hard Day’s Night

한 시대의 팝아이콘이 되어버린 비틀즈에 관한 영화중 대표적인 수작. 비틀즈의 TV쇼 공연 중에 일어나는 해프닝을 비틀즈 멤버들을 직접 출연시켜 점프컷, 뮤직비디오적인 편집 등을 통하여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 곳곳에 배치된 에피소드들에서 인기있는 뮤지션으로서의 나름의 고충, 매니저와 뮤지션의 긴장감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악산업의 이면도 살짝 건드리고 있다. 또한 흥미로운 것이 비틀즈 멤버들간에 암묵적인 세력관계랄지 각 멤버들의 성향 등도 은근히 드러나고 있다. 비틀즈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영화고 그들의 팬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수작.

24 Hour Party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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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href=”//en.wikipedia.org/wiki/Film4″ title=”Film4″>Film4</a> – <a rel=”nofollow” class=”external free” href=”http://www.ukmovieposters.co.uk/ukpostertax/rare-original-movie-posters/page/9/”>http://www.ukmovieposters.co.uk/ukpostertax/rare-original-movie-posters/page/9/</a>, Fair use, Link

조이디비전, 뉴오더, 팩토리 레코드, 버즈칵스, 해피먼데이스, 하시엔다, 그리고 맨체스터……. 펑크나 인디락 계열의 음악을 즐겨듣는 이들이라면 친숙할 이 단어들은 70년대 펑크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나타난 80년대의 포스트펑크 조류, 레이브 문화, 신스팝, 그리고 이 모두를 한데 묶어 커다란 공간 안에 표출한 맨체스터라는 도시의 인식표들이다. 저널리스트이자 팩토리 레코드사의 설립자이자 클럽주인이었던 토니윌슨의 행적을 뒤쫓으며 매드(mad)체스터라고까지 불렸던 당시의 쾌락주의적이고 음울한 맨체스터의 뮤직씬을 경쾌한 카메라웍으로 되짚어 보는 이 영화는 대개의 음악영화들이 그렇듯이 알면 재밌고 모르면 지루한 영화다. 그러므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취향이 아니더라도 영화 감상 전에 대충 스톤로지스, 해피먼데이스, 뉴오더, 808스테이트 등 당시 맨처스터라는 도시를 강렬한 비트로 두들겨댔던 음악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뉴오더의 팬으로서 한가지 불만이라면 해피먼데이스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감이 없지 않음. 웰컴투사라예보의 마이클 윈터바텀 2002년 작.

※ 이 영화가 한국에서 뒤늦게 개봉할 당시 극장에서 관람한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영화가 끝난 뒤 감독이 직접 내한하여 관람객들과 대화를 갖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나도 나중에 손을 들어 감독에게 실제로는 어떤 밴드가 최애냐 물었었는데 아마 해피먼데이스라고 대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관련 홈페이지는 http://www.partypeoplemovie.com/ 최근(2014년 7월 현재) 들어가보니 문을 닫았다. web.archive.org의 힘을 빌어 예전 사이트를 들어가서 아래 이미지를 얻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