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시드니루멧의 강력한 힘과 후광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테마들이 그야말로 유기적으로 팽팽하게 연결되어 저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TV가 현대 매스미디어에서 차지하는 중심적 역할,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시스템의 중심 다국적기업의 존재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고 만난 남녀의 이유 있는 불륜, 청춘을 바친 직장을 떠나는 직장인의 자아상실, 반문화의 상업화를 통한 자본주의의 놀라운 생존력, 시청률이라는…
[작성자:] nuordr
Thief of Bagdad
초기 헐리웃의 자본력과 기술력을 느끼게 해주는 환타지 대작. 아라비안나잇이 가지고 있는 여러 설정, 즉 착한 왕자, 사악한 마법사, 어여쁜 공주, 호리병 속의 거인, 나는 양탄자 등 이 당시의 첨단기술 및 자본과 결합되어 비슷한 유의 영화의 전형을 탄생시켰다.
The Evil Dead
“Evil dead ver1” by Movie Goods. Licensed under Wikipedia.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거물감독이 되어버린 샘레이미의 1983년 데뷔작. 개연성 없고 식상한 시나리오이지만 그 식상한 소재를 풀어내는 이야기 솜씨가 뛰어난 작품. 재기발랄한 카메라웍, 장꼭또의 영화에서 따왔음직한 특수효과를 비롯한 여러 뛰어난 이미지의 결합, 특히 피로 물들어가는 영사기 화면과 전구 장면 등은 감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그러나 엑소시스트를 흉내낸 그…
설국열차(코믹스)
“오랜 냉전의 끝에 지구가 얼어붙는다. 어리석은 인류가 기후 무기를 이용해 지구를 영하 85도의 얼음 행성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영원히 지구 위를 돌 수 있도록 만들어진 1001량의 초호화판 설국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다. 황금칸으로부터 꼬리칸까지 모든 객차는 계급에 따라 나누어져 있으며, 채소와 육류를 기를 수 있는 자급자족 차량까지 구비되어 있다. 설국열차는 지구의 축소판이다….
Amazon Women On The Moon
사실 이 작품은 마치 TV 코미디물 ‘Saturday Night Live’ 처럼 서로 크게 관련이 없는 일련의 단편희극으로 이루어져 있어 엄밀한 의미에서 통일된 주제의 장편영화로 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다. 결국 이 작품은 Joe Dante, Carl Gottlieb, Peter Horton, John Landis, Robert Weiss 등 여러 감독들이 Carrie Fisher, Steve Guttenberg, B.B. King, Arsenio Hall, Michelle Pfeiffer,…
The Paradine Case
By Selznick Releasing Organization – Source, Public Domain, Link 1947년 데이빗오셀즈닉과 알프레드히치콕이 함께 손잡고 만든 법정스릴러물이다. 스릴러적인 반전보다는 남편 살해 혐의를 뒤집어 쓴 미모의 미망인, 이 미망인을 사랑하게 된 그녀의 변호사, 이를 알아채고 갈등하는 변호사의 아내, 그리고 미망인이 사랑하는 남편의 비서라는 사각구도의 심리적 갈등을 법정물이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내고 있는드라마적 성격이 강한작품이다.이런 탓인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예산을…
Happiness
‘행복’이라는 인간본연의 철학적 주제에 해당하는 거창한 제목의 이 영화는 과연 그 제목에 걸맞게 행복의 에센스를 파고들지는 못하였을지라도 우리가 어떻게 엉뚱한 것들을 붙잡고 행복이라고 우기고 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마치 우디알렌의 ‘한나와 그 자매들’을 연상시키는 세 자매의 에피소드를 축으로 그녀들의 부모, 남편과 애인, 그리고 이웃집 사람들을 차례로 등장시키면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고민과 욕망을…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
1946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뜨내기 건달, 학대받는 아내, 둘의 공모, 이를 모르는 그리스인 남편, 느와르가 갖추어야할 기본문법을 착실히 갖춰놓고 진행되는 이 영화는 성행위의 적나라한 묘사로 인해 개봉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구설수 때문에 국내에서는 ‘우편 배달원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는 개봉제목을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고 바꾸는 해프닝도 있었다(대체 우편 배달원과 포스트맨의 차이가 뭐람)….
Clerks
비번인 가게 점원 Dante Hicks 는 12시까지만 가게를 봐달라는 사장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열었다. 애인 Veronica 가 놀러왔는데 섹스 상대 숫자 때문에 싸우고 예전 애인이었던 Caitlyn 은 아시아 디자이너와 결혼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완벽한 달걀을 찾는다는 손님은 바닥에 온통 계란을 늘어놓고 이상한 짓을 다하고 사장은 뒤늦게 먼 도시로 떠나버린 것으로 드러난다. 마틴스콜세스의 ‘After…
Le Notti di Cabiria(Nights of Cabiria)
어린 시절 ‘길(La Strada)’이라는 이탈리아 영화에서 본 젤소미나는 너무 여리고 너무 불쌍했다. 무지막지한 차력사에게 질질 끌려 다니면서 커다란 눈으로 이리저리 눈치를 보던 그 여인의 슬픈 최후는 어린 내 마음에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슬프기는 하지만 드러내놓고 신파조였던 이 영화의 감독은 ‘로마 무방비 도시’에서 시나리오를 담당한 명감독 Federico Fellini 이고 불쌍한 젤소미나는 그가 단골로 찾던 여배우 Giuliet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