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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가 감독한 1983년작 호러 필름 비디오드롬(Videodrome)은 어릴적 소위 아는 사람들만 찾아본다는 “컬트영화” 장르의 걸작으로 여겨지던 시절에 한번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오늘 거의 한 30여년 만에 다시 보는 것 같다. 줄거리는 거의 생각나지 않았지만, 아직도 뇌리에 남았던 장면은 비디오테잎을 주인공 Max Renn의(James Woods) 갈라진 뱃속으로 집어넣는 장면이다. 비디오드롬의 정치적 목적의 실행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비디오테잎을 소프트코어 포르노를 방영하는 방송국의 사장 Max의 배에 집어넣는다는 설정이었는데 여태 내 뇌리에 비디오드롬이라는 영화를 각인시켜준 장면이 되어왔던 것이다. 다시 보니 정치비판적 메시지가 상당히 담겨져있었다. ‘미국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스너프 필름을 방송 채널을 통해 상영하겠다’는 음모는 어찌 보면 극단적 사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고 이것이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기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예언한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매력은 여주인공 니키 브랜드 역을 Blondie의 리드 보컬 데보라 해리(Deborah Harry)가 맡았다는 점이다. 극 중에서 노래를 한달지 하는 가수로서의 맛뵈기로 출연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연기를 도전했고 썩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