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보관물: Air Supply

“빤하지만 멋진” 노래 All Out Of Love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Poster.jpg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Poster” by May be found at the following website: IMP Awards. Licensed under Wikipedia.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의역 : 존재감 없는 이의 행복)’1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2012년 작품이다. 좋아하던 이모와의 말못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Charlie(Logan Lerman)와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남자만 사귀는 Sam(Emma Watson), 동성애자로서 학교의 인기 스포츠 선수를 사랑하며 괴로워하는 Sam의 이복 오빠 Patrick(Ezra Miller)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성장영화다. 199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Charlie와 Sam 둘 다 The Smiths를 좋아하는 팬으로 설정되어 있는지라 80년대 인디 음악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The Smiths의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Asleep은 Charlie의 주제곡처럼 쓰여 그의 불안한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80년대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귀가 호사할 만한 영화인데, 한편 의외의 80년대 곡이 등장하기도 한다. 바로 인디와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팝발라드 그룹 Air Supply의 All Out Of Love. 카셋테잎에 노래를 녹음해줘서 본인의 취향을 상대방에게 과시하던 80~90년대인지라 Sam은 Charlie에게 이 노래를 추천해준 것이다. Sam은 Charlie에게 “빤하지만 멋진(kitsch and brilliant)” 곡이라고 했고 Charlie는 헤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감정을 넣어 따라 부르면서 Sam의 의견에 동의한다. The Smiths, David Bowie, Nick Drake를 즐겨듣는 주인공들에게는 Air Supply는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이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빤한 멜로디에 빤한 가사, 그렇지만 그런 빤한 것이 또 우리 인생이다.

영화에서 The Smiths의 Asleep이 자신의 새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Charlie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고, David Bowie의 Heroes가 그 새장을 벗어나서 느끼는 자유를 대변하는 것이라면, All Out Of Love는 Sam을 그리워하면서도 데이트 신청도 못하고 쭈뼛대는 Charlie의 우유부단함을 대변하는 노래일 것이다. 비록 앞서의 두 개의 곡의 비해 비중은 작고 작가의 의도가 그것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빤하지만 공감이 가는 애정관계의 복선은 – Sam과 Charlie 사이를 부단히 끼어드는 노이즈들 – ‘인생은 원래 삼류’라고 말하고 있고 당연히 그 배경음악은 All Out Of Love가 제격이다.

이 노래는 미국에서는 1980년 발표되어 당시 빌보드 핫100 차트 2위까지 올랐다. 이 곡은 Air Supply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Lost In Love에 수록되어 타이틀곡과 함께 큰 인기를 얻었는데 앨범 수록곡 중에서 가장 높은 차트 순위에 오르기도 한 곡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VH1은 2003년 이 곡을 ‘100곡의 가장 위대한 러브송’ 리스트에서 92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리듬 기타와 백킹 보컬을 맡았던 Graham Russell이 전반부를 부르고 메인 보컬을 맡았던 Russell Hitchcock이 후렴구를 부르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홍콩의 Alan Tom이 리메이크 하는 등 많은 이들이 다시 부르기도 했다.

Air Supply의 노래 듣기
영화의 주요장면 보기
Alan Tom 버전으로 듣기

  1. Wallflower는 꽃이름인 동시에 “(파티에서 파트너가 없어서) 춤을 추지 못하는 인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즉 Charlie처럼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에서 Patrick이 Charlie를 새 친구로 맞아들이며 “You’re wallflower.”라고 친근하게 부르는 장면도 등장한다.

Air Supply

에어서플라이는 80년대 이지리스닝계의 대표적인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누구나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와 곱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곡을 주로 다루는 이들은 1979년 앨범 Lost In Love를 발표하여 타이틀곡과 All Out Love, 그리고 Every Woman In The World 등이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갔다. 여성 소프라노를 방불케 하는 맑고 높은 러셀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잘 조화된 하모니와 다듬어진 연주 솜씨로 팝팬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준 이들은 연이은 앨범 The One That You Love의 타이틀 곡이 히트하면서 세계적인 히트그룹이 되었다.

리드보컬리스트인 그래엄 러셀과 러셀 히치콕은 호주에서 공연했던 호주인들로만 구성된 락오페라 Jesus Christ Superstar에 출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76년말 듀엣으로 그룹을 결성했다. 듀오의 데뷔앨범 Air Supply를 발표해 싱글 Love And Other Business가 호주 팝챠트 3위에 오르는 호조를 보이고 앨범이 골드를 기록하였다.

이들의 인기가 급상승하자 소속 레이블인 에픽의 의견에 따라 인원을 보강하여 1978년 5인조로 재탄생하였다. 이렇게 새로운 면모를 갖춘 이들은 아리스타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고 야심에 찬 싱글 Bring Out The Music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들은 이에 실망하지 않고 야심작 Lost In Love를 발표하며 정상의 궤도에 오르게 된다.

계속해서 차례대로 싱글 커트된 Here I Am, Sweet Dreams, Young Love 등이 모두 상위에 랭크되는 행운을 얻어 에어서플라이의 인기를 더욱 확대시켰다. 그 당시 이들은 프로모션을 위한 순회공연 중으로 1982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내한 공연을 가져 그 당시로 한국을 방문한 아티스트들 중 가장 많은 인원을 동원한 그룹이 되었다.

1983년 8월에 이들은 최초의 편집 음반 Greatest Hits를 발표해 이 앨범에 수록된 신곡 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이 2위까지 오르는 히트를 기록하였다.

디스코그래피
1977 Love & Other Bruises Columbia
1980 Lost in Love Arista
1981 The One That You Love Arista
1982 Now & Forever Arista
1985 Air Supply Arista
1986 Hearts in Motion Arista
1987 The Christmas Album [Arista] Arista
1991 The Earth Is… Giant
1993 The Vanishing Race Giant
1994 Life Support Alex
1995 News from Nowhere Giant
1997 Book of Love Giant
1999 Christmas Album [BMG] BMG
2001 Yours Truly Warner

관련링크
airsupplymus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