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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entures of Buckaroo Banzai Across the 8th Dim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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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심상치 않고 의외의 호화배역들이 – 피터웰러, 존리스고, 엘렌버킨, 제프골드브럼 등!! – 좌충우돌하는 스토리상에서 우왕좌왕하는 꼴이 영락없이 컬트의 반열에 오르리라 기대되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컬트무비의 자격을 획득한 작품이다. 이 출연진들을 가지고 첫개봉시 1984년 LA 올림픽 와중에 단 일주일 상영하고 막을 내렸다니 망신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본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락가수, 무술의 고수, 신경외과의사, 물리학자, 그리고 비밀첩보원까지(!) 호화찬란한 배경을 깔고 있는 버칼루반자이(피터웰러)와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에밀리오리자도 박사(존리스고)사이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란이 큰 줄기이긴 한데 밴드공연 와중에 자살을 시도하는 여자(엘렌버킨)의 이야기, 난데없이 등장하는 외계인 등 시종일관 결말을 가늠할 수 없는 좌충우돌 모험극이다.

결론은. 재밌다.

Local Hero(1973)

다국적석유기업이 스코틀랜드의 어느 어촌에 직원 맥맥캔타이어를 파견시킨다. 목적은 석유기지 건설을 위해 어촌 전체를 매입하는 건. 한편 그룹의 회장 펠릭스하퍼(버트랭카스터)는 맥캔타이어에게 하늘을 잘 살피라는 이상한 주문을 한다. 현지에서 어수룩한 회사동료 대니올슨과 함께 찾은 마을은 대도시의 휘황찬란함과는 거리가 먼 고요한 마을이었다. 그렇게 조용하던 동네가 맥캔타이어의 등장으로 소란스러워지고 모두들 한몫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장애물이 등장하게 된다. 영화는 분명히 장르는 코미디로 분류되지만 딱히 웃음을 억지로 유발시키고자 하는 장치 없이 차분하게 진행된다. 덕분에 영화를 감상하며 짓게 되는 웃음은 파안대소가 아니라 엷은 미소이다. 특별한 반전이랄 것도 없고 큰 감정의 고저 없이 진행되면서도 단단한 바위처럼 탄탄한 진행을 보이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마크노플러의 사운드트랙도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휴그랜트의 The Englishman Who Went up a Hill But Came Down A Mountain 과 비교하여 봐도 좋을 듯

Spaceballs

멜브룩스가 한번 웃어보자고 작정하고 만든 영화다. 스타워즈를 자근자근 씹으며 패러디한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는 다스베이더를 흉내낸 다크헬멧(릭모라니스)이다. 자그마한 키에 어울리지도 않게 엄청나게 큰 헬멧을 쓰고 다니면서도 광선을 쏘아대는 반지로 부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그러면서도 혼자 있을 때는 인형놀이에 광분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이외에도 스타워즈의 각각의 캐릭터가 멜브룩스의 천재적인 영도력(!)하에 재탄생하여 그렇지 않아도 코미디인 스타워즈를 한층 폭소도가니로 만들어놓은 멜브룩스판 스타워즈, 스페이스볼스가 탄생하였다.

The Quiet Earth

아침에 눈을 떴는데 세상에 나만 홀로 살아남아있는 경우를 상상해 본적이 있는가? 이 영화가 그렇다. 과학자 Zac Hobson 이 어느 날 눈을 떠보니 평온한 기운과 달리 무언가 달라져있었다. 주변에 인기척이 없는 것이다. 거리에도 상점에도 그가 근무하는 연구소에도……. 지구상의 생명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원인은 바로 자신이 실험했던 새로운 에너지 발굴실험 탓이었다.

이제 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황한 그는 이리저리 인간을 찾아 헤매다 이내 단념하고 혼자뿐인 세상에서 물질적 욕구를 폭식하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그마저 이내 질려버리고 또다시 헤매다 결국 한 여인과 – 그가 사랑에 빠진 – 경계심이 강한 남자를 만난다.

세상에 셋 뿐인 인간관계. 그 기묘한 관계 속에서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고 사랑하다가 결국 Zac Hobson 은 지구를 온전히 원 상태로 돌려놓는 도전을 감행한다.

과학맹신주의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보다는 찰튼헤스턴의 ‘혹성탈출’이나 대니보일의 ‘28일 후’ 처럼 인간이라는 존재의 부재에 의한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쪽에 더 강조를 한 작품이라는 것이 감상포인트다.

존휴즈(John Hughes)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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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OPLE Magazine – Original publication: Used as Image in Article saying he diedImmediate source: https://people.com/celebrity/the-breakfast-club-director-john-hughes-dies-at-59/, Fair use, Link

존휴즈(John Hughes)의 미덕은 무엇보다 젠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필르모그래피를 봤을 때 거의 감독으로서의 철학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틴에이저물, 가족오락물만 찍겠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철학은 – 진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별개로 하고 – 확실히 미국 영화사에서 그만의 지분을 차지하게끔 하는데 한몫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데뷔작은 그가 시나리오를 쓰고 존랜디스가 감독한 National Lampoon’s Animal House 이다. 도저히 구제불능인 한 대학 기숙사의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이 영화는 영화 자체를 일종의 저항문화의 코드로 받아들였던 평론가나 관객들의 의도로 말미암아 일찌감치 그 장르에서 걸작으로 꼽혔지만 존휴즈에게 있어서는 그냥 한번 난장판으로 놀아보자 이상의 의미는 아닌 것 같았다. 어쨌든 National Lampoon 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덕택에 이 영화는 007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속편으로 제작되었다.

이후 실질적인 감독데뷔작은 1983년 몰리링워드 주연의 Sixteen Candles 였다. 16세 생일을 맞이한 소녀에게 닥친 불행과 행운의 해프닝을 다룬 영화인데 영화 전편에서 그 당시 미국십대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이다. 어메리칼그래피티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틴에이지 물로서 나름대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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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ttp://www.impawards.com/1984/sixteen_candles_ver1.html, Fair use, Link

(이 영화에서는 Madness의 Our House를 연상시키는 음악이 나오는데 나중에 인터넷을 뒤져 알아본 바 음악담당이 그들의 곡을 살 돈이 없어 자신이 표절(!)하여 작곡하였다 한다)

이후 1985년에 그의 영화이력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블랙퍼스트클럽을 찍는다. 주말에 교내에서 반성문을 쓰는 체벌을 받게 된 학생들의 하루 일과를 다룬 이 영화는 십대들의 나름대로의 번민을 진솔하게 다뤄 큰 호응을 얻었다. 심플마인즈의 Don’t You 등 음악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또한 그런 면에서 St. Elmo’s Fire와 비교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해 나온 Weird Science 도 맘에 든다. 성적 환타지에 시달리는(?) 두 명의 십대가 컴퓨터로 꿈에 그리던 여인을 만들어낸다는 황당무계한 설정이지만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꿔 받음직한 상상력을 극단으로 밀어붙여 나름의 어이없지만 눈이 즐거운 코미디로 승화시킨 공로를 인정해줄만하다. 경쾌한 Oingo Boingo의 음악 역시 즐거운 사이드디쉬라 할 수 있다.

이후의 그의 영화이력은 이러한 틴에이지와 가족물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패리스블러라는 한 재기 넘치는 십대가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Ferris Bueller’s Day Off 나 새러데이나잇라이브의 인기 코미디언 스티브마틴을 등장시켜 한 인간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가의 극단적인 실험정신을 보여준 Planes, Trains and Automobiles, 그리고 90년대 초반 맬컬리컬킨의 신드롬을 불러왔던 Home Alone 등이 있을 것이다.

존휴즈 그는 분명히 우리가 소위 말하는 작가주의 정신을 가진 영화인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만의 코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낼 줄 아는 이야기꾼임에는 틀림없다.

‘로저와 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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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 and me” by The poster art can or could be obtained from Warner Bros... Licensed under Wikipedia.

원제 : Roger & Me
제작년도 : 1989년
감독 : Michael Moore

미시간주의 플린트는 디트로이트 못지 않은 자동차의 도시다. 그곳은 또한 영화감독이자 지독한 독설가인 마이클무어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런 플린트에서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시의 경제의 가장 큰 축이던 GM사가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해버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결정을 주도한 이가 바로 GM의 CEO(요즘은 사장이나 회장이 아니라 이렇게 불러줘야 한다) 로저 스미스였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나고 그 바람에 집세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을 바라보던 마이클 무어는 로저 스미스에게 그에게 단 하루만이라도 플린트에 들러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의 처지를 보기를 권하기 위해 그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를 만나기 위해 3년이 훌쩍 넘은 후에야 GM직원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석상에서 간신히 그와 조우한다. 하지만 마이클의 날선 질문에 로저가 무시하면서 사태는 종결.

그 와중에 실직한 노동자들은 타코벨에서 점원노릇을 하고, 매혈을 하고, 토끼를 팔고(왜완용으로 팔다가 남은 놈은 식용으로 판다), 집세 체납자들을 쫓아내는 부보안관이 되고, 감옥의 간수가 된다(GM 사태 이후 범죄율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시는 새 감옥을 지었고 감옥 준공파티를 열어 일반인들에게 돈을 받고 감옥에서 하룻밤 잘 수 있게도 했다). 그리고 이도 저도 안되는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 예전의 직장동료가 간수로 있는 감옥신세를 진다. 전국 자동차 노조 위원장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내젓는다(에라이~).

시당국은 플린트를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며 시예산을 들여 하이얏트 호텔과 오토월드(무너져 내린 자동차 왕국의 씁쓸한 유물로 가득한)를 만들지만 호텔은 파산하고 오토월드는 문을 닫는다. 가진 이들은 ‘위대한 개츠비’ 파티(미국인들이 좋아하는 1920년대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그 당시의 의상을 입고 즐기는)를 열어 세상풍파와 무관함을 뽐낸다. 그러면서 반드시 나쁜 면만을 보지 말라고 주문한다. 좋은 면이 무어냐는 마이클의 질문에 한 여인은 대답한다.

“뭐 예를 들면 발레랄지…”

1980년대 말에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시대와 장소를 훌쩍 뛰어넘어서 2004년 남한 땅의 상황과 근사하게 중첩된다. 오늘 자 신문을 보면 한국은행의 철없는 총재 박승씨마저 ‘고용 없는 성장’을 인정하였다. 또한 산업이 공동화되고 있다 한다. 수출은 사상최대의 흑자인데 내수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어디선가 성장은 분명히 하고 있는데 그게 노동자들에게까지 전파가 되고 있지 않다는 소리다.

또다시 해묵은 논쟁을 들추어 내보자.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누구의 돈인가? 그리고 성장한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나는 누가 뭐래도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노동자와 자본가(많이 양보해서) 공동의 소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재벌의 아들은 불과 몇 년만에 엄청난 부를 움켜쥐고 노동귀족은 곰팡이 슨 집에 살고 있을까? 왜 플린트의 노동자들은 그들 자신이 일구어낸 자동차 왕국에서 어느날 갑자기 쫓겨나는 것일까? 자신들이 일구어낸 자신들의 공장에서….

원래 아무리 혁신적인 영화라도 만들어진지 한 4∼5년만 지나도 촌스러워지는 법인데 –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 그리고 최신영화들을 비교해보자 – 이 다큐멘터리는 그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른 촌티가 흐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했듯이 그 시대의 상황이 오늘날 이 땅의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아 한가지 틀린 구석이 있긴 하다. 그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미남 배우 출신 로널드 레이건은 노동자를 위로한답시고 플린트를 방문해 실직 노동자 12명과 한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하며 적당한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결국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식당만 돈벌어준 꼴이 되었지만). 21세기 우리의 대통령은 귀족노조의 전투적이고 이기적인 노동운동 때문에 나라꼴이 엉망 된다는 어이없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 대신 그는 자본가들과 삼계탕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