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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r Window

히치콕의 제작 의도는 명백해 보인다.

“너희들도 훔쳐보고 싶잖아. 그치?”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사회는 짐짓 점잔을 빼며 남의 일에는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는 일종의 Privacy 의 개념을 발전시켜왔다. Curiosity Killed The Cat, Nono Of Your Business 등과 같은 영어 관용구는 이러한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인간에게 – 또는 동물에게 – 호기심은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붐비는 거리 한 가운데서 누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너도 나도 하늘을 쳐다보고야 마는 그 억제할 수 없는 본능이 누구에게나 내재해있다. 영화는 이러한 인간의 본능을 남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함이 없이 충족시켜주는 적절한 매체이다. 작품 속 주인공인 L.B. Jeffries(James Stewart)은 다리를 다쳐 깊스를 하는 바람에 영화를 보러가거나 하는 그런 욕구분출구가 없었다. 그래서 옆집의 안방을 슬금슬금 훔쳐보기 시작했다. 관객은 주인공의 눈을 통해 이 훔쳐보기에 동참했다. 때마침 그의 훔쳐보기를 정당화시켜줄만한 일이 벌어졌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Jeff 는 몸이 달아 이 상황을 애인에게 알리고 애인(Grace Kelly)은 그의 발을 대신해 살인현장에 잠입한다. 한정된 공간과 주인공의 한정된 능력이라는 설정은 스릴러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데 한 몫 한다. 결국 살인사건을 해결하게 됨으로써 주인공은 영웅이 되었지만 그의 훔쳐보기는 Michael Powell 의 1960년 작 Peeping Tom 의 주인공의 그 음란한 훔쳐보기에 비해 도덕적으로 우월할 것이 없다. 훔쳐보기란 애당초 사건해결로 정당화될 수 없는 일종의 원죄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본능인 것이다. Brian De Palma 감독이 Body Double에서 이러한 설정을 오마쥬했다.

Rope

완전범죄는 가능한가? 전도유망한 두 젊은이가 이 과제에 도전한다. 이들은 친한 친구를 죽여 방 한가운데 궤짝에 시체를 넣은 후 천역 덕스럽게 그 친구의 부모, 여자친구, 자신들의 옛 스승(제임스스튜어트)을 불러 파티를 연다. 뭔가 의심쩍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스튜어트의 직감에 의한 예리한 질문으로 살인자들은 점점 궁지에 몰린다. 영화 전체가 살인이 일어난 방안에서만 진행되는 연극과 같은 포맷으로 진행되는 미니멀리즘 스타일의 영화. 알프레드히치콕의 첫 칼라영화다. 만인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없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