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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ent Movie

폭음 때문에 경력을 망쳐버린 영화감독 Mel Funn(Mel Brooks)은 재기하기 위해 빅픽쳐스의 사장을 찾아간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신작은 바로 ‘무성영화’. 어이없어하는 사장에게 흥행을 위해 빅스타를 섭외하겠다고 큰소리친다. 그리고는 어리숙한 동생들 Eggs 와 Bell 을 데리고 스타들에게 다짜고짜 쳐들어간다. 한편 빅픽쳐스를 합병하고자 노리고 있는 거대재벌 Engulf & Devour 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온갖 비겁한 수를 다 부린다. 그래도 그 와중에 Mel Funn 은 걸출한 스타들을 영입하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영화는 성공을 거둔다. Marcel Marceau, Paul Newman, Burt Reynolds, Liza Minnelli, Anne Bancroft, James Caan 등 당대의 스타들이 Mel Funn 의 영입대상으로 실명 등장한다. 특히 Marcel Marceau 는 판토마임의 대가답게 아름다울 정도의 멋진 마임을 선보이고, Anne Bancroft 는 그 우아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이경규식의 눈깔 돌리기 묘기를 선보인다. 영화는 극 속에서처럼 실제로 무성영화이다.

Young Frankenstein

패러디의 천재 멜브룩스가 1931년 제작된 공포영화의 걸작 Frankenstein 을 리메이크했다. 그리고 이 작품도 걸작이 되었다. 선조의 성을 물려받게 된 Dr. Frederick Frankenstein(Gene Wilder)은 세계적인 과학자이면서도 그의 할아버지가 시도했던 시체 되살리기 실험의 재개를 단연코 거부한다. 성에는 어딘가 괴기스러운 하녀 Inga 와 하인 Igor가 기다리고 있다.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여 결국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그의 할아버지가 시도했던 신의 영역으로 도전을 재개하기로 한다. 멍청한 하인 이고르(정말 골 때리게 웃긴다)가 뇌를 잘못 가져오는 바람에 살아난 시체는 엄청난 육체적 능력에 걸맞지 않는 멍청이로 재탄생해야만 했다(갑자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생각나). 그런 그에게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탭댄스라도 가르쳐보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멜브룩스가 만든 또 다른 작품 Blazing Saddles 와 함께 그의 감독이력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Gene Wilder 가 공동집필하였다.

The Muppet Movie

Muppet : n. 머펫 《팔과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인형》;[the muppets] 머펫 쇼(= Shw) 《미국의 TV 버라이어티 쇼》

Jim Henson 이 창조하고 직접 이름까지 붙인(인형을 뜻하는 영단어 Puppet에서 착안) 이 인형들은 미국의 장수 아동프로 Sesame Street 와 The Muppet Show 등에 출연한 일군의 인형들로 국한되어 지칭되기도 한다.

The Muppet Movie 는 이들 인형을 주요출연진으로 사용(?)하고 스티브마틴, 멜브룩스(멜브룩스의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정말 압권이다), 오손웰즈, 밥호프 등 연예계의 거물들을 카메오로 등장시켜 만든 뮤지컬 코미디다.

영화는 주인공 Kermit The Flog 이 강가에서 외로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장면에서부터 전개된다. 여기에서 우연히 만난 헐리웃 에이전트의 권유에 의해 헐리웃에 오디션을 받기 위해 길을 떠나는 Kermit 와 도중에 만난 그의 친구들, 그리고 이들에게 해꼬지를 하는 악덕 기업가의 갈등이 전개되는 로드무비 형식도 띠고 있다.

곳곳에 배치된 미국식 유머코드와 섬세한 인형동작, 그리고 카메오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볼거리다.

p.s.아래 포스터와 달리 이 영화 포스터에서는 돼지가 개구리를 안고 있다.

High Anxiety

한 유명한 정신병원에 원장으로 취임한 쏜다이크 박사(멜부룩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음모를 그린 코미디영화다. 이 영화는 알프레드히치콕의 작품들을 여러 개 패러디했는데 대표적으로 –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 Vertigo 가 있고 이외에 Psycho, The Birds 등도 멜브룩스에 의해 재해석되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정신병원은 요지경 세상이다. 정신병원의 환자들은 최고의 의료진으로부터 남부러울 것 없는 치료를 받는 듯 보이지만 실은 그 의료진들 자체가 이미 정신병자이거나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부당이득을 위해 이미 치료가 끝난 환자들마저도 계속 병원에 가둬놓고 있다. 그런 병원에 원장으로 취임한 쏜다이크 박사는 이미 기득권 세력들에게 눈의 가시 같은 이였고 그를 제거하려는 음모가 진행된다.

멜브룩스는 이 영화로 1978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Spaceballs

멜브룩스가 한번 웃어보자고 작정하고 만든 영화다. 스타워즈를 자근자근 씹으며 패러디한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는 다스베이더를 흉내낸 다크헬멧(릭모라니스)이다. 자그마한 키에 어울리지도 않게 엄청나게 큰 헬멧을 쓰고 다니면서도 광선을 쏘아대는 반지로 부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그러면서도 혼자 있을 때는 인형놀이에 광분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이외에도 스타워즈의 각각의 캐릭터가 멜브룩스의 천재적인 영도력(!)하에 재탄생하여 그렇지 않아도 코미디인 스타워즈를 한층 폭소도가니로 만들어놓은 멜브룩스판 스타워즈, 스페이스볼스가 탄생하였다.

Blazing Saddles(불타는 말안장,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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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zing saddles movie poster” by http://www.impawards.com/1974/blazing_saddles.html. Licensed under Wikipedia.

어렸을 적 AFKN에서 웬 말도 안 되는 서부극을 본 기억이 이따금씩 뇌리를 스치곤 했다. 흑인 보안관이 겉만 판자로 세워놓은 가짜 도시를 만들던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후에 알게 된 그 영화의 제목은 “불타는 말안장(Blazing Saddles)” “프로듀서”, “영프랑켄슈타인”, “스페이스볼” 등에서 어이없는 유머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멜브룩스는 이 영화에서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또한 이전의 수작들에 한 가지 더하여 이 영화를 한층 빛내는 요소는 인종과 자본의 대한 정치적 올바름이다. 천성이 광대 기질인 멜브룩스는 이러한 정치적 올바름을 구태의연한 진지함이 아닌 자신만의 냉소적인 유머코드로 승화시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주지사(멜브룩스), 철도로 큰돈을 벌 욕심으로 가득한 부주지사, 사형수에서 하루아침에 보안관이 된 흑인노예 등 캐릭터는 엉뚱하고 생기 넘친다. 결국 아름다운 흑백의 화해와 협동으로 앞서 언급한 얼치기 도시로 악당을 물리치고 위기에 처한 마을을 구한다는 결말은 그리 얄밉지 않은 결말이다.

사족 : 샌프랜시스코에 놀러갔을 때 자전거 대여점의 상호가 Blazing Saddles여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