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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chor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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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areleasingbearcub” by Poster scan.. Licensed under Wikipedia.

스페인산 퀴어 영화다. 일단 퀴어 영화도 흔치 않은 소재인데다 스페인산이라니 스페인의 동성애자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할 법도 하다. 첫 장면부터 충격적이다. 제법 살집이 있는 – 이 영화의 영어제목 Bear Club에서 Bear는 살집이 있으신 동성애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그쪽으로도 제법 시장(?)이 크다고 한다 – 두 남자가 벌이는 섹스신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성기, 거침없는 마약문화의 노출 등 제법 하드코어하게 나간다. 그렇지만 그러한 낯선 문화만 제쳐놓고 본다면 그리 거부감 없는 일상적인 드라마다. 사고뭉치 누나로부터 떠맡은 조카, 서먹함을 극복하고 같은 핏줄의 애정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닥치는 시련, 이에 대한 극복 등 게이코드라는 배경을 깔고 일상에서 벌어질법한 일을 무리 없이 그려낸 수작이다. 감독은 이런 잔잔한 드라마를 통해 동성애도 우리네 나머지 삶의 구성요소 중 특별할 것 없는 하나임을 말하고자 하였던 것 같다.

Pink Flamingos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이없음”이다. ‘이런 스토리로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정말 이렇게까지 막가도 되는 거야?’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못생기고 야비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디바인, 계란을 너무 너무 좋아하고 아기침대에서 하루를 보내는 뚱뚱이 엄마, 디바인보다 더 못되기 위해 디바인을 처치하려는 악당 부부 등. 어찌 보면 백설 공주 엽기 판이 아닌가도 생각되는 이 영화는 ‘영화의 펑크락 버전’이라 할만하다. 이야기의 흐름은 끊임없이 비틀거리고 관객의 시선은 느닷없는 엽기로 인해 혼란스럽다. 파티에서의 스트립쇼(?) 부분에 가서는 드디어 “세상에!!!”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 영화 이전에 봤던 존워터스의 다른 작품 크라이베이비는 정말 양반이다. 그래서 아직도 나는 그의 다른 작품을 보기를 망설이고 있다.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

Slacker 와 비슷한 느낌의 작품을 뽑으라면 이 작품을 뽑을 수 있다. 실력파 감독 Miranda July 의 원맨쇼 성격이 강한 – 주연, 감독, 시나리오 모두 혼자 소화해냄 – Slacker 보다는 더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면서도 잡아내기 쉽지 않은 감성을 끄집어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주인의 실수로 차 지붕에 얹힌 채로 고속도를 주행하는 금붕어, 음란한 채팅으로 백인여자의 맘을 흔들어놓는 흑인꼬마, 음란한 상상을 글로 적어 동네 소녀들이 보게끔 창밖에 붙여놓는 남자, 아이들에게 애정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 손을 태우는 남자, 그리고 그 남자가 좋아서 주위를 뱅뱅 도는 주인공 등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없을 것 같은 인물이면서도 의외로 쉽게 마주칠 법도 한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선댄스 필름 페스티발과 칸느 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감독의홈페이지 http://mirandajuly.com/
네이버 영화소개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1589

What’s New Pussycat?

1962년작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전사로 올드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피터오툴이 뜻밖에도 1965년 우디알렌이 시나리오를 쓴 What’s New Pussycat?에서 바람둥이 패션에디터 마이클제임스 역에 도전하였다. 아름다운 약혼녀 캐롤(로미슈나이더)을 두고서도 바람기를 잠재울 길없어 이 여자 저 여자의 사이를 방황하는 제임스가 정신과 의사(피터셀레스)에게 요청을 하지만 이 의사 역시 한 바람기하기 때문에 결국 상황은 계속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꼬여만 간다. 피터오툴의 천역덕스런 바람둥이 연기도 볼만하지만 가장 뛰어난 코미디언이라는 찬사를 받는 피터셀레스의 과장된 연기가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