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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 Ragas To A Disco 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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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뮤직은 누가 처음 연주하였을까? Ten Ragas To A Disco Beat 라는 앨범의 속지를 쓴 인도 대중문화 평론가 Edo Bouman은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 음악가 카란지트 싱(Charanjit Singh)이 하우스 뮤직의 창시자라고 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Bouman은 이 앨범이 “전형적인 하우스”라고 말하고 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미니멀리즘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하우스 뮤직, 특히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의 특성을 말해주는 신디싸이저 TR-808과 TB-303의 최면적인 일렉트로닉 멜로디로 꾸며져 있다. 1982년 발표된 이 앨범은 통상 최초의 하우스 레코드라 알려진 Chip E.의 Jack Trax보다 3년 먼저 발표된 셈이다. 또한 최초의 Acid House 로 알려진 Phuture의 Acid Trax보다 5년 먼저 발표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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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303

그렇다면 발리우드 영화음악을 주로 작업했던 싱은 어떻게 TB-303 등의 악기를 사용하여 하우스 뮤직을 할 생각을 했을까? Bouman과의 인터뷰에서 싱은 “당시 디스코 음악이 굉장한 인기였어요. 그래서 난 고전적인 라가 음악을 디스코 비트로 바꿨죠.”라고 말했다. 싱은 HMV 인디아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신디싸이저를 HMV 스튜디오로 가져가 단 이틀 동안 단 한번의 연주로 모두 녹음을 마쳤다고 한다.

싱이 이 앨범에서 쓴 악기는 Jupiter-8 키보드, 드럼 연주를 위한 TR-808, 베이스 연주를 위한 TB-303이 다였다. 모두 전자음악에서는 고전이 된 악기들이다. 흥미롭게도 싱이 당시 이 앨범을 만들 당시 영감을 준 아티스트는 그가 직접 공연도 봤던 Kraftwerk와 같은 전자 음악단이 아니라 Daddy Cool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던 Boney M. 이라고 한다. 유로디스코가 인도의 한 음악가에게 영향을 미쳐 하우스 뮤직으로 발전하게 된 셈이다.

앨범 수록곡 듣기

TB-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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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303 Front View” by Steve Sims – Steve Sims.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롤랜드 TB-303 베이스라인(The Roland TB-303 Bass Line)1은 롤랜드가 1982년에서부터 1984년까지 약 18개월 동안 1만여 개의 제품을 생산한 시퀀서가 내장된 베이스 신디싸이저다. 이 제품은 현대 일렉트로닉 댄쓰 음악의 발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이 제품은 당초에 홀로 연습하는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상품화되었다. 그렇지만 정작 이 제품은 시카고의 DJ들과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 새로이 진화하고 있던 하우스 뮤직 장르에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인기를 얻게 된다. 스코틀랜드의 포스트펑크 밴드 Orange Juice가 발표해서 1983년 영국 싱글 차트 8위까지 오른 “Rip It Up”은 이 신디싸이저를 사용한 최초의 영국 내 히트곡이 된다. 그 전인 1982년 Charanjit Singh는 TB-303과 TR-808을 이용하여 작업한 Synthesizing: Ten Ragas to a Disco Beat를 내놓았다. 1987년 Phuture가 “Acid Tracks”라는 12인치 싱글을 내놓는데 이 곡은 소위 Acid House 장르의 최초의 곡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후 잘 알려진 애시드 사운드는 전형적으로 TB-303을 활용한 사운드가 주를 이루어 이 장르에서 TB-303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빅비트 아티스트 Fatboy Slim은 1996년 “Everybody Needs a 303″을 데뷔 싱글로 내놓으며 이 제품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TB-303의 역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Charanjit Singh – “Raga Bhupali” (1982)
Jesse Saunders – “On and On” (1984)
Phuture – “Acid Tracks”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