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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ce Hornsby (& The Range) – Greatest Radio Hits

## 어떻게 우연히 앞 글과 동일 레이블 쪽 음반이 손에 들렸으나, 이는 음반사와 전혀 상관없습니다. 이 앨범은 수입 CD로만 구매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그 동안 너무나도 기다려온 그의 베스트 앨범이기에 손에 넣자마자 글로 옮깁니다….


부르스 혼스비(Bruce Hornsby)는 마치 90년대의 데이브 매튜스(Dave Mattews)나 벤 폴즈(Ben Folds)가 우리에게 던져준 임팩트처럼 통속적으로 무감각하게 느껴지는 로큰롤의 색다른 매력을 우리에게 안겨준 아티스트다. 특히 이들은 이펙트 걸린 일렉 기타 사운드가 핵심처럼 느껴지는 로큰롤의 문법 규칙을 과감히 깨뜨리고 미국 이외에서는 변방 사운드로만 느껴지는 컨트리적 감성을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음악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존 사운드에 식상했던 로큰롤 팬들과 성인 음악 수용층에게 높은 지지를 얻었다.


그 중 어쩌면 시대적으로 앞서 선봉장 역할을 한 셈이 되는 부르스 혼스비는 자신의 건반 연주를 음악의 기조로 삼고, 거기에 컨트리와 재즈, 블루스까지 (어쩌면 미국인이 가장 좋아할 사운드만 골라서) 잘 버무린 세련된 사운드를 통해 기존 밥 시거(Bob Seger)나 톰 페티(Tom Petty)식의 하트랜드 록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해당 취향의 리스너들은 물론 해외의 일반 팝 팬들까지 (80년대에는) 포용하는 재능을 보여주었다.


버지니아 주 출신인 부르스는 어린 시절부터 포크와 컨트리 음악에 심취했고, 형 존 혼스비(John Hornsby)와 함께 LA로 건너가 휴이 루이스(Huey Lewis)와 만나 그와 곡 작업을 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85년말 자신의 밴드 레인지(Range)를 결성, 다음 해인 86년 가을에 데뷔작「The Way It Is」를 발표했다. 여기서 한 실업자의 자조적 고백을 담은 싱글 가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고 Madolin Rain, Every Little Kiss등이 히트하면서 가장 미국적인 메인스트림 밴드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인기는 2집「Scene From The Southside」(88),「A Night On The Town」(90)까지 꾸준히 이어졌지만, 그는 밴드를 소리 없이 해체해버린 후 「Harbor Lights」(93)로 솔로활동을 시작했고, 「Hot House」(95), 「Spirit Trail」(98), 「Here Come the Noise Makers [live]」(00), 「Big Swing Face」(02)까지 자신의 음악을 꾸준히 지지해주는 팬들과 성인층에게 인기를 얻었다.


그의 최초의 공식 베스트 앨범인 이 작품은 그가 밴드 The Range를 이끌던 시절의 트랙들이 절반을, 이후 솔로 앨범들의 작품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마치 부르스 스프링스틴의 Born In The U.S.A처럼 궁극적으로 레이건 행정부와 미국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지만 역설적으로 레이건 대통령도 좋아했다는 그의 최고의 히트곡 The Way It Is를 선두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Madolin Rain과 Every Little Kiss는 1집의 주요 트랙들이며, 살짝 전자음도 가미된 2집의 히트곡 The Valley Road와 Look Out Any Window등의 매력이 역시 80년대를 추억하는데 최상의 트랙들이며, 음악적으로 수작으로 평가 받았지만 최초로 인기의 하강곡선이 시작된 3집의 히트곡 Across The River는 좀 더 미국식 사운드에 충실했던 작품이었다.


한편, 이 앨범에는 그 동안의 정식앨범 미 수록곡들도 들어있어 수집가들의 기호를 자극하는데, 휴이 루이스& 더 뉴스에게 주어서 87년 차트 1위를 만들어준 Jacob’s Ladder는 여기서 완전히 컨트리 분위기로 돌변한 라이브 버전으로 들려지고 있다. (근데 솔직히 이 버전은 원작에 비해 좀 어색하다…개인적 기호지만…) 그리고 돈 헨리(Don Henley)의 3집 타이틀 곡이었던 도 원래 그의 곡이었는데, 돈헨리 목소리처럼 걸걸하진 않지만, 푸근하게 느껴지는 보컬이 정감있게 느껴진다. (중간의 색소폰 솔로가 참 매력적이다. 역시 라이브 버전.) 그리고 영화 분노의 역류(Backdraft)에 수록되었던 Set Me In Motion도 정규앨범에선 처음 구하는 귀한 트랙이다.


90년대 발표된 그의 솔로곡들도 사실 밴드가 빠졌다는 것이 그렇게 큰 빈 자리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 특유의 슬로우 넘버 Fields Of Gray부터 발랄한 느낌의 신시사이저 터치가 매력적인 Walk In The Sun, 그 답지 않게 전자음이 좀 강하게 느껴지는 The Good Life까지 그는 시종일관 자신의 연주와 목소리로 곡 전체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더 일찍 나와도 될 앨범이었지만, 한편 생각하면 지금 나오는 것이 가장 알맞을 베스트 앨범이란 생각을 앨범 전체를 들으며 갖게 되었다. 창고에서 저항과 반항을 외치지 않아도, 긴 머리와 가죽 옷에 기타 애드립과 헤드 뱅잉을 하지 않아도, 꺽꺽대는 쇠소리와 턴테이블의 스크래칭, 힙합 비트가 하이브리드 되는 짓을 하지 않아도 로큰롤이란 음악을 할 수 있던 그 시절, 부르스 혼스비는 내게 그 좋은 시절을 다시 데려다 주고 있으니까….(김성환)


1. The Way It Is – 4:57
2. Mandolin Rain – 5:19
3. Every Little Kiss – 5:48
4. The Valley Road – 4:42
5. Look Out Any Window – 5:28
6. Jacob’s Ladder [live/#] – 4:34
7. The End of the Innocence [live/#] – 7:18
8. Across the River – 5:11
9. Lost Soul – 5:20
10. Set Me in Motion – 4:33
11. Fields of Gray – 4:52
12. Walk in the Sun – 4:43
13. See the Same Way – 5:38
14. The Good Life – 3:46
15. Go Back to Your Woods [#] – 4:46


(1,2,3,4,5,8,9,10번 트랙이 Bruce Hornsby & The Range 시절 곡들임. 6,7번은 작년에 라이브 녹음된 곡이며, 15번은 작년에 스튜디오 녹음된 미발표곡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