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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wn Of The Dead

영화는 마치 국가연주 없는 국가대항전처럼 시작된다. 이미 좀비는 세상을 점령하고 있고 그 사실은 배우들도 알고 관객들도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감독 조지 로메로가 이 작품을 그가 10년 전에 만든 걸작 Night of the Living Dead 의 연장선상에 있는 일종의 2편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판과 방송 일을 하는 여자 친구 프란세스, 그리고 경찰인 피터와 로저는 좀비들을 피해 더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북상한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차고 넘치는 좀비들로 인해 – 좀비들이 흔해짐에 따라 이제 어떤 사람들은 좀비들을 사냥감 또는 여흥거리로마저 생각하게 된다 – 여행길은 험난하다. 그 와중에 어느 대형쇼핑센터에서 휴식을 취하던 그들은 쇼핑센터를 탈취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좀비들을 소탕하고 쇼핑센터를 그들의 것으로 만들어 마치 The Quiet Earth 의 주인공처럼 물질적 풍요를 마음껏 누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내 악당들이 그들의 존재를 눈치 채고 쇼핑센터를 털 계획을 짠다.

영화에서도 설명되지만 좀비는 부두교에서 등장하는 죽었으나 저승으로 가지 못한 시체를 일컫는 말이다. 저주받은 죽음이라는 종교적 의미와 헐리웃과 만나 신종괴물로 둔갑하지만 그들은 다른 괴물들과 달리 굼뜨고 개념이 없는 그저 살아있는 시체일 뿐이다. 그런 그들로 세상이 가득차면 세상은 희망이 남아있을까? 이것이 살아남은 피터가 던지는 질문인데 그는 결국 희망 쪽을 택한다.

2004년 리메이크되었다.

28 Days Later

좀비 영화는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B급 공포영화 감독들은 틈만 나면 무덤에서 잘 쉬고 있는 엄한 좀비를 깨워 – 주로 여름에 – 사람들을 고함지르게 했다. 주목할 만한 좀비 영화로는 역시 조지로메로의 일련의 좀비시리즈, 데이빗크로낸버그의 스캐너스, 그리고 존랜디스가 감독한 마이클잭슨의 스릴러 등이 있다.

이렇듯 흔해빠진 소재를 재기발랄한 대니보일이 손댄 까닭은? 그래도 재밌으니까. 예전에 전설의 고향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여름만 되면 구미호 이야기를 재탕하듯이 좀비는 언제 흔들어 깨워도 깨워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얼굴은 짓이겨져 썩은 것들이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꼴은 소름끼치기도 하고, 지저분하기도 하고, 한편 우습기도 하고…. 요컨대 구미가 당기는 캐릭터다.

그래서 결국 관건은 좀비영화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는가 하는 것인데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대니보일은 그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은 것으로 판단된다.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이 좀비에 의해 세상은 점령당했고 그들에게 대항하는 소수의 인간들이 서로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모이려고 한다. 수많은 난관을 뚫고 도착한 그 곳에는 좀비보다 무서운 인간(!)들이 버티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상황은 조지로메로의 Day of The Dead 와 흡사하다. 하지만 나름의 오리지날리티도 있다. 현재 후속작 28 Weeks Later 가 2007년 개봉예정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