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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우리의 음반 시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싱글”일 것이다. 정식 앨범(LP)의 수록곡 중 인기를 얻을만한 곡을 따로 뽑아 싱글로 발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서구 음반시장과 달리 우리나라는 음반 시장의 협소함 등으로 인해 싱글 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음반 시장이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던 시절 싱글 음반 시장은 음악 산업의 발달에 많은 기여를 했다. 싱글은 일반적으로 앨범 수록곡 중 한두 곡을 골라 A면에 담고 B면에는 미발표곡이나 리믹스 버전 등을 담는 형식이었다.

싱글의 역사는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 시기는 대략 상업적 음악 시장에서 축음기 음반(gramophone record)원통형 축음기(phonograph cylinders)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초기 축음기의 디스크는 다양한 속도와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1910년 쯤 78 rpm의 10인치(25cm) 셸락 음반 형식이 거의 표준이 되었다.


1920년대 에디슨 레코드사의 싱글

음반의 표준이 일반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은 자신의 곡을 이러한 새로운 형식에 부합하도록 만들었다. 마이크로그루브 녹음과 개선된 마스터링 기술이 가능해진 1960년대에는 곡의 길이가 라디오 방송에 친화적인 3분 내외인 것이 일상화되었다. 그러던 중에 Bob Dylan의 “Like a Rolling Stone“이 레코드 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CBS는 6분 13초에 달하는 이 곡을 쪼개서 양면에 담으려고 했는데, Dylan과 팬들은 한 면에 그 곡을 담고 라디오 방송국도 이 곡의 전 곡을 방송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곡이 성공 덕으로 음악 산업에서 곡의 길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긴 셈이다.

현대에 들어 싱글은 7인치(18cm), 10인치(25cm), 12인치(30cm) 비닐 레코드 – 대부분 45 rpm의 속도인 -, 10인치(25cm) 셀락 디스크(78rpm), 카셋, 3.5인치 CD 싱글 등 다양한 형태로 발매되었다. 드물게 DVD와 LD의 형태로도 싱글이 발매되었다. 이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끌었던 포맷은 45rpm의 7인치 싱글이었다. 이 형식의 레코드는 1949년 RCA가 처음 도입했다. 양면 녹음이 일반화되고 스테레오 녹음이 가능해지면서 1970년대에 45rpm 레코드가 본격 생산되었다.


45rpm 레코드

12인치 싱글은 1970년대부터 디스코텍의 DJ들에게 인기를 얻었는데 보다 긴 연주시간 덕분에 다양한 익스텐디드 댄스 리믹스를 담는데 용이했기 때문이다. 싱글 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1980년대부터 12인치 싱글이 청계천 음반 상가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바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디스코텍의 DJ들이 수요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가 식긴 했지만 여전히 12인치 싱글은 댄쓰곡의 표준으로 간주되고 있다.

싱글 판매는 서구 대부분의 나라에서 탑40의 형식으로 선정되고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차트 진입이 가능하려면 레코드 회사는 차트를 만드는 회사가 요구하는 형식에 맞게 음반을 제작해야 했다. 싱글은 특히 신생 뮤지션들의 가장 어린 팬들에게 파고들기 좋은 소재였다. 그들은 지불여력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값이 싼 싱글을 구입해서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싱글의 전성기는 아마도 락뮤직의 초기 시절 45rpm의 싱글이 융성했던 1950~60년대 일 것이다. 60년대 중반쯤 되자 뮤지션들은 통일된 주제의 곡들이 담긴 정식 앨범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The Beatles이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처럼 말이다. 그리고 CD가 일반화되고 디지털 다운로드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며 사실상 싱글 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이에 따라 차트를 만드는 회사도 싱글 차트 진입의 기준을 바꿔야만 했다.

Wikipedia를 참고하여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