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하기로 ‘사요나라(さよなら)’라는 노래는 처음 만난 것은 어린 시절 소위 “구루마 테이프”로 알려진 노점상에게서 구매한 불법 복사 카세트테이프에서였다. 당시 일본 대중가요는 국내에서 판매가 금지되어 있었기에 그들의 노래를 접하는 방법은 직접 일본에서 사 오지 않는 이상 이런 불법 복사 매체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이런 유의 카세트테이프에는 당시 유행하던 일본 대중가요가 담겨 있었는데 기억나는 인기 있던 곡은 ‘리바사이도호테루(リバーサイドホテル)‘, ‘긴기라기니(ギンギラギンにさりげなく)‘, ‘블루라이트요코하마(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등이었다. 그리고 ‘사요나라’ 역시 구루마 테이프의 인기 레퍼토리중 하나였다.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 노래가 여성 가수가 부른 노래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후에 알고 보니 오다 카즈마사(小田 和正)라는 남성 가수가 부르는 오프코스(オフコース)라는 락밴드의 노래였다. 자못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그만큼 그의 목소리는 여성적인, 혹은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목소리였다. 즉, 이 노래는 1979년 12월 1일에 발매된 오프코스의 통산 17번째 싱글이었다. 오다와 그룹의 멤버인 스즈키 야스히로가 함께 만든 곡으로 스튜디오 앨범에는 수록된 적이 없고 베스트 앨범 SELECTION 1978-81에 수록되었다. 그리고 라이브 버전은 별도의 라이브 앨범에 수록되었다고 한다. 싱글은 오리콘 싱글 차트 2위, 1980년 연말 차트 9위에까지 오르는 인기를 얻었다.1
곡의 내용은 12월에 발매된 것이니만큼 겨울이 다가오는 어느 날 헤어지는 연인의 사연을 노래하고 있다. 가사는 다소 평범하게 둘만의 추억을 노래하고 있는데 “가까이 붙어 걸어갈 수 있는 추운 날을 너는 좋아했었지”와 같이 둘의 사랑과 계절을 연결하는 대목 등이 듣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사연을 공감케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오다의 보컬이다. 고이비토요(恋人よ)와 같이 늦가을을 배경으로 하는 노래는 이츠와 마유미(五輪真弓)와 같이 두텁고 애절한 보컬이 제격이듯이, 그 계절보다 한 보름쯤 후에 다가올 겨울에 헤어지는 연인의 노래는 오다 카즈마사와 같은 청량감 있는 보컬이 잘 어울린다.
- 당시 연말 차트 1위 곡은 Monta & Brothers “Dancing All Nigh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