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Obtained from iTunes on 8 August 2017.[1], Fair use, Link
콕토트윈스가 1990년 내놓은 이 앨범은 확실히 어떤 경계선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누군가 이 앨범은 ‘80년대 음악이야’하면 ‘그렇네’할 것 같고 다른 누군가 이건 ‘90년대 음악이야’하면 또 ‘확실히 그렇네’할 것 같다. 80년대 초부터 앨범을 내놓으면서 쉼 없이 달려온 콕토트윈스가 1990년대를 시작하는 해에 내놓은 앨범으로 앨범 제목인 Heaven Or Las Vegas를 1980년대와 1990년대로 빗대자면 80년대는 천국이었고 90년대는 라스베가스인 셈이 아닌가 생각된다. 천국이었던 80년대는 그렇다 치고 라스베가스인 90년대는 그럼 천국인가 지옥인가? 이 질문은 앨범명과 같은 제목의 노래의 이 가사에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Singing on the famous street
I want to love a boy that won’t love me
Am I just in heaven or Las Vegas.
나를 사랑하지 않는 어떤 소년을 사랑하는 화자. 그는 어떤 유명한 거리에 서있는데 그 거리는 천국 혹은 라스베가스에 있다. 같은 곳 일수도 있고 다른 곳 일수도 있다. 일찍이 Talking Heads의 유명한 노래 Heaven에서는 “천국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1이라고 정의한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해석해보자면 어떤 소년을 사랑했다는 그 감정 때문에 이미 화자는 천국에 있는 것은 아니고 라스베가스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천국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괴로운 상황마저 감내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를 더 선호할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 앨범은 꽉 채워져 있다. 콕토트윈스가 했던 음악, 하고 있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90년대를 시작하는 즈음에 모두다 펼쳐놓자고 작정한 듯한 느낌이다. 곡 하나하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발견한 재밌는 사실은 앨범의 세 번째 트랙 Iceblink Luck에서 토킹헤즈가 또 한번 연상되는 지점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버닝다운더하우스와 비슷한 가사를 발견한 것이다.
You’re the maraschino cherry coal (the match of Jerico)?
That will burn this whole madhouse down
And I’ll throw open like a walnut safe
네이버 블로그 어떤 글에서 “피치포크 10점 본다!”라는 멘트를 봤는데 8.3점 줬다. 그것도 다섯 번째 앨범 Blue Bell Knoll과 합쳐 나온 디럭스 바이닐을.
- “Heaven is a place. A place where nothing. Nothing ever happen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