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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데릭 자먼(Derek Jarman) 감독의 1987년작 ‘영국의 최후(The Last of England)‘를 보았다. 보았다기보다는 그냥 틀어놓고 딴짓을 했다. 그렇게 해도 감상에 지장이 없을 만큼 스토리라인이 복잡하지 않은 영화다. 이를 “시적인(詩的)”인 영화라고 표현한다. 내용은 넓게 보아 마가렛 대처 정부에서의 숨 막히는 상황을 – 특히 동성애 등 성소수자에 대한 억압 등등 – 비판하는, 이를 “영국의 최후”라고까지 표현하는 내용이다. 영상들은 굉장히 퇴폐적이고 노골적이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한 소년이 카라바지오(Caravaggio)의 작품(물론 복사본이겠지만) Amor Vincit Omnia에서의 큐비드를 강간하는 장면이다. 영화 소개에서는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이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영화 후반에 신부로 등장하는 정도다. 주인공이라는 것도 의미 없다. 영화의 마케팅 포인트 정도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