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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Jim Jarmusch)의 1986년 작이다. 사실 짐자무쉬 영화에서 엄청나게 정교한 설정과 시나리오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조금 심하다. 디스크자키, 포주, 이탈리아인이 한 감방에 갇혔다가 탈옥해서 각자의 길을 간다는 버디/로드 무비 장르의 이 영화는 예의 짐자무쉬의 다른 영화처럼 뉴올리언스와 고독함과 톰웨이츠의 음악을 찬양하는데, 다 좋은데, 개연성 등에서 어색한 부분이 많다. 결정적으로 세 죄수가 운동을 하러 나가는 그 씬 이후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지하도로 탈출하는 씬이 등장한다. ‘뭐지?’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로 맥락 없는 그 상황에, 대체 탈옥 계획을 꾸민 것도 아니고 그 사이에 다른 설득력 있는 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 그냥 셋이 탈옥하는 영화를 찍고 싶었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관객에게 ‘그냥 이러저러 여차저차 설명은 조금 귀찮고 일단 탈옥했다 치고’가 짐자무쉬의 화법이다. 그렇게 해서 ‘천국보다 낯선’의 죄수 버전이, 리믹스 버전?, 완성된다. 다 보고나서 ‘전에 봤던가?’라는 미시감(jamais vu)이 들었지만, 그런 느낌이 들든 안 들든 크게 중요한 느낌은 아닌 그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