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Talking Heads의 스탑메이킹센스(Stop Making Sense) 공연 필름을 66인치 TV로 감상했다. 고백하거니와, 나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했었는데 나는 여태 한 번도 이 필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적이 없었다. 어제가 처음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여태 마치 이 필름을 봤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었다. 왜 착각 속에 살아왔는지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아마도 그 공연과 같은 이름의 라이브 앨범은 지겹도록 들었었고,…
[카테고리:] 영화
Music Is the Weapon
Talking Heads와 Brian Eno가 많은 영향을 받았던1 나이지리아 뮤지션 펠라 쿠티(Fela Kuti)의 삶에 관한 1982년 다큐멘터리다. 작품의 제목에서 익히 짐작할 수 있다시피 이 작품은 펠라 쿠티의 음악, 특히 투쟁을 위한 무리로서의 음악에 대해 다루고 있다. 1982년 나이지리아의 수도 라고스에서 그의 전성기 시절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펠라 쿠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 범아프리카주의, 음악, 종교에 대한 그의…
Down by Law
By The poster art can or could be obtained from the distributor., Fair use, Link 짐 자무쉬(Jim Jarmusch)의 1986년 작이다. 사실 짐자무쉬 영화에서 엄청나게 정교한 설정과 시나리오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조금 심하다. 디스크자키, 포주, 이탈리아인이 한 감방에 갇혔다가 탈옥해서 각자의 길을 간다는 버디/로드 무비 장르의 이 영화는 예의 짐자무쉬의 다른 영화처럼 뉴올리언스와 고독함과 톰웨이츠의…
Videodrome
By Heritage Auctions: [1], Fair use, Link 데이빗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가 감독한 1983년작 호러 필름 비디오드롬(Videodrome)은 어릴적 소위 아는 사람들만 찾아본다는 “컬트영화” 장르의 걸작으로 여겨지던 시절에 한번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오늘 거의 한 30여년 만에 다시 보는 것 같다. 줄거리는 거의 생각나지 않았지만, 아직도 뇌리에 남았던 장면은 비디오테잎을 주인공 Max Renn의(James Woods) 갈라진 뱃속으로 집어넣는…
요즘 보는 미드
By HBO – http://www.impawards.com/tv/succession_ver2.html, Fair use, Link 요즘 쿠팡플레이에서 석세션(Succession)을 보고 있다. 어제 시즌 2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봤다. 로간 로이(Logan Roy)라는 독재적인 성향의 인물이 일군 미디어제국의 권력이 그의 자식들로부터 도전을 받는 시점부터 시작하는 작품인데, 유명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일가의 실제 모습을 많이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루퍼트 머독 일가는 석세션처럼 지금도 치열하게…
A Taste of Honey
Fair use, Link 샐포드(Salford)에 사는 10대 여학생 주인공 조(Jo)1의 홀어머니 헬렌(Helen)은 철없는 40대 여성이다. 미혼모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는 했지만, 딸에게 별 애정도 없이 연하의 남성과 함께 매일 클럽과 댄스홀에서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밀린 월세를 내지 않으려고 딸과 함께 야반도주를 서슴지 않는 도덕성이 결여된 여성이다.2 조는 그런 어머니와 새 피난처로 도망가는 도중 흑인 선원 – 정확하게는…
보리수 린덴바움
어제 보리수 린덴바움(菩提樹 リンデンバウム)이란 영화를 보았다. 1988년 작품으로 당시의 인기 여배우였던 미나미노 요코(南野陽子)와 마츠다 세이코의 남편이기도 했던 칸다 마사키(神田正輝)가 남녀 주연을 맡은 영화다. 내용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윈 아사미가 내용은 정체 모를 독지가의 도움으로 의대에 입학하여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 발생하는 사랑, 갈등, 그리고 이별 등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판 ‘키다리 아저씨’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갈등과…
올해의 즐거움 : 映畵편
Vertigo [1958] 오랫동안 최고의 걸작으로 군림하던 ‘시민 케인’을 최근 이 영화가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면에서 B급 추리 영화나 만들던 감독으로 여겨지던 알프레드 히치콕이 재평가되고 그의 작품이 최고의 걸작 자리에 오르는 과정 또한 그의 영화만큼이나 극적이다. 이 영화 또한 창조자의 권위회복 과정처럼 평범한(?) 스릴러에서 복잡한 알레고리가 담겨져 있는 걸작으로 재평가되기에 이르렀다. Les yeux sans visage…
첼로 켜는 고슈
“Gauche AMJuJu” by Source. Licensed under Wikipedia. 1982년 발표된 애니메이션 를 보다 심도 깊게 즐기기 위해서는 원작자인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와 베토벤 교향곡 6번에 대한 사전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미야자와 겐지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초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친 교육자이자 소설가다. 하지만 그보다는 부유한 집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군국주의로 치닫던 시대적 조류를 거부하고 농촌에 정착하여 새로운…
Mad Max : Fury Road 感想文
By Source, Fair use, Link 2015년 여름 영화팬들에게는 뜻밖의 선물이 안겨졌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Mad Max 시리즈의 4편이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전편보다 더 강력한 하드코어 액션과 탄탄한 시나리오, 그리고 시대선도적인 페미니즘 세계관까지 얹어져서 그야말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초신경 자극 헤비메탈 무비’가 탄생하여 최고의 수작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일흔이 되신 조지 밀러 님께서 이 정도의 박력과 진보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