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물의 전형을 제시한 걸작인 1971년작 프렌치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의 감독 윌리엄 프레드킨(William Friedkin)이 1985년 내놓은 형사물이다. 그런 면에서 프렌치커넥션은 매우 1970년대스럽고 이 영화는 또한 매우 1980년대스럽다. 두 작품 모두 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비정한 범죄스릴러라는 장르의 본질에 여전히 충실하고, 특유의 스릴 넘치는 자동차 레이스도 빼놓지 않았고,1 형사인 남자 주인공이 무모하리만치 수사에 집착한다는 설정은 유사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카테고리:] 영화
세일러복과 기관총(セーラー服と機関銃)
양친을 잃은 여고생 호시 이즈미가 난데없이 야쿠자의 보스가 된다는, 다소 어이없는 설정의 B급 감성의 1981년 작. 극의 전개 중에도 계속 어이없는 전개의 연속이지만, 사이사이 뭔가 색다른 화면 연출 등이 가미되어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감독이 『태풍클럽』의 소마이 신지(相米そうまい 慎二)しんじ라는데 역시 두 영화의 분위기가 닮았다. 폭주족 오토바이 레이스랄지 이즈미의 부하들과 동급생들이 어울려 불상 아래서 술을 마시는 장면들이…
Moonlight
By https://a24films.com/films/moonlight/, Fair use, Link 지난 주말에 봤는데 흑인 판 왕자웨이(王家衛)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직접적으로 생각나는 영화는 해피투게더였고 그 외 이런저런 부분이 왕자웨이식 미장센이 연상되었다. 모든 배우가 흑인이었고 공간적 배경도 마약을 거래하는 정말 찐위험한 동네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흑인이나 마약 관련 영화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은, 심하게 말해서는 파스텔 톤의 느낌의 영화였다. 어린 샤이론(Chiron)을…
마이애미바이스 두 번째 시즌 감상 완료
엊저녁에 80년대의 아이콘이 차곡차곡 담겨 있는 형사 시리즈물 마이애미바이스(Miami Vice)의 두 번째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 Sons and Lovers를 감상했다. 전에 모든 시즌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블루레이 전집을 구매하여 틈나는대로 감상하고 있는 애청 TV쇼다. 전집을 구매한 지는 꽤 되었는데 엊저녁처럼 가끔 생각날 때마다 “아껴” 보는 바람에 이제야 두 번째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아파라히토 [1956]
By Likely to be Epic Films or Merchant Ivory Productions or Sony Pictures Classics, the producers/distributor of the film – http://www.movieposterdb.com/posters/13_10/1957/48956/l_48956_04db894c.jpg, Fair use, Link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연구소』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전에 부산외대 이광수 교수가 게스트로 출연해 인도에 관한 특집을 진행했는데 아침부터 보고 있다. 인도의 종교, 지리, 풍습 등 복잡다단한 인도 사회의 단면을 해박한 지식으로 설명하고 있어…
Desperately Seeking Susan
By IMDB, Fair use, Link 이 영화의 포스터는 수백 번 본 것 같은데 영화 자체는 오늘 처음 봤다. 마돈나가 반짝반짝 빛나던 시절에 출연한 1985년 영화다. 뉴저지의 중산층 주거지에서 지루한 남편과 함께 생기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던 로버타(로재나 아켓, Rosanna Arquette)는 타블로이드에 실린 ‘절박하게 수잔을 찾아서(Desperately Seeking Susan)’라는, 사람을 찾는 광고에 흥미를 느끼고 무턱대고 약속 장소인…
로봇 드림 (Robot Dreams)
By https://bteampictures.es/robot-dreams/, Fair use, Link 2024년 작 애니메이션이다. 2008년 작 월이(WALL-E)와 1984년 작 일렉트릭드림스(Electric Dreams)1를 합친 느낌의 애니메이션이다. 백사장에 홀로 버려졌다는 점에서 월이를 닮았고, 로봇과 인간과의 교감을 다뤘다는 점에서는 일렉트릭드림스를 닮았다. 즉, 소재 면에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작품이다. 다만, 작풍이나 80년대 뉴욕의 소소한 삶의 풍경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뉴욕은 80년대는 아니고 2000년대에…
The Last of England
By Cropped from [1], Public Domain, Link 일요일 아침에 데릭 자먼(Derek Jarman) 감독의 1987년작 ‘영국의 최후(The Last of England)‘를 보았다. 보았다기보다는 그냥 틀어놓고 딴짓을 했다. 그렇게 해도 감상에 지장이 없을 만큼 스토리라인이 복잡하지 않은 영화다. 이를 “시적인(詩的)”인 영화라고 표현한다. 내용은 넓게 보아 마가렛 대처 정부에서의 숨 막히는 상황을 – 특히 동성애 등 성소수자에 대한 억압…
“스메센의 밤”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미국에서는 A24가 토킹헤즈의 공연 필름을 복원하여 상영하고 이를 계기로 멤버들이 화해하고 넷 모두가 무대인사 등에 몰려다니는 기적이 있었지만, 밴드의 인지도 바닥인 국내에서 이 필름이 상영되는 상황을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각종 독립영화를 무모하게(!) 수입하는 것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찬란에서 다시 한번 무모한 일을 저질러 버렸다.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그 용기에…
녹색광선(Le Rayon Vert)
By May be found at the following website: http://www.movieposterdb.com/poster/c3a421ae, Fair use, Link WARNING 스포일러 만땅 지난주 토요일 아침 다섯 시에 – 혹은 새벽 – 쿠팡 플레이에 있는 에릭 로메르 감독의 1986년작 ‘녹색광선(Le Rayon Vert)’을 봤다.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던 작품이었고, 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 보지 않았나’라고 잠깐 생각했던 영화다. 그런데 봤던 영화는 아니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