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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S

뭐든 그렇지만 여성보컬이 약간은 건방진, 그런 창법 – 이를테면 껌 씹으면서 노래하는 듯한 – 으로 노래를 하는 그런 음악스타일도 나름의 계보를 만들자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80년대에는 The Waitress, Talking Heads에서 분화한 Tom Tom Club, 90년대의 Luscious Jackson, 2000년대 초반의 발칙한 틴팝 그룹 Fannypack, 그리고 현재의 CSS(cansei de ser sexy의 준말로 ‘섹시한 것에 질렸다’라는 뜻이라고) 정도?(물론 내 개인적인 느낌) 이들은 메시지도 대체로 (특히 성적인 면에서) 노골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The Waitress 의 I Know What Boys Want 에서부터 CSS의 Let’s Make Love and Listen to Death from Above 까지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순종적이고 부끄러움을 타는 여인상은 아닌 것 같다. 음악은 통상 몇 개의 캐치한 멜로디가 반복되는 일렉트로 음악이다. Santigold만큼 지루하지는 않다. 2006년 데뷔앨범을 내놓고 작년에 두 번째 앨범을 내놓았다. 앞으로의 꾸준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2006Cansei de Ser Sexy [Sub Pop]
2008Donkey[Sub Pop]

Psykosonik

시카고에 자리잡은 Wax Trax 레코드사는 My Life With the Thrill Kill Kult, Ministry 와 같은 인더스트리얼 뮤지션들의 둥지로 유명한 회사이다. 그러나 Psykosonik 은 다른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 잘생긴 4인조는 1993년 데뷔앨범을 내놓았다. 그 당시는 “레이브(rave)”씬이 서서히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오고 있었는데 Utah Saints 나 2 Unlimited 와 같은 언더그라운드-테크노가 점점 팬 층을 넓혀가고 있던 시기였다. Psykosonik 은 이러한 테크노적인 요소를 위해 신디사이저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그럼에도 그들의 기반은 명백힌 팝적인 것이었다. 스타일에 있어서는 The Shamen이나 Information Society와 상당히 겹친다. 그들이 내놓은 싱글 “Welcome to My Mind”와 “Silicon Jesus” 는 2년 여 전에 인기를 끌었던 EMF 나 Jesus Jones 의 팬 층과 많이 겹칠만한 그런 느낌들의 곡이다. 문제는 그 싱글들이 나온 시점은 Nirvana 와 Green Day 가 공중파를 휩쓸고 있던 시점이라는 것이다. 결국 곡 자체는 훌륭했으나 시기적으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1995년 내놓은 2집 Unlearn에서 팀은 키타를 맡은 Paul Sebastien 과 키보드를 맡은 Daniel Lenz, 2인조로 재편되었다. 이들의 사운드는 1집에 비해 큰 변화는 없다. 여전히 강한 댄스비트와 아날로그 신디 사운드가 듣기에 편안한 신쓰팝 사운드로 재현되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대중적 인기로부터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고 대중음악가에게 그것은 매우 치명적인 것이었기에 2집을 끝으로 그들은 뮤직씬에서 사라진다.

디스코그래피

1993 Psykosonik TVT
1995 Unlearn Wax Trax

Phoenix

Phoenix mg 5643.jpg
Phoenix mg 5643” by RamaOwn work. Licensed under CC-BY-SA-2.0-fr via Wikimedia Commons.

프랑스 출신의 Phoenix 는 그들이 듣고 자란 80년대의 일렉트로 음악을 자양분 삼아 현재진행형의 새로운 일렉트로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Thomas Mars (보컬), Deck D’Arcy (베이스), Christian Mazzalai (키타) 는 파리 외곽의 Mars 의 집 창고에서 음악적 열정을 키운 말 그대로의 개리지 밴드(garage band)였다. 이 와중에 Mazzalai 의 형 Branco 가 밴드에 가세하였다. 그룹은 빠를 돌아다니며 술취한 관중 앞에서 Hank Williams 와 Prince 의 노래 등을 불렀다.

밴드가 Phoenix 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지 2년 후 자신들만의 레이블 Ghettoblaster 에서 500 장의 싱글을 찍었다. A 면에는 펑크락 스타일의 곡이었고 다른 면에는 클라우트락 스타일이었다. 이후 파리에 근거를 둔 Source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즈음 Phoenix 는 Air 와 친해졌는데 영국 TV에 출연할 때에는 백밴드인양 행세하기도 했다.

두 달 만에 녹음을 마친 그룹의 데뷔앨범 United 는 2000년에 발매되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뛰어난 멜로디라인이 돋보이는 곡들로 채워져 있으며 마치 80년대 음악을 하우스 스타일로 재현한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Mars 의 따뜻하면서도 드라이한 보컬은 언뜻 자미로콰이를 연상시키면서도 결국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그들의 싱글 Too Young – 이 곡은 Sofia Coppola 감독의 영화 Lost In Translation 의 사운드트랙에 담기기도 했다 – 에서 잘 드러나는데 자미로콰이를 연상시키는 도입부에서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곡은 80년대의 팝/락 스타일로 변해간다. 또한 Funky Square Dance 에서는 컨트리 음악으로 시작된 곡이 점차 나아갈수록 노이지한 락음악으로 근사하게 넘어간다. 이러한 언뜻 이질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의 오묘한 화학적 결합이야말로 “Phoenix 가 발을 딛고 있는 프랑스에서 일렉트로 음악하기” 의 독특한 풍토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앨범에는 또한 프랑스의 일렉트로 음악 동지들이 많이 출연해주었는데 이 중에는 Thomas Bangalter (Daft Punk), Phillipe Zdar (Cassius) 등이 있다.

2004년에는 신보 Alphabetical 를 내놓았다. 4년 만에 신보를 내놓은 그들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도록 하자.

디스코그래피

2000 United Astralwerks
2004 Alphabetical Source
2006 It’s Never Been Like That
2009 Wolfgang Amadeus Phoenix
2013 Bankru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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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H1 소개
Bio & Album Review

Oye, Erlend

Erlend oye.jpg
Erlend oye” by Mike Mantinhttp://www.flickr.com/photos/mikemike/191919371/. Licensed under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Erlend Øye는 Kings of Convenience라는 노르웨이 출신의 인디팝 듀오의 키타리스트이다. 이 듀오는 컴퓨터 뮤직이 소프트하게 연출된 최신 팝발라드를 생산해내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2001년 내놓은 앨범 Quiet Is the New Loud의 성공 이후 Øye는 보다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지만 파트너인 Erik Glambek Bøe 는 심리학 공부에 더 흥미를 느꼈고 일종의 캐리어로써의 음악만들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Øye는 그래서 동료 노르웨이 그룹인 Royksopp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그의 솔로프로젝트가 탄생하였다. 핀란드의 음악 패스티발 이후 레코딩에 들어간 그는 2003년 앰비언트 댄쓰 앨범 Unrest를 내놓았다. 이 앨범은 유럽내 열 개의 도시에서 열 명의 다른 협력자들과 작업한 열 개의 싱글이 들어간 특이한 앨범이다. 이 협력자들 중엔 Soviet, Prefuse 73, Schneider TM 등이 있다. 부드럽게 다듬어진 컴퓨터 뮤직과 Øye의 멜랑꼬리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지는 보컬이 조합된 각각의 싱글들은 10개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작업한 수고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순도를 유지하고 있다.

디스코그래피
2003 Unrest [Japan Bonus Track] [Virgin]
2003 Unrest [Astralwe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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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ymede

Ganymede 의 첫번째 의미는 “Zeus의 술시중을 든 Troy의 미소년” 인데 이 2인조 중 미소년은 없다. 2000년에 데뷔앨범을 내놓은 신스팝 밴드로 사운드는 80년대의 Human League, New Order의 문법을 충실히 답습하고 있다. 멤버는 Patrick Runkle (vocals, synthesizers) 과 David Friede (synthesizers) 이다.

이들은 엘에이의 영화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당시 Runkle은 영화리뷰를 쓰고 있었고 감독이 되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곧 Runkle은 학교를 그만 두고 루이지애나에 특수학교 교사가 되었다. Runkle은 신디사이저를 다루기 시작했는데 Friede와 공동작업을 하기를 원했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이러한 소망은 이루어지기 어려웠지만 둘은 계속 연락을 하며 지냈고 마침내 Friede가 비행기를 타고 루이지애나에 가서 한 스튜디오에서 그들이 쓴 곡을 녹음했다. 그런데 싸구려 스튜디오여서 사고가 발생했다. 그들이 첫날 녹음한 곡이 스튜디오 사장의 실수로 모두 지워진 것이다. 둘째 날도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었다.

Runkle은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Runkle의 컴퓨터와 새로운 악기를 동원해 같이 쓴 곡을 녹음했다. 1999년 후반 그들은 데모 CD를 Ninthwave 라는 인디레이블에 보냈고 Ninthwave 는 그들의 데뷔앨범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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