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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백 : 80년대의 냉전 노래들

Chris Gerard가 작성한 이 기사에서 요약발췌 번역

우크라이나 상황을 두고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유럽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냉전에 대한 추억이 그 시절을 지나온 우리들의 머릿속에 다시 떠오른다. 소련과 미국 간의 긴장은 특히 70년대 말과 80년대에 고조되었었다. 소련의 대규모 군비증강에 맞서 미국은 그들의 군수장비를 급속히 늘렸었다. 로널드 레이건은 소련을 유명한 표현인 “악의 제국”이라 불렀다. 몇 년에 걸쳐 두 슈퍼파워 사이의 가능한 군사적 긴장이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의 마음을 어둡게 했었다. 핵전쟁은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현실감이 있었다. 그 시절의 대중문화는 이런 지속적인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전쟁게임(Wargames)’이나 ‘그 날 이후(The Day After)’가 있고 다양한 음악가에 의해 수많은 관련 노래가 쏟아졌다. 아래 곡들은 80년대에 터질지도 모르는 핵전쟁과 대규모의 파괴의 시대에 대한 공포와 신경쇠약을 반영하는 노래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10곡들이다.

Sting – “Russians” (1985)
그의 첫 솔로앨범 ‘The Dream of the Blue Turtles’에서 스팅은 ‘러시아인’이라는 노래로 정공법을 선택했다. 스팅이 핵전쟁에 대해 쓴 것은 처음은 아니었다. 폴리스의 마지막 앨범 ‘Synchronicity’에는 ‘Walking in Your Footsteps’라는 노래가 담겨져 있는데, 이는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멸종의 위기를 공룡의 전멸에 비유하고 있다. ‘러시아인’은 1985년 겨울 빌보드 핫100에 16위까지 올라갔다. “나는 오펜하이머의 위험한 장난감으로부터 내 어린 소년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정치적 담장의 어느 쪽에도 상식의 독점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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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na – “99 Luftballons” (1983)
독일 그룹 네나는 무기로 오해를 산 풍선들 때문에 실수로 핵전쟁이 시작된 내용을 담은 노래 ‘99 Luftballons’로 깜짝 히트곡을 갖게 됐다. 이 노래는 미국에서 2위까지 올라갔다. 그룹은 영어 버전도 녹음했지만 독일어 버전이 훨씬 더 인기가 높았다. “이게 우리가 기다린 것이다. 이거야 소년아. 이게 전쟁이야. 대통령이 99개의 빨간 풍선이 지나간 자리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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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 at Work – “It’s a Mistake” (1983)
호주 밴드 멘엣워크는 1983년 여름 내놓은 그들의 두 번째 앨범 ‘Cargo’에 수록된 ‘It’s a Mistake’를 발표했다. 이 노래는 미국에서 6위까지 올랐다. “사령관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나요? 왜냐하면 우리는 당신이 모든 권력을 사랑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이제 우리는 벼랑 끝에 있나요? 우리는 당신이 타월을 던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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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ie Goes to Hollywood – “Two Tribes” (1984)
FGTH의 데뷔앨범에서 탄생한 전설적인 히트곡 ‘Relax’ 이후에 나온 곡이 ‘Two Tribes’다. 영국에서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는 43위에 머물렀다. 비디오에서는 레이건과 소련의 지도자 콘스탄틴 체르넨코를 상징하는 인물이 등장해 세계 패권을 두고 레슬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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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sis – “Land of Confusion” (1986)
히트 앨범 ‘Invisible Touch’에서 발매된 네 번째 싱글인 ‘Land of Confusion’은 1986년 겨울 제네시스의 네 번째 히트곡이 되었다. 비디오에서는 레이건과 다른 유명 인사들이(밴드 자신들을 포함하여) 영국 인형조종사에 의해 창조된 인형의 이미지로 등장하는 다소 경박한 상황을 연출한다. “나는 1000개의 꿈을 꾸어야 했다. 백만 번의 비명소리에 의해 고통 받는. 그러나 나는 행진하는 발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들은 거리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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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 Bush – “Breathing” (1980)
케이트 부쉬의 1980년도 앨범 ‘Never for Ever’의 첫 싱글은 힘이 넘치는 ‘Breathing’이었다. 부쉬는 핵 학살 기간 동안 엄마의 자궁 안에 있는 태아의 시각으로 노래를 부른다. 이 드라마틱한 곡은 영국 차트 16위까지 오른다. “우리는 우리의 기회를 잃었어요. 우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플루토늄의 폭발잔재는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의 허파에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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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Gabriel – “Games Without Frontiers” (1980)
이 노래를 프랑스어로 부를 때 케이트 부쉬와 함께 부르기도 했던 “Games Without Frontiers”는 가브리엘의 세 번째 앨범의 첫 싱글이었다. 그는 귀여운 아이들처럼 게임을 하는데, 단지 더 많은 판돈을 걸고 게임을 하는 세계의 지도자들에 관해 노래한다. “근사하게 의복을 차려입고 바보 같은 게임을 한다. 나무 꼭대기에 숨어서 거칠게 욕을 하며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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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C – “Generals and Majors” (1980)
XTC의 네 번째 앨범 ‘Black Sea’의 첫 싱글인 ‘Generals and Majors’는 1980년 가을 영국 차트 32위까지 오른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상황을 조작하는 인간들로부터 떨어져 있어. 그들은 패하거나 이길 때까지 결코 전투를 포기하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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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xx – “Red Skies” (1982)
The Fixx의 데뷔 앨범 ‘Shuttered Room’의 세 번째 싱글인 ‘Red Skies’는 핵전쟁의 도래를 노래하는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락트랙이다. 같은 앨범에서의 또 하나의 걸출한 곡 ‘Stand or Fall’ 또한 냉전에 관한 곡이다. “누군가 인수하였고 이는 그들이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겨냥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누군가 우리는 아침까지 모두 죽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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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 – “New Year’s Day” (1983)
그들의 앨범 ‘War’에 수록된 U2의 ‘New Year’s Day’는 냉전의 긴장에 관한 곡이다. 특별히 폴란드의 공산주의 정부에 대항한 솔리다리티 운동에 관한 곡이다. “피로 물든 빨간 하늘 아래 사람들이 모여든다. 흑인들 백인들. 서로 팔을 엮은 채. 선출된 소수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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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잃어버린 얼굴(The Bourne Identity,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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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lum – The Bourne Identity Coverart” by From Amazon.. Licensed under Fair use via Wikipedia.

Robert Ludlum이 1980년 발표한 스파이 스릴러로 원제는 그 유명한 The Bourne Identity다. Jason Bourne이라는 기억을 잃은 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사나이의 모험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이후 The Bourne Supremacy(1986년), The Bourne Ultimatum(1990년)까지 총 3부작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이다.

비록 2002년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기는 했지만 이 영화는 사실 원작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전직 킬러’라는 설정만을 따왔을 뿐 이야기는 상당부분 원작과 다르다. 이렇듯 원작과 영화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째, 복잡한 내러티브의 원작을 한정된 상영시간의 영화에 담을 수 없는 점. 둘째, 냉정시대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2002년이라는 시간적 배경으로 옮기기에는 관객들의 정서가 많이 달라졌다는 점. 셋째, 위 둘의 이유와 연장선상에서 Carlos라는 Bourne의 천적을 영화에서는 제외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원작에서 등장하는 Carlos는 Carlos Jackal이라 알려진 실존인물 Ilich Ramirez Sanchez을 염두에 둔 캐릭터다. 이 작품에서 Bourne은 냉전시대 악명 높은 극좌 테러리스트였던 그와 라이벌로 등장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암살작전의 암호명이었던 트레이드스톤은 바로 Carlos의 검거작전의 암호명이다. 이러한 구도로 인해 원작은 선악의 경계가 모호했던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악의 구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 또 하나 차이가 나는 캐릭터는 바로 Marie의 존재감이다. 영화에서 수동적이고 어찌 보면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던 Marie는 원작에서 적극적으로 Bourne의 정체성을 찾아주려는 똑똑한 경제학 박사로 등장한다. 그녀의 본업이 국제금융투기집단의 횡포를 막으려는 캐나다 정부요원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요컨대 짧은 상영시간의 영화에 담을 수 없었던 많은 디테일들이 소설에는 담겨져 있으므로 영화를 재밌게 본 분이라면 충분히 그 재미를 즐길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국내에서는 고려원에서 1992년 1부를 발표한 이래 3부까지 총 여섯 권이 발간되었다. 다만 절판되어서 번역본으로 읽으시려면 헌 책방을 뒤지시는 방법밖에는 없을 듯 하다.

* 번역본 표지에 등장하는 Richard Chamberlain의 모습은 1988년 옮겨진 TV시리즈의 한 장면이다.

참고사이트
http://en.wikipedia.org/wiki/The_Bourne_Identity_%28novel%29
http://blog.naver.com/hidehiro/100006575946
http://pennyway.net/264

설국열차(코믹스)

“오랜 냉전의 끝에 지구가 얼어붙는다. 어리석은 인류가 기후 무기를 이용해 지구를 영하 85도의 얼음 행성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영원히 지구 위를 돌 수 있도록 만들어진 1001량의 초호화판 설국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다. 황금칸으로부터 꼬리칸까지 모든 객차는 계급에 따라 나누어져 있으며, 채소와 육류를 기를 수 있는 자급자족 차량까지 구비되어 있다. 설국열차는 지구의 축소판이다. 모든 것은 권력층의 독재에 의해 관리되며, 꼬리칸의 일반인들은 더러운 환경에서 고통받으며 죽어가고, 황금칸은 자포자기의 퇴폐와 향락에 휩싸여 타락해간다. 장 마르크 로셰트의 유려한 그림체를 오래도록 음미할 수 있는 <설국열차>는 모두 세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판 1권은 <설국열차>, 한국판 2권은 <설국열차: 측량사>와 <설국열차: 횡단>을 모두 담고 있다.”

대략적인 책 소개이다.

열차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예술작품이 의외로 꽤 된다. 열차탈취를 소재로 한 20년대 블록버스터 영화인 버스터키튼 주연의 ‘The General’, 아서힐 감독의 ‘Silver Streak’, 웨스앤더슨 감독의 ‘The Darjeeling Limited(2007)’,  고전이 된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 그리고 휴고프라트의 걸작만화 코르트말테제 시리즈의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이르기까지……

열차는 다양한 상징으로 활용된다. 액션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공간에서부터, 고향으로 떠나 타지로 가는 인간의 고독감과 두려움의 상징, 흘러가는 삶에 대한 은유, 그리고 남근의 형태를 가진데서 착안된 권력상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은유와 상징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다양한 활용 용례에서 공통적으로 끄집어 낼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열차는 ‘달리고 있다는 것’ 이다. 달리지 않는 열차는 흥미가 없다. 그저 좁고 답답한 기계일 뿐이다. 달리는 기차는 그 속도감과 한정된 공간이 주는 긴장감으로 인해 인간의 희로애락의 감정이 극대화되는 적절한 장치이기 때문에 예술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이 된 것이다.

‘설국열차’에서의 열차는 제 스스로 달린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기계 스스로 무한궤도를 질주한다. 멸망한 지구를 돌고 있는 이 열차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인간들. 어찌 보면 더 이상의 희망도 없는데 꼬리 칸의 사람들뿐 아니라 황금 칸의 사람들까지도 무슨 이유로 살고 있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은 이 지구 역시 차갑고 생명체 없는 우주에서 무한궤도로 돌고 있는 또 하나의 설국열차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우리의 삶도 그들의 삶만큼이나 부질없고 희망 없는 것 일수도 있다. 어쩌면 – 상당히 믿을 만 할 정도로 – 작가가 의도한 설국열차는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그 자체일 것이다.

‘설국열차’에서는 계급간의 갈등을 꼬리 칸을 떼어내 버림으로써 해결한다. 상당히 편리한 해결방식이다. 현실의 지배계급도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현실은 더욱 복잡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피지배계급은 작품에서처럼 열차 꼬리에 매달려 죽을 날만 기다리는 기생계급이 아니라 지배계급을 위해 노동하는 생산자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설국열차는 꼬리 칸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열차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화나 무리한 은유가 원작의 품격을 해칠 만큼의 단점은 아니다. 모든 예술작품에서의 추상화와 단순화, 그리고 일반화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지나친 단순화로 인한 단점은 특유의 장치설정에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으로 무난히 상쇄된다.

아무튼 특유의 유럽적 감성으로 무장한 이 독특한 작품에 대한민국의 봉준호 감독이 눈독을 들이고서는 영화화하려 하고 있고 2010년 쯤이면 그 결과물을 볼 수 있다니 자못 기대가 된다.

Hearts And Minds

영화는 태생부터 꿈의 공장인 동시에 일종의 프로파간다였다. 아무리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주장하여도 그것은 그 주장 자체가 또 하나의 프로파간다가 되고 마는 순환 고리에 걸려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레닌을 비롯한 사회주의 혁명가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영화를 신생 경제/정치체제의 선전매체로 적극 활용하였다. 나찌나 자본주의자들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었는데 특히 2차 대전이나 베트남 전쟁과 같은 국가의 사활이 걸린 사안에 대한 국가이데올로기의 선전은 때로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집단최면극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러한 면에서 영화라는 매체는 칼이다. 화려한 칼춤으로 대중을 현혹시키기도 하고 서투른 칼부림으로 대중을 협박하기도 한다. 칼을 쥐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요리사가 되기도 하고 살인자가 되기도 한다. 또는 요리사든 살인자든 솜씨 좋게 만들어진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실력이 차이가 나게 된다. 이 작품은 분명히 좋은 칼을 가진 요리사에 속하는 작품이다. 미국 전체가 광기에 휩싸여 명분 없는 베트남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던 1970년대 감독과 시나리오를 담당한 Peter Davis 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사이공 거리에서부터 백악관의 참전군인 파티, 심지어 군인들과 베트남 여인들의 매매춘 장면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전쟁으로부터 파생되는 갖가지 풍경들을 소상히 담아낸다. 미시적인 개인사에서부터 거시적인 국가정책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전을 둘러싼 서로의 입장들, 모순된 이데올로기, 뒤늦은 후회의 모습 등을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적절하게 편집된 미식축구 장면과 미당국의 선전필름 들은 전쟁의 발발원인과 전개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양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이 공산주의의 바다로 둘러싸일 것이라고 주장하던 미행정부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탄생한 미국이 왜 우리의 독립을 저지하느냐고 항변하는 베트남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이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각종 군상들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이 30여년이 흐른 지금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재탕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The Omega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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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mega-Man-Poster” by allposters. Licensed under Fair use of copyrighted material in the context of The Omega Man“>Fair use via Wikipedia.

소련과 중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그 사이에 낀(?) 미국이 엉뚱하게 세균병기의 공격을 받게 된다. 미국을 비롯한 지구는 오염되고 사람들은 호흡마비 등의 증상을 보이며 죽어간다. 인류의 멸망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Robert Neville 박사(Charlton Heston)는 자신이 개발하여 아직 실험단계에 있던 백신을 맞고 살아나지만 살아남은 어떤 이들은 심하게 오염되어 낮에는 잠을 자고 어둠을 틈타 활거 하는 변종인간, 일종의 뱀파이어가 되고 만다. 이들 무리의 우두머리 Matthias (Anthony Zerbe)는 인류가 도구의 사용으로 멸망을 초래하였음을 지적하며 반달리즘적인 파괴행위를 일삼는다. 한편으로 Neville을 그러한 타락한 문명의 상징으로 지목하며 그를 없애려 한다. 낮에는 거리를 활보하다 밤에 자신만의 은둔처로 숨어버리는 Neville 의 외로운 삶은 우연히 만난 정상적인 여인 Lisa과 그 친구들을 통해 구원받는다. 하지만 Matthias 일행의 집요한 폭력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Lisa 일행까지 위협을 당한다. The Quiet Earth(1985) 와 Dawn Of The Dead(1978) 를 교묘히 섞어놓은 듯한 – 그런데 실제로는 본 작품이 가장 먼저 만들어져(1971년) 그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후계작이라 할 수도 있겠다 ― 독특한 분위기 SF 인 이 작품은 인류가 냉전과 핵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던 시점에 제작되었다는 시대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화 초반 텅빈 LA 거리는 ‘혹성탈출’에서의 망가진 자유의 여신상 만큼이나 – 이미 한차례 인류멸망의 좌절을 ‘혹성탈출(1968)’에서 경험한 바 있는 Charlton Heston 의 기용은 적절한 캐스팅이라 할 수 있다 – 충격적이었고 이 후 이 씬은 The Quiet Earth, 28Days Later 등에서 답습된다. 현재 Will Smith 를 내세워 영화의 원작 제목인 I Am Legend 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가 개봉예정이라 한다.

Kiss Me Deadly

장뤽 고다르나 프랑수아 트뤼포 같은 누벨바그 감독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바 있는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1955년작. 느와르 필름의 최전성기에 만들어진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미키 스필레인 원작의 인기 탐정 마이크 해머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미스테리한 미녀의 죽음, 구사일생한 터프가이 탐정,그 터프가이를 배신하는 또다른 미스테리의 여인,그리고 그의 섹시한 여비서 등 거칠고 을씨년스러운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안티히어로에 팜므파탈이 동시에 등장하니 뭐 더 할말이 없다). 정신병원에서 탈출하였다는 크리스티나라는 여인을 태워준 탐정 마이크 해머는 그녀를 뒤따르던 악당들에게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난후 ‘나를 기억해 달라’는 크리스티나의 마지막 말을 힌트삼아 사건을 역추적 한다. 이 와중에 정체모를 악당들은 그를 을러대고 주위 사람들은 하나둘씩 죽어간다. 서로 죽고 죽이는 와중에 욕심 많은 여인의 호기심이 빚은 비극이 끔찍하면서도 자못 희극적이다.

p.s. 1) 이 영화의 일어제목은 어이없게도 『키스로 죽여줘キッスで殺せ!』 라고 한다.
2) 한편 한 영화사가에 따르면 미국개봉 판과 유럽개봉 판의 마지막 장면이 다르다고 한다.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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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 by http://manchestersoul.co.uk/sci-fi/TV/TV_D.htm. Licensed under Fair use of copyrighted material in the context of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Fair use via Wikipedia.

이 영화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공상과학영화의 이야기 흐름에서 계속 벗어난다. 어느 날 백악관 근처로 비행접시가 착륙한다. 비행접시에서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외계인 클래투와 그의 로봇 보디가드 고트가 내린다. 클래투 Klaatu (미스테리한 프로그레시브락밴드 Klaatu 의 밴드 이름이 바로 이 영화에서 따온 것이다)는 긴장한 경찰이 쏜 총에 부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간다. 병원에 찾아온 정치인에게 클래투는 전 세계의 정치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한다. 정치인은 냉전 중이라 전 세계의 정치인을 모이게 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그러자 그는 병원을 탈출하여 어느 하숙집에 하숙을 한다. 그 곳에 머물며 한 천재과학자를 만나서 그의 뜻을 전하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그는 전 세계의 전기를 잠시 동안 차단시킨다. 결국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인류가 공멸의 길로 들어서면 안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이었다. 일종의 기독교적인 선지자의 냄새를 풍긴다. 소름끼치는 외계인의 습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첨단무기의 경연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50년대의 공상과학영화의 문법과 괴리가 있어 약간 어리둥절하다(물론 나중에 ET나 클로스인카운터와 같은 유사한 형식의 공상과학영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특별히 스펙타클한 장면도 없는 비행접시가 아니라면 공상과학영화로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할 정도인 이 영화는 결국 기독교 신화의 메타포를 빌어 냉전의 위험성과 군축의 의미를 전달하는, 당시의 답습적인 공상과학영화보다는 한 차원 높은 지적쾌감을 선사하는 영화이다. 감독은 West Side Story 로 유명한 거장 Robert Wise

참고사이트 http://members.aol.com/dsfportree/tdtess.htm

p.s. 그나저나 포스터의 저런 그로테스크한 장면은 영화에 없는데 어쩌자고 저렇게 B급으로 만들어 놓은지 모르겠다. 아마 Sci-Fi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제작사의 고육지책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