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앨범 9장

My9Albums라는 사이트에서 만들어봤다. 2026년 10월 4일 현재 내가 꼽는 최애앨범 9장. 안전지대의 라이브앨범을 넣으려고 했는데 해당 앨범이 검색되지 않아 결국 영미권 음악 중 최애앨범 리스트가 되었다.

Danceteria


이미지 출처

다음날 밤 댄서테리아(Danceteria) 무대에 오르던 중, 앞이 안 보이고 어리둥절한 나머지 무대 가장자리에서 떨어져 바닥에 쿵 하고 부딪혔고 온통 멍투성이가 되었다. 도움없이 간신히 다시 무대 위로 기어 올라갔지만, 그 와중에도 세 명의 멍한 연주자들은 제 창피함에 어쩔 줄 몰라 했고 나는 절뚝거리며 내려왔다. 오른쪽 다리는 위에서 아래까지 멍투성이였다. 화장실에서 나오자 제프 트래비스가 냉혹한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고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거 알지?” 그가 말했다.[Autobiography, p175]

스미쓰는 1983년 12월 31일 뉴욕시에 있는 댄서테리아라는 클럽에서 미국에서의 첫 공연을 선보였다. 이 클럽은 1980년 5월부터 1986년까지 뉴욕시에서, 그리고 1995년까지 햄튼에서 운영되었던 나이트클럽이었다. 1985년 영화 <Desperately Seeking Susan>의 디스코 장면 촬영지로 사용되었고, Madonna, New Order, Duran Duran, Billy Idol, Sade 등 수많은 당대 뉴웨이브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열거나 드나들었던 명소라고 한다. 특히 마돈나는 2026년 새 앨범 Confessions II에서 Danceteria라는 제목의 곡으로 당시의 음악과 친구들을 회상하기도 한다. 전설적인 댄서테리아의 DJ 마크 카민스(Mark Kamins)는 “댄서테리아는 아마도 모든 사람이 한데 어우러진 최초의 장소였다. 게이와 이성애자, 흑인과 백인, 라틴계, 로커, 디스코와 힙합 팬들까지… 그곳은 모두가 하나로 모인 최초의 코스모폴리탄 파티였다”라고 회상하였다. 그런 곳이었으니 만큼 스미쓰도 이 곳을 미국에서의 첫 공연장으로 정했을 텐데 어쨌든 모리세이에게는 마돈나만큼의 추억을 간직한 장소는 아니었을 것 같다. 쪽팔리게도 무대에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으니 말이다.

Peter Byrne 별세

Lead singer Pete Byrne performing in Las Vegas, 23 July 2011.
By Scott Roeben – Own work, CC BY-SA 3.0, Link

내 청춘의 한 페이지에 진한 흔적을 남긴 명곡 “Always Something There to Remind Me”와 “Promises, Promises” 등으로 인기를 누렸던 밴드 Naked Eyes의 멤버 피터 번(Peter Byrne)이 9월 1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망했다. 향년 74세. 그룹의 대변인은 번의 사망을 확인하며, “짧은 투병 끝에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배스 출신의 대학 친구인 번과 롭 피셔는 훗날 Tears For Fears의 멤버가 되는 롤랜드 오자발과 커트 스미스가 속해 있던 밴드 Neon의 초기 멤버였다. 번과 피셔는 이후 듀오를 결성하여 1982년 Naked Eyes를 시작했고, 같은 해 EMI 레코드와 계약을 맺었다. 피터의 최대 히트곡 “Always Something There to Remind Me“는 버트 바카라(Burt Bacharach)가 작곡하고 디온 워익(Dionne Warwick)과 루 존슨(Lou Johnson) 등이 불러 인기를 얻었던 곡을 신쓰팝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곡이다. 영면하시길

데이빗 번 내한공연 후기

그가 한국에 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1 수많은 뮤지션들이 그렇듯이 그 역시도 옆 나라 일본에는 토킹헤즈 활동 초창기부터 공연을 위해 수시로 드나들었고, 창작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일본인 아내와 결혼했었고, 솔로 활동 시절에도 공연을 했었음에도 우리나라는 오지 않았었다. 그나마 한국에 방문한 흔적을 남긴 것은 오래전에 그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한 음악 활동과는 관계없는 방문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드디어 한국에서 공연을 가졌다. 그런 만큼 개인적으로는 감개무량한 첫 공연이었다.

익히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제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데이빗 번 개인과 토킹헤즈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공연 기획사의 계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토킹헤즈의 현역 시절에는 한국에는 그러한 시장이 없었다.2 어제 공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관객층의 나이는 토킹헤즈 시절에 음악을 즐겼을 만한 중장년층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락페스티벌 및 스탑메이킹센스의 극장 상영으로 신규 유입된 듯한 젊은 팬들이 많았다.3


(이미지 출처)

공연장은 경희대학교에 있는 ‘평화의 전당‘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건물(외관도 거창하다4)이었다. 적지 않은 관객들이 트위터에서 공연장이 걸어가기 어렵다고 푸념하는 위치였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안젠치타이 공연을 감상했던 추억의 장소였지만, 당연하게도 많은 이들에게는 불만이 나올만한 나쁜 접근성의 공연장이었다. 사실은 그만큼 우리나라 공연 문화가 척박한 것이다. 전문 공연장도 아니고 접근성이 후진 대학교 부속건물을 쓰는 공연 인프라. 그게 2026년 K-컬처의 현재다.

이제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 개인적인 감회가 있어 공연 수준의 뛰어남을 논할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공연이 아니었다.5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밴드 둘을 꼽자면 The Smiths와 함께 탑으로 꼽을 밴드인 토킹헤즈, 그 밴드의 프론트맨이었던 번옹이 생애 처음으로 공연을 펼치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경험은 냉정함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 처음 그들의 음악을 접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 어떤 아련함과 벅참의 감정이 솟아오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6


(이미지 출처)

인터넷에 올라온 셋리스트 숫자를7 세어보니 번옹이 공연에서 들려준 노래는 총 21곡이었다. 공연시간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번옹이 토킹헤즈 곡들 사이사이에 솔로 곡들을 빼곡하게 배치했다는 점이다. 솔로 앨범의 곡들은 총 10곡이다. 거의 비중이 50대 50인 셈이다. 본인의 솔로 활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번옹의 솔로 활동 곡보다는 모리씨의 솔로 활동 곡을 좋아하는데 이번 공연을 보며 선입견이 좀 바뀌었다.8

조금 냉정을 유지하고 그의 공연을 평하자면 그의 컨셉트는 확실하게 동적(動的)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락 공연이라기보다는 뮤지컬 혹은 댄스 퍼포먼스에 가까운 공연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트위터에서의 각종 감상 트윗) 그간 영상으로 느꼈던 그 역동성이 육안으로 다가오자, 확실히 그 공연의 다이나믹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기술의 발전과 본인의 천재성으로 만든 13인조 오케스트라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기계적인 건물 안에 우리 관중이 자리 잡은 것이다. 그게 번옹의 의도였다.


(이미지 출처)

번옹은 사견으로 본인을 뮤지션이 아닌 퍼포먼서 내지는 종합 예술인이라고 자처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캐릭터는 그가 음악이 아닌 미술 전공의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에 다녔던 이력에서부터 형성되었을 것이다.9 그리고 이후 뮤지션으로서의 활동한 이후에도 공연계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면서 그는 무대를 하나의 종합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여 왔고, 토킹헤즈 초기 활동에서의 그 컨셉트의 정수는 바로 스탑메이킹센스 홍보 공연과 조나단 드미의 영화화에서 꽃을 피우게 됐다.

즉, 번은 로버트 윌슨, 트와일라 타프, 토니 실 등 종합예술인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찌감치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뮤지션이 단순한 소리의 전달이 아닌 다양한 감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번 내한 공연을 포함한 그의 공연 포맷은 그러한 신념이 반영된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그간 그의 작업은 뮤지컬로 확장되기도 했었고, 때로는 건물 자체를 악기로 사용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요컨대 번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기에 이번과 같은 마술 같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폰카메라를 꺼내게 만든, 그 유명한 Make America Gay Again(이미지 출처)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떠나서, 나를 포함한 관객들을 마법적인 황홀감에 빠지게 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치트키는 사실 그런 독특한 공연 컨셉트나 고령을 무색하게 하는 그의 노익장 뭐 그런 것도 아니고 – 그런 것도 있겠지만 – 토킹헤즈 및 그의 솔로 곡들이 가지고 있는 독자성에10 있었다. 누가 – 다른 곡들보다 호응은 덜 했던 듯하지만 – 그 시절에 어떻게 Air와 같은 곡을 만들고 공연할 수 있었을까?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지금 들어도 ‘뭐야 이건?’ 할만한 독창성을 뽐냈던 뮤지션, 그들이 토킹헤즈다.

어떤 사용자는 티나가 오지 않는 공연이어서 공연에 올지 망설였다는 트윗을 올렸던데, –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 어떻게 보면 이러한 고민은 과거 실시간으로 유명 해외 뮤지션의 공연을 즐길 수 없었던 환경의 나라에서는 다소 배부른 고민일 수밖에 없다. 한창 그들의 음악을 듣던 시대가 아닌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이제야 가까스로 시장이 형성된 때에 찾아오는 뮤지션들. 그런데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다고 공연에 안 간다고? 당연히 가야지! 인생은 그런 것이다. ㅎㅎㅎ


(이미지 출처)

뮤지션들이 순회공연을 하면서 전성기 시절의 노래를 부르고 관객들이 이에 호응할 수 있는 환경, 이건 문외한인 내가 생각해도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추억팔이”라고 폄하할 수 있지만, 그런 추억팔이도 시장이 있고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수많은 뮤지션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 번옹은, 슬기롭게 그런 추억팔이와 본인의 솔로 커리어를 조화롭게 팬들에게 선보여서 팬으로써 너무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번옹.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위시리스트가 몇 개 있다. 이제 나 역시도 이미 장년을 바라보는 비루한 처지라서 신진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이 꿈은 아니고, 어린 시절 감히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그런 뮤지션들을 그나마 K-컬처의 유행 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아마도 … ㅎㅎ 어렵겠지. Joe Jackson, Paul Weller, Depeche Mode, ABC 등등의 뮤지션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그런 한 축으로 번옹의 공연을 이번에 본 것이다. 그래서 감사해야겠지. 건강하세요 번옹. ㅋㅋㅋ

공연 영상 


  1. 한국 가수의 나이와 비교하면 나훈아가 내한 공연하는 수준 ↩
  2.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매된 그들의 스튜디오 앨범은 리틀크리쳐다. ↩
  3. 그런 의미에서 소간지님 고맙습니다. 님이 한국에 멋진 서브장르를 만들어주셨습니다. ↩
  4. 벨기에의 생 미셸성당을 모델로 만들어진 고딕 건축물이라고 한다.(출처) ↩
  5. 그저 눈물이 주루륵 ↩
  6. 예전에 모리씨 공연을 보고 이제 번옹의 공연을 봤으니, 버킷리스트의 두어 개 정도는 지워도 될 것 같다 ↩
  7. 참고로 일본 썸머소닉 공연 셋리스트와 동일하다 ↩
  8. 그래서 공연을 직접 봐야 작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겠지. ↩
  9. 잘 알다시피 크리스와 티나 역시 그 학교에 다녔고 번은 이후 중퇴하지만, 그 둘은 끝까지 남아 학교를 졸업했다. ↩
  10. 이러한 독자성은 어떤 뮤지션의 음악을 특정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넘사벽의 독창성으로 규정할 수 있고 이러한 독자성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을 극히 희귀하다. 개인적으로 꼽자면 일단 토킹헤즈, 스미쓰, 스트랭글러스, 엑스티씨, 조이디비전 정도가 생각난다. 지금 Bros를 듣고 있는데 그들도 독자성이 있을까? 좋아하는 밴드여서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 ㅎㅎ ↩

데이빗 번 내한 공연 소식

미국의 전설적인 뉴웨이브 밴드 ‘토킹 헤즈(Talking Heads)’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작가인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이 데뷔 약 50년 만에 첫 내한공연한다. 20일 공연기획사 프라이빗 커브에 따르면, 번은 오는 8월21일 오후 8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 ‘데이비드 번 후 이즈 더 스카이?(David Byrne Who Is The Sky?)’를 펼친다.[전설 ‘토킹 헤즈’ 데이비드 번, 데뷔 50년 만에 첫 내한공연]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인데 절대 내한공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던 아티스트 중 하나가 데이빗 번인데 그런 그가 드디어 한국에 온다.1 아마도 지난번 스탑메이킹센스 재상영에서의 의외의 흥행 성공(?!)과 썸머소닉에 오는 길에 같이 공연하는 여타 해외 뮤지션의 공연 루틴2 덕분에 그가 한국에 올 수 있는 동력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어떻게든 썸머소닉에 가고 싶었는데 – 데비잇 번과 수에이드 때문 – 일단 내한공연을 티케팅할 생각이다. 여담으로 기억하기로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은 예전에 안전지대가 공연했던 공연장이다.

  1. 번이 전에 한국에 온 적은 있는데 지인이 완도에서 결혼해서 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적이 있다. ↩
  2. 개인적으로 예전에 갔었던 뉴오더와 티어스포피어스 내한 공연이 그런 경우다. ↩

마쓰다 세이코(松田聖子) 내한공연 후기


공연장 입구(이미지 출처)

J-Pop의 레전드 마쓰다 세이코(松田聖子)가 데뷔 45주년을 맞아 생애 처음으로 지난 2월 22일 인스파이어 무대에서 내한 공연을 가졌다. 잘 알고 있다시피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일본의 대중문화 유입을 막아오고 있어서 범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던 일본의 대중음악은 한국에서만큼은 큰 인지도를 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 대중음악의 큰 별이라 할 수 있는 마쓰다 세이코도 내한 공연을 갖기까지 이렇게 오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인스파이어 리조트에 셔틀버스를 타고 일찌감치 도착했다. 처음 와보는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있는 복합 위락시설로 세이코짱이 공연할 공연장과 함께 호텔, 카지노, 위락시설, 쇼핑몰을 갖춘 시설이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이 시설의 개발과 관련하기도 하여서 이름은 꽤 들었었지만, 많이 돌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 방문은 처음이었다. 전체적인 시설 규모는 국제공항 근처의 위락시설치고는 인상적인 기능의 시설은 아니었다. 아무려나~

시간이 되어서 입장했는데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공연의 관람자는 8천 명에 달한다고 하였는데 눈에 보이는 공연장의 규모는 대략 그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이었다. 우리는 S석의 1열을 예약했기에 공연장 제일 첫 줄에 앉았다. – 다만 오른쪽 끝 언저리 좌석이어서 아내가 불만이 많았다 – 거기에서 공연장을 바라보니 2층에 듬성듬성 빈 자리가 있었지만, 관객들이 나름 차곡차곡 들어차서 티켓 파워가 어느 정도는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일본 팬이 상당수 그 자리를 채워줬겠지만.


뛰어난 연주 실력을 선보인 연주자들 (이미지 출처)

공연 예정 시간인 다섯 시가 되었지만,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자 일본의 팬들이 – 내 뒷자리 중년 남성 팬이 주도했다 – 갑자기 ‘세이코’를 외치면서 박자를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관객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에 호응해서 – 아마도 대부분이 일본인 팬이었을 듯 – 세이코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대략 5분에서 10분 동안 쉬지 않고 세이코를 연호하여서 나는 슬슬 ‘이분들 초장부터 너무 힘을 빼시는 것 아닌가’하고 걱정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10분이 지난 즈음에 드디어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했다.

각주 :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 중 하나가 일본의 관객들은 상당히 조용히 공연을 감상하는 편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게 이날 다 깨졌다. 세이코를 연호하는 팬들도 그렇고 내 옆자리의 중년 일본 여성은 일찌감치 ‘세이코(聖子)’라고 크게 쓰여 있는 하트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어와서는 공연이 시작되자, 바로 일어나서 세이코짱의 안무를 따라 하면서 그의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이미 한두 번 그의 공연을 따라다닌 것이 아니라는 추측이 가능한 팬질이었다. 스고이~!

첫 곡은 예상을 다소 벗어나는 곡이었다. 아마 공연이 한창 달아오를 즈음에 부르지 않을까 예상했던, 한국에서 그의 인지도를 10~20%쯤 상승시켜 주지 않았을까 짐작되는, 뉴진스의 하니가 불러서 유명해진 바로 그 곡 ‘푸른 산호초(靑い珊瑚礁)’가 공연의 첫 곡이었다. 무대 디자인은 추억을 되새길 팬들을 위한 고려였는지 레트로풍의 디자인이었다. 이후 백업 보컬 등을 겸할 무용수들도 발레복을 입고 나와 춤을 춰서 다소 이색적이기도 했다. 세션들은 층이 진 무대 아래편에서 연주해 주었다.


앵콜 무대에서 손하트 날리는 세이코짱(이미지 출처)

공연은 대략 세이코짱이 대략 3곡 정도를 소화하고 이후 무용수들이 연주에 맞춰 춤을 추면서 세이코짱이 새로운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고 무대도 바꾸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락밴드의 거칠게 몰아치는 열정적인 콘서트의 분위기라기보다는 추억을 소환하게 만드는 아이돌의 무대라는 느낌이 다분한 것이 사실이었다. 바뀌는 무대에 따라 세이코짱은 공주 컨셉트로 노래하기도 하고 드럼이나 기타를 직접 연주하는 락걸로 변신하기도 하였다. 전체적으로 ‘열심히 하는구나!’의 느낌을 주는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연주자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세이코짱과 함께 꾸민 어쿠스틱 무대가 마음에 들었다. 세이코짱의 발라드곡들을 위주로 차분하게 이어진 무대에서는 세이코짱이 (연습해 온) 한국어와 일본어로 설명을 이어가면서 무대를 가졌다. 물론 프롬프트로 읽었겠지만, 그의 한국어 솜씨는 인상적일 정도로 뛰어났다. ‘한국 공연에 대단히 정성을 들였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실한 모습이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이 어쿠스틱 공연에서 내 최애곡인 SWEET MEMORIES를 불러주었던 장면이었다.

전체적으로 공연은 이 어쿠스틱 공연을 포함하여 2시간 정도 이어졌는데, 앞서 언급한 세션 및 무용수 등 다수의 인원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 개인적으로 봤던 해외 아티스트 공연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 일단 티켓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공연이었다. 게다가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일본 팝의 레전드가 내 눈앞에서 손하트를 날려주는 공연이었기에 – 제일 앞자리에 앉은 특혜 – 비록 추억을 쌓아 온 일본 팬만큼 아니겠지만 충분히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재소환할 수 있는 멋진 공연이었다.

셋리스트(출처)

青い珊瑚礁
渚のバルコニー
秘密の花園
天国のキス

時間の国のアリス
ピンクのモーツァルト
チェリーブラッサム
シェイプオブハピネス

愛されたいの
エイティーン
セイシェルの夕陽
スイートメモリーズ
ベルベットフラワー

赤いスイートピー
ロックンルージュ
裸足の季節
風は秋色
ハートのイヤリング
白いパラソル
レモネードの夏
天使のウインク
夏の扉

素敵にOnce Again
大切なあなた

The Jam, The Smiths, The Stone Roses & Oasis

Noel Gallagher3.jpg
By Will Fresch, CC BY-SA 2.0, Link

돌장미의 경우를 보자면, 우리가 그룹을 시작하게 된 이유야. 음…우리는 그 전에 The Jam과 The Smiths에 푹 빠져 있었지. 그러나 모리씨가 있는 스미쓰와 곱슬머리(quiff)와 그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는 그 당시에 밴드를 하려면 우리가 대학에 가거나 아트스쿨 학생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했어. 나는 Paul Weller가 될 거야. 음… 그리고 우리가… 내가 처음 The Roses를 보러 갔을 때 그들은 우리랑 똑같은 옷차림이었어. 이때는 모든 난리가 나기 전이었지. 당시에는 누구도 쿨하지 않았어. 우리는 모두 통이 좁은 바지(drainpipe trousers)를 입고 다녔지. 그러나 그들은 우리와 똑같아 보였어. 음… 그리고 88년이나 89년에 모든 것이 칼라풀해졌고, 내가 처음 Sally Cinnamon을 듣고서는 우리가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됐어. 내 운명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

Gemini에게 블로그 로고를 부탁했더니

“80s Net 을 80년대 팝음악을 사랑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블로그 로그를 한줄짜리로 만들어줘. 바탕은 하얀 색으로 해서”

라고 제미나이한테 일을 시켜봤더니 나온 결과물이 아래와 같다. 에이티스넷 사이에 ‘팝’은 왜 갑자기 나오며 80년대 분위기를 싸구려로 만들어버려!!!? 🙂

제미나이에게 이 블로그에 대한 총평을 물어보니

꽤 전문적인 리뷰를 내놓았다. 단점은 조금 동의가 안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성의 있게 분석해 줬다는 점은 뭉클해지는 느낌이었다. “언제 방문해도 그 시절의 정보를 차분히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 같은 블로그”라는 평가가 마음에 든다.

Google Gemini logo 2025.svg
By Google LLC – Extracted from About Gemini (Inline SVG), Public Domain, Link

80s Net (80snet.com) 블로그에 대한 평가입니다.

이곳은 한국 인터넷 초창기부터 명맥을 이어온, **’80년대 대중문화 아카이브(저장소)’**로서의 성격이 강한 곳입니다. 단순한 개인 블로그를 넘어 하나의 ‘작은 웹진’이나 ‘데이터베이스’에 가까운 구성을 보여줍니다.

주요 특징과 장단점을 분석해 드립니다.


1. 정체성: “80년대 키즈를 위한 디지털 박물관”

  • 역사: 1999~2000년경 popi.com으로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온, 한국 웹의 ‘살아있는 화석’ 같은 사이트입니다.

  • 주제: 1980년대의 팝 음악, 영화, 서브컬처(SF, 호러, 애니메이션 등)를 광범위하게 다룹니다.

  • 운영 방식: 개인 운영자가 위키피디아나 해외 자료 등을 참고하여 번역·정리·아카이빙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2. 장점 (Pros)

  •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특정 시기(80년대)에 집중하여 이렇게 오랜 기간 자료를 축적한 곳은 국내에 드뭅니다. 단순한 감상문보다는 팩트 위주의 정보(앨범, 차트, 인물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 검색용으로 유용합니다.

  • 태그(Tag) 활용: ‘사이버펑크’, ‘뉴로맨틱스’, ‘신스팝’ 등 장르와 키워드별 분류가 매우 디테일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디깅(Digging)이 가능합니다.

  • 꾸준함과 진정성: 수익성 블로그가 난무하는 시대에, 20년 넘게 특정 주제를 파고드는 운영자의 ‘덕력’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3. 단점 및 한계 (Cons)

  • 오리지널리티 부족: 운영자 스스로 “About” 페이지에서 밝히듯, 위키피디아나 해외 사이트의 정보를 참고/번역하여 가져온 자료가 많습니다. 독창적인 비평이나 깊이 있는 개인적 분석보다는 **’정보 큐레이션’**에 가깝습니다.

  • 저작권 및 출처 표기: 과거 자료들의 경우 출처 표기가 미흡하거나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가져온 경우가 있음을 운영자가 인지하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엄밀한 학술적 인용처로 쓰기엔 주의가 필요합니다.

  • 업데이트 빈도: 전성기에 비해 최근의 활동성은 다소 정적일 수 있습니다(아카이브 성격이 강해짐).

4. 총평

“80년대 팝 컬처를 향한 애정이 응축된, 한국 웹의 소중한 기록 보관소”

만약 80년대 감성(레트로, 신스웨이브, 고전 명화 등)을 좋아하거나 관련 자료를 찾고 계신다면 즐겨찾기 해둘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최신 트렌드를 쫓는 블로그가 아니라, 언제 방문해도 그 시절의 정보를 차분히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 같은 블로그라고 보시면 됩니다.

The Smiths의 재결합 가능성에 관한 롤링스톤誌 칼럼

The cover of the 1000th edition of Rolling Stone, titled 'Our 1000th issue', depicting a large crowd of entertainers performing on a stage.
By May be found at the following website: https://www.amazon.com/dp/B00276AI66/., Fair use, Link

롤링스톤誌에서 The Smiths에 대한 팬심 가득한 칼럼이 올라왔다. 칼럼니스트 앤디 그린(Andy Greene)가 최근 뉴욕에서 열린 모리씨(Morrissey)와 자니마(Johnny Marr)의 공연에 다녀왔고 이 공연에서 느낀 소회를 올린 것. 모리씨의 공연은 9월 16일 라디오시티 뮤직홀(Radio City Music Hall)에서 열렸고, 자니 마의 공연은 9일 후인 27일 K 브리지 공원 아래(Under the K Bridge Park)에서 열렸다. 앤디는 두 공연에서 모두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이 불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모리씨는 공연의 시작 곡으로, 자니마는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특히 앤디는 모리씨가 이 노래를 공연에서 부른 것이 2017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두 번 정도 The Smiths라는 이름으로 재결합할 뻔한 에피소드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재결합의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0에 수렴한다. 그래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오아시스의 재결합 공연을 바라보는 The Smiths 팬의 착잡한 심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두 뮤지션의 아우라가 클지라도 베이스와 드럼이라는 리듬 섹션까지 완전체로 결합하지 않으면 ‘과연 진정한 The Smiths의 재결합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어쨌든 그 둘이라도 – 사실 오아시스의 재결합도 갤러거 형제의 재결합이지 – 재결합하는 일은 없을 테니 그게 재결합이니 아니니 논할 계제도 아닐 것이다. 어쨌든 참 큰 떡밥이기는 하다. The Smiths의 재결합. Talking Heads의 재결합만큼이나 확률이 낮아 보이지만, 가슴 설레는 떡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