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

Sly and the Family Stone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Stand!는 펑크(funk)와 싸이키텔릭팝 장르의 금자탑이다. 1969년 5월 3일 에픽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된 이 앨범은 발매된 해에만 50만 장 이상이 팔리며 밴드의 이전 앨범 Life의 상업적 실패를 만회하였고, 美의회 도서관이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심미적으로 중요한” 앨범이라 평하며 국립레코딩기록(the National Recording Registry)에 포함시킬 정도로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앨범 수록곡 중 상당수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퍼시픽하이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다.

Stand!는 Sly가 보컬을 리드하는 타이틀 트랙 미드템포의 “Stand”로 시작한다. 두 번째 트랙 “Don’t Call Me Nigger, Whitey”는 “날 깜둥이라 부르지 마 흰둥아. 날 흰둥이라 부르지 마 깜둥아.”라는 간단한 가사로 만들어진 재밌는 소품이다. 앨범의 백미 중 하나인 “I Want to Take You Higher” 는 음악(또는 마약?)을 통해 정신적으로 절정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인데 일곱 명의 멤버 전원이 백킹 보컬에서 샤우트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는 작품이다. “Somebody’s Watching You”에서는 Sly Stone, Graham, Freddie Stone, Rose Stone 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제창한다. “Sing a Simple Song” 은 청중들에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따라 해보세요”라고 독려하는 가사가 이색적인 곡이다. 이 노래는 나중에 Diana Ross & the Supremes, The Temptations, The Jackson 5 등이 커버하기도 했다.

LP버전의 B면 첫 곡이기도 한 “Everyday People”은 앨범의 발매 시점에 이미 미국차트 1위를 차지한 곡이다. 다른 인종과 다른 사회계층 사이의 평화와 평등을 주창한 이 곡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고양된 인종차별철폐 등 각종 사회운동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걸작 흑인음악이다. 밴드의 싱글 중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곡이기도 하다. 13분에 걸친 연주음악으로 구성된 “Sex Machine”은 보코더와 각 멤버들의 솔로를 활용하여 만든 음악이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You Can Make It If You Try” 는 Sly Stone, Freddie Stone, Larry Graham이 보컬을 담당하였다.

Stand!가 발매된 1969년 미국은 – 그리고 나머지 서구 1세계 – 평화운동이 한껏 고양되어 여러 소수집단의 권리 주장이 활발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서 펑크(funk)라는 자유로운 장르가 사회상황과 결합한 경우 중에서 가장 화학적으로 잘 융합된 하나가 바로 이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지나치게 경직된 주먹 흔들기가 아닌 너풀거리듯 그루비한 춤을 추며 평화와 평등을 외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정치적으로 양극화되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염증을 내는 대통령 후보가 유력정당의 사실상의 공식후보가 된 2016년 미국의 상황에서, 이 앨범을 다시 한 번 꺼내듣고 그때를 상기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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