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캐머론과 모리시

유튜빙을 하다가 재밌는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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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중반부에 다양한 유명인사들이 모리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영상이 편집되어 들어가 있는데, 그 면면을 보면 제레미 바인, 조 브랜드.. 일견 타당한 리스트처럼 보입니다. 근데 중간에 (5분 24초) 뜬금없이 현 영국 총리인 (당시엔 야당 당수였던) 데이빗 캐머론이 나와요. 놀랍네요. 그가 뭐라고 하냐면요,

“보수당 당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모리시는 ‘누가 내 비참함을 알까’라구 생각하겠죠. 유감스럽게도 저는 짱팬이에요. 미안해요. (I’m sure that when Morrissey finds that he’s getting endorsement from the leader of Conservative Party, he will think ‘Heaven knows I’m miserable now’. I’m a big fan, I’m afraid. Sorry about that.)”

헐.. 팬이라네요.
그래서 좀 더 검색을 해봤습니다.

이건 가디언지의 라이브 웹 채트 질의응답 도중에 나온 발언입니다.
http://www.guardian.co.uk/politics/blog/2008/mar/04/livewebchatwithdavidcamer

스토키포키의 질문: 너 진짜 스미스 좋아하는 거야 아님, 젊은 애들한테 친숙하게 보일라구 그런 소릴 한 거야? 진짜 좋아하는 거면, 모리시의 솔로 작업물도 잘 알겠네? 특히 1988년 비바 헤잇 수록곡인 ‘길로틴에 선 매거릿’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상냥한 사람들

멋진 꿈을 가지고 있지

길로틴에 선 매거릿

왜냐면 너 같은 이들은

날 정말 피곤하게 만들거든

넌 언제 죽을래?

너 같은 사람들은

내 마음을 쪼그라붙게 만들어

제발 좀 죽어줘
캐머론: 나 스미스 레알 좋아함ㅇㅇ (I DO REALLY like the Smiths) 처음 들은 곡은 ‘디스 차밍 맨’이었어. 톱오브더폽스에서 모리시가 보청기 끼고 꽃 들고 나온 거 말야. 얼마 전에는 웸블리 아레나에서 공연도 봤음. 왜 스미스냐구? 가사 때문이야 – 물론 내가 동의하지 않는 내용도 있긴하지만 – 가사가 정말 근사해, 재미있기도 하구.

이튼-옥스포드 라인을 밟은 상류층 자제가 10대시절, 톱오브더폽스에 나와 ‘디스 차밍 맨’을 부르며 글라디올러스를 휘두르는 모리시를 보고 팬이 되었다니 정말로 언캐니한 일이네요. 하지만 그런 걸로 사과를 하는데서 고위정치인 답지 않은 묘한 병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80년대, 대처에게 이를 갈던 모리시를 생각하면 이 보다 더한 아이러니가 있을까 싶습니다. 모리시는 캐머론의 고백에 대해 구체적인 코멘트는 하지 않았어요. 단지, 에둘러서 “이에 대해 뭐라 코멘트를 하긴 힘드네요.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말했죠. 이 말인 즉슨, 코멘트를 했다면 그 내용은 상처를 줄만한 내용이었을 거라는 의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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