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잭슨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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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ackson-3” by Michaeljacksonphoto_drewcohen.JPG: Drew H. Cohen
derivative work: Gaston S/Kpo! 09 (talk) – Michaeljacksonphoto_drewcohen.JPG. Licensed under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그의 죽음을 접한 후 새삼 마이클잭슨이 나에게 어떠한 존재였는가는 생각해보게 된다. 80년대 음악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을 만큼 나름 80년대 팝음악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어떤 식으로든 그의 존재감은 나의 음악생활에 분명히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처음 산 LP가 바로 마이클잭슨의 스릴러(Thriller)였다는 점이 떠오른다. 그전까지 이런저런 히트싱글을 모음집 형식으로 묶은 조악한 “구르마 테잎(리어카라는 이동수단에 쌓아놓고 한 개의 1천 원씩 정도 받고 팔던 불법복사 카셋테잎)”을 통해 음악을 접했었던 내가 큰맘 먹고 거금 2,500원을 주고 산 앨범이 바로 마이클잭슨의 앨범이었다.

하얀 양복을 입고 옆으로 누워 앞을 응시하는 마이클잭슨의 사진이 인쇄된 간단한 디자인의 앨범이었지만 그 속내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Billie Jean을 비롯하여 앨범 거의 모든 곡이 차트에 오르고 리듬앤블루스뿐만 아니라 락부문까지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한마디로 전무후무한 대중음악의 산 역사라 할만한 앨범이 되었다.

이 앨범을 통해 내가 경험한 또 하나의 최초는 바로 스테레오사운드의 쾌감이다. 히트싱글 Thriller를 들으면 도입부에 문이 삐걱하고 열리며 누군가가 뚜벅 뚜벅 걷는 장면이 묘사된다. 헤드폰으로 들으면 이 발자국 소리가 좌에서 우로 옮겨지는 부분이 선명히 느껴지는데, 어린 마음에 친구와 함께 들으며 무척이나 신나했었던 추억이 생각난다.

한편 그의 음악을 처음 안 것이 스릴러 앨범부터였고 이후의 앨범은 그럭저럭 챙겨들었지만 그의 어릴 적 음악은 접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그 전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된 것은 학창시절 같은 반 친구덕분이었는데, 80년대에 유행하던 주문제작(!) 테잎 – 음반가게에 자기가 듣고 싶은 곡을 리스트로 주고 복사해서 만든 카셋테잎 -을 만들 때에 그의 조언에 따라 마이클잭슨의 곡을 녹음하고서였다.

즉, 하나에 2천 원 정도 했던 이 테잎을 주문할 때에 그 친구가 자기의 음악적 취향을 뽐내며 – 알고 보면 그 친구도 자기 형한테 주워들은 풍월이었지만 – 마이클잭슨의 어린 시절 곡을 추천해주고 덕분에 그 곡을 알게 된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의 성인시절 음악도 좋지만 어린 시절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그의 맑은 음색도 또한 맘에 든다. 그가 죽은 이 시점에 더욱 애잔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잘 가요 마이클.

10 thoughts on “마이클잭슨에 대한 추억

  1. odlinuf

    제 조카가 지금 네 살인데 2년 뒤에 노래를 저렇게 부를 수 있을까 상상해보면 참 소름이 돋습니다. 다시 한 번 MJ의 명복을 빕니다. 잘 가요, 마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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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怪獸王

    저도 처음 산 테이프가 Thriller였죠. 그 때 CD로 구입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올해는 별들이 많이 떨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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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Inuit

    좀 전에 마이클잭슨 헌정공연 및 추도식을 봤습니다.
    50여개 채널중에 12개가 똑같은 중계를 합니다.
    미국영어, 영국영어, 불어..
    세계적으로 난리도 아니란게 실감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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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icky

      호오~ 그런가요? 🙂 이럴 때는 집에 TV가 없는 것이 좀 아쉽네요. TV가 없으면 시류를 따라갈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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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민영

    한 1년 됐나요?
    예전에 Fall out boy가 빗잇 싱글을 내고
    해피뉴이어 축제에서 라이브를 하는걸 보고
    무슨 벌써 잭슨 리메이크냐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곧 머지않아
    잭슨 컨트리뷰트 앨범이 조만간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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