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at

시골 촌놈의 서울 상경기는 언제나 환영받는 코미디 소재다. 카자흐스탄의 촌구석에 살고 있는 기자 보랏이 세계 최첨단 도시 뉴욕으로 문화탐방을 떠난다는 이 영화는 그런 고전적인 코미디 소재를 화장실 유머로 풀어나가 인기를 얻고 있는작품이다.

이 작품은 소재의 측면에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와 비교될 수 있다. 레닌그라드 역시 핀란드의 촌스런 락밴드가 미국에서 헤매는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는 코미디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닌그라드가 핀란드의 괴짜 아키카우리마스키의 썰렁한 북구 유머에 기반을 둔 핀란드 작품인 반면 보랏은 카자흐스탄을 등장시키기는 하되 미국 본토인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화장실 유머코드와 대중문화 – 미드나잇카우보이의 주제곡, 블레어위치프로젝트의 패러디 등 – 를 채용한 순수 미국영화다.

인기 코미디 시리즈 사인필드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감독 래리찰스는 주인공 보랏(Sacha Baron Cohen 이 연기하고 있는데 Madonna의 뮤직비디오 Music에서 운전사 겸 DJ 역할을 맡기도 했던 신세대 코미디언이다)에게 인기 코미디물(?) Jackass 의 겁 없는 젊은이들이 시도하는 무모한 스턴트식 연기를 하게끔 하였고(실제로 일부 장면은잭애스의 그것처럼 현장에 있던 이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촬영되었다 한다) 그 결과 벤스틸러식의 화장실유머와잭애스의 슬랩스틱이 결합된 보다 진화된(?) 형태의 화장실 유머가 탄생하게 되었다.

비록극중에서 보랏이 ‘부시가 이라크 민중의 피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셔버리라는’ 내용의 미국국가를 부르기도 하고 미국의 보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기독교의 부흥회에 대해 우스꽝스러운 묘사도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이 작품은 그저 웃음거리만 된다면 우리가 다른 민족 혹은 다른 국가에게 가지고 있는 문화적 편견과 자신의 나라 또는 자신의 문화권에서 익숙한 모습을 무차별적으로 희화화하고 있는 소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편견을 배제한 채) 생각 없는’ 무차별 코미디의 전형을 만들고자 하였을 따름인 것이다.

한편 보랏의 미국횡단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등장하는 파멜라앤더슨은 이 영화 출연에 대한 의견차이때문에 남편 키드락과 헤어졌다고 하는 슬픈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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