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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

1946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뜨내기 건달, 학대받는 아내, 둘의 공모, 이를 모르는 그리스인 남편, 느와르가 갖추어야할 기본문법을 착실히 갖춰놓고 진행되는 이 영화는 성행위의 적나라한 묘사로 인해 개봉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구설수 때문에 국내에서는 ‘우편 배달원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는 개봉제목을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고 바꾸는 해프닝도 있었다(대체 우편 배달원과 포스트맨의 차이가 뭐람).  하지만 영화는 노골적인 성애영화라거나 – 물론 웬만한 성애영화보다도 성적묘사가 탁월하다 – 전통적인 느와르하고는 약간 다른 노선을 걷는다. 영화는 둘의 범죄행위가 과연 죽음으로 단죄 받을 만큼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 살짝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범죄의 요소만 빼고 본다면 서로 다른 성격의 상처받은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통속적인 멜로드라마적 성격도 강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극의 진행은 이 건달과 남편 살해범이라는 두 커플이 해피엔딩을 맺을지도 모르는 희망을 관객에게 넌지시 암시한다. 그러나 영화 말미에서 일어나는 어이없는 사고는 ‘마치 인간은 미워하지 못해도 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라고 관객을 희롱하는 것만 같다. 잭니콜슨의 애절한 눈물연기가 인상적인 라스트신이었다.

Terms of Endearment

태어나서 자라서 부모에게 반항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늙어가다 죽는 게 사람의 인생이다. 이 영화는 인간의 거의 예외 없는 이러한 삶을 엠마(데보라윙어)의 삶과 죽음을 통해 조명한다. 특별한 기교나 반전 없이 엠마와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변해가는 삶을 관찰하는 이 작품은 초반 엠마의 밝은 성격으로 말미암아 다소 가벼운 로맨틱코미디의 분위기로 흘러가다 어느 날 엠마가 우연히 병원에서 종양을 발견하며 신파조의 – 그렇다고 너무 청승맞지 않은 – 멜로물로 전환한다. 중간 중간 엠마의 엄마(셜리맥클레인)과 이웃집 남자(잭니콜슨)가 벌이는 애정싸움도 볼거리다. 엠마가 죽는 순간 이미 애정이 식어버린 남편이 잠이 들었다가 깨는 장면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