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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man Returns

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게이라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인가보다. 이때문에 외신에서는 ‘슈퍼맨은 얼마나 게이스러운가?’라는 기사가 화제가 된적도 있다고 한다. 로이스 레인이라는 다소는 이기적인 여인을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슈퍼맨에게 얼마나 ‘게이스러운가’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것이 멋적은 일이지만 그것도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리라.

나에게 만약 이 영화에 대한 비슷한 기사를 쓰라고 한다면 나는 ‘슈퍼맨은 얼마나 신격화되었는가?’라고 쓸지도 모르겠다. 슈퍼맨이야 지구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초영웅이라는 사실은 초딩들도 다 아는 설정이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 지구의 평화를 지키느냐 아니면 지구의 사건사고 발생률을 얼마간 감소시킬 수 있느냐 하는 식의 질문을 하면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슈퍼맨이라고 시간을 무한정 늘여살 수 없는 일이고 그나마도 낮에는 돗수없는 안경끼고 능력없는 기자 생활을 해야하니까 일단 8시간(사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턱도 없이 짧은 근로시간이지만)은 회사에서 근무해야 할테고 한잠도 안자고 슈퍼맨으로서 근무를 한다고 해도 16시간 근무인데 지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범죄와 사고에 다 개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초영웅 영화에 현실성 운운하는 것이 우스운 이야기일지 몰라도 어쨋든 그의 슈퍼맨으로서의 근무시간 운운하는 이유는 이 영화에서 그가 로이스에게 한 이야기때문이다. 즉 그는 지상에서 떠드는 모든 대화가 들린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그가 들을 수 있는 범위안에서만 지구를 지키는 유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 분은 모든 곳에 존재하신다는 암시가 아닐까? 로이스의 아들이 슈퍼맨의 아들이라는 암시에서부터 후반부 슈퍼맨이 로이스의 아들에게 하는 독백을 듣고 있자면 기독교적인 신성의 후계구도가 연상된다.


 영화를 다 보고난 후 그가 얼마나 게이스러운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감독이 슈퍼맨을 미국의 대중문화에 어떠한 존재로 위치지우려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슈퍼히어로 중에서도 슈퍼히어로… 또는 신적존재로서의 슈퍼맨. 우리는 그런 슈퍼맨을 필요로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