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Comp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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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Duran Duran의 새 앨범이 HDTracks라는 무손실 음원 판매 사이트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글을 올린 적도 있는데, 이번에 희한한 일을 ‘당했다’. 그 사이트는 개인적으로 1년이 넘게 음원을 구입하던 사이트였는데 이번에 어떤 음원을 구매하다가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당연히 사이트 관리자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황당했다. 내용인즉슨 “당신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 국외로 음원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 이 사이트에서 어떻게 음원을 구입했느냐. 앞으로는 구매하지 못한다.”라는 딱딱한 내용의 메일이었다. 이렇게 난 단골 사이트로부터 버림받았다. 안타까운 일은 이 사이트에서도 발매 소식을 소개했던 New Order의 새 앨범 Music Complete의 24비트 고음질 음원은 내가 아는 한에는 유일하게 HDTracks에서만 팔고 있다는 점이었다. 할 수없이 미국에 사는 지인의 도움으로 앨범을 구입하고 구매대금은 페이팔로 보내주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지금 New Order의 새 앨범을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서론이 엄청 길었는데 본론은 짧다. 10년 만의 스튜디오 앨범은 전체적으로 전작 Republic의 냄새를 풍기면서도 Techique나 Georgio Mordor의 영향을 받은 듯한 곡들도 배치되어 있다. 지금 당장 맘에 드는 곡은 마지막 트랙 Superheated. 프로듀싱은 New Order와 80년대 뮤지션들의 회춘 작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Stuart Price 등이 맡았다. Peter Hook의 빈자리는 Tom Chapman 이라는 베이시스트가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 평론가들의 평가도 비교적 호의적이다.(Rolling Stone의 관련 칼럼)1 A-Ha의 앨범도 새로 나왔다는데 조만간 구입해서 들어봐야 할 듯.

  1. 어떻게 보면 점수가 좀 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고참 가수의 음악을 진지하게 듣고 리뷰도 쓰고 평점을 준다는 자체가 어디냐능

Paper G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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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an Duran의 음악은 솜사탕 같고 그들의 잘 생긴 외모가 담긴 뮤직비디오는 MTV의 단골 레퍼토리였기에 80년대의 들뜨고 방정맞은 분위기를 비판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들의 음악이나 행동거지를 먼저 까면서 본격적인 비판에 들어가곤 했었다. 시절이 흘러 Rio와 같은 초기작도 흘러간 명반으로 인정받고 있는 21세기에 들어서도 이들의 미모는 – 생각만큼은 – 사그라지지 않았고 음악적 열정은 더더욱 전성기의 열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 징표의 하나로 Duran Duran은 바로 며칠 전인 2015년 9월 11일 이들의 열네 번째 신보 Paper Gods를 전 세계에 발표하였다. 밴드의 역사를 상징하는 입술, 호랑이, 스모 선수와 같은 아이콘들이 배열된 커버가 이색적이긴 하지만 앨범 수록곡들이 과거 회귀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역시 “Duran Duran표”임을 알려주는 고유한 특성을 담고 있긴 하지만 신세대 아티스트인 Mr Hudson과 관록의 Nile Rodgers 등이 프로듀싱에 함께 참여하여 신구(新舊)의 트렌드를 적절히 조합하였다는 느낌을 준다. 첫 싱글로 내놓은 “Pressure Off”에서는 요즘 핫한 뮤지션 Janelle Monáe가 함께 참여하여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미드템포의 “You Kill Me with Silence”와 “The Universe Alone”이 맘에 든다. “The Universe Alone”을 듣던 중 후반부에서의 소음을 집어넣은 효과에서는 마치 이륙한 우주선이 우주로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영화 “Gravity”가 떠오르기도 했다. 아이튠즈에서도 음원을 구입할 수 있지만 HDTracks와 같은 고음질 음원 판매 사이트에서도 이 앨범의 디럭스 버전을 적정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디럭스 버전의 곡들이 본 앨범 수록곡보다 더 과거의 DD 음악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디럭스 버전을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첼로 켜는 고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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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발표된 애니메이션 <첼로 켜는 고슈>를 보다 심도 깊게 즐기기 위해서는 원작자인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베토벤 교향곡 6번에 대한 사전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미야자와 겐지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초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친 교육자이자 소설가다. 하지만 그보다는 부유한 집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군국주의로 치닫던 시대적 조류를 거부하고 농촌에 정착하여 새로운 농사법을 연구하는 등 농촌에서의 삶의 질 개선에 헌신한 농부이자 개혁가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바로 주인공 고슈가 첼로 연주자임에도 그는 농촌에서의 조용한 삶을 즐기는 독신자였다는 점이 겐지의 삶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흔히 “전원(田園)”으로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6번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음악이다. 어느 시골에서 예정된 연주경연에 참가할 교향악단이 연주할 음악이 바로 전원생활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베토벤 교향곡 6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슈는 이 악단에서 실력이 쳐져 구박을 당하는 첼리스트다. 그런 고슈의 구원자는 바로 자연이다. 고양이, 쥐, 너구리 등이 밤마다 나타나 고슈의 연주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은근슬쩍 부추기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고슈에게 있어 자연은 삶의 터이자 예술에 대한 영감이자 그 조련사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겐지의 자연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63분의 짧은 상영시간에 간단한 플롯이지만 겐지의 소박한 삶에 대한 애정과 베토벤 교향곡 6번이 화학적으로 융합하며 흥겨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소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Real to Real Cacoph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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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torealcacophony”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Arista Records.. Licensed under Wikipedia.

Real to Real Cacophony는 포스트펑크/뉴웨이브 밴드 Simple Minds가 1979년 내놓은 이들의 두 번째 정규앨범이다. 1979년은 소위 “포스트펑크” 밴드의 명반이 – 예를 들면 Joy Division의 Unknown Pleasures 등 – 많이 발표된 해고 이 앨범도 그 중 하나다. Simple Minds의 곡을 80년대 청춘 영화 The Breakfast Club에서의 Don’t You와 같은 뉴웨이브 사운드가 많이 가미된 곡에서부터 접한 이라면 이 앨범이 많이 낯설 것이다. Jim Kerr의 보컬은 이 당시 많이 날카로웠고 멜로디와 리듬은 언뜻 KraftwerkDevo를 연상시킨다. 가사는 의미를 모를 단어의 연결이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곡은 Citizen (Dance of Youth)다.

The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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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ce Springsteen의 The River는 ‘미국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풍부한 시각적/청각적 이미지를 제공한다.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급작스런 결혼, 경제침체 속에서 일자리를 찾는 노동자, 미국적 삶의 상징 중 하나인 캐딜락으로 꾸며진 농장, 고된 일을 끝낸 후의 소녀와의 데이트,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여자에 대한 사랑, 오랫동안 반목했던 아버지의 죽음, 한때 사랑했던 아내와의 지쳐가는 관계, 고속도로 주행 중에 마주친 사고에서 홀로 목격한 낯선 이의 죽음 등등. 고달프지만 그 안에서 기쁨을 찾으려는 평범한 1970~80년대의 미국 노동자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자동차, 노동, 섹스, 가족, 고속도로, 사막, 락앤롤, 결혼 등등. 스프링스틴은 실제로 그가 그의 고향과 가족으로부터 곡의 영감을 얻어서 썼기 때문에 평범한 표현으로 여겨질지라도 가슴에 와 닿는 가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스무 곡의 수록곡에 총 83분의 연주시간에 이르는, 정규 앨범 치고도 매우 긴 트랙리스트는 직선적이고 템포 빠른 락앤롤 곡에서부터 발라드풍의 어쿠스틱 곡이 고르게 섞여 우리 인생의 굴곡을 적절하게 상징하고 있다. 앨범의 제목이자 이 앨범의 대표곡의 제목이기도 한 “강(The River)”은 또한 이런 우리 인생을 의미한다. 잔잔하게 흐르며 존재감조차 비치지 않다가 어느 지점에선가 거칠게 흐르고, 심지어 마을을 덮치는 홍수가 되기도 하는 강. 개인적으로 위의 모든 풍경을 집약한다고 여겨지는 노래는 앨범의 마지막 곡인 Wreck On The Highway다. 고속도로 주행 중 낯선 이의 죽음을 목격한 화자는 때때로 어둠 속에서 잠을 깨어 옆에서 자고 있던 사랑하는 여인을 꼭 껴안는다. 고속도로에서의 그 사고를 생각하며.

The River

영어권 음악의 가사를 제공해주는 앱 소개

팝음악 특히 영어권 대중음악을 들을 때면 가장 난관은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다. 물론 가사가 들리지 않아도 흥겨운 멜로디를 즐길 수 있지만, 가사를 알아듣고 또 그 가사의 의미를 이해하면 좀 더 곡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사를 이해하는 것이 좋은 음악 감상의 한 방법일 것이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중에서도 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앱이 있어서 스마트폰이나 다른 휴대용 오디오 기기로 음악을 감상하며 가사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앱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애용하는 앱 3개를 소개할까 한다.

먼저 소개할 앱은 SoundHound다. 이 앱은 사실 가사 제공이 주된 서비스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연주되는 곡들의 제목을 찾아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앱이 검색하여 찾은 곡이나 스마트폰에서 연주되고 있는 곡의 – mp3파일에 한함 – 가사를 제공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연주되고 있는 부분을 박스 처리하여 가사가 스크롤되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단점이라면 데이터베이스가 그렇게 충실하지는 않아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은 제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료와 무료 두 종류가 있으니 이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홈페이지)

한편, Lyrically는 데이터베이스가 SoundHound보다 풍부하면서도 무료로 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이 앱도 역시 편리하게도 폰에서 일단 mp3 파일을 재생한 후 이 앱을 열면 앱이 자동으로 가사를 검색하여 준다. 다만 SoundHound처럼 가사 진행 현황을 박스로 처리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곡을 주의 깊게 들으며 가사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태 들었던 곡들의 거의 대부분을 검색해주는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사에 있어서만큼은 SoundHound보다 더 매력적인 앱이다.(다운로드)

사실 영어는 외국어인지라 단어의 뜻은 알아도 문장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팝음악의 경우에는 시처럼 난해한 비유를 한 곡이랄지 또는 시대적 상황적 맥락을 지닌 곡들도 꽤 많다.1 앞서의 두 개의 앱은 단순히 가사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입체적인 이해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한 앱이 바로 Genius다. 스스로 “천재”라고 칭한 이 거만한 앱은 이용자가 위키피디어처럼 직접 참여하여 가사가 담고 있는 맥락상의 의미를 함께 알려준다. 이런 장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 앱을 가장 자주 활용하고 있다.(다운로드)

  1. 예를 들어 Billy Holiday의 Strange Fruit이라는 곡은 인종차별의 끔찍한 역사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

Unknown Pleas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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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Pleasures는 Joy Division의 스튜디오 데뷔앨범이다. 이 앨범은 스트로베리 스튜디오에서 1979년 4월 1일에서 17일에 걸친 짧은 기간 동안 녹음을 마치고 그 해 6월 15일 팩토리 레코드사를 통해 영국에서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앨범 수록곡 중에서 싱글도 발매되지 않았고 – 홍보를 위해 “Transmission” 싱글이 발매되긴 했다 – 차트에 진입하지도 못했다. 1976년 결성되어 Warsaw라고 불리기도 했던 이 포스트펑크 밴드의 경력이 1980년대가 시작되기도 전에 끝날 것 같은 불안한 출발이었다. 물론 정규 앨범을 두 개밖에 내지 못할 정도로 활동기간이 길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걸작으로 남게 되었고 Joy Division 역시 시대를 대표하는 펑크 밴드로 평가받게 되었다.

이 앨범 이전에 밴드가 내놓은 앨범은 자신들이 프로듀스하여 1978년 내놓은 EP An Ideal for Living이었다. 이 앨범 덕분에 그들은 Tony Wilson의 지방 뉴스쇼 Granada Reports에 1978년 9월 출연하였다. 그것을 계기로 밴드의 매니저 Rob Gretton은 Wilson에게 Factory Records 레이블에서 Joy Division의 앨범을 내자고 제안하였다. 의기투합한 이들은 영국 스톡포트에 있는 스트로베리 스튜디오에서 작업에 착수한다. 프로듀서는 Martin Hannett이었다. Hannett은 Peter Hook의 표현처럼 “최고의 요리사”로서 Joy Division의 뛰어난 재료를 가지고 솜씨 좋게 요리를 만들었다. 그는 유리병을 깨부수는 소리, 스낵을 먹는 소리 등 평범하지 않은 음향효과를 첨가하여 곡에 세련미를 가미했다.

Hannett이 창조해낸 “공간감이 넓은 광활한 사운드”에 대한 밴드 멤버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Sumner는 “우리는 흑백의 그림을 원했는데 마틴이 색깔을 집어넣었다.”고 비판했다. Hook은 “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음악이 마치 Pink Floyd같았다”라고 말했다. Morris는 이와는 다른 의견이었다. “Unknown Pleasures를 듣고 행복했다. 당시의 내 논지는 두 가지는 – 레코드를 듣는 것과 공연에 가는 것 – 전적으로 다른 것이다.” Curtis도 프로덕션에 만족해했다. 2006년 인터뷰에서 Hook은 회고했다. “분명 당시에는 내가 원하는 사운드가 아니었다. 그러나 마틴이 일을 잘 했던 것은 이제 알겠다. 이에 관한 다른 대안은 없었다. 마틴 해넷이 조이디비전의 사운드를 창조하였다.”라고 인정하였다.

작가 Chris Ott는 앨범의 이름이 Marcel Proust의 Remembrance of Things Past에서 따온 것 같다고 말하였다. 앨범 커버는 Peter Saville이 맡았는데, 유명한 펄서 CP 1919의 전자파동의 이미지가 사용되었다. Saville은 흑백의 이미지를 뒤집어 검은 배경에 하얀 선의 파동 그래프가 그려진 유명한 커버를 완성하였다. 앨범은 1쇄로 1만 장을 프린트하였다.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LP에 수록되지 않은 홍보용 싱글 “Transmission” 이 발매되자 앨범은 전량 팔렸다. 당시 총 판매량은 1만5천 장 정도였고 차트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1980년 5월 Curtis가 자살하고 두 번째 정규앨범 Closer가 발매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재발매된 앨범은 그해 8월에 차트 71위에 진입하여 한참을 머물렀다.

평론가들의 이 앨범에 대한 평이 “불투명한 선언(opaque manifesto)”이나 “황량한 악몽의 사운드트랙(bleak nightmare soundtrack)”이라 평할 만큼 이 앨범은 황량한 상실감으로 메워져 있다. 앨범 발매 이후 1년이 되지 않아 자살을 선택한 이언 커티스의 심신에 걸친 극도의 불안감이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Joy라는 단어를 밴드 명에 쓰고 Pleasures란 단어가 앨범 명에 쓰인 것 치고는 너무나 역설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미스터리하고 음습한 보컬이 조급증이 느껴지는 연주나 특수효과와 함께 공감감이 넓은 음악 안에서 메아리칠 때, 그 공간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언 커티스의 거대한 공허감이라는 점이 이 앨범의 매력이자 – 결말을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 가슴 아픈 부분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가 초래한 불공정한 게임

레이블들은 그들의 수입의 일정비율(간혹 15% 정도)을 지불한다. 이 비율은 스트리밍 음악이 제조, 파손에 의한 피해, 그리고 손상을 보상하기 위한 레이블의 별도의 물리적 비용 등이 포함된 것이라면 말이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LP나 CD 생산과 비교할 때에 스트리밍은 레이블에게 비교도 안 되는 높은 마진을 안겨준다. [중략] 나는 애플 뮤직에 맛보기 기간 동안의 저작권료 계산법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그 계산법은 저작권 보유자(즉 레이블)에게만 공개된다고 말했다. 나는 내 레이블을 가지고 있고 내 앨범 중 몇 개의 저작권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내가 내 배급사에게 얼굴을 돌리자 그의 답은 “당신은 계약을 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당신 변호사가 우리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게 하면 몇몇 질문에 답은 해드릴 수 있습니다.”였다. 상황은 더 나빴다. 한 업계 정보통은 내게 메이저 레이블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을 그들의 카탈로그에 있는 아티스트들에게 언뜻 보기에도 제멋대로의 기준으로 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략] 레이블들은 세 곳의 또 다른 수입원이 있는데, 이는 모두 아티스트들에게는 감춰진 것들이다. 그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선금을 받고, 오래된 노래들에 대한 카탈로그 서비스에 대해 지불받고, 스트리밍 서비스 자체의 주식을 받는다.[Open the Music Industry’s Black Box]

80년대의 전설적인 뉴웨이브 밴드 Talking Heads의 프론트맨이었고 현재 솔로로 활동하면서 미술작품 제작 및 저작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David Byrne이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이다. 스포티파이, 판도라, 유투브, 애플 뮤직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산업의 핵심부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자신이 음악가이자 레이블 소유자이기도 한 Byrne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계약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음악가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얼마 전 Taylor Swift가 애플 뮤직과의 지상 논쟁을 통해 음악가들에게 불공정한 것으로 보이는 처사를 취소하게 했던 해프닝도 있었던 바, 음악가들에게 있어 스트리밍 서비스의 현재와 앞날은 초미의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그리고 Byrne은 Taylor Swift의 항의에 한발 더 나아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와 레이블 – 특히 메이저 레이블 – 간에만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계약에 대한 – Byrne은 이 계약을 “블랙박스”라 칭하고 있다 –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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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yrne by Ron Baker” by Ron Baker – http://www.flickr.com/photos/kingsnake/2948571996/in/faves-24788065@N02/. Licensed under CC BY-SA 2.0 via Commons.

David Byrne이 기타 연주하는 모습

스스로가 레이블 소유자인 Byrne이 애플 뮤직이나 배급사 등으로부터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여하한의 정보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이 시장은 철저한 과점 시장이다. 그 과점 업체는 상위 3위의 레이블인 Sony, 유니버설, 그리고 Warner다. 이들 3개 업체는 Byrne이 짐작하길 서비스에 대한 선금과 주식 등을 배정받아 이미 서비스 업체와의 특수 관계가 되었고 음악가는 물론이고 독립적인 레이블들을 계약 과정에서 배제시키고 있다.

요컨대 스트리밍 서비스는 ▲ 음악소비 행태를 바꿔놓았고 ▲ 레이블은 더 이상 CD와 같은 물리적 상품을 이전처럼 대규모로 생산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 그럼에도 이들의 저작권에 대한 대가는 이전과 같은 비중 혹은 비밀스러운 계약과정을 통한 더 많은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 Byrne의 관찰기다. 다시 말해 제조업에서 유통업으로 바뀐 음악 산업에서, 자본은 저작권이라는 고정자본을 마모시키지 않으면서도 잉여가치를 계속 착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음악이 산업화되어온 역사를 거칠게 보자면 초기에는 일종의 서비스업이자 유통업으로써 공연을 하는 생산자가 수입의 대부분을 갖는 형태였을 것이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상류층이 소비하는 고전음악의 생산자는 왕족이나 귀족의 후원이나 보수, 악보 판매 등의 수입으로 살아갔다. 현대로 접어들며 LP의 대량생산 시대부터 생산자는 레이블에 속해 이익을 공유했다. 그리고 이제 음악 산업이 제조업에서 유통업으로 회귀하며 생산자는 은밀한 거래에서 소외되고 있다.

Black Celeb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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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eche Mode – Black Celebration” by Source. Licensed under Wikipedia.

Black Celebration은 Depeche Mode가 1986년 5월 17일 Mute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한 그들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이 앨범은 밴드의 이전 앨범에 비해 한층 어두워졌지만 보다 성숙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채워져 있어 비평적으로도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Martin Gore는 이 앨범의 많은 트랙에서 리드 보컬을 담당했다. 이 앨범에서 싱글로 인기를 끈 트랙은 “A Question of Lust”, “A Question of Time“, ”Stripped“ 등이었다. Martin Gore가 리드 보컬을 담당한 아름다운 멜로디의 발라드 “A Question of Lust“는 “Somebody”이후로 Matin이 리드 보컬을 맡은 중 내놓은 두 번째 싱글이었다. 보다 빠른 템포의 “A Question of Time“은 Dave Gahan이 리드 보컬을 맡은 곡으로 아름다운 외모의 10대 여성을 향한 – 보호를 빌미로 하는 – 독점의 욕망을 드러낸 곡이다. ”Stripped“는 현대의 문명사회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 주로 안 좋은 방향으로 – 미치는지에 관한 노래다. ”네가 텔레비전의 도움 없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듣고 싶어“라는 가사가 특히 눈에 띄는 이 노래는 Depeche 특유의 미들 템포와 유려한 멜로디가 잘 조합된 노래다.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노래가 있다면 ”New Dress“다. 이 노래는 Depeche의 노래답지 않게 노골적인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다. 노래는 폭탄이 터지고 13살의 소녀가 칼로 습격을 받은 일이 있는데도 다이애나 공주의 새 옷에만 관심을 보이는 매스미디어를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너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사실을 바꿀 수는 있다. 사실을 바꿀 수 있다면 관점을 바꿀 수 있다. 관점을 바꿀 수 있다면 투표를 바꿀 수 있다. 투표를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냉소 가득한 가사가 후렴구를 장식하고 있다. Depeche Mode의 디스코그래피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즈음에 발표한 이 앨범 다음으로 밴드가 내놓은 앨범은 Music for the Masses다.

New Order 의 새 앨범 소식

9월 25일 New Order가 10년 만의 새 작품으로 꾸며진 앨범 Music Complete로 돌아온다. 이 뉴웨이브 전설은 우선 앨범의 첫 싱글 “Restless”를 공개했다. 11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에서는 멤버 Gillian Gilbert의 귀환 뿐 아니라 세 명의 특별 게스트의 기여도 특색을 이루고 있다. Iggy Pop이 “Stray Dog”, The Killers의 Brandon Flowers가 “Superheated”, La Roux가 “Tutti Frutti”와 “People On The High Line”에서 함께 노래했다. La Roux 는 “Plastic”에서 백보컬을 맡기도 했다.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