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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parted

잭니콜슨, 마틴쉰, 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 맷데이몬, 마크왈버그, 알렉볼드윈. 한 연기 한다는 이 양반들이 죄다 모여 만든 남성성 짙은 하드보일드 영화다. 홍콩영화 무간도를 마틴스콜세스가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Face Off, 첩혈쌍웅 등에서 오우삼이 즐겨 다뤘던 두 영웅의 정 반대의 삶을 통해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키는 상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서로 다른 조직에 스파이로 들어간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대사의 절반이 욕이고 장면전개는 불친절하다 싶을 정도로 이리 저리 건너뛴다. 한 가지 궁금한 것. 디카프리오가 데이몬의 연인에게 주었던 그 노란 봉투의 내용은 왜 끝내 공개되지 않았을까? 도중에 결말이 바뀐 것인지?

Music And Lyrics

이런 저런 코드들이 혼합되고 재탕되어 하나의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난 모자이크 같은 영화다. 타이틀곡 Pop Goes My Heart 는 제목이 Men Without Hats 가 부른 80년대의 히트곡 Pop Goes The World 가 생각나게 하고, 퇴물스타가 다시 빛을 발한다는 설정은 방화 ‘라디오스타’를 연상시키고, 80년대 노스탤지어와 드류 배리모어의 결합은 Wedding Singer 를 떠오르게 한다.

로맨틱코미디에서 소재의 재탕은 그리 욕먹을만한 꺼리가 아니다. 요는 로맨틱코미디의 성공 포인트는 어떻게 관객들을 가슴 졸이게 하고 마침내는 새로운 연인의 탄생에 자연스럽게 박수를 치게끔 만드는 것인가 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하였다 할 수 있다. 어느새 로맨틱코미디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의 결합만으로도 이야기꺼리가 충분한 마당에 80년대 퇴물스타의 화려한 복귀라는 설정은 극적긴장감을 더욱 극대화시켜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심심풀이로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극중에서 80년대 가수들끼리 권투시합을 벌이게 해 팝계로의 복귀를 도와준다는 발상은 실제로 영국에서 80년대 가수들의 앨범발매를 상품으로 걸고 방영했다는 리얼리티쇼를 연상시키지만 그 경쟁에 참여한 이들이 새 앨범을 내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소식은 들어보지 못했다. ABC를 비롯하여 많은 80년대 밴드들이 여전히 Here N Now 라는 타이틀을 걸고 영국 순회공연을 갖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80년대 노스탤지어의 자극 이상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자신의 노래를 계속 부를 수 있고 그 노래에 흥겨워하는 관객이 있다면 커다란 상업적 성공은 부차적인 것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그런 광경을 1년 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목격했다. Obsession 이라는 히트곡으로 한때 차트를 점령했던 Animotion 이라는 밴드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멤버들이 직접 악기들을 나르면서도 소수의 관객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래하던 그들의 모습에서는 충분히 음악인으로서의 충만감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상업적 성공이 따라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당시의 Animotion 의 멤버들에게는 그 장소와 그 시간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옆으로 새고 말았지만 같은 이치로 휴 그랜트라는 배우를 바라본다면 그는 그 나름대로의 현재의 연기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Maurice 라는 야릇하면서도 지적인 영화를 통해 팬들의 인지도를 얻었지만 이후 로맨틱코미디로 노선을 선회한 이 명문대 출신 영국 배우는 좀 더 진지한 작가영화의 배역을 맡기지 않더라도, 또는 극단적으로 차기 007이 되지 않더라도 한번 씩 웃고 말 것 같다. 관객들이 좋아하면 그만이야 하면서 말이다.

The China Syndrome(차이나신드롬)

Kimberly Wells (Jane Fonda)는 비록 가벼운 흥미위주의 뉴스를 다루는 일을 맡고 있지만 좀 더 심각한 주제를 손대고 싶어 하는 야심찬 방송기자다. 어느 날 그녀는 카메라맨 Richard Adams (Michael Douglas)와 함께 지역의 핵발전소에 대해 홍보성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 찾아갔다가 우연히 뭔가 불길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가벼운 지진으로 인해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가장 끔찍한 사고인 ‘멜트다운(melt down)’ – 소위 China Syndrome 이라 부르는 – 직전까지 이르렀다가 엔지니어 Jack Godell (Jack Lemmon)에 의해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Richard 는 이 상황을 몰래 필름에 담아와 방송하려하지만 경영진은 발전소 운영회사와의 마찰을 우려하여 방송을 보류한다. Kimberly 와 Richard 는 핵전문가의 도움으로 뭔가 불길한 일이 진행됨을 알게 되고 Jack 역시 발전소에 기본적으로 결함이 있음을 알게 된다. Jack 은 상부에 이를 보고하고 원자로를 멈추려 하지만 회사는 이윤의 감소를 우려하여 이를 만류한다. 분노한 Jack 이 증거를 Kimberly 에게 넘기려 했지만 회사는 이를 막으려 하고 마침내 Jack 은 발전소의 지휘실을 점거하고  kimberly 와의 인터뷰를 통해 진실을 폭로하려 한다. 그 순간 회사가 부른 기동타격대가 Jack 을 살해하여 또 한 번 진실을 은폐한다.

핵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극에 달하던 70년대 말 이 영화는 은유나 비유가 아닌 직설화법으로 핵의 위험성, 민영화의 위험성, 방송의 공공적 역할, 그리고 내부고발의 합당성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엔지니어이기도 했던 작가 Mike Gray 가 실제 발생했던 유사사고를 바탕으로 한 사실감 넘치는 시나리오와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던 Michael Douglas 와 진보적 연예인으로 알려진 Jane Fonda 의 열성이 결합된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 Jack 이 추적자들에 쫓겨 발전소로 도망오고 마침내 지휘실을 점거하여 인터뷰하는 그 과정을 따라간 몇 분은 웬만한 스릴러를 능가하는 긴박감을 유지하고 있다. 메시지를 설파하는 매체이면서도 긴장감과 극적쾌감을 주는 수작이다. 또한 실제로 영화가 개봉된 이후 몇 주 후 펜실베니아 주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kramer vs. kramer)

기혼 여성의 자아실현, 가정 내에서의 배우자들의 가사분담, 이혼부부의 육아문제 등 경제성장에 따라 가정의 기능에 새로운 해석을 내려야만 했던 선진국의 당시 시대상이 투영된 드라마이다. 직장 일에 온 힘을 쏟는 남편 테드, 그로 인해 소외감을 느껴 떠나버린 아내 조애나, 남겨진 아들 빌리에게는 이전과는 다른 생활이 펼쳐진다. 가사와 직장을 병행해야 하는 남자는 점차 가사에는 익숙해지지만 회사업무에는 악영향을 미쳐 결국 해고를 당하게 된다. 그 와중에 헤어진 아내는 일곱 살 난 아들의 양육권을 요구한다.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수 없는 가족 간의 갈등에 대해 깔끔한 연출과 수준 높은 배우들의 연기로 호평을 얻은 작품

Not Of This Earth

훗날 평론가들이 50년대 외계인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공산주의 진영과의 냉전에 대한 두려움, 흡혈귀 전설의 현대적 해석 등 다양한 은유를 집어냈지만 그 상징이야 어찌되었든 하나의 서브장르로써의 외계인을 소재로 한 공상과학 영화는 아무 생각 없이 주말저녁 다운타운의 극장가에 가서 즐기기 딱 좋은 장르였다. 그리고 저예산 영화제작의 산 증인 Roger Corman 은 누구보다도 이러한 점을 잘 꿰뚫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57년에 제작된 Not Of This Earth 는 저예산 SF 무비의 전형으로 남을 만하다. 물론 메이저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영화에 비해서는 어이없을 정도로 우스운 광경도 연출된다. 배우들의 연기는 어색하기 짝이 없고 조명은 쓰지도 않은 것인지 수시로 배우들의 얼굴은 암흑에 가려진다.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어이없는 외계 괴물은 헛웃음을 짓게 할 정도다.

그럼에도 외계생명체, 피, 최면술, 텔레파시 등 대중들의 이목을 끌만한 B급 소재를 깡그리 긁어모아 만들어진 이 현대판 (외계인) 드라큘라는 그 조합이 나름 그럴듯하여 평론가들의 호의적인 평가를 얻었고 그 뒤 두어 번에 걸쳐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Immortel Ad Vitam

불어권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화가이면서 종합예술인을 지향하는 Enki Bilal 이 자신의 걸작으로 불리는 소위 ‘니코폴 3부작’을 직접 감독을 맡아 영화한 작품이다. 독수리 머리를 한 신 Horus, 정치적인 이유로 유배당했다가 Horus 에게 이용당하는 – 또는 구원받는 – Nikopol, 수수께끼의 여인 Jil 은 원작에도 이 영화에도 모두 등장하여 중심 스토리를 구성한다. 다만 그 역할은 많은 차이가 난다. 몇 년에 걸쳐 꾸준히 발표되어 마침내 3부작을 이룬 원작은 영화 한편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스토리와 상징적인 은유를 담고 있기 때문에 부득불 Enki 는 비슷한 설정을 새 스토리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장소는 원작의 파리 대신 뉴욕. 뉴욕 하늘에 언젠가 모르게 피라미드 모양의 거대한 우주선이 떠있고 그 안에는 동물머리를 한 고대 이집트의 신들이 머물고 있다. 영원한 삶을 박탈당할 위기에 있는 Horus 에게 단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졌고 그는 Nikopol 의 몸속에 들어가 자신의 영원성을 이어줄 – 즉 아기를 낳아줄 – 여인을 찾는데 그가 바로 Jil 이다. 이러한 연유로 원작에서 일종의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역할을 했던 Horus 는 대를 잇는데혈안이 된 신으로 나오고,나름대로 정치적인 행보를 걸으면서 전체주의 사회를 새로운 평등사회로 탈바꿈시켰던 Nikopol 은 그저 호텔방에 누워 섹스나 하는 기둥서방으로 변신하고 만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것이 영화의 가장 큰 패착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 지적해야 할 점은 영화 캐릭터에서 아예 3D로 만들어진 캐릭터와 실제 배우간의 눈에 거슬리는 부조화이다. 어떠한 연유에서였는지 3D 캐릭터는 눈에 띄게 둔탁하여 극의 몰입을 방해하였고 이는 작화에 있어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Enki 에게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실수 – 또는 불가항력? – 로 보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패착은 – 이 또한 불가항력이겠지만 – 관객들에게 너무나 불친절한 내러티브이다. 제5원소와 비슷한 분위기이면서도 – 물론 이 영화에도 Enki 가 많은 도움을 줬다지만 – 제5원소의 나름의 신화적인 분위기에서도 단순한 내러티브가 주는 상업적 고려를 이 영화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 그렀더라면 골수팬들일 유럽 관객을 타깃으로 했어야 할 터인데 앞서 말했듯이 배경도 뉴욕으로 옮기고 언어도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좌충우돌이다. 뭐 이렇게 된 이상 또 누군가가 나서서 몇 년 후에 저주받은 걸작으로 레벨업 시켜줄지 모르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감독으로서의 Enki 의 역량은 아직 만화가로서의 Enki 의 그것에 비해 떨어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Wonder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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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boys ver4” by Impawards.com. Licensed under Wikipedia.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르는 작품이 하나 있었다. 바로 J.D. Salinger 의 The Catcher In The Rye. 철없는 문학교수 Grady Tripp (Michael Douglas) 의 좌충우돌 행보에서는 Holder Caulfield 의 치기어린 행동이 묻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문득 문득 ‘작문에 제법 소질을 보이던 Holden 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대신 작가의 길을 걸었더라면 Grady 처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나 홀로 해보았다. 제법 근사했다. 비록 뛰어난 작품을 한 권 냈고 교수도 되었지만 Grady 는 – 나이 든 Holden 은 – 여전히 수시로 대마초를 펴댈 만큼 – 그리고 자신이 아끼는 제자 James Leer(Tobey Maguire)에게도 권할 만큼 – 반사회적이고 냉소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극의 에피소드 들 역시 하나 하나 쪼개보면 절망적이면서도 결국 실낱같은 그 어느 희망으로 수렴해가는 구조를 지녔다는 점에서도 두 작품이 유사성을 띠고 있다. 물론 원작자 Michael Chabon 이 들으면 기분나빠하겠지만 – 그가 이글을 볼 리도 없지만 – 적어도 내게 있어 이 영화(또는 원작 소설)는 The Catcher In The Rye 에 대한 오마쥬 내지는 패러디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 한편으로 이 영화는 Steve Martin 주연의 Planes, Trains and Automobiles 를 연상시킨다. Grady 는 앞서의 영화에서 Steve Martin 이 그러했던 것처럼 짧은 시간에 온갖 수난을 다 당한다. 아내는 집을 떠나고, 정부(情婦)는 임신했지만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개한테 물리고, 제자는 그 개를 죽이는가 하면 마릴린 몬로의 재킷을 훔친다. 비록 이 작품이 보다 지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일종의 ‘주인공 재난 영화’의 계보에 넣어도 큰 무리가 없지 않나 싶다.

결국은 모든 것을 잃어도 행복한 가족을 얻었다는 헐리웃 공식을 추가시킨 것도 비슷한 점이다(개인적으로는 더 망가뜨렸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혹자는 21세기 최초의 걸작이라고도 평했다는데 적어도 21세기에 보기 흔하지 않은 매력적인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실력파 배우들의 나름 귀여운 연기를 이끌어낸 커티스 핸슨의 역량도 맘에 들고 사운드트랙도 사랑스럽다.

African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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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pyright 1952 United Artists Corp.” – Scan via Heritage Auctions. Cropped from original image., Public Domain, Link

생각해보니 물에서의 모험을 다룬 영화만 해도 하나의 계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Mutiny On The Bounty’, ‘Dead Calm’ 등 바다에서의 모험을 다룬 영화도 꽤 되거니와 이 작품을 비롯하여 ‘Deliverance’, ‘아귀레, 신의 분노’, ‘River Wild’, ‘Cafe Fear’ 강가에서의 모험을 소재로 한 영화도 나름대로 적잖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은 물이 영화제작에 주는 여러 가지 장점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은 일단 공간을 한정시킴으로써 극의 밀도를 높이는데 일조한다. 한정된 공간에 놓인 인간들은 하나의 사건에 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이는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이 작품에서는 광산노동자 Charlie Allnut(Humphrey Bogart)과 선교사의 여동생 Rose Sayer(Katharine Hepburn)이라는 두 어울리지 않는 신분이 빚어지는 갈등과 애정이 낡은 통통배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말미암아 증폭된다. 또한 물은 평화와 공포라는 이중적인 감정을 제공한다. 드넓고 조용한 물줄기는 평화스러우면서도 등장인물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급해지는 물살은 거대한 자연의 폭력성과 이에 수반되는 등장인물들의 갈등을 암시한다. 결국 이 두 가지 감정이 교차되면서 결말은 흔히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는데 이 작품의 경우에는 결국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신분상의 차이를 뛰어넘은 사랑으로 귀결된다.

1914년 독일 점령지역인 동아프리카에서 오빠와 함께 선교를 하고 있던 Rose 가 1차 대전에 휘말리면서 Charlie 와 함께 겪게 되는 모험담을 다룬 영화로 명장 John Huston 이 C.S. Forester 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로맨스와 모험, 그리고 애국주의가 적당히 뒤섞인 대중관객의 취향에 딱 좋은 작품이다.제국주의 강대국들의 덧없는 싸움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반성이나 애정 따위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Humphrey Bogart 는 이 작품으로 그 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Pumping Iron

동명의 책의 저자이기도 한 George Butler가 Robert Fiore 와 함께 공동으로 감독한 1976년산 다큐멘터리다. 바디빌딩의 이면에 대한 관찰기이면서 인간의 끊임없는 경쟁심에 대한 관찰기이기도 하다. 1975년 바디빌더 아놀드슈왈제네거는 이미 바디빌딩 계에서 신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에서 혈혈단신으로 건너온 그는 프로 바디빌딩의 최고를 가리는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벌써 5년 동안이나 1등을 차지하였기 때문이다. 승리를 위한 그의 집착이 얼마나 강했는지는 작품 곳곳에 배치된 인터뷰에서 설명되고 있는데 그는 대회를 위하여 경쟁자에게 잘못된 조언을 하는가 하면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지 않는 냉혹함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어느 리뷰에는 몇몇 장면이 조심스럽게 연출되기도 했다니 사실여부는 모르겠다). 여하튼 이런 그에게는 수많은 도전자가 있었고 그 중 하나는 떠오르는 바디빌더 루 페리그노도 있었다. 극성스러운 아버지의 혹독한 훈련으로 몸을 다져가는 이 어린 바디빌더는 신화에 도전하지만 매번 실패하고 만다. 마침내 아놀드는 6번째 미스터 올림피아의 자리를 차지하고는 은퇴를 선언하여 루의 재도전은 물거품이 되고만다. 스포츠를 소재로 하고 있는 등 여러 면에서 1994년 작 Hoop Dreams 와 비교될 수 있다. Hoop Dreams 는 흑인주거지역에서 NBA 의 꿈을 키우고 살아가는 두 소년의 관찰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Hoop Dreams 가 좀 더 사회모순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반면에 Pumping Iron 은 바디빌딩에 대한 일반의 선입견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신화가 된 아놀드의 심층적 취재보다는 그의 아름다운 근육들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그 후 그들의 행보다. 아놀드는 ‘코난’과 같은 몇 개의 바보 같은 영화에 출연한 이후 액션 영화의 단골주인공에서 마침내 캘리포니아 주지사라는 거물이 되었다. 루는 헐크로 출연하여 큰 인기를 얻었으나 이후의 작품출연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Murder Most F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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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der Most Foul FilmPoster” 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Movieposterdb.com.. Licensed under Wikipedia.

Agatha Christie의 Mrs. McGinty’s Dead 을 원작으로 한 1964년 작. Margaret Rutherford가 Agatha 의 유명한 캐릭터 Miss Marple 을 연기했는데 이 작품은 그녀가 Miss Marple 로 연기한 세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이 수다스럽고 경망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Margaret Rutherford 여사의 Miss Marple보다는 좀더 품위 있고 신중했던 Joan Hickson 여사의 – BBC 의 연작에서 출연했던 – Miss Marple 이 더 맘에 든다. Miss Marple 은 자신이 배심원으로 참여했던 사건에 의심을 품고 좀 더 파고들기로 마음먹는다. 살해당한 Mrs. McGinty 가 어느 극단의 누군가를 협박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그녀는 극단에 몰래 입단하여 단원들의 뒤를 캐고 마침내 진실을 밝혀낸다. 원작의 문제이겠지만 역시 Agatha 특유의 맛깔스러운 스토리 설정은 마음에 들되 다만 스토리 전개가 다소 산만하고 억지스러운 측면도 있어 비슷한 설정의 ‘쥐덫’에 한참 뒤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긴 해도 느슨한 일요일 오전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기기에는 더없이 어울리는 흑백 스릴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