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앨범

Life’s a Riot with Spy vs S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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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질(質)을 떠나서 투입된 양(量)만을 놓고 보자면 Billy Bragg의 Life’s a Riot with Spy vs Spy만큼 투입 대비 산출이 좋았던 음반도 없을 것이다. 앨범의 길이가 15분 57초에 불과하고 – 그래서 카셋테잎에는 한 면에만 노래가 녹음되어 있다 – 쓰인 악기는 노래를 부른 Billy Bragg의 기타밖에 없는 이 앨범은 EP가 아닌 정식 음반으로 분류되어 당시의 앨범 차트에 올랐는가 하면 급기야 NME가 선정한 역대 가장 위대한 500개의 앨범에서 440위에 오르기까지 했던 앨범이니까 말이다. 물론 버스킹을 통해 실력을 다진 Billy Bragg에게 있어 이 앨범은 다른 어떤 뮤지션의 앨범보다 더 공을 들였다고 해도 – 즉 질적으로 뛰어난 – 할말이 없고 앞서의 상업적/비평적 성공이 이러한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비슷비슷한 멜로디에 비슷비슷한 창법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당시 영국의 젊은이들이 느꼈을 감정 혹은 정서가 귀를 통해 가슴으로 전해진다. 당대의 The Jam의 노래에서도 느낄 수 있고 바다 건너 Bruce Springsteen의 노래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거칠면서도, 그런 면에서 생생한 제1세계의 노동계급으로 살아가는 젊은이의 혈기와 울분 뭐 그런 것들이다. 개인적으로는 The Man in the Iron Mask가 맘에 들었다.

Idris Muhammad – Power of Soul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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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앨범의 커버를 보고서는 곧바로 ‘뭔가 이슬람 풍이 섞인 재즈가 아닐까’ 하는 짐작을 했다. 그런데 그것은 억측에 불과했음을 앨범을 다 듣고서야 깨달았다. 앨범은 철저히 영혼(soul)의 심연을 파고드는 전형적인 서구 스타일의 모던 재즈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Grover Washington Jr., Bob James 등 당대의 유명 재즈 연주자들이 Leo Morris라는 이름을 가진, 후에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이름을 이드리스 무함마드(아랍어로 إدريس محمد‎‎)로 바꾼 실력있는 드럼 주자와 함께 만든 앨범이었다. 이드리스는 기세 좋게 자신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을 앨범 커버로 썼는데 그 전형적인 무슬림의 외양이 전면에 배치된 커버가 내게 선입견을 심어준 것이다. 어쨌든 이 앨범은 좀 더 아방가르드한 분위기의 50~60년대 재즈 전성시대를 거치는 과정에서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앞서 말했듯이 모던한 분위기의, 그리고 좀 더 쉬운 멜로디의 재즈 넘버로 구성되어 있다. 약간 으스스해지는 가을이나 맹추위의 겨울 등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들으면 좋을 그런 수작 앨범이다.

1. “Power of Soul” 7:07
2. “Piece of Mind” 9:24
3. “The Saddest Thing” 7:10
4. “Loran’s Dance” 10:39

Glass Ho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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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견으로 Billy Joel과 Bruce Springsteen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다. 둘은 순수한 형태 락앤롤이라는 수단을 통해 백인 노동계급의 정서를 담고 있으면서 지역적으로는 뉴욕 및 뉴저지 지방의 풍경을 즐겨 노래한다. 차이점이라면 Billy Joel이 Bruce보다 더 발랄하고 직선적인 정서에 기댄다는 느낌이다. 1980년대를 여는 Glass Houses는 Billy Joel의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난 그의 일곱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앨범은 빌보드 연말 차트에서 4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앨범 중에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It’s Still Rock and Roll to Me“가 앞서 말한 빌리의 특징을 대변해주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 70년대 말을 기점으로 새로이 등장한 뉴웨이브 등의 음악적 특징과 패션 경향을 이야기하면서, ‘그런 것들도 모두 내게는 락앤롤’이라고 외치는 전형적인 락앤롤 곡이다. 앨범의 중심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섹스인데, 폰섹스(Sometimes a Fantasy)나 하룻밤의 섹스(All for Leyna)를 아쉬워하는 내용으로, 그야말로 직선적인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빌리의 또 하나의 장기는 서정적인 멜로디의 미드템포 곡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곡이 유명한 “Don’t Ask Me Why”다. 아프로-쿠바(Afro-Cuban) 리듬에 기초한 이 곡은 수수께끼와도 같은 그러면서도 유쾌한 내용의 가사에 어울리는 경쾌한 포크 멜로디를 선사하고 있다. 제목과 가사 중간에 프랑스어를 사용한 “C’était Toi (You Were the One)”도 빌리 특유의 발라드로 앞서 언급한 곡들에서의 노골적인 성적욕망보다는 좀 더 대중 취향으로 접근하는 애절한 연애 감정을 담고 있다.

Side one
1.”You May Be Right” – 4:15
2.”Sometimes a Fantasy” – 3:40
3.”Don’t Ask Me Why” – 2:59
4.”It’s Still Rock and Roll to Me” – 2:57
5.”All for Leyna” – 4:15

Side two
6.”I Don’t Want to Be Alone” – 3:57
7.”Sleeping with the Television On” – 3:02
8.”C’était Toi (You Were the One)” – 3:25
9.”Close to the Borderline” – 3:47
10.”Through the Long Night” – 2:43

Protest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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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est Songs는 영국의 팝밴드 Prefab Sprout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처음 듣는 순간 그들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Steve McQueen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앨범 역시 녹음은 1985년에 이루어졌고 다만 발매가 4년 후인 1989년까지 늦추어졌던 것이다. 발매도 늦었을 뿐더러 홍보활동도 부진했다고 한다. 싱글도 히트곡 모음집이 발표된 이후에야 “Life of Surprises” 하나를 냈을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역량이 투입된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Steve McQueen보다 지명도가 훨씬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이런 앨범 지명도의 차이에는 앨범 커버도 한몫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레고가 커버할 만큼 유명했던 Steve McQueen의 앨범 커버와 달리 Protest Songs의 앨범 커버는 우울한 톤으로 채색된 우울한 표정의 여성사진 하나만 덜렁 있는 디자인이라 너무 성의 없어 보인다.. 정작 음악은 이 우울한 앨범 커버보다 훨씬 명랑하고 유머러스하다. 그런 의미에서 참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리고 그 만큼 저평가된 앨범이다.

1.”The World Awake”
2.”Life of Surprises
3.”Horsechimes”
4.”Wicked Things”
5.”Dublin”
6.”Tiffanys”
7.”Diana”
8.”Talkin’ Scarlet”
9.”‘Till the Cows Come Home”
10.”Pearly Gates”

Dark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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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노이즈팝(Noise pop)의 걸작으로 남은 Psychocandy를 내놓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얼터너티브락밴드 The Jesus and Mary Chain 은 2년간의 휴지기를 갖는다. 이 기간 동안 드러머 Bobby Gillespie는 그룹을 떠나 Primal Scream의 프론트맨이 되는데, 밴드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인 업종전환이 되었다. JMC는 드러머의 공백을 사람 대신 기계로 채우기로 맘먹었다. 애초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미니멀리즘적 요소가 있었기에 이들은 새 앨범의 드럼 연주를 드럼 머신으로 대체했다. 전작의 노이즈팝적인 요소는 좀 더 멜로딕한 인디/얼터너티브 사운드로 변신하여 90년대 얼터너티브 경향의 단초를 마련해주었다. 리드 보컬은 Jim Reid가 맡았는데, 다만 앨범 수록곡 중 세곡(“Darklands”, “Nine Million Rainy Days”, “On the Wall”)의 리드보컬은 William이 맡았다. 전체적으로 기타 사운드가 강화된 우울한 가사의 비치보이스의 음악처럼 느껴지는 이 앨범은 무더운 여름날 카페에서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들으면 좋을 곡들로 채워져 있다.

Side 1
1.”Darklands” – 5:29
2.”Deep One Perfect Morning” – 2:43
3.”Happy When It Rains” – 3:36
4.”Down on Me” – 2:36
5.”Nine Million Rainy Days” – 4:29

Side 2
1.”April Skies” – 4:00
2.”Fall” – 2:28
3.”Cherry Came Too” – 3:06
4.”On the Wall” – 5:05
5.”About You” – 2:33
d at Southern Studios

Automatic

The Jesus & Mary Chain 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버블검 사운드와 노이즈락의 조합은 여전하다. 확실히 여름에 어울리는 음악이다. 가사에는 “she”, “suicide”, “tongue tied” 등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전형적인 80년대 말 인디락 씬의 음악이다. 밴드라고는 하지만 William Reid와 Jim Reid 형제가 거의 퍼포먼스를 독점하고 있고 나머지는 드럼머신과 신디사이저 등이 메우고 있다. 가장 캐치한 곡은 역시 후에 Pixies가 커버하기도 했던 “Head On”이다. 발매 당시에는 음악적 평가가 미지근한 편이었지만 후에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다른 앨범과 별로 어울리지 않는 조용한 어쿠스틱 넘버 “Drop”과 인스트루멘탈 “Sunray”는 LP 버전에는 없고 CD 버전에만 수록된 곡이다.

1.”Here Comes Alice” – 3:53
2.”Coast to Coast” – 4:13
3.”Blues from a Gun” – 4:44
4.”Between Planets” – 3:27
5.”UV Ray” – 4:06
6.”Her Way of Praying” – 3:46
7.”Head On” – 4:11
8.”Take It” – 4:34
9.”Halfway to Crazy” – 3:40
10.”Gimme Hell” – 3:20
11.”Drop” – 1:58
12.”Sunray” – 1:34

Stand!

Sly and the Family Stone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Stand!는 펑크(funk)와 싸이키텔릭팝 장르의 금자탑이다. 1969년 5월 3일 에픽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된 이 앨범은 발매된 해에만 50만 장 이상이 팔리며 밴드의 이전 앨범 Life의 상업적 실패를 만회하였고, 美의회 도서관이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심미적으로 중요한” 앨범이라 평하며 국립레코딩기록(the National Recording Registry)에 포함시킬 정도로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앨범 수록곡 중 상당수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퍼시픽하이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다.

Stand!는 Sly가 보컬을 리드하는 타이틀 트랙 미드템포의 “Stand”로 시작한다. 두 번째 트랙 “Don’t Call Me Nigger, Whitey”는 “날 깜둥이라 부르지 마 흰둥아. 날 흰둥이라 부르지 마 깜둥아.”라는 간단한 가사로 만들어진 재밌는 소품이다. 앨범의 백미 중 하나인 “I Want to Take You Higher” 는 음악(또는 마약?)을 통해 정신적으로 절정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인데 일곱 명의 멤버 전원이 백킹 보컬에서 샤우트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는 작품이다. “Somebody’s Watching You”에서는 Sly Stone, Graham, Freddie Stone, Rose Stone 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제창한다. “Sing a Simple Song” 은 청중들에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따라 해보세요”라고 독려하는 가사가 이색적인 곡이다. 이 노래는 나중에 Diana Ross & the Supremes, The Temptations, The Jackson 5 등이 커버하기도 했다.

LP버전의 B면 첫 곡이기도 한 “Everyday People”은 앨범의 발매 시점에 이미 미국차트 1위를 차지한 곡이다. 다른 인종과 다른 사회계층 사이의 평화와 평등을 주창한 이 곡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고양된 인종차별철폐 등 각종 사회운동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걸작 흑인음악이다. 밴드의 싱글 중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곡이기도 하다. 13분에 걸친 연주음악으로 구성된 “Sex Machine”은 보코더와 각 멤버들의 솔로를 활용하여 만든 음악이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You Can Make It If You Try” 는 Sly Stone, Freddie Stone, Larry Graham이 보컬을 담당하였다.

Stand!가 발매된 1969년 미국은 – 그리고 나머지 서구 1세계 – 평화운동이 한껏 고양되어 여러 소수집단의 권리 주장이 활발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서 펑크(funk)라는 자유로운 장르가 사회상황과 결합한 경우 중에서 가장 화학적으로 잘 융합된 하나가 바로 이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지나치게 경직된 주먹 흔들기가 아닌 너풀거리듯 그루비한 춤을 추며 평화와 평등을 외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정치적으로 양극화되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염증을 내는 대통령 후보가 유력정당의 사실상의 공식후보가 된 2016년 미국의 상황에서, 이 앨범을 다시 한 번 꺼내듣고 그때를 상기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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